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131)
특성흡수 헌터사냥꾼-131화(131/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131화
131. 푸른 등갑 거북
‘뭐? 밤낮에 따라 괴수가 2배 이상 강해져?’
조원들과 함께 괴수를 찾아 달리던 오윤식이 민도준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실소를 머금었다.
‘헛소리.’
공략법 중에 그런 내용은 없었기에 오윤식은 확신했다.
민도준의 주장은 어처구니없는 헛소리라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괴수를 상대해 본 그는 느꼈다.
‘뭐, 뭐가 이렇게 세?’
경험치에 비해 괴수가 강하다는 사실을.
가성비로는 사막의 샌드 웜이 꿀이었다는 사실을.
‘나 혼자서 잡기도 버거운 수준이야.’
2,700레벨이 넘는 그가 잡기 힘들 정도면 말 다 했다.
‘혼신의 힘을 다했는데도 40%의 기여도밖에 얻지 못하다니…….’
체력이 얼마나 높은지 조원들을 앞세우고 뒤에서 마법을 연사했는데도 이 정도 대미지밖에 입히지 못했다.
‘2배로 세졌다는 말이 사실이었나?’
그렇다면 이 같은 정보가 왜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까?
조금만 생각해 보면 간단한 문제였다.
‘가뜩이나 추운 밤에는 오아시스에 들어가지 않을 테니까.’
자신들도 덥다고 낮에 들어오지 않았는가?
‘서브 던전은 한 번 들어가면 그걸로 기회는 끝난다. 낮에 들어가 버리면 모를 수밖에 없어.’
괴수를 상대할수록 확신이 들었다.
놈들이 경험치에 비해 이상하리만치 강하다는 것을.
초반에 서포터가 죽는 바람에 한 명이 모자랐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괴수는 강했다.
민도준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상황.
이쯤 되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2배 강화된다는 말이 사실일지도…….’
자존심상 완전히 인정할 순 없었지만.
‘아마 다른 조원들도 고전하고 있겠지. 그 민도준이라는 헌터조차도.’
* * *
촤아악! 후두두둑!
자신들은 애먹어야 했던 도마뱀을 여러 조각으로 해체하는 기행에, 조원들은 벙찐 표정을 지어야 했다.
“가시죠.”
가로막은 도마뱀을 순식간에 처리하고 앞장서는 민도준의 모습은 조원들의 눈빛에 경외감이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우, 근데 이제 좀 춥지 않아요?”
“그러게요. 처음엔 시원한 정도였는데…….”
시원해서 사막보다 낫다고 했던 조원들이 이제는 팔을 감싸며 어깨를 떨고 있었다.
‘고작 1시간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추워하면 어떡하나?’
가볍게 혀를 찬 민도준이 앞장서 걸었다.
기본적으로 저항력이 있는 데다 엘릭서까지 사용한 그로선 이 정도 추위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보스룸이 이제 곧 나올 텐데…… 아! 여기다.’
민도준은 기괴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 석문을 발견했다.
최소 다섯 명이 와야지만 들어갈 수 있는 보스룸이었다.
“이게 뭐지?”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석문에 손을 갖다 댄 민도준이 조원들에게 말했다.
“다들 여기에 손을 얹어보세요. 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조원들이 따라서 손을 대고 조건인 다섯 명이 채워지자.
파아앗-
그들의 몸이 석문 너머로 순간이동 됐다.
“헉! 뭐, 뭐야?”
“여긴 어디지?”
조원들의 물음에 대한 대답은 시스템이 대신했다.
[오아시스 던전 보스룸에 입장하셨습니다.] [보스를 처치하기 전까지 밖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본의 아니게 보스룸으로 빨려들어 온 조원들이 메시지를 보고 기겁했다.
“보, 보스라고?”
“여, 여러분도 메시지 보셨어요? 여기가 보스룸이래요!”
공략을 숙지한 그들도 보스룸에 대한 정보는 보지 못했기에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오아시스에 보스룸이 있었다니…….”
만약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알게 된 거라면?
‘길드나 협회 같은 곳에 정보를 팔아서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보스룸에서 살아나와야 가능한 일이다.
“근데 저희끼리 보스를 잡을 수 있을까요?”
“…….”
누군가의 질문에 조원들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도마뱀 한 마리로도 애를 먹었는데 보스가 가당키나 하겠는가?
파티원 전체가 모이면 몰라도 말이다.
‘아니, 파티원 전부가 모여도 불가능하지.’
민도준은 상황을 부정적으로 봤다.
‘낮에 2배로 강해지는 건 보스도 마찬가지니까.’
2배로 강해진 S급 보스는 민도준조차 긴장해야 할 정도.
“일단 앞으로 가 보죠.”
민도준이 앞장서자 조원들이 어쩔 수 없이 뒤따랐다.
몇 걸음 안 가 커다란 공동이 나왔다.
“저기 뭔가 있네요.”
공동 안에는 푸른빛으로 반짝이는 집채만 한 바위가 있었다.
“저 바위는 뭐지?”
‘바위가 아니다.’
민도준이 유령 검을 고쳐잡았다.
기척 감지 특성이 상대가 괴수인지 아닌지를 분간해냈다.
‘보스인 푸른 등갑 거북이다.’
등딱지에 들어가 있던 보스가 인간의 냄새를 인지하고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헉! 바위가 아니라 거북이였어?”
“이, 이놈이 보스라고?”
거대하다 못해 사납게 생긴 거북이의 모습을 보자 조원들이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보, 보스 같은 건 잡지 말고 그냥 가죠.”
“가긴 어딜 가요? 나갈 데가 어디 있다고!”
“어, 어디엔가 출구가 있겠죠.”
“메시지 못 봤어요? 보스를 잡지 못하면 못 나간다는 거?”
“저런 놈을 우리가 어떻게 잡아요?”
“맞아요. 전 포기할래요.”
싸워 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모습에 민도준은 한심하게 보기보다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다.
‘그래. 차라리 도망치는 게 현명한 거다.’
조원들이 나선다면 필시 개죽음을 당할 터.
괜히 객기를 부릴 때가 아니다.
“우리 그냥 보스 안 잡으면 안 돼요?”
“그랬다간 여기서 얼어 죽고 말걸요?”
“이러나저러나 죽는 거라면 난 조금이라도 버티다 죽을래.”
거북이의 거대한 크기에 이미 전의를 상실한 조원들과 달리.
저벅저벅-
민도준이 유령 검을 들고서 앞으로 나섰다.
“마, 마검사님! 뭐하시는 거예요?”
“설마 싸우시려는?”
“빨리 이쪽으로 오세요. 그러다 주, 죽어요!”
도마뱀을 믹서기처럼 갈아버리며 아무리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해도, 보스에겐 안 된다는 게 조원들의 솔직한 심정.
다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애타게 불렀지만 민도준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전장의 화신이 풀 스택이니만큼 가능성은 있어.’
도마뱀을 잡고서 스택을 쌓은 민도준이 광폭화를 켰다.
[광폭화를 사용합니다.] [근력과 순발력이 1.5배 증가합니다.] [근력+1,850 순발력+2,020] [남은 시간 : 2분 59초]‘3분 안에 끝낸다.’
허벅지에 힘을 준 민도준이 총알처럼 튀어 나갔다.
* * *
거대 거북이와 혈전을 벌이고 있는 민도준의 모습에, 조원들은 도망가는 것도 잊은 채 홀린 듯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어어어!
거북이가 아프다는 듯 소리를 냈다.
민도준의 유령 검이 연약한 살가죽을 파고들었기 때문.
그오오오오오!
이윽고 괴상한 소리를 내자 전신에서 풍압이 터져 나와 민도준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탁! 타앗!
하지만 곧장 다시 뛰어올라 보스의 살가죽을 공략했고.
그으오오옷!
열 받은 거북이의 등딱지에서 푸른빛의 문양이 그려졌다.
마법을 사용하려는 것이다.
‘이건 피할 수 없다.’
등딱지의 문양을 보니 최후의 발악으로 사용한다는 물대포 마법이 분명했다.
‘즉, 그 말은 거의 다 잡았다는 뜻.’
기뻐할 일이지만 어디까지나 물대포를 막아내는 것이 먼저다.
콰아아아아아!
마법진과 함께 나타난 물대포가 민도준의 몸통에 적중했다.
유도 공격이라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쇳덩이도 단숨에 꿰뚫어버릴 만한 공격이었다.
콰아앙!
동굴 벽면에 처박혔지만 민도준의 몸 상태는 생각보다 멀쩡했다.
갈비뼈 하나가 부러졌을 정도였다.
‘엘릭서를 먹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이 한 방에 죽었을 거야.’
이제 남은 것은 힘이 빠진 보스를 죽이는 일.
아직 광폭화를 유지하고 있는 그에겐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푸른 등갑 거북을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 +1,296,000] (기여도 100%)보스를 처치하자 기꺼운 메시지가 한가득 떠올랐다.
그런데도 민도준은 웃을 수 없었다.
지칠 대로 지쳤기 때문이다.
‘밤이었다면 더 쉽게 잡을 수 있었을 텐데.’
2배로 강화된 보스를 잡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래도 반사 특성을 사용하지 않고서 잡았어. 유령 늑대도 쓰지 않았고.’
그 말은 강화된 보스를 상대로도 어느 정도 힘을 남겨둘 여력이 있었단 소리.
‘잘하면 더 센 놈도 잡을 수 있겠는데?’
민도준은 이번 전투로 자신의 힘을 측정할 수 있었다.
[대상의 시체를 흡수하였습니다.] [체력이 회복됩니다.]대상의 체력에 비례해 회복되는 터라 부러진 갈비뼈가 원상 복구됐다.
그걸로 모자라 피로가 회복되고 활력이 솟구쳤다.
[파티 룰에 따라 자동으로 룰렛을 돌립니다.] [획득자는 민도준입니다.]‘마, 말도 안 돼…….’
처참한 몰골로 사라지는 거대 거북이의 모습에, 조원들이 하나같이 입을 벌렸다.
‘내가 지금 뭘 본 거야?’
‘호, 혼자서 보스를 잡다니!’
룰렛이 돌아가고 아이템이 모두 민도준의 몫이 되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지만 부러운 마음은 들지 않았다.
자신들이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을 민도준이 해냈으니 보상을 가져가는 게 마땅했다.
‘저 헌터님 이름이…….’
‘민도준이라고?’
시스템을 통해 늦게나마 이름을 알게 된 조원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랭킹을 조회했다.
레벨이 몇이길래 이렇게 센 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2…… 2,009?”
“허……!”
다소 낮은 레벨에 헛웃음이 나왔다.
조원 중에서도 그보다 낮은 레벨은 없었다.
아마 다른 조를 통틀어도 마찬가지이리라.
그런데도 조원들은 누구도 레벨이 낮다고 비웃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두 눈으로 본 민도준의 힘은 온몸에 전율이 일게 만들 정도였으니까.
[보스를 처치하였습니다.] [잠시 후 밖으로 이동합니다.]경외감 어린 시선을 한껏 받으며 민도준이 조원들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