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14)
특성흡수 헌터사냥꾼-14화(14/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14화
14. 증거는 없다
[붉은 눈 워울프를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 +3,000] (기여도 100%) [레벨이 올랐습니다!] [D급 마정석이 나왔습니다.] [봉인된 루비 반지가 나왔습니다.] [파티 룰에 따라 자동으로 룰렛을 돌립니다.]룰렛이 돌아감에도 민도준은 긴장하지 않았다.
기여도가 100%였으니 누구한테 아이템이 갈지는 불 보듯 뻔했다.
[획득자는 민도준입니다.] [D급 마정석을 획득하였습니다.] [봉인된 루비 반지를 획득하였습니다.]보스를 잡을 때 민도준은 내심 어떤 아이템이 나올까 기대했었다.
보스가 주는 아이템이 평범할 리 없었으니까.
‘봉인된 루비 반지라니…….’
그런데 예상치 못한 아이템이 나와 버렸다.
‘최고잖아?’
붉은 눈 워울프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
[봉인된 루비 반지]-분류 : 반지
-등급 : C
-효과 : 근력+20, 물리 대미지+5%
-내구력 : 2,000/2,000
-사용 제한 : 레벨 150 이상(귀속)
-설명 : 디자인이 예쁜 루비 반지. 힘이 봉인되어 있다.
보통 150레벨이 착용할 수 있는 반지의 스탯 옵션은 10 정도.
한데 루비 반지는 그보다 두 배는 높았다.
더불어 물리 대미지라는 추가 옵션이 붙어 있다.
‘전사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템이지.’
가히 C급 중에서도 최고라고 볼 수 있는 옵션.
그럼에도 D급 레벨인 150부터 착용할 수 있으니 엄청난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아마 시중에 팔면 1억 원은 받을 테지.’
1,500만 원짜리 마정석이 나온 것보다 훨씬 더 고무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귀속 템이라 팔 수 없다는 게 문제야.’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다.
물론 쓸모없을 경우에 말이다.
‘이거랑 세트인 반지 아이템을 구하면 남들은 모르는 세트 효과를 받을 수 있어.’
또 다른 귀속 반지를 구하면 세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거기에 반지의 봉인마저 풀어버리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해질 것이다.
‘마력 옵션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능력치가 높으니까.’
비록 근력을 올려주는 템이지만 옵션이 좋았기에 레벨이 되면 착용하기로 했다.
마검사인 민도준에게는 근력 또한 중요했으니까.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공략에 성공하였습니다!] [던전 브레이크 시간이 120시간으로 초기화됩니다!]보스를 잡은 것이 카운팅된 모양인지 공략 성공 알림이 떴다.
[업적 – 나 혼자 D급 보스 사냥!]-조건 : 솔로잉으로 D급 보스 사냥하기
-보상 : 경험치+30,000
업적을 확인한 민도준이 보상을 받았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레벨이 두 계단 상승했다.
‘이 속도면 일주일 이내로 D급이 될 수 있겠군.’
전사들이 죽은 건 애석하지만 민도준은 자신의 앞길만 생각하기로 했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어차피 오늘 처음 본 사람들이고 스스로의 잘못으로 죽은 이들이다.
구태여 침울해할 이유는 없었다.
[잠시 후 원래 세계로 귀환합니다.]민도준이 빛무리에 휘감겼다.
* * *
‘왜 이렇게 늦으시지?’
박동윤이 불안한 눈빛으로 던전의 입구를 쳐다봤다.
3시간이 지났는데도 나오지 않는 민도준이 걱정됐기 때문이다.
‘원래 같으면 1시간 반 만에 나오셔야 할 텐데…….’
바로 전에 공략한 시간에 비해 너무 오래 걸리고 있다.
하지만 이게 정상이었다.
보통 워울프 던전의 공략 시간은 3시간 반 내외.
그랬기에 다른 담당자들은 느긋한 표정으로 기다렸다.
“슬슬 나올 때가 됐는데…….”
누군가 중얼거리기 무섭게 입구에서 사람이 걸어 나왔다.
“민도준 헌터님?”
“어? 근데 왜 혼자 나오지?”
“우리 헌터님은?”
“서, 설마……?”
박동윤을 제외한 담당자들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넷이서 들어갔는데 혼자 나왔다는 건 의미가 명백했으니까.
“주, 죽은 거야?”
“우리 헌터님이?”
담당자들이 당황한 얼굴로 민도준에게 다가갔다.
자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서였다.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혼자 나오시는 거죠?”
담당자들이 묻기도 전에 민도준은 이미 침울한 표정을 연기하고 있었다.
“불의의 사고가 있었습니다.”
“불의의 사고라면…….”
“저희는 순조롭게 던전 공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쯤…… 보스가 나타났습니다.”
“보스?”
“붉은 눈 워울프가?”
담당자들이 하나같이 놀란 표정을 짓다가 한숨을 쉬었다.
그만큼 붉은 눈 워울프가 얼마나 무서운 괴수인지 잘 알고 있는 탓이다.
“저희는 놈과 싸우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뿔뿔이 흩어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엔 저만 살아남은 모양이군요…….”
“하아…….”
“이런…….”
담당자들은 땅이 꺼질 듯 한숨을 쉬었다.
더 자세히 묻지 않아도 상황이 그려졌다.
추적에 능통한 붉은 눈 워울프가 헌터들을 쫓아가 죽였으리라.
제아무리 흩어졌더라도 녀석의 추적을 뿌리치긴 어려울 테니.
그런 면에서 민도준이 살아남은 건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었다.
‘하필 내가 담당한 헌터가 죽다니!’
‘젠장, 귀찮게 됐네!’
담당자들은 한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진심으로 애도하고 있진 않았다.
자신을 하인처럼 대하는 헌터에게 좋은 감정도 없을뿐더러 애초에 비즈니스적인 관계였을 뿐이니까.
시신의 행방도 묻지 않았다.
당연히 던전에 묻혀 사라졌으리라 생각했다.
“헌터님. 죄송하지만 저희 지부로 같이 가주시겠습니까? 사망자가 발생하면 관할 지부에서 경위서를 작성해야 돼서요.”
“경위서요?”
“네. 별거 없고 아까처럼 던전에서 발생한 일들을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얼마 안 걸릴 겁니다.”
“알겠습니다.”
귀찮지만 어쩔 수 없었다.
던전에서 사람이 죽으면 으레 시행하는 절차였다.
던전에서는 동영상도 켤 수 없으니 증언밖에는 증명할 길이 없다.
‘그렇다는 건 내가 어떻게 지어내도 상관없다는 말이지.’
지금처럼 거짓말을 해도 다른 사람들은 믿을 수밖에 없다.
심진섭을 죽인 사실도 숨길 수 있는 것이다.
‘어차피 증거는 없으니.’
민도준이 걸릴 염려는 없었다.
* * *
“헌터님, 수고하셨습니다. 이거…….”
박동윤이 진술을 마치고 나온 민도준에게 캔커피를 내밀었다.
“뭘 이런 걸…….”
“경위서 때문에 진술하느라 고생하셨잖아요.”
“고생은요, 무슨……. 아무튼 잘 마시겠습니다.”
민도준은 박동윤이 근래에 부쩍 친절하게 군다고 생각했다.
‘내 가치를 알아본 건가?’
정확한 의도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자신에게 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고인이 된 다른 분들한텐 미안한 얘기지만…….”
“……?”
“헌터님이라도 살아서 다행입니다.”
박동윤은 진심이었다.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민도준이 살아있는 것에 감사했다.
‘장차 C급 이상으로 성장하실 헌터님을 이렇게 잃을 순 없지!’
물론 비즈니스적인 이유에서였지만.
그 사실을 알기 때문인지 민도준의 반응은 퉁명스러웠다.
“됐고, 다음 던전이나 매칭해 주세요.”
“그, 그럴까요? 이번에도 파티로 가시나요?”
“아니요. 혼자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찾아주세요.”
* * *
심진섭을 죽인 지 나흘째.
민도준은 어김없이 워울프 던전을 돌고 있었다.
깨애앵!
[1인 공략자의 목걸이 효과로 경험치가 1.5배 증가합니다.] [경험치 +300]파티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경험치가 들어왔다.
‘역시 혼자 사냥하는 게 편해. 피곤하게 연기할 필요도 없고.’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
넉넉잡아 2시간이면 던전 하나를 공략했다.
[D급으로 승급하였습니다!] [스킬 슬롯 하나가 추가됩니다.]때문에 나흘 만에 D급으로 승급하는 게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민도준에 한해서였지만.
“벌써 D급이 되셨어요?”
“네.”
박동윤이 던전에서 나온 민도준의 랭킹을 조회하더니 놀랐다.
“정말이네요? 랭킹도 17,000대고 레벨도 벌써 150이라니! 각성한 지 한 달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대단한 일도 아닌데 무슨.”
“아니요, 이건 진짜 대단한 거예요. 보통 D급을 찍기까지 길면 여덟 달에서 짧으면 네 달이 걸리는데 헌터님은 지금 한 달 만에 달성하신 거잖아요. 입사하고 5년 동안 이렇게 빨리 성장하는 분은 난생처음 봤어요!”
“흠.”
내색은 안 했지만 민도준도 인정하는 바였다.
‘확실히 회귀 전보다 빠르긴 하지.’
안 그래도 과거에 복수라는 S급 특성 덕분에 신경민을 제치고 랭킹 1위에 올랐었는데, 지금은 그보다 성장 속도가 빨랐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경험치 증폭 목걸이에 마검사 특성까지 있으니 더욱 빠르게 성장하는 것일 테지.’
더구나 제대로 각 잡고 마검사를 육성한다면 앞으로 강해질 여지는 얼마든지 있었다.
“가시죠! 다음 던전으로 모시겠습니다.”
“아니요. 던전 말고 센터로 가 주세요.”
“센터요?”
“아이템 정비 좀 해야 되거든요.”
“알겠습니다.”
박동윤이 민도준을 데리고 센터로 향했다.
민도준이 센터에 도착하자마자 한 일은 마정석을 판매하는 일이었다.
“아! 민도준 헌터님 오셨습니까?”
감별사 한상준이 허리를 숙이며 깍듯하게 반겼다.
“오늘도 마정석 팔러 오셨죠?”
“네.”
“바로 한 번 볼까요?”
그 말에 테이블 위로 민도준이 마정석들을 쏟아냈다.
총 15개.
나흘 만에 가져온 것치곤 많았지만 한상준은 놀라지 않았다.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 덤덤하게 감별할 뿐이었다.
“E급 6개, D급 9개네요. 바로 입금해 드리겠습니다.”
“네, 수고하세요.”
“감사합니다! 또 오십시오!”
허리를 굽히는 한상준을 뒤로하고 민도준이 문자를 확인했다.
[입금 165,000,000원]고작 나흘 만에 번 돈이었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필요 없는 장비들도 팔아야지.’
민도준이 찾은 곳은 헌터 도매상가.
이곳에서 심진섭을 죽이고 얻은 장비들을 팔 계획이었지만 전부는 아니었다.
‘갑자기 대량의 장비를 팔아버리면 의심받을 수도 있으니까.’
나중에 꼬리가 밟힐 것을 생각해서 조금씩 처분할 생각이었다.
물론 장비를 판다고 해서 나중에 추적당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괴수를 잡고 드랍되는 장비에 일련번호 따위가 새겨져 있을 리 만무하니.’
헌터 장비는 사람이 만들거나 가공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물건.
때문에 오직 괴수에게서만 얻을 수 있다.
‘내가 상점에 판다고 해서 심진섭의 장비를 강탈했다는 증거가 될 순 없지.’
아이템 드랍으로 나온 것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
조금씩만 팔아넘기는 게 아무래도 덜 위험하리라.
딸랑-
“어서 오십시오!”
“중고 장비 좀 팔려는데요.”
“그렇다면 잘 오셨습니다! 물건 먼저 볼 수 있을까요?”
장비 몇 개를 건네자 상인이 떠오르는 아이템 정보를 보더니 말했다.
“D급 장비네요. 둘 다 내구력이 절반 정도 남았고요. 정상적인 매입가에서 내구력 비율에 따라 계산하면…….”
상인이 계산기를 두들겼다.
“합해서 1,782만 원에 사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E급 장비도 팔려고 합니다만.”
“오! 한 번 볼까요?”
심진섭의 장비 몇 개를 처분한 민도준은 자신이 쓰던 장비까지 팔아치웠다.
그리고 수준에 맞는 새로운 장비들을 구입했다.
전부 마력 옵션 위주로.
“이, 이걸 다 구입하시게요?”
“네.”
계산대에 놓인 장비들을 보던 상인의 눈이 문득 롱소드에 꽂혔다.
[영롱한 롱소드]-분류 : 무기
-등급 : D
-공격력 : 160~180
-효과 : 마력+11
-내구력 : 1,100/1,100
-사용 제한 : 레벨 150 이상
-설명 : 디자인을 고려해서 만든 롱소드. 마력이 담긴 보석이 박혀 있다.
‘이건 마검사가 아니면 쓸모없을 텐데……?’
의문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손님이 사겠다는데 말릴 생각은 없었다.
“크으! 역시 통이 크시네요. 전부 7,400만 원입니다. 손님!”
결제를 마치자 상인은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또 오십시오!”
상점을 나온 민도준이 다음으로 찾은 곳은 스킬북 매장이었다.
‘여기 어딘가에 있을 텐데…….’
그가 찾는 것은 마검사 스킬.
본격적으로 마검사가 되기 위해선 스킬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한데 비주류 직종이라 그런지 눈에 잘 띄지는 않았다.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