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4)
부산에서 부동산을 구입하다
집안의 재산을 빠르게 처분하고 부산으로 거점을 옮기기로 했다. 아버지는 다음 날 박 씨 아저씨가 자녀가 아파서 결근했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동산과 부동산 처분에 나섰다.
‘어라? 왜 이리 돈이 많아. 집이 더 부자였네?’
집안에 보유한 동산이 내가 예전에 알고 있던 것보다 많았다. 그중에는 금괴도 있었다.
“아버지, 그것은 갑자기 어디서 난 겁니까?”
“조상님께서 오래전부터 가치가 변하지 않는 것은 금붙이라고 했지. 그래서 대대로 금을 보관하고 있었다.”
‘아버지, 저번에는 왜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습니까?’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내려갔다. 저번 회차에서 서울로 돌아왔을 때 이미 누군가가 털어 갔을 것이다.
나와 달리 아버지에게 3회차는 발생하지 않은 일이었다.
‘아마, 내 말을 듣지 않아 손해 본 것이라 그때는 말을 못 하셨겠지. 다른 사람이 털어 가기 전에 챙겨서 다행이야.’
저번 회차에서 혼자서 동산들을 처분할 때는 집과 정미소에 있는 눈에 보이는 것만 처분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나서자 모르고 있던 것들이 많이 나타났다. 그중 금괴도 있었다. 1kg짜리 금괴가 20개가 넘었다.
‘저게 얼마나 될까?’
20kg이 넘는 금괴는 만만치 않은 돈이었다. 금괴를 매입해야 할 돈의 상당 부분이 굳었다.
아버지께서 부동산들까지 처분하기 시작하자 그 금액이 예상보다 훨씬 커졌다.
‘그래, 게임이 이래야 할 만하지……. 저번에는 너무 고난도 모드였어. 세계 최고의 재벌이 되려면 이 정도의 시작 자금은 있어야지.’
아버지는 부동산도 정미소뿐만 아니라 상가도 몇 개를 가지고 있었다. 대단한 부자는 아니지만, 서울에서 알아주는 알부자였다. 예전부터 알고 있던 지인들을 통하여 그러한 부동산을 처분하기 시작했다. 그런 인맥도 재산이었다.
3회차 때 서울에 올라왔을 때는 집과 정미소 등 집안에서 소유한 부동산들이 대부분 파괴되었다.
많은 것이 난리 통에 사라졌다. 3년 동안 서울을 비운 마당에 그런 것이 남아 있는 것이 더 이상했다.
그때 잃어버린 것들을 이번에는 제대로 챙기고 있었다. 상당한 거액이 모이고 있었다.
“아버지, 이제 부산으로 내려가시죠.”
“아직 재산을 다 처분하지도 못했는데……. 전쟁이 나는 것은 6월 25일이라며? 아직 시간이 있지 않냐.”
부산에 6월 25일 전후로 내려가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적었다. 전쟁이 발발하면 빠르게 부산의 모든 것이 오를 것이다. 나중에는 돈을 줘도 못사는 물건도 많았다. 미리 내려가서 선점해야 했다.
“계약은 지금이라도 가능하지 않습니까? 미리 계약금을 받은 것이 있고 집에 있는 돈도 있지 않습니까?”
“계약만 하면 그때 가서 안 판다고 하지 않겠냐? 전쟁이 나면 모든 것의 가격이 급등할 것인데…….”
아버지가 하는 말이 맞았다. 하지만, 그것은 아버지가 내 말을 믿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미래를 모르기에 위약금을 물고 쉽게 계약을 취소할 수 없었다.
“아버지도 부산까지 쉽게 밀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셨잖습니까?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쟁이 났다고 해서 바로 부산의 부동산이 급등하지는 않습니다.”
전쟁이 나면 부산의 부동산이 조금은 오를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부동산의 급등은 정부가 대전에서 도망쳐서 부산으로 옮길 때였다.
그제야 사람들이 상황이 심각한 것을 알고 부산의 부동산을 사들이기 시작할 것이었다.
정보가 빠른 재벌 중에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머뭇거리다가 서울이 함락되어 급하게 몸만 빠져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부산과 대구에 근거지가 없는 사람들은 큰 타격을 보았다.
부산의 부동산을 선점함으로써 큰돈을 벌 수 있었다. 그래도 가장 많이 오르는 것은 금과 달러였다. 전쟁이 일어나면 더욱 안전 자산으로 돈이 몰린다.
부산의 부동산값이 폭등하는 것은 낙동강 방어선이 형성되고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 때였다.
전쟁이 일어나면 금과 달러가 바로 폭등했다. 피난 가고 오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그것이었다.
부동산은 다른 자산들보다 언제나 느리게 움직였다. 그래서 부동산이기도 했다. 사람들이 금과 달러와 부동산 중에서 선택한다면, 대부분 금과 달러를 선택했다.
전쟁 때는 부산 사람들도 전쟁의 공포에 떨었다. 여차하면 일본으로 튈 생각도 했다. 그러려면 금과 달라는 필수였다. 일본이나 미국, 어느 나라에서나 쓸 수 있는 화폐였다.
“그런가?”
“네. 제가 한국대 상학과 아닙니까? 제 말을 믿으세요.”
한국대 상학과가 아니더라도 예전에 재벌로서 기업을 경영했었다. 이론으로만 아는 학생하고 차이가 컸다.
한국대 상학과에서도 알 수 없는 사실을 많이 알았다. 그렇다고 그것을 그대로 아버지에게 말할 수 없었다.
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꿈에서 본 것과 한국대 상학과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알겠다. 그럼, 부산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아보자.”
“네, 미리 가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죠.”
아버지와 기차를 타고 부산으로 갔다. 이렇게 쉬운 것을 예전에는 너무 힘들게 했다.
‘겪고 나니 쉬운 거지. 이래서 회귀가 승승장구하는 것인가?’
3번의 회귀로 생각보다 아는 것이 많았다. 한국과 전 세계의 산업과 경제 발달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얻었다.
* * *
부산에 도착하여 동구 초량과 중구 광복동, 남포동, 부평동, 서구 부민동을 구경했다. 이곳들이 이 시기 부산의 중심이었다.
동구 초량에는 부산역이 있었다. 조선 시대에는 일본인들이 머물던 왜관이 있었던 곳이며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었다.
부산역이 있는 교통의 중심으로 이곳에 작은 빌딩들이 있었다. 사무실을 차리고 사업하기 좋은 동네였다.
“아버지, 이곳에 작은 빌딩을 구매하죠.”
“그런데 이곳의 작은 빌딩이라도 가격이 비싸지 않겠느냐?”
“큰 것은 필요 없습니다. 가게와 사무실로 사용할 2층짜리 건물로 사시면 됩니다. 부산은 아직 서울만큼 부동산이 비싸지 않습니다.”
이 시기 부산은 제2의 도시가 아니었다. 부산이 크게 발전한 것은 한국전쟁과 산업 개발로 항구가 발전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한국의 일반 도시 중 하나였다. 앞으로 갈 동구, 중구, 서구가 부산 대부분이라고 봐도 되었다.
아직 부산 동쪽은 개발되지 않았다. 그래서 동쪽에 있어야 할 부산의 동구가 먼 서쪽에 있었다.
부산역 근처 복덕방에 들러 매물을 보고 바로 계약했다. 지금은 시간이 금이었다.
* * *
“그러시면 저야 좋지만…… 이렇게 흥정도 없이 빨리 계약해도 괜찮겠습니까?”
“그럼, 구문을 잘 붙여 줄 테니 주인과 흥정을 해 보세요.”
그 말에 복덕방의 아저씨가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괜한 말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네, 흥정을 잘 해 보겠습니다.”
그의 말에 열의가 보이지 않았다. 건성이었다. 그의 욕망을 자극했다.
“깎은 가격의 절반을 흥정의 대가로 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저렴하게 하겠습니다.”
‘역시 사람을 움직이는 데 돈이 최고야.’
바로 눈빛이 달라졌다. 많은 구문에 제대로 가격을 깎을 요량이었다.
“가격보다는 일을 신속히 해 주세요. 며칠 후에 이곳을 뜰 것입니다. 그때까지 계약이 체결되게 해 주세요.”
“오늘 당장 주인을 만나서 결판을 내겠습니다.”
지금 당장 일어나서 주인을 찾아갈 것 같았다. 아직 그에게 볼일이 남았다.
“중구와 서구에도 물건이 있습니까?”
“그곳은 저의 지역이 아니라서…….”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직접 알아보겠습니다.”
복덕방에서 나가려고 하는데 주인이 불러세웠다.
“괜찮으시다면 아는 사람을 소개해 줘도 되겠습니까?”
“아는 분이 있으시면 알려 주십시오.”
그로부터 중구와 서구의 복덕방을 소개받았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그들이 흥정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더 컸다.
‘그래도 시간을 단축할 수가 있어.’
지금은 가격보다 원하는 물건을 빨리 사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부동산을 찾아다니고 흥정하는 시간도 아까웠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아버지가 걱정하셨다.
“강철아, 너무 서두르는 것이 아니냐.”
“아버지, 지금은 시간이 더 중요합니다. 비싸게 주고 사도 늦게 사는 것보다는 훨씬 쌀 것입니다.”
한동안 부산의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일은 없었다. 지금은 빨리 사는 게 가장 싼 가격이었다.
“알겠다. 정말 네 말처럼 된다면 그리되겠지.”
수도가 옮겨오고 피난민들이 몰려오면 여기의 빌딩과 부산의 좋은 부동산은 돈이 있어도 쉽게 못 사는 물건이 된다.
* * *
동구에 이어서 중앙동과 남포동을 둘러보았다. 중앙동은 부산의 가장 큰 번화가였다. 그곳에서 금은방 매물을 하나 계약했다.
“부산에서 금은방을 할 생각이냐.”
“네. 전쟁이 일어나면 금이 최고가 아니겠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다들 금을 사려 하지 팔려는 사람이 있겠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아버지. 피난민들이 부산으로 올 때 무엇을 챙겨 오겠습니까?”
“돈과 금붙이가 아니겠느냐.”
“그들이 돈이 떨어지면 무엇을 팔겠습니까?”
아버지도 왜 금은방을 해야 하는지 이해했다.
“아! 그렇구나. 그러면 금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겠느냐. 우리도 지금 금을 팔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
단순히 생각하면 그렇지만, 금은 아직 전 세계의 기축통화였다. 한국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는 않아요, 아버지. 돈의 가치가 금보다는 더 빠르게 떨어질 것입니다. 금을 사려는 수요는 계속 있을 것이에요. 게다가 금은 외국에서도 통용이 됩니다. 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역시, 한국대 상학과구나.”
‘한국대 상학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그냥 상식이에요, 상식.’
아버지도 좀 더 깊이 생각하셨다.
“그럼, 금을 사고파는 게 큰돈이 되겠구나.”
“맞아요. 금은방 사업은 큰돈이 될 것입니다.”
예로부터 금은방은 단위 금액도 많고 이윤이 높았다. 금과 귀금속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았다.
전쟁으로 부산에서 금붙이의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었다. 금은방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런데 금은방은 하나만 사면 되지, 왜 주변의 가게들까지 다 계약했느냐?”
금은방을 사면서 관련 없는 주변의 가게들까지 상가 여러 채를 계약했다. 그것이 의문이신 듯했다.
‘금은방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아버지는 피난을 와서 금붙이를 팔 때 처음 간 곳에서 바로 파시겠습니까?”
“그건 아니지. 여러 군데 물어보고 가격이 제일 좋은 데에서 팔겠지.”
“이곳 주변의 가계들도 다 금은방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아버지도 내가 하는 말뜻을 이해하셨다.
“아! 그렇구나. 너는 그런 것을 대체 어디에서 배웠느냐?”
“한국대 상학과에서 배웠습니다.”
한국대 상학과에서 그런 것을 가르쳐 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그것을 알 수가 없었다.
금붙이를 팔려는 사람들은 가능하면 금은방이 몰린 곳으로 팔러 간다. 그곳에서 가격을 비교해 보고 사고팔려고 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 가게들이 모두 아버지의 가게라는 것을 몰랐다.
결국 부산에서 금붙이나 귀중품을 팔려는 사람들은 아버지의 가게 중 한 곳에서 팔 것이다. 그들의 가격 비교는 의미가 없었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폭리를 취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다고 피난 온 사람들에게 바가지를 씌울 생각은 없어.’
일부로 손님에게 바가지를 씌우지 않더라도 좋은 가격에 금을 살 수 있었다. 게다가 금은방은 몰릴수록 장사가 잘되었다. 사람들의 그러한 습성을 이용한 것이다.
이곳에 금은방 골목이 형성되면 부산에서 거래되는 금의 상당수를 우리가 차지할 수 있었다. 좋은 이윤과 물건의 집중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가 있었다.
‘달러와 금은 사업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모아야 해.’
* * *
중앙동의 상가들을 계약하고 바로 남포동으로 향했다. 부산은 그리 크지 않아서 초량동과 중앙동, 남포동이 바로 붙어있었다.
중앙동이 고급스러운 상가들이 있는 곳이라면 남포동은 부산 시민들이 이용하는 대형 시장이었다. 다양한 생필품을 구하는 곳이었다. 일본에서 밀수나 수입한 제품을 포함하여 온갖 것들을 팔았다.
그곳의 가게를 몇 개 계약하고 그 바로 옆의 부평동의 빈 땅과 집들을 계약했다.
“강철아, 남포동의 가게를 계약한 것은 이해가 되는데, 부평동의 허름한 집들과 빈 땅들은 왜 샀느냐?”
부평동에 산 집과 땅들이 쓸모없는 곳이었다.
“지금은 그렇게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 제가 산 남포동의 가게들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가깝다고 하지만…… 쓸모가 없어 보이는 곳이던데.”
지금은 쓸모가 없는 땅이지만, 전쟁이 터지면 달라졌다.
“피난민들이 많이 모이면 남포동 시장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설마, 거기까지 시장이 커진다는 말이냐?”
“대한민국의 사람들 대부분이 부산에 모인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음…… 네 말이 맞지만…… 시장이 다른 곳에 생길 수도 있지 않으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 그것도 꿈에서 보여 주더냐.”
‘꿈을 너무 믿으시네. 그게 아니라도 이건 상식이지.’
“사람들은 새로운 곳에서 장사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시장 옆에 하는 것을 선호할 것입니다. 유동 인구가 그리 몰리니까요.”
“아, 그럼. 전쟁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것까지 염두에 둔 것이구나. 역시 한국대생은 다르구나. 하하.”
‘아버지가 착각하시는구나. 꿈과 한국대를 너무 자주 써먹으면 안 되는데…….’
그래도 아버지의 착각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미래를 아는 것은 사실이었다. 남포동의 시장과 부평동 시장은 붙어있었다.
부평동 시장은 한국전쟁으로 남포동 시장이 확대된 것이었다.
부평동의 시장은 피난민들에 의해 운영되는 시장이었다. 먹고살기 위해 미군 부대의 온갖 것들을 가져다가 팔았다.
그곳은 한국전쟁 때 구할 수 없는 것이 없는 유명한 시장이 된다. 그들이 거래하는 품목 중에 미국에서 나온 깡통 제품이 많았다.
‘그래서 부평 시장의 다른 이름이 깡통 시장이지.’
깡통 시장은 전쟁 때 규모가 매우 커졌다. 그곳은 미군에서 나오는 물품들을 사고팔 수 있는 최고의 장소였다.
낙동강 전선까지 밀린 한국의 처지에서 생활용품과 식품을 구할 수 있는 곳이 미군뿐이었다. 미군의 군수품을 빼내어 파는 부평 시장이 남포동 시장만큼 번성하는 시장이 된다.
그곳의 허름한 집들과 빈 땅을 싼 가격에 계약했다. 이번에 계약한 부동산 중에 최고로 가격이 오르는 곳이 될 가능성이 컸다.
‘가장 많이 오르는 곳이 가장 비싼 곳은 아니지. 비싼 땅이나 아파트가 오르는 폭은 작아도 금액은 더 커.’
남포동과 부평동의 상가와 집, 땅 등을 계약하고 부민동으로 갔다. 그곳은 남포동과 조금 거리가 있어서 인력거를 타고 갔다. 아직 부산에는 인력거가 남아 있었다.
‘이 시대의 부산을 두 번이나 보다니. 이제 충분히 봤어. 그만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