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41)
.I(Too Much Information)
“다만 우려되는 일이 있습니다.”
“뭔가요?”
“저희가 잘되자 많은 곳에서 뛰어들고 있습니다.”
잘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면 한국 사람이 아니었다.
대기업들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이 사업으로 뛰어들었다.
전국 각지에 편물과 봉제 공장이 들어섰다. 가발과 봉제 사업 붐이 전회차보다 빠른 시기에 시작되었다.
편물과 봉제 사업은 차리는 데는 큰돈이 들지 않았다. 봉제 사업은 공장을 세울 대지와 재봉틀, 그리고 일할 사람만 구하면 금방 시작할 수 있었다.
진입 장벽이 낮으니. 전국에 우후죽순으로 봉제 공장들이 들어섰다. 제일 만만한 것이 편물과 봉제 공장이었다.
“가발과 달리, 의류와 봉제는 쉽게 뛰어드네요.”
“아무래도 가발은 저희 말고는 힘듭니다.”
“가발은 단단히 챙기세요. 시장을 넘겨주면 안 됩니다.”
“양쪽에서 틀어막겠습니다. 부회장님.”
가발은 미래 어패럴이 장악하고 있었다. 미래 상사에서 가발의 원모인 머리카락을 쓸어갔다. 수집상인 아버지 지인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재료를 구해 다른 곳에서 가발을 만든다고 해도 해외에 팔기가 어려웠다. 판매처도 미래 상사가 대부분 장악했다.
원료와 판매처까지 미래 그룹이 장악한 가발 산업은 경쟁사가 뛰어들기 쉽지 않았다.
‘가발은 한동안 독식해야 해.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아. 다른 이들이 뛰어들면 먹을 게 별로 없어.’
그나마 경쟁자들이 뛰어들만한 곳이 봉제 사업이었다.
“경쟁자라…….”
“그쪽도 저희가 손을 쓸까요?”
“괜찮습니다. 의류와 봉제 시장은 매우 큽니다. 경쟁 업체가 늘어난다고 해도 큰 영향이 없어요. 그들이 뛰어들게 놔두세요.”
봉제와 관련이 있는 의류 시장은 매우 큰 시장이었다. 아무리 많은 국내 업체가 뛰어든다고 해도 전 세계 의류 시장의 극히 일부였다.
그 시장에 수많은 경쟁사가 들어오는 것을 걱정하지 않았다.
‘그들이 뛰어든다고 타격을 입는 것도 아니지.’
시장을 미리 선점한 미래 어패럴과 미래 상사는 경쟁사에 비교해서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많은 바이어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미래 그룹에서 만드는 상품은 품질을 믿을 수가 있다고 인정받았다.
“바이어 관리를 잘 하세요. 그들이 상사의 재산입니다.”
‘상사는 어떤 면에서는 사람 장사이기도 해. 인간관계도 무시 못 하게 중요하지.’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회장님. 직원이 이미 다 베테랑들입니다.”
시장에 대한 선점 효과와 많은 거래처, 품질에 대한 믿음, 미래 그룹에 대한 신뢰는 다른 회사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들이었다.
‘이런 것은 쉽게 갖추기가 어렵지.’
원자재가 아닌 가공품의 수출은 그리 쉽지 않았다. 시간이 필요했다.
그 사이에 미래 그룹은 먼저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부회장님, 이번 달 수출액이 총 20만 달러와 10억 엔입니다. 한동안 외화 걱정은 없겠습니다.”
연간 수출 4천만 불 시대에 미래 그룹이 혼자서 그 정도 수출하고 있었다.
* * *
본사 10층에 있는 부회장 사무실에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높지 않은 곳이지만, 주위에 높은 건물이 없어 멀리까지 보였다. 서울에서 최고로 높은 건물이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아래의 풍경은 시뮬레이션 게임판을 보는 것 같았다. 문명 게임의 지도자가 된 것처럼 고민에 빠졌다.
‘벌써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최고의 재벌이 되기 위해 수출을 늘렸다. 미래 그룹 혼자서 이 시기 한국 전체의 수출 금액인 4천만 달러를 달성했다.
그 영향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났다.
벌써 미래 그룹을 따라서 의류와 봉제에 수출에 뛰어드는 이들이 나타났다. 그러한 변화를 막을 수 없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어.’
대신에 그것을 이용하기로 했다. 가발과 달리 그들의 수출을 막지 않고 미래 상사에서 도와줬다.
수수료를 받고 종합 무역 회사의 역할을 했다. 그것이 더 이득이었다.
전 세계 의류와 봉제 시장은 무지막지하게 컸다. 미래 그룹이 혼자 먹을 수 없는 시장이었다. 이쪽으로 중소 수출 업체가 늘어나면 미래 그룹의 발전에도 유리했다.
‘괜찮아. 대한민국에 의류와 봉제 공장이 늘어나면 실과 원료를 만드는 화학 공장과 정유 공장이 들어설 기반이 마련돼.’
미래 그룹이 성장하고 영향력이 커지자, 경제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었다. 한국의 수출 금액이 역사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미래 그룹의 건설과 봉제, 가발, 의류 공장에서 인건비로 풀린 돈이 시중에 대량으로 풀렸다. 중소 의류와 봉제 업체의 수출 금액과 인건비까지 더해졌다.
국내의 소비력이 향상하면서 삼백 산업 등의 수입 대체 사업의 규모와 수익이 커졌다. 제일 그룹 등 국내의 다른 그룹의 성장세도 커졌다.
미래 그룹의 성장 정도는 아니더라도 뒤를 추격하고 있었다. 달리는 것을 멈추면 다른 그룹에 따라 잡힐 것이다. 변화하는 경제 상황을 예측하기가 힘들어졌다.
‘최고의 재벌이 되기 위해서 역사에 영향을 주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것인가?’
미래를 아는 상황에서 역사적인 흐름이 바뀌지 않는 것이 나았다. 하지만…… 최고의 재벌이 되기 역사를 바꾸어야 했다.
상반된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없었다. 딜레마에 빠졌다.
‘흐름에 몸을 맡기지 말고 흐름을 주도해야 해.’
역사의 흐름을 미래 그룹에 유리하게 만들기로 했다. 역사의 조율자가 되기로 했다. 그것이 최고의 재벌로 가는 길이었다. 대한민국의 성장 속도를 역사보다 빠르게 하기로 했다.
‘한국의 경제가 성장하면 미래 그룹이 할 수 있는 사업도 늘어나.’
최고가 되기 위해서 미래 그룹이 역사를 주도해서 이끌기로 했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에 잡아먹힐 것이다. 다가올 군사 정권은 상대하기 힘든 상대였다.
‘바둑도 그렇고, 초반에 수를 잘 두어야 해. 미네랄과 가스를 잘 사용해야 게임에 승리할 수 있어.’
게임의 극 초반이 끝났다. 본격적으로 성장할 시기였다.
초기 자본으로 모은 외화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미래 그룹의 성장 속도가 달라질 것이었다.
* * *
한화를 투자하여 외화로 바꾸었다. 미래 어패럴과 수산, 상사로 들어오는 외화가 많았다.
그 외에 고철과 시멘트를 포함하여 미래 그룹이 많은 것을 수출했다. 앞서 달리면서 외화를 쓸어 담고 있었다.
‘지금 외화를 어디에 투자해야 가장 효과적일까?’
여유가 생긴 외화를 다른 곳에 투자해야 했다.
신중하게 다음 수를 고민했다. 선택할 것이 많았다.
하나는 현재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원양 어업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참치 원양 어선이 많은 돈을 벌어주고 있었다. 참치 어업으로 대박을 터트렸다.
꾸준히 외화를 잘 벌어 주고 있었다. 추가로 어선을 투입하면 큰돈을 벌 수 있었다.
“이마바리 조선소에서 주문한 냉동 운반선과 가공선은 언제 도착합니까?”
“석 달 후에 부산항에 입항할 것입니다.”
“벌써 그렇게 되었군요. 잔금 지급에는 문제없죠?”
“처음에는 잔금을 못 맞출까 조마조마했는데, 지금은 여유가 많습니다.”
“이창동 사장은 너무 걱정이 많아요.”
“그건 부회장님이 너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해서 그렇습니다.”
“미리 다 계산하고 하는 것입니다.”
“예…… 그러시겠죠.”
‘이 사람이…….’
곧 남양의 참치 어장에 냉동 운반선과 가공선들이 투입된다. 어선이 먼 어장까지 오고 갈 필요가 없어진다.
원양 어선의 어로 시간이 두 배 이상 늘어난다. 한 척이 두 척 이상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더 빠른 속도로 남태평양 어장에서 참치를 잡아내게 된다. 잡아내는 만큼 큰돈이 되는 참다랑어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참치는 한정된 자원이야. 잡고 난 후 다시 자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참치는 한정된 자원이었다. 성체가 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계속 많이 잡아내면 금방 자원이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안 잡을 수도 없지.’
참지는 한정된 자원인 동시에 누구나 잡을 수 있는 자원이었다. 일본 원양 어선이 잡아갈 것이다.
‘그럴 바에야 내가 잡지.’
냉동 운반선과 함께 통조림과 참치 가공선도 같이 보낼 것이다. 통조림용 가다랑어도 함께 잡기로 했다.
참치 선망 어선에서 횟감용 참치와 통조림용 참치를 동시에 잡게 할 것이었다.
가공선에서 만든 참치 통조림은 일본에 수출되고 국내에 공급이 될 것이었다.
‘참치 통조림은 맛도 좋고 돈도 돼. 국내에 판매가 되면 큰 인기를 끌 거야.’
참치 통조림은 맛도 있고 몸에도 좋아서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다. 국민의 건강을 챙기면서 짭짤한 수익을 안겨 줄 것이다.
남양에 참치 어선의 추가 투입을 보류했다. 자원 보호가 아닌 좀 더 돈이 되는 곳에 투자하기 위해서였다.
냉동 운반선과 참치 가공선으로 남양은 충분했다.
“부회장님, 여유가 되는 자금으로 남양에 추가로 원양 어선을 투입하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남양은 이미 충분해요.”
“…….”
* * *
수산 쪽으로 다른 곳에 투자한다면, 북양 트롤 어선도 나쁘지 않았다.
생선의 단가는 참치보다 낮지만 잡히는 양이 많았다. 북양은 남양보다 풍요로운 바다였다. 다양한 어종이 많이 잡혔다.
‘북양에 연어도 있었지. 대구와 명태, 청어를 포함하면 큰돈이 돼.’
북양도 남양 못지않은 큰돈이 되었다. 일본에 수산물이 잘 팔렸다. 수산업은 타이밍만 잘 잡으면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산업이었다. 어육 소시지도 잘 팔려서 수요는 많았다.
“부회장님, 그러면 북양은 어떻겠습니까?”
“근해에서도 명태가 잘 잡히고 있어요.”
“북양에 연어와 대구도 있지 않습니까?”
“투자금은 한정된 자원이에요.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아직 북양에 트롤 어선을 투입하기는 빨랐다. 수산 쪽으로는 굳이 외화를 추가로 투자할 필요가 없었다.
“좀 더 괜찮은 아이디어를 내어 보세요.”
이창동 사장 얼굴이 그럼 왜 묻냐는 표정이 되었다.
“화물선을 추가로 사들이시죠. 해운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시는 것입니다.”
“괜찮기는 한데…… 그다지 끌리지 않는군요.”
외화가 매우 필요한 곳이 수산 외에 미래 그룹에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해운이었다. 화물을 운송하는 선박을 구매하는데 막대한 외화가 들었다.
‘화물선이 더 필요하기는 한데…… 벌크선을 추가로 사들여야 하나.’
“지금이 호기입니다, 부회장님. 수출입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알아요. 하지만…… 시기가 애매해요.”
“무슨 시기가 말입니까?”
‘이유를 이야기해 줄 수도 없고 곤란하네.’
벌크선이 이 시대의 대표적인 화물선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컨테이너선이 나온다.
컨테이너선이 시장의 주류가 되어 운송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벌크선을 추가로 주문하기가 애매했다.
선박은 오래 사용하는 물건이었다. 기본이 20년 정도 사용했다. 선령 제한이 생기기 전에는 수십 년이 된 고물 배도 운항을 했다. 지금 주문하면 선박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컨테이너선의 시대가 되었다.
‘그냥 컨테이너선을 직접 만들어 버려?’
컨테이너 사업을 먼저 시작하는 것이 좋았다. 문제는 시장을 선도하려면, 그 정도의 능력이 있어야 했다.
‘컨테이너는 선박만 문제가 아니야. 연관 산업이 너무 많아.’
컨테이너선을 제대로 운항하기 위해서는 항만에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설비와 그것을 보관할 장소가 마련되어야 했다.
컨테이너는 선박뿐만 아니라 전용 운반 차량도 필요했다. 미래 그룹이 손을 대기에는 너무 큰 사업이었다.
‘배도 스스로 못 만드는 판국에 컨테이너선이라니. 너무 나갔어.’
능력이 안 되면 고생만 하고 남 좋은 일만 시킨다.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다른 사람이 그 사업으로 큰돈을 벌 것이었다. 컨테이너선은 포기했다.
대신에 벌크선을 기존보다 더 큰 것으로 사기로 마음먹었다. 이마바리 조선소에 3만 톤급 벌크선을 의뢰하기로 했다.
“이창동 사장님, 이마바리 조선소에 3만 톤급 벌크선으로 견적을 넣으세요.”
“방금 끌리지 않으신다고…….”
“갑자기 끌리네요.”
“시기가 애매하다고…….”
“아니, 시기가 적당한 것 같아요.”
“…….”
‘결과만 보면 안 된다고. 중간에 고민을 많이 했어.’
다른 사람에게 굳이 중간의 고민 과정을 들려줄 필요는 없었다. 결과만 알려 주면 되었다.
* * *
이마바리 조선소는 미래 상사의 주요 거래처가 되었다.
국내에 제대로 된 조선소가 없는 상황에서 일본의 굴지의 조선소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큰 이점이었다. 가격과 인도 일자 조정 등 여러 가지 편의를 봐주었다.
이마바리 조선소와의 좋은 관계는 앞으로 할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미래 상사에서 이마바리 조선소와 밀고 당기는 협상을 한 후 결과가 나왔다.
“3만 톤급 벌크선을 1년 6개월 후 인도하겠다고 합니다. 금액은 90억 엔을 요구했습니다.”
상당히 괜찮은 조건이었다. 수주 물량이 밀려 있는 상황에서 1년 6개월 인도는 빠른 편이었다. 2년에서 당긴 것이다. 90억 엔도 가격이 좋았다.
일본도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이 있었다. 그동안 톤당 건조 단가가 올랐다. 싸게 해 주는 것이었다.
“상당히 좋은 조건이네요. 그동안 이마바리 조선소에 공을 들인 보람이 있네요.”
“모든 배는 그곳으로 발주를 넣었습니다. 서로 상부상조하는 거지요. 부회장님, 이 조건으로 이마바리 조선소에 발주를 넣어도 되겠습니까?”
3만 톤이면 90억 엔보다 훨씬 더 주어야 했다. 이마바리 조선소는 자신들이 처음으로 시도한 공법의 배를 사준 건으로 계속 우호적으로 미래 그룹을 생각했다.
“그렇게 하세요. 지금은 최대한 빨리 배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럼 인도 시기를 더 당겨 보겠습니다.”
“너무 무리하게 부탁하지는 마세요. 그들도 나름의 사정이 있을 거니까요. 이마바리 조선소와는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언젠가 조선업도 해야 해. 이왕이면 일본 최대 조선소가 되는 이마바리의 기술을 받으면 좋지.’
이마바리 조선소가 세계 최초로 선박 블록 조립 공정을 개발했다.
[선박을 건조하는 데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 ‘블록’이에요. 최상의 블록이 최고의 선박을 만들겠죠? ― 출처: 한국의 어느 조선공.]장래에 조선업도 진출할 것이었다. 이마바리에 이번에 화물선을 주문하는 것도 그러한 과정 중의 하나였다.
‘이것도 TMI인가?’
너무 결과만 알려 줘도 재미가 없었다. 미래에는 TMI를 방송으로 만들기도 했다. TMI도 잘 하면 인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