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99)
품
―그와 함께 미래 전자에서 개발하는 가전제품은 전기 효율도 높여 주세요.―
―전기 효율 말입니까?―
―석탄을 연료로 사용 못 하게 되면 전기료가 오를 것입니다. 그것에 대비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도심 내의 열 병합 발전소는 공해 문제로 석탄 대신에 천연가스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아파트에 공급되는 전기료가 오르게 된다.
―전기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이 중요합니다.―
―부회장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환경 때문이 아니라도 전기가 부족한 한국에서는 절전 제품은 필수였다.
미래 전자는 절전형 제품에 먼저 앞서 나가기로 했다.
* * *
“부회장님, 월풀에서 제공한 기술과 부품으로 세탁기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1959년 상반기에 미래 전자의 세탁기 조립 시설과 공장의 건설 공사가 완료되었다.
“잘되었군요. 전기레인지는 어떻습니까?”
세탁기 공장 옆에 전기레인지 제조 공장도 만들어졌다. 전기레인지의 개발은 생각보다 쉬웠다.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전기 포트(전기주전자)의 아랫부분의 코일 판을 그대로 사용했다. 초기 시험 생산된 전기레인지의 구조는 단순했다.
전기로와 전기레인지가 상당히 비슷했다. 미래 기계 공업의 전기로 관련 기술자들이 전기레인지 개발에 들어가자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유리와 제강에 사용되는 전기로가 전기레인지보다 훨씬 고난도 기술이었다. 아크 전기로와 전기 저항로는 이미 개발했다.
“부회장님이 말씀하신 핫플레이트 제품뿐만 아니라 하이라이트도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전기레인지를 금방 만들어 냈다. 추가로 개량을 시도했다. 핫플레이트에 이어서 하이라이트 제품도 만들어 냈다.
상판이 철판으로 된 핫플레이트와 세라믹 유리로 된 하이라이트 제품을 동시에 완성했다. 세라믹 공장을 가지고 있으니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
‘시멘트와 도자기, 유리가 대표적인 세라믹이지. 이 세 가지는 서로 비슷한 부분이 있어.’
두 제품을 새로운 아파트 주방에 설치하기로 했다. 핫플레이트와 하이라이트의 장단점이 달랐다.
“인덕션 개발은 어떻습니까?”
현재는 전기 유도로와 함께 인덕션을 개발하고 있었다.
인덕션 제품은 전자기장을 만들어 전자기 유도로 인해 발생하는 전류를 이용해 열을 내는 방식이었다.
전기 유도로를 만들 수 있으면 인덕션을 만드는 것은 손쉬웠다.
“곧 개발이 완료될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인덕션 방식의 전기레인지도 개발될 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이 분야의 가전기기는 미래 전자가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게 된다.
“특허가 어렵다면 실용신안이라도 반드시 따 놓으세요. 경쟁사를 막지는 못해도 기술 개발에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법은 방패였다. 그것은 기술에도 적용되었다. 베끼면 고소하여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다.
기술을 우회해서 피하려고 하면 개발이 힘들고 번거로워졌다. 경쟁사의 기술 개발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었다.
“예전에 연구 개발한 전기로와 전기레인지가 이렇게 비슷한 구조라니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런 게 생각보다 많아요. 기계 공업과 전자를 잘 연관시키면 만들 수 있는 상품이 더 늘어날 거에요.”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던 기구가 가전으로 바뀌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
전자레인지도 마찬가지였다. 레이더를 개량하기 위해서 사용하던 마그네트론에서 전자레인지가 탄생했다.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전기로가 변형되어 전기레인지로 사용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단순히 그것에 생각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전기난로와 주전자까지 나왔는데 전기레인지가 개발되는 것은 당연했다.
그것을 다른 회사들보다 먼저 상용화했다. 전기레인지가 한국과 세계에 더 이른 시기에 보편화될 것이었다.
“전기만 원활하게 공급된다면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요.”
“대단지 아파트가 이점이 많습니다.”
‘이것보다 더 많은 이점이 아직 남아 있어.’
“미래 그룹은 앞으로도 대단지 아파트를 대한민국에 보급할 것이에요.”
“그러다 대한민국이 아파트의 숲이 되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게 될 거예요.”
그전에 우선 상계와 장안 지구에 지어지는 아파트부터였다. 그곳에서 유용성이 입증되면 더욱 빠르게 퍼져 나갈 것이었다.
상계와 장안 지구에 공급될 6만 대의 세탁기와 전기레인지의 생산을 서둘렀다. 입주 시기까지 그 모든 제품을 만들고 검사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했다.
“수리하는 인력과 사용 안내를 하는 사람도 준비하세요.”
안내 요원과 수리기사도 필요했다. 사용이 익숙지 못한 사람들을 가르칠 준비를 해야 했다.
‘양변기가 처음 들어왔을 때 거기에 세수한 사람도 있었어.’
하반기 상계와 장안 지구 아파트 입주에 맞추어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들과 별개로 개인적으로 바빴다.
미술관을 설립하는 것과 결혼식 준비 때문이었다.
* * *
상반기에 작년 결산이 마무리되고 이익에 맞추어 배당 금액이 결정되었다. 그동안 미래 그룹이 빠르게 성장한 만큼 배당이 막대했다.
미술관 설립에 필요한 돈과 추가로 투자할 개인 자금이 생겼다. 초유진에게 5백만 달러에 해당하는 한화를 지불하고 미국 S.P.A의 지분을 인수했다.
그녀는 그 돈으로 미술관 공사비를 치렀다. 미술관은 이미 미래 건설이 만들어 놓았다. 공사비를 치르자 바로 그녀의 소유로 넘어갔다. 이제는 미술관에 전시할 작품을 구매하는 일만 남았다.
“해외 미술품은 인상파 화가의 작품이 낫지 않을까? 사람들이 이해하기도 쉽고, 아직 가격이 저렴한 편이니.”
인상파 화가의 작품은 초현실주의 살바도르 달리나 입체파의 피카소보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좋았다. 특히 피카소의 작품은 그의 공산주의 성향 때문에 한동안 한국에서 전시하기가 힘들었다.
인상파 화가의 작품을 권유하는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인상파 작품들이 이 시대 미술품 중에 제일 빠르게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었다.
“인상파 화가는 작품 수도 많아. 미술관을 채우기에 좋아.”
인상파 작가들의 특징은 다작이었다. 아직은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물론 고흐나 모네의 작품은 이 시기에도 비쌌지만, 나중에는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오른다. 지금 1만 파운드 선인 모네의 작품이 10년 이내에 수십 배로 올라 버린다.
그것이 시간이 더 흐르면 8천 배 이상으로 가격이 올랐다. 그들의 작품은 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든 미술품이 되어 버렸다.
고흐나 르누아르와 같은 다른 인상파 화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작품은 미술 시장에 가장 비싼 작품들의 하나가 된다.
“인상파 화가의 작품들은 사람들이 좋아해.”
“저도 그들의 작품이 좋아요.”
인상파 작가의 작품은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고 아름다웠다.
미술관과 대중들이 가장 선호하는 작품이었다. 그런 작품이 하나 정도는 전시되어 있어야 제대로 된 미술관이라 말할 수 있었다.
이 시기 인상파 작품 가격 상승은 강남 부동산 가격 상승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한 가격 상승은 인상파라는 말에 어울릴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그녀에게 미술관을 권유한 것은 이것 때문이었다.
‘강남도 땅을 잘 사야 이 정도 수익률이야. 추가로 더 좋은 점도 많아.’
미술품은 최고의 돈벌이 수단이었다. 미술품은 팔지 않으면 세금도 없었다. 감추어 두면 재산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재테크로 이만한 것이 없었다.
“인상파 화가라면 어떤 작가의 작품을 사야 해요?”
인상파 작가는 유명한 화가의 숫자도 많았다. 그중에서 많이 오르는 작가를 찍어 줬다.
“고흐, 모네, 르누아르, 폴 세잔. 이 네 사람의 작품은 살 수 있는 것은 다 사 놔.”
“제가 가진 돈으로 미술관을 채우려면 어림도 없을 건데요.”
그녀의 말대로 지금 그들의 작품이 저렴하다고 해도 상당히 비싼 가격이었다. 미술관을 인수하는데 돈을 쓴 초유진에게는 그들의 작품을 대규모로 사들일 여유가 없었다.
그녀의 돈으로는 전시관 하나를 채울 정도였다. 미술관을 꾸미려면 그들의 작품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구비해야 했다. 인상파 작가들의 작품만으로 미술관을 채우기는 힘들었다.
“나도 미술품을 살 거야. 이번에 개인적인 자금에 여유가 생겼거든.”
배당으로 받은 돈 중에 상당 금액을 미술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생각이었다. 수천 배 이상 오르는 작품들을 알고도 안 살 이유가 없었다. 미술품은 전시로 수입을 얻고 판매로 큰돈을 벌 수 있었다.
‘상당히 괜찮은 재테크야.’
다른 미술관에 작품을 빌려주어도 상당한 금액을 받았다. 미술품은 팔거나 빌려주지 않더라도 희소성이 있어 가치 저장 수단으로는 최고였다.
‘코인의 희소성하고는 달라.’
그런 작품을 많이 가진 미술관의 가치도 무시 못 했다. 인상파 화가의 작품을 많이 보유한 초유진의 미술관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최고의 미술관이 될 것이었다.
“그들의 작품을 일본인들이 특히 좋아해. 관광객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될 거야.”
인상파 화가들은 일본의 우키요에라는 판화를 좋아했다.
일본인들은 그러한 인상파 화가의 작품을 좋아했다. 거품 시대에 그들의 작품을 대거 사들였다. 그들의 투기로 인상파 작품이 무려 일시에 20배 가까이 뛰었다.
“그들의 작품은 많이 보유할수록 좋아.”
* * *
그녀의 미술관에 미술품을 인상파 화가의 것만 보유할 것은 아니었다. 그것 외에도 해외 작가의 작품으로 피카소와 드가, 클림프 등의 작품도 구매하여 전시할 생각이었다. 그것을 위해 많은 개인 자금이 들어갈 것이다.
‘그들의 작품도 가격이 많이 올라.’
인상파 화가의 작품 외에 한 가지 더 조언해 주었다. 그것은 한국 작품과 관련된 것이었다. 한국 작품도 해외 작품에는 비교가 안 되지만, 가치 있는 것들이 있었다. 그것을 구할 수 있는 곳을 알려 주었다.
“시간이 되면 인사동에도 나가 봐. 그곳에 국보급 문화재도 흘러나온다고 하더라고.”
한국의 미술품과 고미술품의 경우 인사동에서 많이 거래되었다. 이 시기에는 먹고 살기 어려워서 인사동에 매물로 내어놓기도 하고, 가끔은 도굴로 국보급 문화재가 인사동에 흘러들기도 했다.
한국 현대 미술과 고미술품도 미술관에 전시하기 좋은 작품이었다. 물론 가격 상승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한국의 작품들은 어떤 화가의 작품이 괜찮을까요?”
“이중섭의 작품이나 김환기의 작품이 괜찮을걸?”
“김환기 선생님은 잘 아는데…… 이중섭은 누구예요?”
김환기 화가는 서울대와 홍익대 미술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이 시기를 대표하는 한국의 추상화가였다. 반면에 이중섭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서양의 반 고흐와 비슷한 사람이야. 비운에 간 사람이지.”
“그분의 작품도 나중에 인기가 있고 가격이 많이 오르겠네요.”
“그렇지. 유진이가 내 맘을 잘 아는구나.”
그녀도 한국 미술 발전을 위해서 미술관을 차려 준 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알았다.
미술관도 일종의 비즈니스였다. 전시로 돈도 벌고 명성을 쌓고 재테크를 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러한 작품을 골라서 사들일 것이다.
“그런데 해외 미술 작품은 어떻게 사들여요?”
“미래 상사의 이창동 사장에게 이야기해 둘게. 상사를 통해 사들여.”
“상사를 통해서요?”
“응. 상사에서 미술품 거래도 해. 적은 수수료로 미술품 구매를 대행해 줄 거야.”
다른 재벌들도 상사를 이용해서 미술품을 구매했다. 전담 직원을 둘 정도였다. 다만 그들과 돈의 출처에 차이가 있었다.
‘회사가 배당도 잘 안 하는데, 그들이 어디에서 돈이 나서 비싼 미술품을 구매했겠어. 그렇지만 나는 내 돈 내 산이야.’
재벌은 미술품을 회삿돈을 빼돌려 사들였다. 일종의 배임과 횡령이었다. 그러한 미술품의 양이 엄청났다.
재벌들이 미술품을 구매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
부동산과 달리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일도 아니었다. 전시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소개할 수 있었다. 좋은 일이었다.
다만 자신의 돈으로 사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최고의 재벌은 재테크도 떳떳하게 했다.
“충분히 자금을 지원해 줄 테니까, 좋은 작품으로 미술관을 채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