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91)
민국의 초석
미래 기계 공업과 상사는 업무가 방대했다. 보고를 받고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었다. 이창동 사장에게 간략하게 보고하게 했다.
“미래 기계 공업은 특별한 사항만 보고하세요. 일일이 이야기하다가는 끝이 없어요.”
“아! 보고할 게 많은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막상 보고해야 할 내용이 없습니다. 하하.”
기계 공업은 많은 계열사와 관계가 있었다. 금융과 몇 가지를 제외하면 안 관련된 것을 찾는 것이 더 힘들었다. 반면에 그 회사만의 특별한 내용이 없었다.
회사로 본다면 지원 부서와 같았다. 많은 일을 하지만 그룹에서 표가 안 났다.
“그렇지요. 하지만 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계열사니, 특별히 신경을 써서 살펴봐 주세요. 기계 공업 기술 향상이 다른 계열사들에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증권이 금융과 자본주의의 꽃이라면, 기계 공업은 소재와 함께 산업의 근간이었다.
“미래 그룹은 앞으로 대규모 장치 산업에도 뛰어들 것입니다. 거기에 미래 기계 공업의 힘이 필요합니다.”
“대규모 장치 산업 말입니까?”
“미래 그룹은 석유 화학이나 정유 산업에도 진출할 생각입니다.”
“그러려면 정말 미래 기계 공업의 실력을 많이 키워야겠습니다.”
장치 산업은 말 그대로 어떤 제품을 생산하기 위하여 거대한 설비와 각종 장치가 있어야 하는 산업이었다.
기계 공업과 관련이 깊었다. 장치 산업은 공장이 거대한 기계였다. 그런 기계를 만들고 설치해야 했다.
“기계 공업을 건설, 조선이 보조해 줘야 해요.”
장치 산업에는 건설과 조선이 추가적 필요했다. 둘 다 거대한 구조물을 만드는 일이었다. 장치 산업은 거대한 기계이자 구조물이었다.
건설과 조선은 상당히 비슷했다. 두 가지 중 하나 또는 둘 다 있으면 도움이 되었다.
“그전에 미래 상사에서 미용 산업에 진출에 대비해 주세요.”
“미용 산업 말입니까?”
장치 산업을 이야기하다가 미용을 말하자 뜬금없어했다. 서로 매치가 되지 않았다.
“미용 산업도 장치 산업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구상한 내용을 이창동 사장에게 들려주었다.
“지금 미래 그룹에서 하는 합섬&방직, 미용 산업, 제약 산업 모두 장치 산업을 하는 데 필요합니다.”
“부회장님, 실례지만…… 그것은 반대 방향이 아닙니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역순도 가능합니다. 우선 시장을 크게 하고 그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대한민국은 장치 산업을 먼저 시작하고 연관 산업이 발달했다. 경제가 성장한 70년대에 대규모 차관을 도입해 장치 산업을 먼저 발전시켰다.
이후에 그것을 기반으로 미용이나 제약 산업이 발달했다. 그 반대도 역시 가능했다. 연관 산업은 서로 영향을 주었다.
“장치 산업은 자본이 많이 듭니다. 지금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자본이 적게 드는 것부터 시작하시죠.”
정부의 도움 없이 보다 빠른 시기에 장치 산업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자본을 더 모으고 시장을 먼저 키우는 것이 나았다.
“미용 관련 원재료를 수입해서 가공하여 수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하지요.”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그쪽은 미국이나 세계 시장에 파고들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상사를 맡고 있어서 그 시장이 어려운 분야라는 것을 알았다. 로레알 외에도 쟁쟁한 업체가 많았다. 파고들기 쉽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미국의 교포 사회와 S.P.A라는 유통 회사가 있습니다. 미국 시장도 한번 도전해 볼 만합니다.”
“부회장님의 미국 방문은 그것을 위한 것이었습니까?”
“뭐, 그런 셈이지요.”
여러 가지 일로 미국을 다녀왔지만, 그런 목적도 없지는 않았다. 유통 회사와 미국 교포 사회라는 판로는 미래 그룹의 미국 진출에 중요했다.
‘베트남 전쟁 전에 화학 공업이 발달하면 좋아.’
화장품의 주재료인 글리세린을 질산화하면 나이트로글리세린이라는 다이너마이트의 원료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면화를 질산화하면 나이트로셀룰로스, 새똥인 구아노를 질산화하면 나이트로구아노가 되었다.
이 세 가지만 있으면 총포에 들어가는 화약 대부분을 만들 수 있었다. 베트남전에는 한국전쟁의 몇 배나 되는 화약이 사용되었다.
‘그중 일부만 가져와도 큰돈이 돼. 화약이 아니더라도 장치 산업이 발달하면 도움이 돼.’
미국은 베트남전에 엄청난 돈을 퍼부었다. 그중 일부만 가져와도 컸다. 중화학공업이 먼저 발달한 일본이 그 과실을 대부분 가져갔다.
‘군대도 파견하지 않고……. 일본은 참 운이 좋아.’
그 운을 조금 가져가기로 했다.
* * *
미래 상사도 기계 공업과 같이 미래 그룹의 대부분 계열사와 관련이 있었다.
해외 기술 도입, 기계와 시설 수입, 상품의 수출입 등 그룹의 전반적인 사항을 다루었다. 미래 상사가 그 일을 맡고 있었다.
여기도 그런 일들을 다 보고하면 끝이 없었다. 미래 상사에는 한가지 사항만 주문했다.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 보세요. 세계에 일본과 미국 말고도 수많은 나라가 있습니다.”
일본이 가깝고 미국은 시장이 컸다. 하지만, 그 외에도 시장은 넓었다.
“예를 들면 동남아 시장입니다. 이번에 고철을 수입하면서 그곳에 팔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세요.”
상사에서 동남아 고철을 수입했다. 그 외에도 동남아시아와 교역량이 늘고 있었다.
가까운 것에 비해서 소홀하게 다룬 시장이었다. 그 시장을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가 가져갔다. 아쉬운 시장이었다.
‘베트남 전쟁 전에 동남아에 거점이 있으면 유리해.’
“의류나 식품도 괜찮습니다. 동남아는 구매력이 낮지만, 인구기 많아요. 저렴한 라면을 그곳에 팔아 보세요.”
동남아가 개발 도상국이고 생활 수준이 낮지만, 지금은 한국보다 오히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필리핀은 상당히 잘 사는 수준이었다.
동남아에 라면과 같은 것이 의외로 잘 먹혔다. 동남아는 많은 라면을 소비하는 시장이었다.
일본보다는 못하지만, 한국보다는 잘 팔릴 것이다. 무엇보다 인구가 많고 시장이 컸다.
일본에서 파는 물량 이상을 동남아시아에 팔 수 있을 것이다.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은 미국만큼 큰 시장이었다. 매출액이 크지 않지만, 미래 상사가 꾸준히 거래하고 있었다. 유럽 시장을 키울 필요가 있었다.
“참치 통조림, 피시 앤 칩스용 대구와 명태 필레를 팔면서 의류나 패션 상품도 팔아 보세요.”
유럽은 어패럴이 진출 안 했다. 그쪽의 브랜드를 수입해서 미국의 S.P.A 매장에 납품했다. 반대도 가능했다.
“그곳도 OEM으로 들어갑니까?”
“유럽은 OEM이 쉽지 않을 거예요. 그들은 자신의 브랜드 제품을 직접 만드니까요.”
유럽의 패션 브랜드는 명품이 많았다. 그들은 품질 관리를 위해서 직접 상품을 만들었다.
“그쪽 시장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S.P.A 자체 상표로 시도해 보지요.”
S.P.A 중 패션만 따로 먼저 진출할 수 있었다. 패션만 진출한다면 매장이 작아도 상관없었다.
“유럽에 S.P.A 패션 매장을 진출시키는 것도 고민해 봅시다.”
“그곳에 S.P.A를 말입니까? 미국에서 하는 방식이 먹힐까요?”
“오히려 미국보다 더 잘 먹힐 수도 있어요. 저렴한 상품의 수요는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유럽에 명품 브랜드들이 많아 패션은 진출하기 어렵다는 고정 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ZARA와 같은 패스트 패션, SPA가 가장 먼저 탄생한 곳이 유럽이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였다. 명품 브랜드의 자동차들이 많지만, 폭스바겐과 같은 상대적으로 저가의 작은 차가 많이 팔리는 곳도 유럽이었다.
유럽 사람들이 비싼 명품으로 도배하고 다니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저가의 시장이 미국보다 클 수가 있었다.
“유럽에 S.P.A 매장의 진출이라…… 한번 검토해 보겠습니다.”
그가 즉답을 회피하는 것은 S.P.A 업무가 상사의 업무와는 달랐기 때문이었다. 기본적으로 상사는 물건을 팔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상사가 상품의 사후 관리를 하기도 하지만, 주로 해당 판매 기업이 했다. 상사는 기본적으로 거간꾼이며 수수료 장사였다. 하지만 S.P.A 사업은 달랐다.
매장 개점과 관리에 관한 모든 것을 상사에서 맡아서 해야 했다. 많은 업무가 필요한 일이었다. 미국은 미주 지사와 이학수가 맡아서 했다.
유럽은 아직 지사도 없었다. 먼저 유럽 지사부터 만들어야 했다.
“그 일은 급한 것이 아니니, 천천히 진행해도 돼요.”
유럽 지사도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할 일은 아니었다.
“그것보다 미래 상사가 변했으면 해요.”
“어떻게 말입니까?”
“너무 한쪽으로 치우쳤어요. 미래 상사가 그룹의 수출입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요.”
상사는 ‘라면에서 미사일까지’라는 말에 어울리게 돈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한다.
미래 상사는 현재 그룹의 수출입을 담당하는 회사에 가까웠다. 그것만 해도 충분히 일이 많고 돈도 되었다.
새로운 아이템의 개발이나 다른 분야로의 진출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한국 중소기업의 물품도 취급해 보세요.”
“그들에게 팔 만한 상품과 충분한 수량이 있겠습니까?”
“찾아보면 있을 것이에요. 그들은 숫자가 많습니다.”
‘사실 지금 수출할 만한 아이템이 없기는 하지.’
한국은 재벌과 대기업 위주로 산업이 성장하여 중소기업이 약했다. 중소기업 상품을 취급하라는 것은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
“수출뿐만 아니라 수입 물량을 모으면 그것도 상당 금액이 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상사 내에 그쪽을 담당하는 부서를 만들겠습니다.”
한국의 상사는 일본의 종합 상사를 흉내 내어 만들었다. 그러나 그들의 주된 업무가 조금 달랐다.
일본의 종합 상사는 말 그대로 자국의 모든 회사와 상품을 거래했다. 단지 일본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나라들 사이의 거래조차 관여했다.
그에 반하여 한국의 상사는 다른 회사의 상품보다 속한 그룹에서 생산하는 상품의 비중이 컸다.
그룹에 속한 계열사들의 규모가 커지고 직접 수출입을 담당하자 비중이 줄어들고 쇠퇴했다.
‘한국의 종합 상사는 매우 아쉬워.’
오랫동안 종합 상사의 전성기를 누려온 일본과 달리 한국은 그 전성기가 짧았다. 미래 상사를 일본의 종합 상사와 같이 만들어야 했다.
일본의 5대 종합 상사인 미쓰비시 상사와 이토추 상사, 미쓰이 물산, 스미토모 상사, 마루베니는 버핏이 투자할 정도였다. 자원 개발에서부터 안 하는 것이 없었다.
소재와 기계 공업 등과 함께 일본 경제를 이끄는 주력이었다. 미래 상사를 그런 회사들과 맞먹는 규모로 키워야 했다. 우선 국내 중소기업의 개발이었다.
‘이것은 동시에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을 키우는 일이야. 중소기업이 튼튼해야 경제가 더욱 안정적으로 돌아가.’
일본은 소재와 기계와 관련된 중소기업도 많았다. 일본이 장기 불황에도 건재한 것이 그들 덕분이었다.
그런 회사들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종합 상사의 역할이 컸다. 중소기업이 수출에 힘을 쓰기는 힘들었다.
‘코트라(KOTRA)가 있지만…… 그것이 생기고 제대로 돌아가려면 한세월이야.’
코트라가 생긴다고 해도 국내는 중소기업이 성장하기 힘든 환경이었다. 국가가 나서 줘야 하는데 오랫동안 대기업 위주로 정책을 폈다.
“이 일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국가가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못 하기에 미래 그룹이 그 일을 맡아서 해야 했다.
‘아무리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하지만…… 너무하네.’
미래 그룹이 최고의 재벌이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었다. 기초가 약하면 건물을 제대로 세우기 힘들었다.
“미래 상사가 대한민국의 튼튼한 초석이 되어 주세요.”
경제 발전을 위해 앞장서서 싸우는 첨병(Vanguard)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