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46)
의 일상
“식품과 어패럴의 수출도 잘되고 있습니다.”
수산과 식품, 어패럴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었다. 그 돈으로 선박을 사고, 시멘트 공장을 증설하고, 기계 공업사를 인수하고, 자동차 사업에 진출하려고 하고 있었다.
계획한 사업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다.
“이 사장이 이 일을 책임지고 맡아 주세요.”
상사에서 그룹의 일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 내가 일을 벌이면 이창동 사장이 뒤처리했다.
“조만간 업무 분담이 이루어질 거예요. 한동안 고생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미래 그룹이 그동안 급격히 성장했다. 조직 정비와 인재 육성을 고민했다.
‘일도 중요하지만, 삶도 중요해.’
게임을 하는 주목적은 Mission인 최고의 재벌이 되기 위함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그 안에 개인적인 Mission도 있었다. 그것은 재벌로 인생을 제대로 즐기자는 것이었다. 워라밸도 챙기기로 했다. 바쁜 와중에도 일과 휴식을 병행했다.
주말에 평화로운 일상을 집에서 보내고 있었다. 남산 자락에 있는 대지가 천 평이 넘는 주택은 멋졌다.
서양식으로 지어져 저택이라고 불러도 손색없었다.
넓은 저택을 관리하기 위해서 고용인을 들였다. 집안일을 봐주는 아줌마들과 집사, 정원을 관리하기 위한 정원사도 있었다.
한남동 자택은 조선 총독부 건물을 관사로 사용하는 대통령 경무대에 못지않았다. 저택의 뒤쪽으로 남산이 앞쪽으로 한강이 펼쳐졌다. 한남동이 왜 재벌에게 인기 있는지 이해되었다.
‘이게 진정한 배산임수야.’
잘 꾸며진 정원에 멋진 나무가 그늘을 드리웠다. 그 아래에 선베드를 놓고 누워서 미국의 야한 잡지를 읽었다. 최근에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플레이보이 잡지였다.
‘역시 최고의 잡지는 플레이보이지.’
플레이보이지가 창간된 이후 수입해서 보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누드 잡지가 아니었다.
‘놀 줄 아는 지성인’이 보는 잡지라는 콘셉트에 맞춰 여성의 누드 화보 뒤에는 꽤 읽을 만한 소설과 수필, 만화가 실렸다.
헤밍웨이와 무라카미 하루키 등 유명한 소설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SF의 거장 아서 클라크나 어슐러 K. 르귄의 글도 자주 올라왔다. 진정한 지성인의 잡지였다.
‘누드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문학을 읽기 위해 플레이보이를 보는 거야.’
그렇다고 플레이보이지에 야한 누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잡지 옆에 만약을 대비해 두꺼운 경영학 도서를 놓아 두었다. 급할 때 플레이보이 잡지를 숨기기 딱 좋은 크기였다.
‘아무리 지성인을 위한 잡지라도 대놓고 보기는 좀 그렇지.’
조용한 일요일의 평화를 깨며 슬금슬금 몰래 다가오는 사람의 기척을 느꼈다.
후다닥― 후다닥―
“거기 누구입니까?”
* * *
한남동 미래 그룹의 저택에 아무나 올 수 없었다. 이곳에 온 사람이 대충 짐작이 가지만, 일단 물었다.
“나네, 처남.”
역시 제일 그룹의 셋째 아들이었다.
“매형, 요새 약혼자 집에 너무 자주 오는 것 아니오?”
“자네의 말이 좀 짧네.”
“아니, 내가 그래도 나이도 많고…….”
“매형이면 매형이지, 나이가 무슨 상관이지?”
“맞는 말은 맞는 말이지만…… 그러면 안 되지. 나는 미래 그룹의 후계자에 부회장이고…… 매형은 제일 그룹 셋째에 아무것도 아니잖소. 사회적인 지위가 서로 다른데 높여 줘야지.”
매형이 될 녀석하고 기 싸움을 했다.
‘처음에 확실히 서열은 잡아 두어야 해. 아니면 평생 끌려다녀.’
서열 정리는 중요했다. 아래 서열이 되면 부탁을 거절하기 어렵고 애매해진다.
‘미래가 제일 그룹에 밀리면 안 되지.’
미래 그룹이 주도적으로 제일 그룹을 끌고 나가야 했다.
―내가 니 시다바리가.―
―니 담뱃불 붙여 주던 놈 아이다.―
할 때 맥주병으로 대가리를 내려쳐야 했다.
“그건 그렇지만…… 나는 자네의 매형이네.”
“자네라는 말도 좀 그렇소. 미래 그룹 부회장님이라고 불러주시오.”
“매형이 왜 그렇게 불러야 해. 그냥 처남이라고 부르면 되는데.”
그도 기 싸움에서 밀릴 생각이 없었다. 수컷들의 영역 표시였다.
“사돈이 되실 분에게 매형이 자주 놀러 온다고 이르겠소.”
“그건…….”
두 사람은 아직 약혼한 사이이지, 결혼한 것이 아니었다. 그 집에 알려지면, 다리가 성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미래 그룹 부회장님이라고 불러 보시오.”
“……미래 그룹 부회장님.”
“하하, 좋네요. 이제부터 서로 높이는 것으로 하죠.”
“그러세요.”
일단 기선은 잡았다. 한 번 더 눌러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누나가 그렇게 좋아요?”
“……그건.”
“누나에게 매형이 안 좋다고 했다고 이를까요?”
“……좋습니다.”
제일 그룹 셋째가 누나에게 푹 빠졌다. 이제 이 약혼을 물릴 수가 없었다.
‘혈기 왕성한 청년에게 누나 같은 미인은 참기가 어렵지.’
게임상의 누나이지만, 누나 하나는 잘 두었다. 확실히 제일 그룹의 후계자가 될 사람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그걸 너무 좋아하면 뼈가 삭는다던데……. 좀 더 자라야 할 매형에게는 좀 그렇지 않아요?”
그는 키가 작은 편이었다. 나이도 나보다 어리고 놀리기 딱 좋았다.
“……처남도 그럴 말을 할 처지가 아닐 것 같은데요.”
“무슨 말인지……. 매형이 혈기 왕성한 나이에 헛것을 본 것이 아니오?”
“아까 보던 것이 그것 같던데요.”
‘보던 걸 들켰나?’
“그게 뭔데요? 아…… 그거요.”
궁할 때는 무조건 공격이었다.
“매형도 보는 모양이군요. 매형이 그런 걸 본다고 누나에게…….”
“무슨 말인지……+.”
모른 척하고 내빼려고 했다.
“아! 누나에게 잘하려고 공부하시는구나.”
“……두고 봅시다.”
얼굴이 벌게져서 급하게 집으로 들어갔다. 1승이었다.
‘누나가 그렇게 좋은가? 어쨌든 이번에 확실히 기선 제압은 했어.’
미래 그룹은 언제나 제일 그룹의 위에 있을 것이었다. 기어오르려고 하면 한 번씩 눌러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부럽네. 나도 잘되어야 할 건데.’
* * *
월요일 아침에 성동구에 들렀다 가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김 비서, 오늘 좀 사무실에 늦을 거니 기다리지 말고 볼일 보고 있어요.”
“……네. 알겠습니다, 부회장님.”
김 비서가 월요일 아침부터 저기압이었다.
“강 기사님, 성동구 무학여고 근처로 가 주세요.”
초유진과 함께 출근하기로 했다.
홍보 팀과 마케팅 팀이 만들어졌다. 그녀와 광고 관련된 미팅을 하는 날이었다.
혼자서 회사로 오겠다는 것을 극구 말렸다. 성동구에서 서울역으로 오는 길은 멀고 위험했다. 이 시기 성동구는 좋은 동네가 아니었다. 서울 동대문 바깥은 외진 곳이었다.
근처에 마장동 우시장과 도축장이 있었다. 왕십리와 신당동 같이 서민들이 많이 모여 살던 곳이었다.
초유진은 무학여고 근처에 살고 있었다. 그녀를 태우고 회사까지 출근하기로 했다.
‘새 차 자랑도 하고 미인과 드라이브를 하는 거지.’
얼마 전에 부회장 전용차로 캐딜락을 사들였다. 2세대 엘도라도였다. 한 시대를 풍미한 고급 차였다. 서울 시내를 드라이브하기 좋은 차량이었다.
그녀도 성동구에서 아침에 서울역까지 오기 힘들었는데 승낙했다. 아니면 호감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었다. 나로서는 좋은 일이었다.
무학여고 앞에 도착하니 이미 그녀가 벌써 도착해 있었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왔는데, 그보다 더 먼저 와 있었다.
차에서 내려 문을 열어 주며 그녀를 태웠다. 강 기사가 하려는 것을 막고 직접 했다.
백마 탄 왕자, 상냥하고 예의 바른 재벌 집 아들이 되기로 했다.
‘돈 많고 배려 깊은 남성이야말로. 여인들이 꿈꾸는 로망이지.’
그것이 남자의 몸가짐이자 매력이었다.
“다음부터 이렇게 기다리지 말아요. 이런 미인을 누가 채어 가면 어떡해요.”
아침이라 무학여고 학생들도 등교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채어 갈 사람은 없었다. 그 모습에 주변에 있던 여학생들이 난리가 났다.
“꺅, 저 사람 부잣집 도련님인가 봐.”
“저렇게 멋진 차는 처음 봐.”
“잘생겼는데…… 엄청 젠틀해.”
‘그래. 그녀 앞에서 나를 추앙해.’
사람에게는 군중 심리가 있었다. 주위 사람들이 멋지다고 하면 더 멋져 보인다. 무학여고 앞을 약속 장소로 잡은 것은 그녀의 집과 가까워서인 것만은 아니었다.
다 작전을 짜고 노린 것이었다. 그녀도 학생들의 선망이 기분 좋은지 행복한 표정이었다.
“제가 약속 장소를 잘못 잡은 모양입니다.”
“아니에요. 여기가 집에 가까워서 좋아요.”
여고생들의 부러움을 받는 것이 좋은 모양이었다. 초유진도 1년 전에는 그들 또래였다. 지금은 성인이 됐지만, 비슷한 나이 또래 학생들에게 부러움을 받는 것이 좋은 경험이었다.
그녀는 초등학교밖에 못 나왔다. 가정 형편이 그리 좋지 않은 듯했다. 이 시절 여고생은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 부족함을 채워 주기로 했다.
고등학교를 나온 여자가 많지 않았다. 무학여고는 지방에서 올라올 정도로 인기가 있는 명문이었다.
―나도 저 여고생들처럼 학교에 다니고 싶어.―
“누군지, 부럽다.”
“나도 저런 남자 만나고 싶어.”
부러움의 대상이 부러워하는 것은 그녀에게 새로운 감각이었다.
‘속물이라도 이것이 자연스러운 감정이야.’
초유진과의 만남은 사랑이기도 하지만,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사랑은 금방 오고 사라지지만…… 이렇게 쌓아나가는 정은 오래갔다.
‘거만한 여자보다는 낫지.’
전회차의 결혼 생활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상대가 정략결혼이라는 것을 너무 표 냈다. 서로 쇼윈도 부부였다.
애들을 낳고 나서는 같이 자지도 않았다. 임종이 다가왔을 때도 안타까워하기보다 누구에게 회사를 물려 줄지를 생각했다.
‘별로 좋은 삶은 아니었어.’
이번 회차에는 여인을 뜨겁게 사랑할 것이다. 누구의 시선과 간섭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어제 보던 잡지처럼 플레이보이가 될 생각이었다.
‘최고의 재벌이 좋은 게 그게 아니겠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거지.’
이번 회차에서 그 목표도 달성할 생각이었다.
* * *
“광고는 우선 3대 일간지에 실릴 예정입니다.”
“어떤 것부터 광고할 생각인가요?”
“먼저 미래 그룹 이미지 광고부터 시작할 생각입니다.”
“음…… 괜찮은 생각이군요.”
홍보와 마케팅 팀 팀장을 잘 뽑았다. 상품 광고뿐이던 시절에 기업 이미지 광고를 생각했다.
“기본적인 내용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는 미래 그룹입니다.”
“간단하게 내용을 설명해 보세요.”
“주요 사업들을 알리고 미래 그룹이 꿈꾸는 대한민국의 미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아이디어가 괜찮군.’
“그곳에서 초유진 씨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초유진 씨가 세련된 패션의 옷을 입고 ‘대한민국을 미래로!’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뒤편으로는 가족들이 둘러앉아 어육 소시지와 참치 통조림을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너무 촌스럽잖아. 잘 뽑았다는 말은 취소.’
“초유진 양의 생각은 어떤가요?”
“저는 너무 괜찮은 광고 같아요. 요새 광고는 제품 사진과 글만 나오잖아요 ”
‘그런가.’
“광고에 상품을 전면으로 내세우지 않는 것만 해도 색달라요.”
“초유진 씨의 의견이 맞습니다. 미국의 오길비&매더 광고 회사는 미인과 아기, 동물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미인이라니…… 감사해요.”
그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바뀌었다.
“내가 생각해도 괜찮은 것 같군요.”
“감사합니다, 부회장님.”
초유진을 외모만 보고 뽑았는데, 은근히 사업적 감각이 있었다. 미래의 광고에는 모두 3B 법칙이 적용되어 있었다. 그것이 너무 익숙해서 잊고 있었다.
3B 법칙이란 광고의 주목률을 높이기 위해서 BABY(아기), BEAUTY(미인), BEAST(동물)을 모델로 활용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미래 어패럴에 해외에서 최신 유행하는 옷을 만들게 시켜야겠어요.”
그녀에게 외국에서 유행하는 최신 옷에다 가발과 액세서리를 착용시킬 것이었다.
그룹 광고와 함께 미래 어페럴의 옷과 어육 소시지, 참치 통조림의 간접 광고도 겸하는 것이다.
“그다음은 초유진 씨가 어육 소시지와 참치 통조림을 들고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미래 그룹’이라는 콘셉트로 시리즈 광고로 갈 계획입니다. ”
‘뭐야. 이것도 촌스럽잖아.’
“초유진 양은 어떻게 생각해요?”
이번에도 의견을 물어보았다.
“시리즈 광고가 뭔가요?”
“광고가 서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내용이 연계되어 기억하기 좋습니다.”
“좋은 생각 같아요.”
“칭찬 감사합니다.”
너무 익숙해서 못 느끼고 있었는데, 시리즈 광고라는 개념이 이 시기에는 신선했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초유진의 감각이 예사롭지 않았다.
‘마케팅이나 미적 감각이 있는데? 보석을 주웠네.’
“좋습니다. 그렇게 가기로 하죠.”
미래 그룹은 광고할 것이 많았다.
“미래 건설&주택은 어떻게 광고할 생각인가요.”
“초유진 씨의 뒤편에 미래 호텔과 아파트가 멋진 배경으로 나올 것입니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멋지지 않습니까? 우선 이것이 시안입니다.”
홍보 팀장이 내놓은 광고 시안을 바라보았다.
‘역시 촌스러워. 이건 언제 적 광고야.’
“정말 멋져요. 이걸 보면 누구나 미래 아파트에 살고 싶을 것 같아요.”
벽돌로 지은 저층 집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시멘트와 철근, 유리로 만든 빌딩과 아파트는 충분히 앞서 가 있었다.
‘내가 그것에 너무 익숙해서 그렇지. 이 시대의 사람의 관점에서 엄청 혁신적이야. 광고는 대상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해.’
“멋지군요.”
미래 그룹이 건축 유행을 선도할 것이다.
“이 시안대로 추진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