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86)
과 식품
“건설의 나머지 사업은 공장을 짓는 일입니다. 그 부분은 다른 계열사를 보고하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건설은 하는 일이 많았다. 관련된 사업도 많았다. 한 번의 보고로 모두 다 이야기하기 무리였다.
“그럼 미래 수산으로 넘어가죠.”
최근 수산이 대호황이었다. 작년 그룹 내 매출과 수익 1등을 차지했다. 올해도 순조로웠다.
“미래 수산은 S.P.A의 식품 부분에 들어가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북양에서 잡히는 대구와 명태는 S.P.A 식품의 주요 상품이었다. 명태의 살은 다양하게 가공되어 식품 회사로 공급되었다.
“현재 북양에 트롤 어선과 가공선, 운반선들을 늘리고 있습니다.”
유럽의 중고 트롤 어선과 가공, 운반 시설을 싸게 사들여 북양으로 보내고 있었다.
“잘했습니다. 지금이 미래 수산에서 트롤 어선을 늘리기 가장 좋은 시기에요.”
북양 트롤 어업은 영국과 북유럽의 국가들에서 먼저 도입되었다. 피시 앤 칩스의 원료인 대구 필레(살)를 얻기 위해서다. 대구 필레는 북유럽 국가가 다 좋아하는 생선이었다.
“어업 분쟁으로 영국과 아이슬란드 어선이 항구에 발이 묶였습니다. 매물로 많이 나왔을 거예요.”
최근에 대구 어획 문제로 영국과 아이슬란드 사이에 대구 전쟁이 발발했다. 북유럽 국가와 영국과의 대립도 심했다.
‘지금은 한창 1차 대구 전쟁 중이야.’
영국을 포함한 북유럽 나라는 북해에 너무 많은 어선을 투입했다. 어자원의 감소가 빠르게 일어났다. 수산 자원을 두고 국가 간의 대립이 격렬해졌다.
영국과 아이슬란드 사이에 어업과 관련해서 3차례의 분쟁이 발생한다. 어업 분쟁과 어자원 감소로 갈 곳을 잃은 어선들이 중고로 나왔다. 그것을 구매해서 북태평양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기회에 북양 어자원을 빠르게 선점하죠. 얼마 지나지 않아 어획 쿼터가 정해질 거에요.”
“공해상에 어획 쿼터를 둔다는 말입니까?”
공해는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주인 없는 바다였다. 그것이 바뀔 것이다. 곧 2백 해리 경제수역이 선포되고 공해도 마음대로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
“지금은 미국뿐이지만, 북양에 여러 나라가 조업하게 되면 미국이 각 나라에 어획 쿼터를 나눌 거에요.”
“무슨 기준으로 그들이 어업 할당량을 나눈다는 말입니까?”
“어획 쿼터를 산정하는 기준은 이전에 잡던 어획량이에요.”
북양에 먼저 진출한 미국에 유리한 기준이었다.
“먼저 많이 잡는 것이 유리하겠습니다.”
“그렇죠. 소련과 일본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에 미리 선점해야 합니다.”
대서양과 달리 태평양의 경우는 미국 어선들의 독무대였다. 북양은 넓은 바다였다.
북태평양의 명태와 대구 자원이 아직 풍부했다. 풍부한 자원 덕분에 미국은 유럽만큼 적극적으로 조업을 안 했다.
‘그들 혼자 독식하니, 서두를 필요가 없지.’
소련과 일본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였다. 그곳에 미래 수산이 뛰어들어 선점할 것이었다. 많이 잡는 이가 많이 가져간다.
‘설마 어획 쿼터 기준을 미래 수산 때문에 바꾸는 것은 아니겠지.’
그것은 오버였다. 미래 수산이 아무리 많이 잡아도 미국을 능가하기는 어려웠다. 그들은 일명 천조(千兆)국이었다. 설렁설렁 잡아도 규모가 컸다.
“조업은 어떻습니까?”
“가공선과 운반선이 쉴 새 없이 돌아갑니다.”
북양에 여러 개의 공장을 띄웠다. 가공선은 바다의 공장이었다. 운반선은 배에서 가공된 수산물을 미국으로 날랐다.
“잡은 생선을 근처에서 팔 수 있어 좋습니다.”
북양에서 잡아 올린 수산물과 가공품을 저렴하게 L.A의 S.P.A 매장에 대량으로 풀었다. L.A는 미국의 다른 지역보다 아시아계가 많고 수산물의 소비가 많은 편이었다. 그것이 제대로 먹혔다.
“트롤 어선과 가공선을 추가로 투입해야겠네요.”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고 중고 트롤 선단을 유럽에서 구매하여 추가로 태평양에 투입하기로 했다.
“너무 많이 투입하면 어획량이 줄지 않겠습니까?”
“북양은 남양과 달리 어자원이 풍부해요. 웬만해서는 크게 줄지 않아요.”
북양은 남양과 달리 영양염류가 풍부했다. 많은 식물성 플랑크톤과 그것을 먹는 크릴, 크릴을 먹는 다양한 어류, 대형 고래들이 그곳에 사는 이유였다. 풍요로운 바다였다. 엄청난 수산물 어획량을 올리는 곳이었다.
“미국에 너무 많이 풀면 가격이 내려가지 않겠습니까?”
“다른데 팔면 돼요. 유럽은 대구로 전쟁 중이에요. 수요는 느는데 공급이 부족해서 난리입니다.”
“유럽은 거리가 있지 않습니까?”
“운반비가 올라가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살 것이에요. 아니면 국내로 들여와도 돼요. 어육 소시지나 다른 가공품으로 만들어 팔면 됩니다.”
명태살은 다양한 식품의 원료로 들어갔다. 질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근해의 수산 자원이 풍부해서 안 들여온 것이다. 수산 자원이 부족하게 되면 국내로도 들어올 것이었다. 북양과 근해에서 큰 수익을 올렸다. 북양 다음은 남양이었다.
“이마바리 조선소에서 주문한 참치 선망 선단이 인도되었습니다. 얼마 전 남양의 참치 어장에 추가로 투입되었습니다. 그것의 수익도 괜찮습니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일본의 횟감용 참치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 수요에 맞추어 추가로 어선을 투입한 것이다. 외화에 여유가 생긴 덕분이기도 했다.
횟감용 참치 외에 황다랑어나 가다랑어로 만드는 참치 통조림의 수요도 많이 증가했다. 참치 통조림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과 유럽, 미국에서 인기가 다 좋았다.
“유럽으로 팔리는 참치 통조림의 숫자가 늘었습니다.”
의외로 스페인과 이탈리아와 같은 지중해 국가의 참치 통조림의 수요가 많았다. 그들도 전통적인 참치 어업국이자 소비국이었다. 대서양 참치가 그곳에서 많이 잡혔다.
유럽도 2차대전 후의 경제 성장으로 참치 수요가 늘어났다. 참치 통조림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남양으로 대형 참치 선망 선단을 추가로 보내는 시점이 빨라졌어.’
어장도 남태평양의 사모아 섬에서 인도네시아 부근 술라웨시 바다까지 넓어졌다. 나중에는 인도양과 호주 부근 바다까지 진출할 생각이었다.
참치는 한화와 외화를 벌어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수산이 이 시대에 큰돈이 되었다.
‘미래 수산이 그룹 내 매출과 수익 1위 자리를 한동안 쉽게 빼앗기지 않겠어.’
미래 수산의 호황은 60년대 초까지는 지속될 것 같았다.
‘아쉬운 것은 수산 자원이 한정된 자원이라는 거야. 많이 잡아내면 그만큼 빠르게 소진이 돼. 그래도 일본에게 빼앗기는 것보다는 나아.’
대한민국이 안 잡아도 일본이 태평양의 수산 자원을 싹쓸이해 간다. 빼앗길 바에야 먼저 가져가는 게 나았다.
태평양의 수산 자원은 줄어들 것이고 누가 먼저 가져가느냐의 차이였다. 일본의 수산업이 타격을 받고 성장 속도가 둔해질 것이다.
“미래 수산은 이대로 가면 되겠군요. 다른 부분으로 넘어가죠.”
“그럼 미래 식품에 관해서 보고드리겠습니다.”
수산은 지금이 최전성기였다. 50년대의 일본을 압도하고 있었다.
* * *
“미래 식품은 전반적으로 순조롭습니다. 수산 가공품들이 꾸준히 잘 팔리고 있습니다.”
식품은 미래 수산과 관련이 깊었다. 원료를 공급하는 어획량에 영향을 받았다. 식품의 주요 매출이 수산 가공품에서 나왔다.
“다만 의외의 것은 라면입니다. 국내보다 해외의 반응이 더 좋습니다. 특히 일본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인스턴트 라면은 생각보다 국내 반응이 뜨겁지 않았다. 라면이 아직 한국인들에게 생소했다. 가격도 문제였다.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지만, 그것도 비싸게 느껴졌다.
‘라면에 양을 늘리기 위해 국수를 넣어서 먹으니.’
미래의 라면처럼 배고플 때 가볍게 먹는 것이 아니었다. 짜장면과 비슷한 일종의 별식이었다. 소비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한국은 시간이 걸릴 거에요.”
반면에 일본의 상황은 크게 달랐다. 라면에 이미 익숙했다. 인스턴트 라면이 쉽게 파고들었다. 가격도 그들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일본에서 한동안 즉석조리 음식들이 큰 인기를 끌 것입니다.”
일본의 생활 방식이 바뀌었다. 경제가 발전하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간편하게 빨리 먹을 수 있는 식품의 수요가 늘어났다.
‘라면 시장이 큰 곳은 다 비슷해. 노동 시간이 긴 곳이야. 빨리 먹고 일하러 가야 하는 곳이지.’
일본에서 라면이 개발되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둔 것은 그러한 배경이 있었다.
“계속 일본 시장으로 파고드세요.”
일본에 인스턴트 라면이 파고들었다. 정말 라면이 상자째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일본 식품업체들이 인스턴트 라면 제조 기술을 배우기 위해 산업 스파이를 보낼 정도였다.
‘특별한 기술은 아니니, 이참에 로열티를 받고 기술과 시설을 만들어 팔아 버리자.’
라면의 제조 기술은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금방 퍼져 나갈 것이다. 그럴 바에 로열티를 버는 것이 나았다.
“일본의 식품 기업이 이 사업에 곧 뛰어들 거예요. 호황은 오래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참에 일본에 기술과 시설을 팔죠.”
“라면 제조 기술과 시설을 판다는 말입니까?”
“돈이 된다면 어떻게든 우회 기술을 개발해 낼 거예요. 그전에 로열티를 받는 게 더 낫습니다.”
특허를 범위를 넓게 내놓았지만, 라면의 제조법은 얼마든지 우회할 수 있었다.
조금 효율이 떨어지거나 불편할 뿐이었다. 오히려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었다. 가치가 있을 때 파는 것이 나았다.
“미래 상사에서 인스턴트 라면에 관심이 있는 일본의 식품업체를 알아보세요.”
“식품의 최 사장이 아쉬워하겠습니다.”
“어차피 특허는 오래 가져갈 수 없어요. 하지만 라면 시장은 더 커질 것입니다. 경쟁자가 늘어나도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거예요.”
라면은 독식할 수도 없고 필요가 없었다. 엄청난 잠재 시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경쟁이 이루어지면 시장은 더 커질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상사에서 추가로 미국과 동남아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해 보겠습니다.”
이창동 사장도 이제는 바로 말을 알아들었다. 상사의 수장다웠다. 아쉬워할 식품에 다른 선물을 주기로 했다.
“한국에 껌이나 사탕, 과자, 빙과류의 수요도 증가할 거예요. 식품에 그쪽으로 제품을 개발해보라고 하세요.”
“그것들은 지금 수요가 적지 않습니까?”
“사람이 배고픔이 일단 해소되면 뭐를 찾겠어요?”
“맛있는 것을 찾는다는 말씀입니까?”
“맞습니다. 양보다 질이나 맛을 찾는 시대가 올 거예요.”
“대한민국에 그런 시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은 배고픈 사람이 많은 시기였다. 농촌에 보릿고개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경제가 성장하면 바뀔 것이다.
앞으로 한국에 라면과 함께 기호 식품의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이미 일본에서 기호 식품이 빠르게 늘고 있었다. 한국도 비슷한 방향으로 갈 것이었다.
“네, 식품 쪽에 그리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샤롯데가 그런 일본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샤롯데보다 빠르게 그쪽 시장을 차지해야겠어.’
막 지금이 샤롯데가 한국에 진출하는 시점이었다. 그쪽 시장을 샤롯데와 다투어야 했다.
국내 시장은 가능하면 진입하지 않으려 했다. 다만 샤롯데는 달랐다. 그들이 진출하려는 분야가 미래 그룹과 겹쳤다.
‘호텔과 백화점도 그들과 부딪치겠군. 서둘러야겠어.’
앞으로 샤롯데와는 많은 부분에서 부딪치게 될 것이었다. 그들이 일본에만 머무는 것이 가장 좋았다. 시장을 선점해서 한국으로 넘어오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샤롯데가 대한민국에 진출하지 않는다고 경제 발전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잖아.’
“필요하면 일본에서 기술 도입도 고려해 보세요. 그 부분은 상사에서 도와주시고요.”
“제과나 그쪽 분야는 미국이 낫지 않습니까?”
미국과 유럽 회사가 최상위였다.
“일본에서 기술 도입을 하는 것이 더 쌀 테니까요.”
“어디와 하는 게 좋겠습니까?”
“메이지와 글리코, 모리나와 같은 3대 회사와 다 하세요.”
“굳이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
“제과는 상품의 종류가 많습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에요. 팔 수 있는 제품군이 다양한 게 좋아요.”
“알겠습니다.”
그것은 핑계였다. 다른 이유가 있었다. 샤롯데는 일본 업체의 제품을 모방하여 많은 상품을 출시했다. 제과업 업계의 과자 베끼기는 흔했다.
한국에 일본 업체와 제휴한 업체가 있으면 그런 제품을 내어놓기가 어려웠다. 일본 업체를 대리해서 소송을 걸 수도 있었다. 함부로 제품을 모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이독제독(以毒制毒)이야.’
일본의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샤롯데를 견제하는 데 도움 되었다.
“그럼 다른 계열사로 넘어갑시다.”
“다음은 미래 어패럴에 대해서 보고드리겠습니다.”
미래 어패럴은 그룹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태창 그룹과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게임의 승패가 나기 시작할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