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58)
할인점
“일본의 임금이 오르고 있어.”
일본의 임금이 빠르게 오르고 있었다. 이제는 임금이 싼 나라가 아니었다. 신발도 의류나 봉제와 같이 노동 집약적인 상품이었다.
상품에 인건비의 비중이 컸다. 생산 단가가 오르고 있었다. 일본 OEM 업체의 중간 이윤이 줄어들고 있었다.
“브랜드 업체에서 요구하는 납품 단가를 맞추기 힘들어질 거야.”
하지만……. 아디다스와 스포츠 브랜드들이 중간 이윤을 쉽게 올려 주지 않았다. 스포츠 관련 회사는 광고비를 많이 쓰는 회사였다. OEM 업체의 단가를 올려 주면 자신의 수익이 줄어든다.
저렴하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제공해 주는 OEM 업체를 계속해서 찾게 되어 있었다. 그런 업체들은 언제나 나왔다.
“브랜드 업체는 납품 단가를 올려 줄 생각이 없지.”
신발과 스포츠 관련 상품은 일본에서 한국, 중국, 동남아로 새로운 공급처를 찾아서 이동한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이해관계가 맞지 않게 될 거야. 서로 새로운 대안을 찾겠지.”
일본 업체들도 아디다스나 스포츠용품 업체들의 그러한 특징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도 아디다스에 단가를 올려 달라고 요구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상표로 미국에 진출하려고 노력했다.
“일본 업체들이 자체 상표로 미국에 진출하기 시작했어. 둘 사이가 관계가 갈라지고 있어.”
“그 부분을 파고들라는 말씀이시군요.”
OEM 업체의 처지에서는 브랜드가 있다는 이유로 비싸게 폭리를 취하는 아디다스와 스포츠용품 업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자신들도 유명한 브랜드를 만들면 그렇게 팔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일본과 한국의 일부 업체들은 그것에 성공했다.
한국과 일본의 업체 중에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국제적인 브랜드로 성공한 예도 있었다.
지금은 일본의 오니츠카 타이거(아식스)가 OEM과 함께 자체 상표로 미국의 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아식스의 탄생이었다.
일본의 이러한 행동은 미국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디다스의 처지에서 눈에 거슬리는 행동이었다. 부부로 친다면 냉각기가 시작되고 서로 갈라서기 직전이었다.
* * *
“그렇지. 납품 단가가 낮은 브랜드들부터 공략해 봐.”
“알겠습니다. 하지만 저희도 일본과 마찬가지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게 뭐지?”
한동안 한국은 일본보다 낮은 임금을 유지할 것이다. 이학수가 제기하는 문제를 알 수 없었다.
“저희도 S.P.A 매장에 미래 어패럴이 만드는 신발을 판매하실 것이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러면 일본 업체들과 마찬가지 상황이 되지 않겠습니까?”
일본 업체와 차이가 있었다.
“우리는 노 브랜드지. 정확히 말하면 S.P.A 매장의 브랜드야. 그건 일본 업체와 달라.”
미래 어페럴은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미국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었다. S.P.A에 납품하는 OEM 방식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그것도 일본 업체들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지 않습니까?”
아직 이학수 지사장은 일본 업체와 미래 어패럴의 전략 차이를 모르고 있었다.
“그 둘은 전혀 다른 문제야. S.P.A에서 다른 브랜드의 상품도 팔 거야. S.P.A 제품은 매장 상표야.”
대형 할인점의 PB 상품과 같은 개념이었다.
“그게 그거지 않습니까?”
아식스와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전혀 다르지.”
‘아직 PB 상품의 개념이 없으니, 헷갈리겠지.’
PB 상품은 스포츠 브랜드 입장에서 아식스와 큰 차이였다.
“S.P.A 신발은 다른 곳에 팔지 않아.”
“아! 알겠습니다.”
“스포츠 브랜드 입장에서 우리는 달라. 그들에게 한결 부담이 적지.”
“그럼. 매장을 작게 해서 많이 열어야겠습니다.”
‘매장의 개수가 판매량을 좌우하지 않아.’
“아니. 반대로 매장을 크게 만들도록 해.”
“그러면 판매량이 적어지지 않습니까? 매장이 많아야 저희 제품을 많이 팔지 않겠습니까?”
그는 ABC 마트와 같은 멀티숍을 생각하고 있었다. 상품을 많이 팔려면 매장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S.P.A는 대형 할인점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다른 방식으로 자사 제품의 매출을 올렸다. 그것은 한 매장에서 대량으로 파는 것이다.
“S.P.A 매장을 건물을 통째로 사용해. 유명 브랜드와 함께 S.P.A 자체 제품도 넣어 놓고.”
“그러면 저희 제품을 많이 전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매장 중심에 창고처럼 뭉텅이로 쌓아놓으면 돼.”
창고처럼 제품을 쌓아놓고 본보기 상품만 전시하는 것이다.
“상품 전시에 불리합니다.”
“대신에 우리 제품을 많이 놓아둘 수가 있어.”
쌓아두면 좁은 공간에 많은 상품을 넣을 수 있었다.
“그러면 소비자가 그것을 사겠습니까?”
“대리점이나 백화점과 비교해서 가격이 더 저렴하고 품질은 비슷하면 돼.”
월마트와 ZARA의 전략이었다.
* * *
“덤핑 판매입니까?”
그는 덤핑 판매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OEM으로 공급하는 가격에 이윤을 붙여도 매우 저렴했다.
“아니. 제값을 받아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어.”
SPA의 전략은 백화점이나 직영점, 대리점들에 대한 대형 할인점의 전략과 같았다. 상품에 광고와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을 없앤 것이다.
스포츠 브랜드뿐만 아니라 의류 브랜드들도 광고와 마케팅에 많은 돈을 사용했다. 제품에 그런 비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판매가에는 광고와 마케팅 비용, 재고 처리 비용, 이윤까지 모두 포함했다. 그래서 OEM 업체에 아주 싼 가격으로 납품을 받았다.
S.P.A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이윤을 붙여도 브랜드 제품보다 훨씬 저렴했다.
“유명 브랜드와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날 거야. 처음에는 고객들이 싼 맛에 사게 될 거야. 품질이 괜찮으면 구매해 본 고객이 재구매할 거고.”
처음에 넓은 매장과 유명 제품으로 사람을 끌어모았다. 그렇게 유통을 장악한 후 PB 상품을 출시했다.
고객은 PB 상품의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 본다. 생각보다 가격 대비 괜찮은 품질에 구매가 늘었다. 구매가 늘면 PB 상품을 늘려 갔다. 어느새 매장에 PB 상품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S.P.A 매장에서 시간이 지나면 미래 어패럴 제품이 많이 팔리게 될 것이야.”
지금은 SPA 매장뿐만 아니라 월마트와 같은 대형 할인점도 나오기 전이었다.
“음…. 괜찮은 전략인 것 같습니다. 부회장은 이런 것을 어떻게 생각하셨습니까?”
“네가 한국대 상학과 출신이 아닌가. 이 정도는 기본이지.”
“아! 그렇군요.”
사람들은 간판에 쉽게 속고 착각을 잘했다. 착각은 자유였다.
* * *
이학수에게 추가로 지시했다.
“첫 매장에서의 수익이 나면…… 대형 매장들을 주요 도시에 하나씩 열게.”
그 말에 조심스럽게 말했다.
“부회장님……. 그러려면 많은 돈이 필요할 것입니다. 미국의 건물과 땅값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잘못하면 배보다 배꼽이 클 수도 있습니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때쯤 되면 미래 그룹이 충분한 자본을 가지게 될 거야. 첫 번째 매장을 성공시켜. 아니, 성공이 아니더라도 유지만 해도 괜찮아.”
처음부터 S.P.A 매장이 대성공을 거두면 좋겠지만……. 적자를 보지 않고 유지만 해도 괜찮았다.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매장이 늘어날 때까지만 버텨. 이 사업도 큰 성공을 거둘 거야.”
아마존도 오랜 기간 적자를 봤다.
[도저히 이익을 낼 수 없는 가격으로 물건을 팔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투자자 집단이 운영하는 자선 단체다.]그러나 나중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 사업은 성공이 예정된 사업이었다. 다만…… 이 시대에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조금만 기다리면 되었다.
‘기다려야 한다 해도. 오래 기다리지 않아.’
몇 년 후면 월마트를 비롯한 대형 할인점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된다.
S.P.A는 그들보다 조금 일찍 시작하는 것이다. 그 시간 동안 차이를 벌려 시장을 선점할 생각이었다.
“미국 전역에 S.P.A 매장이 들어서게 될 거야. 아니, 전 세계 곳곳에서 S.P.A 매장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전 세계에 S.P.A 매장이 들어선다는 말입니까?”
“학수는 그 사업을 성공시킨 사람이 되는 거야.”
그에게 비전을 보여 주었다. 그 말에 자신감을 되찾은 것 같았다.
“네, 부회장님. 이 일을 반드시 성공시키도록 하겠습니다.”
* * *
시도가 빠르기는 하지만 미국 시장에 먹혀들 것이다. 꾸준히 노력한다면…….
S.P.A 매장은 SPA 매장들의 장점과 대형 할인점, 멀티숍의 장점을 모두 갖추었다. 이 사업이 실패할 가능성은 적었다.
아무리 상대방이 브랜드 인지도가 좋아도 저렴한 가격과 품질로 밀고 들어가면 시장을 내어 줄 수밖에 없었다.
일본과 한국이 그렇게 미국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시대나 국가와 관계가 없어. 언제나 통하는 방법이야.’
저렴하고 품질이 좋은 제품은 시대와 국경에 상관없이 인기가 있었다. 그것은 미국에 월마트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마찬가지였다.
“매장을 크게 해서 백화점처럼 많은 상품을 구경하고 살 수 있게 만들어.”
“백화점처럼 말입니까?”
“그래야 고객의 선택 폭이 넓어지지. 단순히 싼 제품만 팔아서는 안 돼.”
큰 매장에 다양한 상품을 갖추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보고 고를 수가 있었다. 브랜드 회사의 직영점이나 대리점보다 나았다.
“거기에 S.P.A의 PB 상품을 끼워 넣는 거야.”
상품의 종류는 백화점과 비슷했다. 하지만…… 일부 제품의 가격은 백화점보다 훨씬 저렴했다.
수수료를 백화점이나 브랜드에 주는 대신에 S.P.A PB 상품은 소비자에게 그만큼 싸게 판매할 것이다.
“S.P.A 상품이 미끼 상품입니까?”
“아니. 브랜드 상품이 미끼가 될 거야. 나중에는 둘 다 미끼 상품이 되겠지.”
처음은 유명 상표 제품으로 매장으로 손님을 끌어모을 것이다. 브랜드 상품은 일종의 미끼 상품이었다. 그것으로 이윤이 안 남아도 좋았다.
대신에 수익은 S.P.A PB 상표로 올릴 것이다. 제품을 싸게 팔아도 중간 이윤이 많이 남았다.
유명 브랜드라는 중간 단계가 사라졌다. 미래 어페럴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싸게 팔아도 남는 게 많았다.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서 싼 맛에 사는 사람들도 품질이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고 나면 많이 사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S.P.A라는 매장의 상표가 브랜드 상표처럼 사람들에게 익숙하게 될 것이었다.
사람들이 거부감없이 사들이게 되면 PB 상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팔리게 된다.
그때는 S.P.A 매장에 저렴한 PB 상품을 사러 온 사람들도 브랜드 제품을 살 것이었다.
“저가 상품과 고가 상품을 사는 사람들이 완전히 구분된 것이 아니야. 미국은 지금 중산층이 많아.”
이 시기 미국은 중산층의 나라였다. 1950년대 초반에서 1960년대 말까지 미국은 연평균 4.5%의 높은 성장을 구가하게 된다.
소득이 증가하고 일자리가 넘쳤다. 경제가 안정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그 행복을 만끽하고자 했다.
전 세계에 미국인들보다 풍족하게 소비하는 국민이 없었다. 가계의 소비가 폭발하였다. 자가용 시대가 도래하여 많은 사람이 차를 구매했다.
대량 소비 시대의 등장이었다. 대형 할인점이 등장한 것에는 그런 시대적 배경도 있었다. 할인점에 가난한 사람만 가지 않았다.
‘일본은 운이 참 좋아. 한국전쟁 다음에 바로 미국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서 수출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으니. 미래 그룹도 그런 흐름을 타야 해.’
S.P.A 사업은 성장하는 미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발판이었다.
“중산층 말입니까?”
“그들이 미국의 소비를 주도하게 될 거야.”
* * *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미국 소매 시장에서 바로 대형 할인점을 시작하지 않고 패션 매장인 SPA에 형태로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대형 할인점 사업을 하기에는 자본이 안돼.’
그 둘은 투입되는 초기 자본에서부터 규모가 달랐다. SPA는 더욱 적은 자금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미국인들이 패션과 신발에 사용하는 돈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손쉽게 사서 쓸 수 있으니. 스포츠에 관한 관심도 증가하고.”
미국에 신발과 스포츠 관련 상품들의 시장이 크게 성장한다.
그에 맞추어 일본의 많은 OEM 수출 업체들이 그 시장에 뛰어들었다. 의류와 신발까지 다양한 상품을 수출했다.
그들은 곧 OEM뿐만 아니라 자체 상표 제품도 수출했다. 일본의 오니츠카 타이거(아식스)가 미국 진출을 시도하고 그 제품을 수입해서 블루 리본 스포츠(나이키)가 성장한다.
시장이 커지면서 신생 업체들이 파고들 여지가 많았다. 기회가 많은 시장이었다.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곳에는 틈이 많아. 학수가 한번 파고들어 봐.”
“알겠습니다. 그곳에서 승부를 보겠습니다.”
S.P.A는 의류와 신발, 가발 등 사람이 꾸미는 모든 상품을 취급하며 그런 업체들과 경쟁해 나갈 것이다.
그 일을 미래 상사의 이학수 지사장이 해 주어야 했다. 그것에 성공하면 그에게 비서실장의 일을 맡겨도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돈이 되는 사업이 많았다. 모두 작은 씨앗이지만 자라면 거대한 거목이 될 것이었다. 최고의 재벌로 가는 길은 밝았다.
‘이제 개인적인 Mission도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