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93)
과 여의도
미래 호텔은 그동안 명성이 많이 올랐다.
―한국에 이런 멋진 호텔이 있는지 몰랐소.―
―여러 귀빈이 여기서 묵고 가셨습니다.―
―덕분에 이곳에서 편히 쉬다 가오.―
대한민국의 대표 호텔로 자리 잡았다. 호텔의 1층과 레스토랑과 커피숍이 있었다.
―이번에 출시한 쌀국수 라면입니다. 베트남에서 인기가 있을 겁니다.―
―쌀국수로 라면을 말이오?―
―맛도 괜찮습니다.―
베트남 수입상을 위해 호텔 레스토랑에서 쌀국수 라면을 끓여 왔다.
―맛있군요. 그런데 개당 얼마요?―
―개당 15센트입니다.―
―가격이 너무 비싸요. 그냥 쌀국수를 끓여 먹고 말지.―
―전투용 식량이라면 괜찮은 가격일 것입니다. 100만 개 이상 사시면 10센트까지 해 드리겠습니다.―
―군부에서 매입해 줄지 모르지 않소.―
―응우옌 씨라면 가능하지 않습니까?―
―음…….―
―어차피 베트남 정부에서 내는 돈도 아니지 않습니까?―
베트남에서 두 진영의 대리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미국이 베트남에 군비를 지원했다.
―돈이 많이 들어서 그러지요.―
베트남의 군부도 만만치 않게 부패했다.
―얼마로 적어 줄 수 있소?―
베트남 기업가도 만만치 않았다.
―죄송합니다. 그건 제 소관 밖의 일입니다.―
―그럼 나에게 별 이득이 없지 않소.―
―라면은 전 세계에서 미래 식품이 최고입니다. 미국도 인정합니다.―
미국에서 돈을 타내는 것이라, 유명 업체가 나았다.
―알겠소. 물량은 얼마나 공급해 줄 수 있소?―
―원하시는 만큼 가능합니다.―
미래 식품은 세계 최대의 라면 생산 회사였다. 그들이 원하는 만큼 공급할 수 있었다.
―납품하는 물량이 많다면 수익도 커지지 않겠습니까?―
탐욕에 눈이 빛났다. 라면을 베트콩에게도 팔아먹을 기세였다. 베트남 전쟁은 미군이 참전해도 이길 수 없는 전쟁이었다.
레스토랑과 커피숍에서 수입상과 상사원들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많은 비즈니스 이야기가 오갔다.
호텔의 로비에 광고판과 팸플릿이 있었다. 가까운 곳에 미래 그룹 홍보관이 있었다.
그곳에서 한국과 미래 그룹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었다. 홍보관은 미래 그룹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1층과 2충의 연회장에서는 국내외의 각종 행사와 전시회, 공연들이 열렸다. 미래 호텔은 한국 최고의 비즈니스, 정보, 문화 공간이었다.
* * *
“너무 자주 오는 것 아니에요?”
“뭐 어때, 결혼할 사이인데.”
“그래도 좀 그래요.”
“괜찮아. 여기 말고는 데이트를 할 곳이 없어.”
초유진과 미래 호텔에서 데이트했다. 호텔에는 다양한 편의 시설과 객실이 있었다. 연말에 연인들이 데이트하기 좋은 곳이었다.
‘객실을 이용 못 한다는 것이 아쉽네.’
재벌이 호텔을 가지면 좋은 점이 많았다.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었다. 유진이가 응하지 않아서 사용하지 못했다. 남 좋은 일만 시키고 있었다.
‘오래 참은 후 먹는 마시멜로가 더 달콤한 법이야.’
그래도 호텔이 있으니 장점이 있었다.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둘만의 전용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역시 재벌이라면 호텔 전용 공간이지.’
전용 공간 덕분에 다른 사람의 눈치를 안 보고 데이트할 수 있었다.
‘이거라도 어디야. 창경원이나, 명동, 남산에서 그럴 수는 없잖아.’
두 사람 모두 유명인이라, 사람 많은 곳에서 데이트를 하면 난리가 났다. 제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했다.
‘빨리 서울역에 미래 백화점과 놀이동산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기봉 녀석이 그 일을 계속해서 방해했다. 발전소나 다른 공익 시설이면 강하게 밀어붙이겠는데…… 백화점과 놀이동산은 명분이 애매했다.
‘그냥 용인이나 수원에 언제나 랜드라도 만들어 버려?’
마음은 그렇게 하고 싶었지만…… 잠시 데이트하기 위해서라기엔 지나친 낭비였다.
‘아무리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이라도 그건 오버지.’
서울역에 백화점과 놀이동산을 짓는 것이 가장 좋았다. 지금 지으면 데이트에는 이용하지 못하겠지만, 아이들이 태어난 후 가족 나들이에 좋았다.
‘결혼으로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괜찮은 백화점과 놀이동산이 있으면 좋아.’
그것은 호텔과 마찬가지로 재벌이 가지고 있으면 좋은 것이다. 하지만 이기봉에게 부탁할 생각은 없었다.
군사 정권이 들어선 후 서울역의 현대화 작업을 시작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나았다.
‘그런데…… 그렇게 기다리기에는 좀 아쉽다는 말이야. 군사 정부에서 해 줄지도 알 수 없고…… 저쪽에서 알아서 부탁하고 들어오게 할 방법이 없을까?’
방법을 고민하고 협상할 거리를 찾았다.
* * *
미래 호텔에서 산업부의 안 차관을 만나기로 했다. 비즈니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호텔이 있는 게 여러모로 편리했다.
“미국 잘 다녀왔다는 소식은 들었어. 영도 조선소와 당진의 화력 발전소는 고마워.”
“선배님에게 그 정도는 해 드려야지요. 이번에 미국을 다녀오는데 불편한 것이 있더군요.”
“대체 무엇이 후배를 그리 불편하게 하던가?”
산업부의 안 차관은 신세 진 것이 많아서 무엇이든 들어 줄 분위기였다. 하지만 부탁하는 것은 싫었다.
제안하고 정당한 거래를 해야 했다. 그래야 뒤탈이 없었다.
“여의도 국제공항이 너무 작고 불편하더군요.”
“그렇지. 그래서 올해 국제선 일부를 김포 신공항으로 옮기려고 하고 있네.”
“김포 신공항은 미군이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김포 공항은 군사 공항이었다.
“마침 미군 공군이 수원과 오산으로 이전하기로 했어.”
그 사실을 알고 만났다. 상대의 니즈(needs)를 건드려 주었다.
“미군 공군에서 사용하던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려면 불편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어쩌겠는가? 국가에 돈이 없는데…… 혹시 자네 관심이 있나?”
미끼를 던지니 바로 물었다. 이제는 바늘에 걸린 고기와 밀고 당기는 실랑이를 해야 했다.
“에이, 또 외화가 많이 드는 공사를 맡겨 놓고 한화로 주시려고 그러죠.”
“어쩌겠는가? 이기봉하고 태창이 외화를 다 당겨 가 버리는데…… 미래 그룹은 사정이 좋지 않은가?”
“매번 남지도 않는 장사를 할 수 없지요.”
남지 않는 장사를 한다는 것은 장사꾼이 언제나 하는 말이다. 그것을 믿어서는 안 된다.
영도 조선소는 크게 남는 장사였다. 당진의 발전소는 큰돈은 안 되지만, 미래 그룹이 필요한 일이었다. 전기는 언제나 부족했다.
“내가 최대한 예산을 배정해 볼 테니, 후배님이 맡아 봐.”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이니…… 제가 맡겠습니다.”
“역시 후배님은 애국자야.”
“이왕 하는 거, 김포 공항을 제대로 만들어 보시죠.”
“어떻게 말인가?”
한 번 밀었으니, 이번에는 제대로 당길 때였다.
* * *
공항과 관련하여 산업부 안 차관에게 혹할 만한 제안을 했다.
“이번 기회에 여의도 공항 시설 전부를 김포 신공항으로 이전해 버리시죠.”
“그건 괜찮은 생각인데…….”
“미래 그룹이 김포 공항을 멋지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그럼 여의도 공항 부지는?”
‘생각보다 눈치가 빠르네.’
“그곳을 메워서 서울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면 좋을 것입니다.”
“자네 혹시 여의도 공항 부지를 노리나?”
“그건 아닙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김포 공항의 현대화와 여의도를 재개발하려고 합니다.”
그 말이 그 말이지만, 조금 다르게 이야기했다.
‘전기와 마찬가지야. 지금 해야 하는 일이야.’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도시가 빠르게 성장했다. 서울에 새로운 땅이 필요했다. 여의도가 가장 적당한 곳이었다.
서울 도심에 가깝고 어느 정도 기반 시설이 되어 있다. 강남 시대가 오기 전에 먼저 여의도가 개발된다.
“그러면 미래 그룹에 특혜 의혹이 생기지 않겠는가?”
“그곳을 노리는 그룹이 있습니까?”
“그건 아니네. 그래도 서울 부근에 시가지를 새롭게 개발한다면 그곳만 한 곳이 없지.”
산업부 차관답게 여의도의 입지가 좋은 것을 알았다. 서울 주변을 개발한다면 뚝섬이라 불리는 성수동과 여의도 정도였다.
그중 여의도가 가장 입지가 좋았다.
“그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개발이 어려운 지역입니다. 여의도는 비만 오면 침수되는 지역이 아닙니까?”
여의도 비행장은 공간이 협소한 것도 있지만, 비만 오면 상습 침수가 되는 지역이었다.
장마철이 되면 공항이 제 기능을 못 했다. 그래서 김포가 여의도의 대체 공항으로 개발된 것이다.
“그것은 맞지만…… 서울 남쪽은 다 그렇지 않은가?”
침수 문제는 성수동이나 여의도 잠실, 강남과 같은 한강 남쪽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이들 지역은 훗날에도 물난리가 나면 자주 침수가 되는 곳이었다.
“그러니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것입니다. 그곳에 새로운 제방을 쌓고 땅을 메울 그룹이 지금 대한민국에 있습니까?”
“…….”
그 말에 산업부 차관이 아무 말도 못 했다. 다른 재벌그룹은 정부의 원조와 차관만 따먹으며 쉽게 돈을 벌려 했다.
사회 기반 시설인 제방과 철도, 고속도로, 다리에 투자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 부분은 국가가 투자하고 민간이 시공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지금 국가에 돈이 없었다. 원래에도 부정부패로 많은 외화가 새어 나가는데…… 이기봉이 태창을 지원하면서 더욱 외화 자금이 말랐다.
미래 그룹이 외화를 벌어서 국내로 공급하지 않았다면 국가 경제가 흔들릴 정도였다. 국내에 그러한 사업을 할 만한 회사가 없었다.
“특혜가 걱정된다면…… 공개로 그 사업을 민간에서 개발하게 하십시오.”
“민간 투자 사업(民間投資事業)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제일 좋은 개발 계획을 낸 회사에 그 사업을 맡기는 것입니다.”
“그런 큰 공사를 민자 사업으로 하겠다는 회사가 있겠는가?”
할 만한 회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제안했다.
“그러면 더욱 좋지요. 자연스럽게 특혜 시비가 없어지지 않겠습니까? 할 사람이 없어 미래 그룹이 맡는 것을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그건 자네 말이 맞네. 누가 뭐라 할 수 없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하면 말이 나올 수 없었다. 모두에게 기회를 주었다. 기회를 주어도 못하는 것이다.
‘이보다 나은 명분은 없어.’
“비행장이 옮겨 가면 여의도를 개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땅을 그냥 내버려 두기는 아깝습니다.”
“그건 그렇지.”
“선배님 말씀대로 서울 주위에 새롭게 시가지를 개발할 곳이 여의도 말고는 없지 않습니까? 이 일은 국가와 민족에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그 말은 맞았다.
“여의도 개발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
이게 이루어지면 저번 회차보다 20년이나 빠른 개발이었다.
“멋진 공항과 신도시가 생기는 일입니다.”
* * *
안 차관과 더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 논의했다. 개발 방식과 관련된 것이었다.
“김포 공항의 확장과 여의도 개발에 대해서 산업부에서 민간 개발사업을 공고하라는 말인가?”
이것은 민관 협력 사업에 의한 도시 개발 계획이었다. 이 방법이 남용되어 문제지, 공공 택지 개발에 효율적이었다.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하시죠.”
“그게 뭔가?”
“서울역 현대화 사업입니다.”
“그건 보류가 된 사업이 아닌가?”
이번 기회에 서울역 현대화 사업도 묶어서 처리하기로 했다.
“공항과 함께 철도도 국가의 중요한 사회 기반 시설입니다. 하는 김에 둘 다 하시죠. 명분도 좋지 않습니까?”
“명분 말인가?”
모든 일에는 명분이 중요했다. 철도는 공항과 함께 개발하기 좋았다.
“서울역 현대화 사업은 여의도 개발만큼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철도는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까지 대한민국의 핏줄이었다. 가장 많은 여객과 물류를 담당했다. 철도의 중요함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음…… 후배님 말대로 나쁘지 않군.”
“나쁘지 않은 게 아니라 좋은 것입니다. 두 가지 모두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필요한 사업들입니다.”
국가와 민족은 어디에나 붙이기 좋았다. 정치인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정부와 다른 기업에서 못 하니, 어쩔 수 없이 저희가 하는 것입니다.”
반은 틀리고 반은 맞았다. 다른 것은 몰라도 서울역과 여의도 재개발은 큰돈이 되는 사업이다.
동시에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사업인 것도 맞았다.
미래 그룹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곳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아무리 미래 그룹이라도 3가지 사업을 동시에 하기는 어려울 것인데…….”
“우선 공사 시기를 나누어 주십시오.”
산업부의 안 차관의 말대로 세 개를 동시에 하는 것은 미래 그룹이라도 불가능했다. 공사 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김포 공항 확장은 정부 발주로 해 주십시오.”
거기에 기대 수익이 적은 김포 공항은 민자 사업이 아닌 정부 발주로 돌렸다.
“뭐, 김포 공항이야 어차피 정부의 예산으로 하려 했으니, 문제 될 것은 없네.”
‘잘 되었어.’
“공사 시기는 어떻게 나누어 주면 되겠나?”
“김포 공항과 서울역은 내년 중순쯤 부탁드립니다. 여의도 재개발은 내년 하순이나 내후년 정도면 되겠습니다.”
내년 중순쯤 되면 상계와 장안의 대규모 아파트 건설 사업이 마무리될 것이다. 그곳에 투입된 인력을 김포 공항과 서울역 현대화 사업에 돌릴 수가 있었다.
미래 건설은 공사가 끝나고 바로 다른 일을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인력과 장비를 놀리지 않고 연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건설은 사람과 장비를 놀리면 그것도 비용이었다. 그런 면에서 조선과 건설은 상당히 비슷했다. 둘 다 시설과 사람을 놀리면 돈이 들었다.
‘조금 부담이 되지만 할 만해. 서울역과 여의도는 개발만 되면 큰돈이 되는 사업이야.’
미래 건설에는 쉬지 않고 일거리를 마련해 줄 수 있었다.
“그건 후배님이 원하는 대로 하지. 미래 그룹이 아니면 어차피 그 일을 맡을 사람이 없으니.”
“이 일은 조국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공항을 미끼로 던지고 서울역과 여의도 재개발 사업을 맡을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일은 여러 가지 이점이 많았다. 개발 사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끝내고 일어나려 했다.
“잠깐만 기다리게. 아직 할 이야기가 더 남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