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121)
특성흡수 헌터사냥꾼-121화(121/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121화
121. 2,000레벨
‘뭐야, 벌써 죽었어?’
일격에 살쾡이 눈 호랑이의 머리가 떨어졌다.
일정 대미지 이하를 무효화시키는 놈이라 어느 정도 버틸 줄 알았건만…….
‘이건 뭐, 식후 운동 거리도 안 되잖아?’
압도적인 대미지 앞에선 한낱 덩치 큰 고양이였던 모양이다.
[살쾡이 눈 호랑이를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 +240,000] [A급 마정석을 획득하였습니다.] [A급 마정석을 획득하였습니다.] [살쾡이의 야광 눈을 획득하였습니다.]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이미 잡은 보스라 아이템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았건만.
‘야광 눈이 나오다니.’
나름 쓸만한 아이템이 손에 들어왔다.
[살쾡이의 야광 눈]-분류 : 소지품
-등급 : A
-효과 : 어둠 속에서도 낮처럼 볼 수 있다.
-내구력 : 999/999
-사용 제한 : 레벨 1 이상(귀속)
-설명 : 마력이 담긴 눈알. 갖고만 있어도 힘을 빌릴 수 있다. 진짜 눈은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능력 자체는 단순했지만 앞으로 들어갈 S급 던전을 생각하면 꼭 필요한 아이템.
행운의 부적처럼 인벤토리에 갖고만 있어도 발휘되는지라 부담도 없었다.
‘그나저나 나한테 들어올 업적이 있었나?’
궁금한 마음에 업적창을 열어봤다.
[업적 – 나 혼자 A급 보스 사냥!]-조건 : 솔로잉으로 A급 보스 사냥하기
-보상 : 경험치+1,000,000
‘무슨 업적이 들어왔나 했더니 이거였군.’
민도준은 A급 보스로 살쾡이 눈 호랑이와 검은 빛깔 왕지네를 잡은 전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파티원들이 조금씩 건드린 탓에 온전히 솔로로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경험치 한 번 많이 주는군.’
그만큼 보스를 솔로로 잡기가 어렵다는 뜻일 터.
하지만 현재의 민도준에겐 이보다 쉬운 일이 없었다.
‘S급 보스 정도는 돼야 비벼볼 만하려나?’
업적 보상을 받고 레벨업을 한 민도준이 여유 있게 보스 굴을 나왔다.
‘이제부터 필요한 건 스피드.’
남은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호랑이들을 사냥하며 레벨을 올리면 된다.
‘아우야, 가자.’
[컹!]민도준이 던전을 활보하기 시작했다.
* * *
괭이눈 호랑이 던전의 공략 목표는 24시간 동안의 생존이다.
하지만 민도준 같은 고수에게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닥치지 않았다.
오히려 호랑이들이야말로 씨가 마르지 않기를 걱정해야 할 판이었다.
‘매그넘 버스트.’
꽈아아앙!
하울링으로 끌어모은 호랑이들이 한순간에 경험치로 전락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포인트를 마력에 찍은 뒤 사냥을 재개했다.
호랑이를 잡을 때마다 지속시간이 초기화된 탓에 전장의 화신 버프는 항상 풀 스택이 유지됐다.
광폭화까지 사용하며 사냥에 박차를 가하자 말 그대로 전장의 화신이나 다름없었다.
‘뭐야, 끝났어?’
막 다섯 마리의 호랑이들을 단숨에 연기로 만들어버린 민도준이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벌써 24시간이 지난 것이다.
‘레벨이 10밖에 안 올랐네.’
누가 들으면 어이없어할 만한 발언.
아닌 게 아니라 아무리 좋은 특성을 가진 헌터라도 하루에 2~3레벨 올리는 게 고작이다.
‘내가 빠른 거겠지.’
하긴 경험치 2배 특성을 포함해서 지니고 있는 특성만 27개였으니 느릴 수가 없으리라.
‘더 사냥하고 싶지만 다음으로 미뤄야지.’
어차피 던전은 어디로 도망가지 않는다.
그것도 개인 소유의 던전이었으니 원할 때 와서 이용하면 그만이었다.
‘당분간은 여기서만 사냥해야겠어.’
비록 괭이눈 호랑이는 일찍이 졸업한 던전이지만 혼자서 마음 놓고 사냥하니 파티원들과 사냥할 때보다 훨씬 빠르게 올리는 것 같았다.
‘다른 던전은 사람이 몰려서 파티를 맺을 수밖에 없으니 솔로잉을 하는 게 나아.’
역시나 솔로잉만 한 게 없다고 생각하며 던전을 나왔다.
그러자 입구에 앉아 졸고 있던 김재원이 화들짝 놀라며 일어섰다.
“나, 나오셨습니까? 보스. 어?”
혼자서 나오는 그의 모습에 김재원이 이리저리 입구를 살펴봤다.
하지만 더 이상 나올 사람이 없다는 듯 포탈은 푸른색으로 되돌아갔다.
“같이 들어간 길드원들은요?”
“몰라. 전부 죽었나 보지.”
“예?”
남의 일이라는 듯 무심하게 말하던 민도준이 보충 설명을 해 줬다.
“시작부터 알아서 사냥하라고 따로 행동했다. 공략이 끝났는데 나오지 않은 걸 보면 죽은 거겠지.”
“아…….”
서로 간에 수준이 맞지 않으니 따로 사냥하는 거야 당연하다.
‘그래도 셋이서 뭉쳐 다녔을 텐데 다 죽다니…….’
김재원은 안타까운 마음에 탄식을 흘렸다.
동료의 죽음 때문이 아니었다.
‘대여해 준 장비를 다 날려 먹었잖아?’
가뜩이나 암살 의뢰도 못 받아 예산을 아껴야 할 판국에 억 단위의 장비를 날려 먹다니.
이럴 줄 알았으면 보스를 설득하여 길드원 대신 자신이 들어갈 걸 그랬다.
그때 민도준이 엄포를 놓았다.
“앞으로 던전에는 나 혼자만 들어갈 거라고 다른 애들한테도 전해라.”
“예? 아…… 혹시 부하들이 다칠까 봐…….”
“그래. 이런 일이 또 발생한다면 여러 가지로 손해가 아닐 수 없겠지.”
납득한 김재원이 고개를 주억였다.
‘역시 보스는 냉혈한처럼 보여도 부하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진짜라니까.’
김재원이 이상한 오해를 하고 있는 줄도 모른 채 민도준이 움직였다.
“이만 가자.”
“네, 보스.”
곧장 다시 들어가고 싶었지만 한 번 들어간 사람이 재입장하는 데엔 12시간의 쿨타임이 걸린다.
‘잠 좀 자며 기다렸다가 또 돌면 되지.’
오두막을 떠나는 민도준의 발걸음은 가볍기 그지없었다.
* * *
민도준은 던전 브레이크를 싫어했다.
그래서인지 미등록 던전을 가진 사람을 좋아하지 않았다.
잘못했다간 공략에 실패하고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날 수도 있는 일 아닌가?
‘그럴 바엔 던전을 제보하고 포상금이라도 타겠어.’
자신이 미등록 던전을 발견한다면 기꺼이 그러하리라.
그렇게 생각했던 게 한 달하고도 보름 전이었다.
지금처럼 미등록 던전이 자신의 소유가 되고 나서부턴 생각이 바뀌었다.
‘이래서 미등록 던전을 발견해도 신고하지 않는 거였구나.’
개인 던전이 있다는 건 엄청난 메리트였다.
대기하느라 시간을 버릴 필요가 없다는 점, 던전을 독식할 수 있다는 점, 파티원과의 트러블을 피할 수 있다는 점 등.
장점이라면 차고도 넘쳤다.
‘덕분에 한 달하고 보름 만에 2,000레벨을 찍을 수 있었어.’
레벨이 높아질수록 필요경험치가 많아져서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빠른 속도임엔 분명했다.
‘다른 던전에서 파티 사냥을 했다면 아마 더 늦어졌겠지.’
아무래도 다른 사람 앞에선 제 실력을 발휘하기 부담스러운 게 사실.
엠페러 길드의 김지훈 같은 사람이 또 귀찮게 달라붙을지도 모르고 말이다.
‘뭐 그 사람 덕분에 검은 빛깔 왕지네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빚을 졌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자신은 김지훈의 목숨을 구해주지 않았던가?
‘상태창.’
-이름 : 민도준 (2000년생)
-레벨 : 2,000
-등급 : A
-전투력 : 1,004,171
-국내 랭킹 : 226위
-세계 랭킹 : 9,282위
-근력 : 1,726 체력 : 2,025
-순발력 : 1,953 마력 : 2,927
-미분배 스탯 : 0
-특성 : 복수(S), 헌터 사냥꾼(EX), 마검사(S), 불굴의 의지(B), 빠른 성장(S), 약점 간파(S), 강인한 체력(D), 무기 연마(D), 화염 저항(D), 튼튼한 장비(C), 선수필승(B), 웨폰 마스터리(S), 원기 회복(S), 강인한 정신(A), 전장의 화신(S), 반사(S), 하급 저항(F), 기척 감지(C), 중급 은신술(C), 중급 저항(C), 강철의 의지(A), 순발력 강화(B), 조금 빠른 성장(B), 패러사이트(S), 빠른 걸음(C), 재생력(C), 내구력 강화(C)
-스킬 : 인챈트 소드(A), 마나 소드(A), 파이어 블래스트(A), 유령 늑대 소환(A), 인비저빌리티(A), 거스트 블레이드(A), 매그넘 버스트(A)
‘마력만 거의 3천에 근접했다.’
다른 스탯도 2천에 가까운 무시 못 할 수치.
‘전장의 화신 버프를 받으면 4천까지는 그냥 올라가.’
일반적으론 단순히 50%가 오른다고 봐야 하지만 증가한 마력이 마검사 특성으로 한 번 더 뻥튀기되는 바람에 실질적으론 2배 이상의 증폭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전투력도 어마어마하군.’
벌써 100만이 넘는 전투력이 찍혔다.
‘이 정도는 4천 레벨에 근접해야 찍을 수 있는 수준이야.’
고작 2천 레벨짜리가 찍기에는 불가능한 수치.
그런데 민도준은 해냈다.
그것도 각성한 지 1년 만에.
‘이젠 신경민과 상대해도 지진 않겠어.’
상대는 국내 랭킹 1위의 S급 헌터.
현재 3,200레벨로 누가 봐도 민도준이 불리해 보였지만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알 수 있다.
강함은 레벨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랭킹 순위가 레벨이 아닌 전투력으로 반영됐다면 내가 아마 1위를 찍지 않았을까?’
그만큼 현재 민도준은 자신감에 차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버프가 걸려 있을 때의 경우.
버프가 없을 때는 신경민을 이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실수가 있어선 안 돼. 아직 만날 때는 아니다.’
당장에라도 찾아가 머리통을 부숴버리고 싶었지만 좀 더 강해지고 나서 찾아가도 늦지 않는다.
분노를 억누르며 2천 레벨까지 올린 것도 다른 이유가 아니다.
S급 던전에 들어가서 더욱 강해지기 위해서였다.
‘얼마 안 있으면 두 번째 S급 던전이 생성된다.’
4달 전, 신경민이 국내 최초로 S급을 찍으면서 마찬가지로 최초의 S급 던전이 생성됐다.
그 탓에 부동산 투기를 했던 친척들은 빚더미에 쌓이고 말았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
‘나는 곧 있으면 생성될 두 번째 S급 던전에 들어갈 준비만 하면 돼.’
이를 위해 최소 입장 레벨인 2,000을 찍어둔 상태였다.
‘S급 던전 입장권이 있지만 레벨이 되는 이상 사용할 필욘 없어.’
입장권은 좀 더 수준 높은 S급 던전에 들어갈 때 사용하기로 하고, 지금은 두 번째 S급 던전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물로는 속성 저항 엘릭서가 필요해.’
민도준에겐 이세윤을 죽이고 나서 얻은 수집품으로 불의 정수와 물의 정수가 있었다.
속성 저항 엘릭서를 만들기 위한 재료들이었다.
‘질긴 나무의 수액 두 개만 있으면 각각의 속성으로 엘릭서를 만들 수 있어.’
질긴 나무의 수액은 2,000레벨에 들어갈 수 있는 A급 던전에서 나오는 아이템.
그렇기에 민도준은 오늘 우선권을 사용하여 A급 던전에 들어가고자 한다.
“담당자님.”
-앗! 오랜만입니다, 헌터님!
민도준의 전화가 반가웠는지 박동윤의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말은 안 했지만 전화가 오길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
-그동안 무슨 일 있으셨어요? 거의 두 달 만에 전화를 하시고…….
“그냥 개인적인 사정이 좀 있었습니다.”
위장, 잠입, 미행, 납치, 협박, 살인 등.
다소 스펙타클한 사정이 있었기에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보니까 저 없이 어디서 레벨도 올리셨더라고요. 벌써 2,000레벨을 찍으시다니…….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닌데 서운하신 건 아니죠?”
-에이, 서운하다니요. 뭘 이런 일 가지고. 보통 레벨이 높은 길드의 헌터들은 혼자가 편하다고 매니저 없이 다니는걸요. 아, 그렇다고 절 빼놓고 다니라는 말은 아닙니다! 저는 헌터님 옆에서 서포트하는 게 삶의 낙이거든요. 가끔 이렇게 불러만 주셔도 만족하고요!
아부인지 진심인지 모를 멘트는 별로였지만 박동윤에 대해서 한가지 마음에 드는 점은 있었다.
더 이상 자신의 레벨업에 관해 묻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늪지대 악어 던전을 가려고 하는데요.”
-아! 우선권 써서 가시게요?
눈치가 빠르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네. 2021년으로 해가 바뀌었으니 우선권도 리셋되었겠죠?”
-물론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문제요?”
-이, 일단 만나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통화 너머로 난감해하는 듯한 목소리에 민도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