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80)
할 때 고개를 숙이다
이케아와 코스트코가 이것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대형 할인점에 널리 퍼진 서비스였다.
‘그만큼 성공적이었다는 말이지.’
“매장에서 음식을 파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
푸드 서비스(Food Services)를 통해 소비자가 매장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는 것. 체류 시간은 구매율과 함께 쇼핑몰의 중요한 화두였다.
“쇼핑몰에서 음식을 판다는 말입니까?”
이학수는 상당히 놀란 표정이었다.
‘나중에는 너무나 당연해서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아.’
처음에 이것은 큰 충격이었다. 지금 도입한다면 상당히 좋은 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매장에서 미국인이 좋아하는 핫도그와 햄버거, 콜라, 피자 등을 만들어 파는 거야.”
핫도그와 햄버거, 콜라, 피자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맥도널드가 막 체인 사업을 시작하고 피자헛이 얼마 전에 생겼다.
“가족들과 S.P.A에 와서 저렴하게 외식하고 물건도 사는 거지.”
한국이나 미국 모두 이 시대에 놀거리가 많지 않았다.
“음…… 미국인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이것은 큰 인기를 끌 거야.”
“다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뭔데?”
“매장과 식당을 한곳에 두면 계산에 번거롭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해결 방법을 알고 있었다.
“계산대와 분리하여 출입구에 두면 눈에 잘 띄고 더 좋을 것이야.”
“아! 역시 부회장님이십니다.”
미래에는 누구나 아는 방법이었다. 딱 코스트코와 비슷한 형태였다.
“그곳의 음식을 원가나 원가 이하로 팔아.”
“음식을 손해 보고 팔라는 말입니까?”
“이건 미끼 상품이야. 수익이 나지 많아도 상관없어.”
저렴한 음식으로 S.P.A 매장에 손님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음식 가격이 싸다고 싸구려로 만들어서는 안 돼. 시중의 레스토랑보다 맛있게 만들어야 해.”
음식이 맛이 없으면 미끼 상품으로 제 역할을 못 한다.
“부회장님, 제가 미끼 상품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봐서 그렇습니다만, 혹시 낚시할 때 미끼로 물고기를 유인하듯이 사람을 유인하는 상품이라는 말씀입니까?”
‘역시 학수를 미국에서 실컷 굴리고 나니 똘똘해졌군.’
“맞아. 지사장이 미국에서 열심히 일하더니 이제 보는 눈이 많이 트였네. 맛있는 음식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미끼야.”
그것을 먹기 위해 고객이 매장을 방문한다.
“S.P.A 매장에 몰려들겠지? 그렇다면 그들이 음식만 먹고 돌아갈까?”
먼 곳에서 차를 끌고 와서 코스트코에 핫도그만 먹고 가는 사람은 드물었다.
“아닐 것 같습니다. 기름값을 뽑으려고 할 것 같습니다.”
보상 심리였다. 회원 카드를 만들면 본전을 뽑기 위해 더 샀다.
“밥을 먹은 다음은 그들이 뭘 할까?”
그에게 힌트를 줬다.
“딱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가족과 함께 들르기 좋은 코스야.”
“함께 놀러 나온 가족이 밥만 먹고 돌아가기보다는 쇼핑하러 갈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그렇지, 생각을 그렇게 이어 가야 해.”
모든 사업은 가지치기하듯이 늘려 갈 수 있었다. 온라인 플랫폼이 있다면 할 수 있는 것이 많았다. 대형 할인점이 이 시대의 플랫폼이 될 수 있었다.
“우리 S.P.A 매장은 어때? 좋은 품질의 옷과 식품을 싸게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잖아. 싸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온 사람들의 마음에 들까, 안 들까?”
“……아! 미끼 상품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모은 사람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중요하군요!”
“그래! 이제야 말이 잘 통하네.”
이학수가 생각의 흐름을 따라오기 시작했다.
“모든 사업을 할 때에는 항상 연결이 되어야 해. 학수도 앞으로 미주 지사장으로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때마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부회장님 덕분에 정말 중요한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역시 부회장님이십니다!”
미국 대형 할인점의 성장은 2번의 오일 쇼크와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과 관련이 깊었다. 빠르게 오르는 물가에 저렴한 상품에 수요가 생겼다.
하루가 멀다고 가격이 오르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싸게 대량 구매할 필요가 있었다. 상품을 미리 사서 재워 둘수록 싼 것이다.
대형 할인점의 저렴한 가격과 대량 판매는 소비자의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켰다. 그래서 먼 곳까지 픽업트럭을 끌고 가는 것이다.
“이 시기에 대형 할인점을 열려면 저렴한 가격만으로 부족해.”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는 시대였다. 미국은 전후 최대 호황기를 맞고 있었다. 외국에서 저렴한 원자재와 상품이 들어왔다.
굳이 먼 곳까지 저렴하다고 물건을 사러 가는 시대는 아니었다. 아직 대형 할인점을 시작하기에는 이른 시기였다.
모든 것이 먼저 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시운(타이밍)이 맞아야 성공할 수 있었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상품, 편리한 쇼핑, 그리고 맛있는 식사라면 미국인들이 이곳까지 찾아올 이유로 충분하지 않겠어?”
‘아직 성공할 시운이 되지 않았다면…… 스스로 만들어 내면 되는 거니까.’
그래야 최고의 재벌이 될 수 있었다.
“부회장님의 말씀대로 충분히 손님들이 이곳으로 올 메리트가 있겠습니다.”
“밥 먹고, 옷을 구경한 후, 집으로 식품을 사 가는 거지.”
이것이 미국인의 생활 스타일에 맞았다.
“네. 미국인의 취향에 딱 맞을 것 같습니다.”
그가 보기에도 이 사업은 성공할 것 같았다. 이학수의 안목도 그동안 많이 성장했다.
“이제 준비를 마무리하고 매장들을 오픈하도록 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번 매장 개점이 기대됩니다.”
기존 1~3호점 매장은 중심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도시 외곽의 대형 매장은 S.P.A로서는 일종의 모험적인 시도였다.
그러나 이학수는 앞서 매장들보다 L.A 매장에 더 기대하는 것 같았다. 엄청난 대박을……. 나도 기대가 됐다.
* * *
“주차장 부지가 넓네.”
“외곽에 있는 매장인 만큼 주차에 신경 썼습니다.”
매장 앞 부지에 수천 대 이상 차량을 댈 수 있는 주차장이 펼쳐져 있었다.
이곳은 외곽이라 차량이 필수였다. 대부분 고객은 차량을 몰고 올 것이다. 땅값이 저렴한 곳에 넓은 주차장을 마련했다.
“이곳이 넓어 보여도 금방 부족해질 거야.”
“혹시 몰라 주변의 땅을 사 두었습니다.”
“잘했어.”
소득이 늘고 자동차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차량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었다. 집마다 차 한 대 정도 있는 시대가 오고 있었다.
외곽의 편리하고 넓은 주차장은 미국에서 대형 할인점이 성공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성공한다면 외곽에 더 큰 매장을 만들어 개점해 보자고.”
더 넓은 공간과 주차장을 마련하기 위해서 이런 매장들이 더 외곽으로 빠져나갈 것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대형 할인점만 덩그러니 있는 시대가 열린다. 이곳까지 올 매력이 충분하다면…….
‘서울역의 백화점처럼 영화관과 놀이기구도 넣는 거야.’
“학수, 같이 S.P.A를 세계 최고의 유통업체로 만들어 보자고.”
“예, 부회장님. 세계 최고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최고의 재벌이 되기 위한 도전은 계속되었다.
* * *
“지역 신문에 광고를 내.”
S.P.A 매장의 개점을 앞두고 지역 일간지에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전단(傳單)을 대량으로 뿌려.”
추가로 L.A 시내에 아르바이트를 고용하여 전단을 대량으로 뿌리게 했다.
“신문 안에 전단을 끼우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그건 어떻게 생각했어?”
“뉴욕에서 몇 번 봤습니다. 반응이 괜찮더군요.”
신문에 광고지를 넣는 것이 거리에 전단을 뿌리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신문 판매점의 주 수익이었다.
“좋은 생각이야. 거기에 추가로 할인 쿠폰도 넣자.”
“할인 쿠폰 말입니까?”
“그러면 전단의 효과가 더 좋아져.”
할인 쿠폰을 오려서 가져올 수 있게 하였다. 집객 효과가 더 좋아진다. 이것 역시 미끼였다.
이 시대에 쓸 수 있는 홍보 방법을 다 사용했다. 그 결과 S.P.A 매장은 개장 첫날부터 대박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댈 자리가 없습니다.”
“공터를 임시 주차장으로 만들어.”
3천 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발 디딜 곳이 없이 차로 가득 찼다. 가까운 곳에서는 걸어오는 사람도 많았다.
매장은 쉴 틈 없이 바빴다. 이러한 개업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졌다. 한번 방문한 사람들이 재방문하는 것이었다. 개점한 지 2주째 되는 주말에는 주변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주차장은 차로 가득하였다. 주변의 빈터에도 차들이 점령했다. 매장 안에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입점한 브랜드 매장에서 난리입니다.”
패션 브렌드 업체 판매원들이 밀려드는 손님에 비명을 질렀다.
너무 많이 몰려드는 손님 대응에 힘이 들어서였다.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의 판매 수당 때문이었다.
저녁 폐점 후 당일 매출을 계산하고 자신에게 떨어질 수당에 기뻐서 비명을 질렀다.
이 시기 의류 판매원들의 주 수입은 주급이나 월급이 아니라 판매 수당으로 결정되었다. 그래서 더 집요하게 손님에게 매달리는 것이다. 한국의 동대문 의류 시장과 비슷했다.
손님 중에 그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 사람은 S.P.A 상품이 전시된 곳으로 향했다. 편하게 구경하고 자유롭게 입어 볼 수 있는 S.P.A 자체 상표는 대인기였다.
그곳에는 판매원이 필요 없었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듯이 원하는 것을 집어 들어서 계산대에 가져만 가면 되었다. 창고처럼 쌓아 둔 매대에서 상품이 무서울 정도로 빠져나갔다.
“부회장님, 벌써 재고가 소진되었습니다.”
‘기대 이상의 반응이군. 좋았어.’
50% 특별 할인하는 제품은 서로 먼저 집어 가려고 손님 사이에 악다구니가 일어날 정도였다. S.P.A PB 상품은 몇 개월 치를 재어 놓은 창고에 물건이 빠르게 소진되기 시작했다.
“걱정하지 마. 혹시 몰라서 상품을 미리 선적해서 보내라고 했어.”
다행히 로스앤젤레스 항구에 다음번 물건이 도착했다.
“다행입니다.”
“그래도 모르니 한국에 전화해야겠어.”
상사의 이창동 사장에게 전화했다.
“한국에 있는 상품을 최우선으로 L.A로 긴급히 보내세요.”
“그러려면 선박 항로 배정을 조정해야 합니다. 미래 해운에서 곤란해할 건데요.”
“미래 해운 사장에게는 나의 지시라고 이야기하세요.”
“알겠습니다. 비축된 재고를 다 L.A로 보내겠습니다.”
선박의 운송 일정을 조정해서 상품이 우선적으로 L.A에 빠르게 공급이 되도록 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했다.
“아니, 그것으로는 부족해요. 미래 어패럴로 전화를 돌려 주세요.”
그곳의 사장이 전화를 받았다.
“한동안 공장을 24시간 쉬지 말고 최대로 돌리세요.”
“알겠습니다.”
‘왜 이리 쉬워. 위에서 시킨다고 바로 하는 것은 아니지?’
공장을 쉬지 않고 돌리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시키면 위에서 아래에 이르기까지 그냥 하는 시대였다.
“그런다고 직원들을 혹사하지 말고 사람을 더 뽑아요. 최소한 2교대나 가능하면 3교대로 돌리세요.”
“2교대는 문제없습니다. 다만 3교대를 시키기에는 숙련공이 부족합니다. 잔업을 해서 생산을 맞추겠습니다.”
“아! 잔업을 할 때는 잔업 수당은 반드시 주세요.”
“잔업 수당 말입니까?”
아직 이 시대에 잔업 수당의 개념이 없었다.
“추가로 일을 더 시킬 때는 그것을 시간으로 따져서 돈을 더 주는 거예요.”
생산 시설을 여유 있게 준비했다. 그동안 무리하게 공장을 돌리지 않았다. 미래 그룹은 잔업이 없는 좋은 회사였다.
그래서 잔업 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잔업 수당을 주고 추가 근무를 시키기로 했다.
“잔업 수당을 주고 일을 시키면 돈이 많이 들 것입니다.”
그도 생산량을 늘려 매출을 더 늘리고 싶었다. 다만 비용이 걱정이었다.
“그래도 그게 지금은 더 나아요. 거기에 공장의 가동률이 높아지면 수익도 더 높아져요.”
“네. 그렇게 진행하겠습니다.”
부회장의 허락이 떨어졌으니, 열심히 하면 되었다.
“이번 기회에 미래 어패럴이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 내고 1등에 도전해 봐야지요.”
미래 어패럴은 태창 물산의 덤핑 판매 때문에 매출이 정체되고 수익률도 안 좋았다. 매출을 늘리고 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번에 1등을 노려 보겠습니다.”
추가로 사람을 더 고용해서 공장을 쉴 새 없이 돌리기 시작했다.
* * *
L.A의 S.P.A 매장이 개점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한 달간의 판매와 수익에 대해서 이학수가 간략하게 보고 했다.
“부회장님, 이번 달의 매출과 수익이 엄청납니다.”
기대 이상의 매출과 수익에 이학수가 흥분했다. 특히 이익이 많이 났다는 것에 고무가 되었다.
“할인 매장이라 이익률이 높지 않은데…… 이렇게 많은 수익이 난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박리다매의 효과야.”
당연한 말이지만 이 시대에는 새로웠다.
“S.P.A 자체 상표의 경우 이익률이 20%인데, 정말 수량이 많으니 엄청납니다.”
S.P.A 자체 상표의 경우 이익률이 박했다. 원래는 이익률이 30%가 나와야 하는데, 특별 할인 상품 때문에 이익률이 10%가 깎였다.
“상품 회전율도 중요해.”
손님이 많이 입어 봐서 상태가 약간이라도 안 좋아지거나 회전율(판매가 잘 안 되는)이 낮은 상품은 바로 특별 할인으로 팔아 버렸다. 재고로 남는 것보다는 그것이 나았다.
매출이 많으니 20% 이익률이라도 수익이 매우 커졌다. S.P.A 패션의 수익이 그것만은 아니었다.
“입점한 브랜드 업체의 매출도 수익률에 영향을 줘.”
브랜드 제품의 판매 금액의 10~30%를 매장 임대료로 받았다. S.P.A 매장에서 자체 상표 상품뿐만 아니라 브랜드 상품도 많이 나갔다.
자체 상표와 브랜드 제품은 서로 경쟁이 아니라 서로 도움을 주는 관계였다. 거기에 패션과 식품도 상보적인 관계였다.
식품을 사러 오면서 의류를, 의류를 사러 오면서 식품을 샀다. 진짜 대박은 피자와 핫도그, 햄버거를 파는 가게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 먹으러 오는지 아무리 만들어 내도 기다리는 줄이 줄어들지 않았다.
“신기한 게 음식을 싸게 파는데 손해가 나지 않고 이익이 약간 났습니다.”
규모의 경제였다.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생산 비용이 감소했다.
미국인의 피자와 핫도그, 햄버거 사랑은 대단했다. 저렴하고 맛도 있으니, 정말 많은 사람이 매장으로 방문했다.
L.A에 사는 사람들은 한 번쯤 먹으러 왔다고 보면 되었다. 유명해지자 지역 신문에서 알아서 취재를 왔다. S.P.A 매장을 큰돈 안 들이고 홍보할 수 있었다.
―LA에 새로운 맛집이 생기다. 그런데 식당이 아니라고?―
―저렴한 가격에 편리한 쇼핑몰, S.P.A. 기자가 직접 다녀왔다!―
‘이런 기사가 미국 중앙지에 나면 큰일인데…… 공룡 기업들이 눈치챌 수 있어.’
사업이 잘되면 잘될수록 고개를 숙여야 하는 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