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89)
차와 철강, 유리
미래 자동차의 트럭은 저렴한 가격과 멋진 디자인은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
그 덕분에 국내의 다른 운수 회사나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트럭을 수출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네.’
GMC에서 기술 도입과 주요 부품을 수입하면서 한동안 트럭 판매는 국내로 한정되었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지.’
GMC 트럭에 상당한 변화를 주거나(특수목적용 트럭이나 중장비), 그들의 엔진과 변속기를 안 쓰면 수출할 수 있었다. 두 가지 모두를 추진했다.
“레미콘 차량 생산은 어떻습니까?”
“그것도 많이 나갑니다.”
트럭에 콘크리트를 섞어 주는 교반기를 얹으면 레미콘 차량이 되었다. 트럭과 레미콘 차량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종류로 분류가 되지.’
레미콘 차량은 중장비(건설 기계)로 분류되었다. GMC와의 계약에서 벗어났다.
“대형 공사장에 콘크리트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레미콘 사업이 활황입니다.”
레미콘 차량의 주문이 늘었다. 거기에 일본에 수출할 수도 있었다. 저렴한 가격과 디자인에 생각보다 잘 팔렸다.
일반 트럭에 레미콘 차량이 추가되자 공장이 쉼 없이 돌아갔다. 자동차 공장을 완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이 사장님, 자동차 산업은 매우 큰 시장입니다. 계속해서 기술력을 높이고 부품의 자체 생산 비율을 늘리세요.”
미래 자동차의 성장을 위해서는 부품의 국산화와 자체 모델 생산은 필수적이었다.
‘지금부터 시작한다면…… 세계 최고가 되는 것도 가능해.’
“자동차 산업은 앞으로 미래 그룹의 중요한 먹거리가 될 것입니다.”
자동차 산업은 오랫동안 대한민국을 먹여 살렸다. 이번 회차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가 한국을 먹여 살릴 것이다.
“미래 자동차에서 지금은 트럭만을 생산하지만, 나중에는 모든 차량을 생산할 거예요.”
상용차 생산 회사에서 종합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였다.
“저희가 미국의 GM과 같은 종합 자동차 제조사가 되는 것입니까?”
“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의 자동차 회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창동 사장이 보기에는 부회장이 무모하고 허풍이 센 사람으로 보였다.
“왜? 불가능해 보입니까?”
“아…… 아닙니다.”
“우리가 부산에서 처음 만났을 때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까?”
“…….”
“시멘트 공장과 발전소는요?”
“…….”
“부산에서 고철을 팔고 국수와 어묵을 만들던 회사가 이만큼 컸습니다. 미래 그룹에 불가능은 없습니다.”
“부회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하려고 한다면 못 할 것도 없습니다.”
그도 그런 것을 어느 정도 기대하는 눈치였다. 추진하는 사업들이 그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동안 우리가 해낸 것을 믿으세요.”
그동안 미래 그룹이 이룬 결과가 엄청났다. 손대는 사업마다 큰 성공을 거두었다. 세계 제일의 자동차 회사가 되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에 자동차 강국이 되는 것은 확실해. 그건 믿어도 된다고…….’
이번 회차에서 미래 그룹이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나갈 것이다.
‘대한민국 자동차 업체가 폭스바겐과 도요타를 능가해야 하지 않겠어?’
그것이 가능할 것이다. 미래 그룹이 나서지 않아도 대한민국은 자동차 산업의 강국이 된다. 거기에 추가로 물도 주고 거름을 주고 있었다.
새싹은 더욱 큰 아름드리나무로 자라날 것이다.
* * *
이창동 사장의 보고는 한참 동안 이어졌다. 이제야 중요한 계열사들에 대한 보고가 끝났다. 남은 것은 비교적 소규모 회사에 대한 보고였다.
철강과 유리 회사, 주택 할부 금융&보험, 기계 공업 회사였다. 미래 그룹에 작은 회사는 없었다.
‘소규모라고 해도 웬만한 그룹의 중요 계열사보다 더 커.’
정말 재벌이라는 말이 어울릴 규모였다. 조선과 레미콘, 합섬&방직, 자동차 등은 주요 계열사 보고에 언급이 되는 정도였다.
그룹 내의 중요 계열사의 순위는 계속 바뀌겠지만 현재는 이러한 순서였다.
“먼저 삼척에 있는 미래 제강부터 보고드리겠습니다.”
고철로부터 철강을 만들기에 제철이 아닌 제강으로 이름을 지었다.
“현재 건설용 철근과 H빔, 차량용 철판, 기계 공업에 들어가는 강철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곧 선박에 들어가는 후판(厚板)도 생산할 예정입니다.”
미래 제강은 그룹에 필요한 철강 제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었다.
“미래 철강에서 그것을 다 생산할 충분한 용량이 돼요?”
“제강 용량을 늘리기 위해 추가로 전기로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전기로의 장점은 설치가 쉽다는 것이다. 철광석을 녹여서 철을 만드는 제철용 고로는 규모가 크고 설치에 비용과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반면에 전기로는 규모가 작아 설비를 추가하는 것이 빠르고 간편했다.
“고철의 비축량은 충분합니까?”
단점은 고철과 전기료가 많이 든다는 것이다.
“사실 그게 문제입니다. 상당히 많은 고철을 비축했지만…… 현재 빠르게 소진되고 있습니다.”
철강의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 미래 그룹이 고철을 팔지 않고 야적장에 모으기 시작했지만, 철강의 소비가 많아 그것이 빠르게 소진되었다. 고철의 수급에 문제가 생기고 있었다.
“국내에서 고철을 최대한 수집하고 있는데, 쉽지 않습니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생긴 막대한 고철의 상당수는 이미 일본으로 팔려 나갔다. 전쟁이 끝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고철 생산량이 대폭 줄었다. 다시 늘려면 대한민국에 산업이 더 커져야 했다. 전쟁 외에 고철이 많이 생기는 곳이 산업 현장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고철로는 철강의 생산에 필요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대한민국도 고철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변해야 했다.
“고철의 재고가 얼마나 있습니까?”
“8개월 정도 철강을 생산할 정도의 여유분은 됩니다.”
강남의 야적장에 고철을 엄청나게 쌓아 두었다. 그 많던 고철이 반 이상 사라졌다.
“미래 상사를 통해서 동남아시아에서 고철을 수입해 보세요. 그곳은 여유가 있을 것입니다.”
동남아시아는 철강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다. 발생하는 고철을 철강으로 만드는 시설이 없었다.
“알겠습니다. 동남아시아를 통해서 물량을 확보하겠습니다.”
“용광로가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아시죠?”
“네, 알고 있습니다. 전기로가 멈추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철을 녹이는 용광로나 전기로는 한번 멈추면 못쓰게 되거나 재가동시키는데 큰 비용과 시간이 걸린다. 용광로나 전기로에서 굳은 철이 문제가 되었다.
철광석을 녹이는 용광로의 경우는 철광석과 코크스, 석회석이 엉킨 슬래그 덩어리가 내부에 굳어서 제거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아예 고로를 못 쓰게 되었다.
전기로는 그나마 나았지만, 내부에 굳은 철을 녹이고 재가동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래서 제강 공장을 직기 전에 화력 발전소를 먼저 지은 것이다.
제철 과정에 용광로가 멈추면 안 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철을 일본에 안 파는 것인데…….’
버스가 떠난 후에 손을 들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때는 초기 자본 마련을 위해서 고철을 팔아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싸게 팔아치운 고철들을 다시 비싸게 사 와야 하는 상황이 아쉬울 뿐이다.
‘슬슬 철광석에서 철을 만드는 본격적인 제철 산업도 시작해야 하는데 돈이 너무 들어.’
제철은 고철을 전기로를 통해서 녹여 만드는 제강과 투입되는 자본의 규모가 달랐다. 일정 규모 이상으로 크게 지어야 경쟁력이 있었다. 아직은 무리였다.
‘울산에 철광산이 있는데…….’
울산에 달천 철장이라는 품질 좋은 철광산이 있었다. 노천 철광이라 지표에 가까이 있어서 철광석을 캐기도 좋았다.
‘제철에 철광석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 철의 생산이 늘어나면 그곳의 철광석만으로는 감당이 안 돼.’
제철에는 코크스와 석회석도 많이 들었다. 유연탄이나 코크스는 전량 수입해 와야 했다. 수출입 항구도 중요했다.
포항에 제철소가 들어설지 울산에 들어설지는 그때의 상황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제철소나 조선소, 자동차 공장의 위치가 전회차와 조금 달라질 수 있었다.
‘울산 제철이나 포항 조선소도 나쁘지는 않아.’
* * *
“미래 유리에 관해서 보고드리겠습니다. 유리 생산은 순조롭습니다. 일본에 수출하는 유리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유리회 사는 말 그대로 순조로웠었다. 저렴한 전기로 유리를 생산하여 국내에 공급하고 수출했다.
한국과 일본 모두 건설 경기가 호황이었다. 유리는 건설과 관련이 깊었다. 시멘트와 철강과 함께 유리 수요가 대폭 늘었다.
수요가 늘자 최근에 한국 유리라는 경쟁사가 생겼다. 경쟁사가 생겨도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바빴다. 경쟁사라고 해도 서로 경쟁이 안 되었다.
‘미래 유리에는 경쟁이 안 되지.’
인천 판유리 공장은 유리 용해로에 벙커C유를 사용했다. 벙커C유가 싼 기름이지만, 수입품이고 국내산 무연탄보다 비쌌다. 삼척 화력발전소의 발전 단가가 낮았다.
그곳에서 제강과 유리 공장에 사용되는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받았다.
미래 유리에서 사용하는 전기로가 더 효율적이고 저렴하게 유리를 생산했다. 품질도 미래 유리가 더 나았다. 경쟁이 치열해져도 이쪽이 더 유리했다.
“현재 수요를 공급이 못 따라가는 상황입니다.”
“유리 공장의 전기로를 추가해서 생산을 늘리세요.”
유리도 시멘트와 철강과 마찬가지로 한동안 수요가 늘면 늘지 줄지 않았다. 시설을 늘리는 만큼 돈이 되었다.
“이게 철강과도 관련이 있습니다만…… 전기가 부족합니다. 제강 시설을 먼저 증설하다 보니 유리는 증산할 여력이 안 됩니다.”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삼척에 대규모 화력 발전소를 지었지만, 늘어나는 전기 수요에 발전 용량이 따라가지 못했다. 전기가 부족해서 유리 공장의 증설이 불가능했다.
“산업부의 안 차관님은 뭐라 합니까?”
“저희보고 발전소를 추가로 지어 달라고 합니다.”
“이거 참 곤란하네요.”
국가에서 담당해야 할 기간산업을 개인 회사에 맡기고 있었다.
‘그건 아닌가? 이건 생각의 차이일 수도 있겠어.’
미국의 경우 철도와 항만, 전기, 의료까지 민영화하였다. 전력 회사는 버핏이 투자할 정도로 유망한 회사였다. 전기도 수요가 늘면 늘지 줄어들지 않았다.
‘이참에 한전과 같은 회사를 차려?’
전력 회사를 미래 그룹에서 차릴까 생각을 했지만…… 포기했다. 전기와 같은 기간산업은 정부의 통제를 많이 받았다.
군사 정권 시대에 손해를 보면서 전기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미국과 달랐다. 정부의 통제가 강했다.
‘정부와 엮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어.’
* * *
외화가 많이 들어가는 발전소 건설은 수지맞지 않는 장사였다. 외화를 쓰고 대금은 정부에서 한화로 받는 일이었다.
웬만하면 화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일은 맡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했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미래 그룹이 목마른 사람이었다. 전기는 더 많이 필요할 것이다. 최대한 지원을 받고 지어 주는 것이 나았다.
“음…… 다른 방법이 없네요. 안 차관님과 잘 이야기해서 최대한 발전소 건설비를 잘 받아 보세요.”
다행히 화력 발전소 건설 경험이 있었다.
‘발전소 건설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발전소에 사용되는 증기 터빈은 많은 곳에 사용되었다. 가스나 벙커C유를 사용하는 선박용 엔진도 증기 터빈이었다.
‘선박 엔진도 빨리 자체 생산을 해야 해. 껍데기만 만들어서는 이익이 적어.’
한국 조선소는 오랫동안 외국에서 생산된 엔진을 수입해서 사용했다.
증기 터빈은 디젤 엔진이 주력이 될 때까지 한동안 선박에 널리 사용되었다. 발전소를 많이 지으면 그러한 기술을 축적할 수 있었다.
‘디젤 엔진 기술은 트럭을 통해서 배우고 있어.’
증기 터빈과 디젤 엔진을 자체 생산할 수 있으면 활용할 곳이 많았다.
‘디젤뿐만 아니라 증기 터빈도 괜찮아. 물을 끓일 수만 있다면 모든 연료를 사용할 수 있으니.’
선박은 연료의 보관과 관리 때문에 벙커C유를 사용했다. 하지만 발전소는 무연탄을 사용할 수 있었다. 지금 한국에서 전기를 생산하는데 무연탄만큼 저렴한 연료가 없었다.
‘한동안 무연탄으로 저렴하게 전기를 생산하다가 다른 연료로 바꾸면 돼.’
발전소의 연료를 바꾸어도 증기 터빈은 계속 사용할 수 있었다. 연료 계통만 바꿔 주면 되었다. 발전소의 연료 변경이 쉬웠다.
‘전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해. 발전소를 지어 주고 생색이나 내자.’
발전소를 짓는 것은 미래 그룹에 이점이 많았다. 짓는 데 필요한 재료에 자체 조달할 수 있는 부분이 늘었다. 시멘트와 기계 공업, 제강 회사 덕분에 외화가 예전만큼 많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미래 그룹에서 추가로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