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95)
여의도 개발
김포 공항 확장 발주가 끝난 후 서울역과 여의도 재개발에 관한 민간 투자 사업에 관한 공고가 떴다. 주요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것이 더 큰 건이었다.
“김포 공항 확장 공사 건은 잊고 서울역과 여의도 재개발 사업 건에 집중해 주세요. 이게 더 중요한 일입니다.”
김포 공항 입찰 실패로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잡았다.
“알겠습니다. 상사의 협조를 얻어서 공사 시방서와 설계도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하는 김에 크고 멋지게 만들어 보세요.”
“이번에도 다른 건설사들이 나서서 훼방을 놓지 않을까요?”
김포 공항 입찰 실패가 충격이 컸던 모양이었다.
“규모를 축소하여 저렴하게 가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건설에서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어 만든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타격을 입지.’
“민자 사업은 관급 공사와 다릅니다. 투자자와 건설사가 공사비 전액을 부담해야 합니다. 정부에서 돈이 들어가는 것이 없습니다.”
정부가 민자 사업을 좋아하는 이유였다.
“건설사가 중간에서 해 먹을 것이 없어요.”
민자 사업에서 기간과 공사비를 늘려 봐야 자신만 손해였다
“크고 거창하면 더 좋아요.”
“그건 그렇겠습니다.”
“비용은 생각하지 말고 다른 회사는 감히 넘보지 못하도록 멋지게 만들어 보세요.”
“알겠습니다.”
사업 규모를 크게 하여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것이 더 나았다. 공사비가 커지는 만큼 다른 회사가 쉽게 덤비기 어려워졌다.
“정부의 관계자도 입이 벌어져서 다른 말이 안 나오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 * *
미래 상사와 건설이 협력하여 조감도와 시방서, 설계 도면을 완성했다.
“여의도 신도시는 인도에 건설된 찬디가르를 모티브로 했습니다.”
인도에 찬디가르라는 신도시가 이 시기에 건설되었다. 상당히 잘 만든 계획도시였다.
그 찬디가르 도시를 설계한 사람이 르 코르뷔지에였다. 그는 근대 건축의 아버지라고도 불렸다. 동시에 커튼웰 빌딩과 대단지 아파트 방식을 확립했다.
그의 건축 이론과 디자인은 매우 효율적이었다. 인구에 비해 땅이 적은 대한민국에 적합했다.
‘한국에서 대성공을 거뒀지.’
르 코르뷔지에는 한국 건축에 큰 영향을 끼쳤다.
“거기에 뉴욕의 맨해튼도 참고하세요.”
여의도 개발사 업은 고층의 비즈니스 센터 빌딩과 고층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었다. 수변을 따라서는 공원들이 조성될 것이다. 인도의 찬디가르와 미국 맨해튼을 참조했다.
‘여의도는 맨해튼의 축소판이 될 거야.’
규모는 맨해튼보다 작지만, 그 안은 맨해튼에 못지않게 멋진 시가지를 만들 생각이었다.
* * *
서울역에 지어지는 백화점과 놀이동산도 마찬가지였다. 백화점의 규모는 유럽과 미국에 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곳에서 쇼핑과 음식, 문화, 휴식, 오락 등을 한 번에 다 해결하게 할 것입니다.”
내부에 복합 영화관과 식당가, 수족관 등 각종 편의 시설이 있었다. 미래에 잠실에 생기는 놀이동산보다 멋진 놀이 시설도 설치하기로 했다.
“더 이상 그곳을 백화점이라고 부르기 어렵겠습니다.”
백화점은 백화(百貨), 많은 물건을 판다는 말이었다. 서울역의 백화점은 물건뿐만 아니라 서비스도 판다.
“이번에 만드는 백화점을 복합 문화 공간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복합 문화 공간이라는 개념은 아직 선진국에도 없었다. 시간이 한참 흘러야 나타났다.
“복합 문화 공간 말입니까?”
“상품을 파는 곳이 아닌 문화를 선도하는 곳이 될 것입니다.”
물건만 팔기 위해서라면 이 시대에 돈만 많이 드는 백화점을 지을 필요가 없었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널려 있었다.
“대한민국의 문화를 선도한다…… 멋진 말입니다.”
“정 사장, 틀렸어요.”
“네?”
“그곳이 세계의 문화를 선도할 거니까요.”
‘한동안 수익을 내기는 어렵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하지.’
문화 산업은 큰돈이 되었다. 직간접적으로 부가 효과가 더 큰 산업이었다.
이번에는 그들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앞에서 이끌 생각이었다. 한류의 물결이 더 빠른 시대에 더 강력하게 전 세계에 몰아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그것으로 큰돈을 벌었다. 대한민국은 그들보다 늦게 뛰어들었다.
“그것이 앞으로 큰돈이 될 거예요.”
미래 건설은 서울역과 여의도 재개발과 관련해서 멋진 청사진을 그려 정부에 제출했다.
* * *
“현재까지 민자 사업에 응한 회사가 있는가요?”
“아직 없습니다.”
“그래도 유심히 보세요.”
두 사업은 김포 공항과 달리 미래 그룹이 반드시 가져가야 하는 공사였다. 꼼꼼히 체크해야 했다.
“다른 회사의 동향을 살펴보고 있습니다만…… 아예 관심조차 없습니다.”
“속임수는 아니겠지요?”
“그들은 제 돈으로 사업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부회장님께서 우려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두 사업에 지원하는 회사가 없었다. 민자 사업은 자기 돈을 투자해야 하는 사업이었다.
남의 돈으로 사업을 하는 이들이 관심을 보일 분야가 아니었다. 다른 방법은 은행의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해야 하는데…….
“은행들도 나서지 않는 모양이지요?”
“아무래도 저희 계획은 무모해 보이니까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사업에 막대한 돈을 빌려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 두 사업에 돈을 빌려주겠다고 하는 은행이 없었다. 은행이 보기에 두 사업 모두 무모해 보였다.
“미래 그룹이 맡게 되는 것이 확실하겠네요.”
“다른 곳에서 저번처럼 설계를 변경해서 지원해도 채택되기 힘들 것입니다.”
이 일은 정부가 돈을 내지 않는 사업이었다. 정부는 투자자가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이 좋았다. 그 돈을 회수할 수 있는지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
은행과 건설사들도 그것을 알기에 함부로 못 나서는 것이었다.
“날파리가 붙지 않아 좋네요.”
어설프게 계획을 세우면 채택이 되지 않을 것이다. 미래 그룹처럼 규모를 크게 하면 성공을 보장할 수 없었다.
‘우리도 현재를 보고 하는 사업이 아니야.’
미국의 디즈니랜드도 처음 계획될 당시에는 그다지 매력적인 아이디어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런데 괜찮겠습니까? 부회장님.”
그런 우려는 미래 그룹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건설의 정몽구 사장도 주저할 정도였다.
“미래 그룹은 그럴 여유가 됩니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미래 그룹으로 많은 외화가 유입되고 이익이 많았다. 부담스럽긴 하지만,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서울 중심가에 백화점과 놀이동산이 결합한 사업은 돈이 되는 사업이었다. 한국에서 샤롯데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사업을 시작하기에 이른 시기이긴 하지만…… 해결할 방법도 생각해 두었어.’
여의도 개발도 마찬가지였다. 그곳은 대한민국의 중심지가 될 곳이었다. 그곳 역시 계획대로 개발한다면 이 시대에 큰돈이 되게 만들 수 있었다.
그 두 곳을 저번 회차보다 더 멋지게 개발할 것이다.
“부회장님, 조감도가 나왔습니다.”
“괜찮네요.”
청사진이 멋지게 나왔다. 정부에서 거부하기 힘들 정도로……. 결국 미래 그룹이 제안한 사업이 채택될 것이다.
여의도에 미래 그룹의 새로운 본사를 지을 생각이었다. 벌써 서울역 앞에 지은 본사 건물이 좁아졌다.
’60년대에 미래 그룹의 여의도 시대를 여는 거야.’
그다음은 강남 시대였다. 70년대가 오기 전에 강남 시대를 열 것이었다. 역사는 변해도 입지는 쉽게 변하지 않았다.
그것을 위해서 지금부터 여의도 개발 공사가 들어가야 했다.
“부회장님, 이 계획대로 가도 괜찮겠습니까? 막대한 공사비가 듭니다.”
“정 사장, 지금은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잘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예요.”
* * *
서울역과 여의도 재개발 민자 사업에 대해서 정부에서 공식적인 발표가 났다.
그 발표에 서울시민과 국민은 모두 흥분했다. 미래 그룹이 내어놓은 두 곳에 대한 청사진은 모두가 고대할 정도로 멋졌다.
―아시아 최대 백화점과 놀이공원 한국에 들어서나?―
―극일의 대한민국, 일본을 능가하는 규모와 시설.―
―미래 그룹이 서울역 현대화 사업에 나서다.―
―한국의 맨해튼을 여의도에 만들다.―
―여의도를 아시아의 심장으로 만들다.―
서울역에 세워지는 백화점과 놀이 시설은 아시아 최대 규모였다. 국민은 일본보다 더 크고 멋진 시설이라는 것에 환호했다.
‘복싱 챔피언을 먹어도 대한 국민 만세야. 한국은 지금 자긍심이 필요해.’
폐허에서 일어선 대한민국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것이 절실히 필요했다.
특히 일본에 관해서는 민감했다. 대한민국이 일본보다 낫다는 것은 국민에게 큰 의미를 지녔다.
‘한국인은 일본에 지는 것을 절대로 못 참지.’
서울역에 놀이동산이 들어오는 것은 그곳을 전 국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전 국민이 미래 개장을 손꼽아 기다린다.―
―디즈니랜드에 못지않은 놀이동산.―
정부 내에 미래 그룹을 좋아하지 않는 인사가 있어도 그것을 반대할 용기가 없었다. 잘못하면 4·19가 몇 년 더 빨리 일어날 수 있었다.
‘아무리 이기봉이라도 이 건은 반대 못 하지.’
민자 산업의 승인은 정해진 결과였다. 전국의 아이들이 그 안에 들어가는 놀이기구가 어떤 것인지, 언제 시설이 완공되는지를 매우 설레하며 기다렸다.
‘처음부터 이렇게 공개적으로 발표할 걸 그랬어.’
여의도 재개발 계획 역시 서울시민과 전 국민이 환호했다.
미래 건설이 내놓은 청사진 속의 여의도는 한국의 맨해튼이었다. 여의도에 즐비한 고층 건물과 빌딩 숲에 자부심을 느꼈다.
’63빌딩과 수족관만 해도 엄청난 반응이었어.’
더 빠른 시대에 더 큰 프로젝트였다.
‘난리가 날 만하지.’
열 병합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번에도 열 병합 발전소로 여의도에 전기와 난방을 공급하기로 했다.
누구도 전 국민이 열광하는데 찬물을 끼얹을 용기가 없었다.
서울역 현대화와 여의도 개발은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주었다.
상계와 장안 지구 개발에 관련하여 많은 홍보가 들어갔다. 특히 열 병합 발전소와 지역난방의 장점에 대해서 널리 보도가 되었다.
―열 병합 발전소 서울 1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다.―
―상계와 장안 지구 아파트에 지역난방 실시 예정.―
상계와 장안 지구에 건설된 열 병합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서울에 공급되고 있었다. 이제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열 병합 발전소와 지역난방은 효과적이고 친환경이라고 알려진 방법이야.’
장기적으로 본다면 경제적으로도 아주 우수한 방식이었다.
화력 발전소는 연료가 지닌 에너지를 30~4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환경 면에서나 에너지 효율 면에서도 좋지 않은 방법이었다.
―전기와 난방을 한 방에 해결하다.―
열 병합 발전소는 발전 과정에 나오는 폐열까지 활용했다. 연료가 지닌 에너지의 70~80%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유일한 단점은 공해가 문제였다. 그것은 사용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바꾸면 해결할 수 있었다.
‘연료를 수소로 바꾸면 아예 오염이 없어.’
화력 발전소의 문제는 발전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저렴한 석탄을 사용하는 것이다. 천연가스는 석탄에 비교해서 오염이 심하지는 않았다.
‘도심 공해의 주범은 다른 거야.’
개별난방과 자동차 배기가스가 오염이 더 심했다. 열 병합 발전소는 개별난방을 줄인다. 실제로 일으키는 공해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전기와 난방을 가까운 곳에서 공급받는 것만 해도 이미 친환경이야.’
전기가 먼 곳에서 공급되면 이동 중에 손실되는 전력도 만만치 않았다. 그만큼 전기를 더 생산해야 했다.
무엇보다 발전소를 다른 지역에 떠넘겨 버리는 것은 좋지 않았다.
‘태안과 당진에 화력 발전소를 몰아 버리는 것도 전형적인 님비야.’
서해안에 화력 발전소를, 동해안에 원자력 발전소를 몰아넣었다. 깨끗한 공기와 환경은 다른 사람의 희생으로 이루어진다.
선진국의 깨끗한 환경은 후진국의 오염을 통하여 얻은 것이다.
* * *
“새해부터 좋은 소식이네요.”
민자 산업이 공식 발표된 것은 1958년도가 지난 1959년 초였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내년에 그룹 1등을 반드시 건설에서 가져가겠습니다.”
그에 맞추어 세계 최고의 재벌이 되기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두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건설도 1위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아니, 그룹 내 1등을 넘어서 세계 최고를 노려 보세요.”
모든 계열사가 세계 최고가 되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