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55)
진흥 정책
삼척에 짓는 발전소의 설계와 시안을 가지고 산업부 차관을 만났다. 그는 발전소의 건설 시안과 그것을 짓는 데 드는 비용을 보고 크게 감탄했다.
“이거 정말 괜찮군. 이대로만 지어진다면 아시아 최대의 화력 발전소가 될 것 같네.”
“미래 건설이 만드는 것인데 제대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미래 그룹은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그룹입니다.”
“정말 이 발전 용량을 그 가격에 맞추어 줄 수가 있는가?”
산업부 차관이 놀랄 만했다. 미래 건설이 건설하는 발전소의 시공 비용은 외국의 건설사보다 월등히 저렴했다.
한국에 그들 말고 발전소를 건설할 회사가 없었다. 그동안 외국 회사들이 담합해서 비싸게 불렀다.
“발전소 시설의 상당 부분을 자체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건설비가 대폭 절감될 것입니다.”
미래 건설은 발전소 시설 대부분을 자체 제작했다. 건설 기본 재료인 시멘트뿐만 아니라 시설들도 미래 그룹이 제공했다.
발전 시설도 기계 공업이 벡텔에 기술을 도입하여 만들기로 했다.
모든 재료를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해외 건설사보다 건설 원가가 아주 저렴했다. 원가에 40%의 이윤을 붙여도 그들보다는 훨씬 저렴했다.
‘해외 건설사와 일본 회사의 좋은 시절은 이제 지나갔어.’
외국의 건설사들은 필요한 재료를 가까운 일본에서 수입하여 공사를 했다. 일본의 기업들은 지리적 이점으로 많은 이득을 가져갔다.
‘저번 회차는 지리적 이점을 일본이 가져갔지만, 이번에는 대한민국이 가져갈 거야.’
기술과 시설을 자체 개발을 하면 일본이 이전처럼 이득을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정말 이대로 만들 수는 있는가?”
그가 너무 저렴한 가격에 걱정했다. 한국 속담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도 있었다. 저가 수주로 날림 공사를 할까 봐 걱정하는 것이다.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미래 그룹이 발전소의 전기를 펑펑 써야 하는데 날림으로 지으면 이쪽이 곤란해요.’
“미래 건설은 뛰어난 시공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발전소의 성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도 가격이 너무 싸서 믿을 수가 없어.”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회사처럼 100% 이윤을 붙일걸. 너무 착했어.’
이윤을 너무 짜게 책정했다.
“정 믿기 힘들면 감리를 정확하게 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후배의 회사라 생각하지 말고 철저히 확인하십시오.”
이런 것으로 선배 덕을 볼 생각은 없었다. 발전소는 아주 중요했다.
대한민국에 전기가 싸게 충분히 공급되어야 여러 가지 사업을 벌일 수 있었다. 여기서 이득을 보려다가는 소탐대실할 수 있었다.
“그래도 1메가와트당 전력의 생산 단가가 너무 싸네. 이게 가능하다니, 믿기지 않는군.”
“한국의 무연탄은 매우 저렴합니다. 거기에 삼척은 탄광과 거리가 가까우니 충분히 이 단가로 가능합니다.”
지금은 인건비가 싸고 무연탄을 캐기가 좋아서 석탄의 가격이 저렴했다. 저번 회차에서 일제가 삼척을 개발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남한 최대의 탄광이 그것에 있었다. 일제는 그곳을 개발해서 묵호항을 통해 석탄과 시멘트, 철강을 일본으로 공급하려 했다.
삼척에 철로를 놓고 시멘트 공장과 제철소를 건설했다. 그런 후 얼마 되지 않아 일제가 패망했다. 삼척에 그런 기반 시설이 잘되어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이용하는 것이야.’
삼척의 입지가 나쁘지 않았다.
“다만 무연탄의 가격이 오르거나. 탄광의 채산성이 나빠지면 생산 단가가 오를 수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강원도의 탄광들은 해외보다 석탄을 수입하는 것보다 채산성이 나빠진다. 해외에서 싼 석탄을 수입해와야 할 것이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돼. 앞으로는 서해안에도 더 저렴한 발전소들이 건설될 테니까.’
한국 상황에서 10년만 삼척의 발전소가 잘 돌아가도 이득이었다. 그 이후에는 새로운 발전소들이 곳곳에 들어설 것이다. 수력과 원자력도 들어올 수 있었다.
“그래도 지금 이게 어디인가? 대한민국에 전력이 부족해서 난리인데…….”
그것 때문에 발전소 건설을 받아들인 것이다. 전력 부족은 미래 그룹에도 곤란했다. 이런 사정과는 별개로 산업부 차관에게 제대로 생색을 내기로 했다.
“이번 발전소 건설은 개인과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하는 일입니다.”
* * *
그 말에 산업부의 안 차관이 진심으로 감동한 것 같았다. 미래 그룹에 뭐라도 안겨 주고 싶어 했다. 산업부 차관이면 상당한 권력을 지녔다.
“후배에게 매번 신세를 져서 미안하군. 내가 도와줄 일은 없나?”
최고의 재벌은 다른 사람에게 신세를 지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호의도 쉽게 받지 않았다.
‘이 정권에서 이권을 받으면 코 꿰는 것이야. 정권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어.’
지금 정부는 종신 대통령의 욕심에 무리한 일을 벌이고 있었다. 안 차관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살아남는다고 해도 차기 정부에게 꼬투리가 잡힐 수 있었다.
부탁하거나 호의를 받아들이는 대신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최고의 재벌은 부탁하지 않았다. 오직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제안만 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한 가지 제안을 하겠습니다.”
“역시 후배는 애국자야. 언제나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는군.”
이 시대는 뭘 해도 조국과 민족을 이야기했다. 밥 먹고 화장실을 가는 것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였다.
“자원이 없는 대한민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이 정부의 고민이네. 우선 수입품의 대체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나라에 도둑이 많고 부정부패가 심하니 그렇지.’
그렇다고 그리 말할 수는 없었다.
“수입 대체 산업으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습니다. 가동하는 원재료를 사는 데도 외화가 나갑니다.”
“맞는 말이야.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수입하지 않고 물건을 만들 수는 없지.”
“처음에 쉽게 원조를 주던 나라들도 나중에는 차관으로 빌려주게 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 대한민국은 빚더미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는 수입 대체 산업은 빚을 갚거나 돈을 벌어오지는 못했다. 계속해서 대외 채무가 늘어난다.
국가도 일반 가정과 같았다. 안에서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수입이 없으면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다. 밖에서 돈을 벌어와야 했다. 대한민국은 결국 수출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원숭이의 꽃신처럼 외국 자본에 종속된다. 공짜처럼 퍼주는 원조와 차관이 공짜가 아니었다. 단맛에 길들여서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미래 그룹처럼 다른 그룹들도 수출에 집중해야 합니다.”
“자네 말이 맞지만…… 앉아서도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데 누가 수출을 하려고 하겠나?”
국내 대기업이 원조와 차관을 쓸어 갔다. 그것으로 상품을 수입해 국내에서 편하게 큰돈을 벌었다. 굳이 번거롭고 힘든 수출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니 수출 기업에 혜택을 주어야 합니다.”
‘미래 그룹에 한 가지 더 내어놓으라는 말이지.’
“혜택이라면……. 뭐를 해 주면 되는가?”
수출 기업에 주는 혜택은 금융 지원과 보조금, 세금 혜택, 저렴한 전기료 등 많은 것이 있었다.
‘금융 지원이나 보조금은 돈 없는 나라에서 받기 힘들 것이고, 전기료 혜택은 이미 받고 있으니. 남은 것은 하나네. ‘
남은 한 가지를 그에게 제안했다.
* * *
“미래 그룹은 수출 의류를 만드는데 필요한 실과 천을 수입합니다. 그것에 세금을 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바뀌어야 합니다.”
“수입품에 관세를 내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다시 수출될 물건입니다. 다른 수입품처럼 세금을 내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수출용 원부자재에 대한 세금 면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반 수입 제품과 똑같이 세금을 내었다. 수출 주도 정책을 하려면 이것은 바뀌어야 했다.
“음…… 그럼 미래 그룹의 수입품에 대해서 면세를 해 주면 되겠나?”
“그건 특혜가 되어 말이 나올 수가 있습니다. 수출하는 모든 기업에 적용하십시오.”
혼자만 그런 혜택을 받으면 뒤에 문제가 될 수 있었다. 그런 일은 할 필요가 없었다. 수출용 원부자재에 대한 면세는 모든 수출 기업에 적용하는 것이 좋았다.
‘어차피 한국에서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은 미래 그룹뿐이야.’
미래 그룹에 대한 특혜가 아닌 모든 수출 기업이라는 말에 안 차관은 감동했다.
“크윽…… 역시, 후배님은…….”
진정한 애국자의 모습이었다. 그러다 문제점을 깨달았다.
“그런데 수입한 물품을 다시 수출한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가 있나?”
“개별 기업이 알아서 신고하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분명히 속이는 이들이 나올 것이네. 정부는 그것을 확인할 능력이 없네.”
기업도 썩었고 나라도 썩었다. 정경 유착과 속임수가 횡횡했다. 분명히 속이는 이들이 나올 것이었다. 탈세범들을 골라내고 정말로 수출하는 이들에게 혜택을 줘야 했다.
“정부로서는 모두 확인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표본으로 일부만 확인하십시오. 그렇게 확인한 결과 비리가 나오면 징벌적 과세를 때리면 됩니다.”
이것은 세무 조사와 비슷했다. 세무서에서 모든 기업과 개인의 수입과 비용을 조사하지 못했다. 세금을 자진 신고하게 했다.
그중 일부만 조사하여 문제가 생기면 징벌적인 과세를 때렸다. 전체를 확인하기 어려울 때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이것이 만능은 아니었다. 정부와 야합을 해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일단 조심하게 된다. 대놓고 탈세는 못 하게 되는 것이다.
“수입업체 중 일부만 확인해서 걸리면 징벌적인 과세를 하라는 말인가? 그 정도는 지금이라도 가능하겠군.”
“원부자재 수입에 면세만 해 줘도 수출 기업들의 의욕이 더 높아질 것입니다.”
정부에 큰 것을 바라지 않았다. 국민 소득처럼 아프리카의 후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부패했다. 썩은 정부였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 정도만 해도 수출 기업들이 만족할 것이다. 면세 정책으로 수출에 관심을 두는 기업이 생길 것이다. 세금은 누구나 내기 싫어했다.
* * *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이지만…… 세계시장은 넓어.’
해외에 엄청난 시장이 있었다. 그런 시장을 일본이 대부분 가져가게 된다. 일부만 가져와도 대한민국의 발전 속도가 빨라진다. 그것이 최고의 재벌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길이었다.
‘대한민국의 최고 재벌이라고 해도 해외 대기업에 비하면 고래 앞의 새우야. 미래 그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도 함께 성장시켜야 해.’
“수출이 늘면 국내로 외화가 많이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이번처럼 외화가 없어 발전소나 산업 시설을 못 짓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후배님의 말이 맞네. 수출해야 외화를 벌어들이지.”
“벌어들인 외화로 더 많은 시설과 원재료를 수입할 수 있습니다. 그것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입니다.”
“수출로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말이군.”
“그것이 진정한 애국, 애족입니다.”
수출 진흥책이 당연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 시기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개발도상국에 수입 대체 전략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들의 권고에 따라 한국과 많은 나라가 그 전략을 따랐다.
자원이 적은 한국은 그 문제점이 빠르게 나타났다. 50년대 후반과 60년대 초반까지 텅스텐 수출 감소와 미국이 원조를 줄임으로써 큰 어려움을 겪었다.
외채 급증과 외화 부족으로 원자재를 수입할 돈이 없어 나라가 망할 정도였다. 외화를 얻기 위해 빠르게 수출 진흥 전략으로 바꾸었다.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었어.’
반면에 자원이 많은 라틴 아메리카는 수입 대체 전략이 효과를 보아 오래 유지되었다. 결국 산업 경쟁력을 잃고 몰락했다.
국내 시장만 보고 성장한 기업은 세계에서 경쟁하던 기업에 상대가 안 되었다.
‘미국이 알고 그랬는지 모르고 그랬는지는 알 수는 없어.’
최고의 재벌이 되는 길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지만, 대한민국을 함께 성장시키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960년대에 수출 진흥책을 시작하면 늦어. 지금부터 시작해야 해.’
“자네의 애국심은 언제나 감동적이야. 대한민국에 자네와 같은 기업인들이 많아야 하는데…….”
늘 그렇듯 그가 착각했다. 이것은 나와 미래 그룹을 위한 것이다. 게임의 Mission을 쉽게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뭐, 그가 착각하는 게 나쁜 것은 아니니.’
* * *
상사의 이창동 사장에게 새로운 지시를 했다.
“이 사장님, 고철은 앞으로 상사에서 수출하지 마세요.”
“이제 고철 수집 사업을 그만두시려는 것입니까? 잘 생각하셨습니다. 미래 그룹이 하기에는 모양새가 안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
그가 의도를 착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그룹의 규모에 비교해서 고철 수집과 판매의 비중이 작아졌다. 전쟁이 끝난 후 고철이 많이 줄어들었다. 전쟁으로 발생한 고철 상당수를 이미 팔아먹었다.
고철 수집과 판매는 한물간 사업이 되었다. 큰돈이 안 되고 그룹의 체면에 맞지 않는 사업을 접으려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도 아직 먹을 것이 있어.’
“돈 되는 사업을 왜 접어요.”
“방금 고철을 수출하지 말라고 하셨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