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161)
특성흡수 헌터사냥꾼-161화(161/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161화
161. 한국이 어디지?
“노만, 노만!”
노만 스티븐은 갑자기 포탈에서 나와 호들갑을 떠는 신입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찰리, 나오자마자 왜 이리 호들갑…… 서, 설마?”
노만은 그가 흥분하고 있는 이유가 한 가지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9, 90층의 벽을 깬 거야?”
저스틴 워커의 89층을 깨고 90층에 올라갔다?
그런 거라면 찰리의 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것이다.
오버로드 길드에선 찰리를 붙잡아두기 위해 수천억의 계약금을 부를지도 모르고.
그렇게 되면 찰리는 더 이상 애송이 신입이 아니게 된다.
‘저스틴 워커를 잇는 역대급 유망주 헌터!’
그것이 찰리의 타이틀이 될 것이다.
하나 노만의 상상은 상상으로만 그쳤다.
찰리가 곧바로 부정했기 때문이다.
“90층이라니요! 60층도 깨기 어렵던데!”
“뭐? 그럼 몇 층까지 깼는데?”
“5, 58층이요.”
그 말을 듣자 노만의 눈썹이 휘었다.
과거에 깼던 자신보다도 낮은 성적이 아닌가?
‘심지어 나는 A급 특성이잖아?’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했던가?
최소 70층은 넘길 줄 알았던 노만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근데 왜 이리 호들갑이냐고.”
“아, 빅뉴스! 빅뉴스가 있어요!”
“빅뉴스? S급 특성 가지고 60층도 못 넘긴 네가 빅뉴스다, 인마.”
“노만!”
찰리의 얼굴이 빨개지자 노만이 장난이라며 손을 휘저었다.
“그래서 빅뉴스가 뭔데?”
“1등 자리가 바뀌었어요.”
“엉?”
노만이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고 되묻자 찰리가 소리쳤다.
“명예의 전당이요! 1등이 뒤바뀌었다고요!”
“에이, 설마. 1등은 저스틴 워커 님이잖아?”
“아니요, 지금은 2등이에요!”
“네가 잘못 봤겠지.”
“1억 포인트가 저스틴 워커라고 하셨잖아요.”
“그래, 맞아.”
“똑똑히 봤는데 2등으로 밀려나 있었어요.”
“1등은 몇 포인트인데?”
“1억 5천만 포인트요.”
“……뭐?”
건성으로 듣던 노만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다.
“찰리, 내가 던전에 못 들어간다고 거짓말하면 못써. 다른 헌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정말이에요. 1억 5천만 포인트를 넘는 건 아니지만 거의 근접했다고요.”
“2위는 저스틴 워커라며?”
“네.”
“그럼 1억 포인트라는 건데 1위와 2위가 5천만 포인트나 차이 난다고?”
“그렇다니까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노만은 부정부터 했다.
1, 2위의 격차가 그렇게 많이 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
“왜 못 믿으세요? 진짠데!”
자기도 믿기지 않아 몇 번이나 확인하고 온 찰리로선 억울해 미칠 지경이었다.
‘만약 찰리의 말이 사실이라면…….’
세계 랭킹 1위인 저스틴 워커를 뛰어넘는 천재적인 재능의 헌터가 나타난 셈이다.
“미국에 저스틴을 넘어서는 천재가 있었다고? 허허…….”
“미국이 아니에요.”
“뭐?”
당연히 헌터 강국인 미국에서 나온 신기록인 줄 알았건만.
“아니야?”
“네. 한국이란 나라였어요.”
“…….”
뜬금없이 한국이란다.
“코리아? 김치로 유명한?”
“네. 미, 믿어주세요. 분명 한국이었어요!”
불신으로 가득한 노만의 표정을 본 찰리가 필사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한국이 김치로 유명하긴 해도 헌터로 유명하진 않다는 건 일반인도 아는 사실.
“노, 노만. 그 표정 뭐예요? 아직도 못 믿는 거예요?”
“됐고. 잠깐 기다려 봐. 확실하게 알 방법이 있으니까.”
그러면서 핸드폰을 꺼내자 찰리가 설마?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뭐, 뭐 하세요?”
“저스틴 워커 님에게 물어보려고.”
“예에?”
“1위 타이틀을 뺏겼는지 어쨌는지는 누구보다 당사자가 잘 알겠지.”
저스틴 워커라면 이미 알고 있을지 모른다.
1위에서 내려오면 경험치 특혜가 사라질 테니.
하지만 찰리가 놀란 건 다른 부분 때문이었다.
“저, 저스틴 님이랑 통화가 가능하세요?”
저스틴 워커가 아무리 같은 길드라지만 랭킹 1위의 세계적인 스타.
친분이 있는 사이가 아니고서야 이렇게 쉽게 전화를 걸 순 없었다.
“노, 놀랄 것 없어. 나도 저스틴 워커 님 직통 번호는 없으니까.”
“예? 그럼……?”
“매니저한테 거는 거야.”
잠시 후 저스틴 워커의 매니저가 전화를 받았다.
“어, 제임스. 고생하네. 다름이 아니라 저스틴 워커 님이랑 통화 좀 할 수 있을까? 뭐 좀 물어볼 게 있어서.”
-그건 힘들겠는걸? 저스틴 님 지금 한창 사냥 중이라.
“아, 그래? 언제 나오실까?”
-반나절은 있어야 나오실 거야. 근데 뭐 물어보려고? 괜찮으면 내가 물어봐 줄게.
잠시 후 랭킹이 바뀌었다는 말을 들은 매니저가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었다.
그만큼 저스틴 워커의 기록은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에베레스트산과도 같았다.
그런데 지금 세계에서 제일 높은 줄 알았던 산이 두 번째로 밀렸다.
그것도 한국이라는 조그만 나라에.
* * *
“마, 막아!”
“최대한 버텨!”
양옆에서 한꺼번에 몰려든 괴수들 때문에 파티원들은 지금 정신이 없었다.
“젠장, 하필이면 본대랑 떨어져서는!”
선발대인 그들은 본대와 합류하기도 전에 고립되고 말았다.
괴수들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빠져나갈 틈은?”
“없어요!”
“하는 수 없다. 본대가 올 때까지 최대한 버텨라!”
“우리가 이러고 있는 줄도 모를걸요?”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얼핏 봐도 괴수의 숫자가 20을 넘어가는 반면, 선발대인 이쪽은 다섯에 지나지 않는다.
“죽고 싶지 않으면 버텨! 그것만이 살길이야!”
파티원들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들도 나름 S급 헌터라고 괴수들의 공격을 이리저리 흘리면서도 반격을 가했다.
하지만 괴수들 역시 S등급인 만큼 만만할 리가 없었다.
피잇-
“크으윽!”
“윈스턴!”
“난 괜찮아! 팔이 살짝 베인 것뿐이야!”
살짝 이라기엔 살점이 뜯기고 뼈가 드러날 정도였지만 이까짓 상처에 포기할 순 없었다.
“본대에 있는 힐러한테 치료받으면 돼. 일단은 살아남는 게 먼저다!”
괴수의 수를 줄이며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몰랐다.
이대로라면 괴수가 아니라 이쪽의 수가 줄어들 것이다.
‘조금만. 조금만 더 버티면……!’
그때였다.
키에에엑!
카아아악!
난데없이 괴수들이 비명을 지르며 조각이 났다.
“본대가 왔다!”
“아니야! 한 명이다.”
“저스틴! 그가 왔어!”
4,300레벨로 이번 파티의 리더인 저스틴 워커가 타이밍 좋게 등장했다.
“다들 여기 있었군요?”
“저스틴!”
“잠시만요. 금방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저스틴이 합류하자 상황은 빠르게 정리가 됐다.
키에에엑-
크아아악-
괴수들이 그의 검에 속속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이것이 저스틴의 무력!’
고작 한 명이 난입했는데 저울의 추가 급속도로 기울었다.
“후우.”
괴수들을 모두 처리한 저스틴은 짧은 숨을 토해내는 것으로 전투를 마무리했다.
“가시죠. 본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저스틴!”
“하마터면 죽는 줄 알았습니다!”
“덕분에 가족들을 다시 볼 수 있게 됐어요.”
파티원들이 저마다 감사를 표했지만 저스틴은 대꾸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렸다.
일견 무례해 보일 수도 있었지만 파티원들은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목숨을 건진 것이 어디인가?
게다가 그들은 이미 저스틴의 무력에 흠뻑 빠져 있었다.
“역시 저스틴 워커야.”
“괜히 랭킹 1위가 아니었어.”
“레벨만 높고 실제론 약하다는 소문은 역시 헛소문이었군?”
성격이 좀 차갑고 오만해 보이긴 하지만 랭킹 1위였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촤아악-
무표정한 얼굴로 괴수들을 썰어 버리는 저스틴의 무력에 각국에서 모인 파티원들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같은 S급인데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다니.”
“이번 공략이 끝나면 가족들에게 돌아가서 말할 거야. 저스틴 워커는 전투의 신이라고.”
각국에서 모인 14명의 S급 헌터들은 이번 공략으로 확실히 알게 됐다.
저스틴 워커가 레벨만 높아서 랭킹 1위에 오른 것이 아니었음을.
그때였다.
무표정하던 저스틴의 얼굴에 변화가 생긴 것은.
[무한의 탑 명예의 전당 1위에 새로운 기록이 등재되었습니다.] [명예의 전당 1위 자리를 빼앗겼습니다.] [업적 ‘명예의 전당 1등!’이 사라집니다.] [경험치 증가폭이 1.25배에서 1배로 돌아옵니다.]‘이게 무슨…….’
날벼락과도 같은 메시지에 저스틴의 눈썹이 꿈틀댔다.
‘새로운 1위가 생겼다 이 말인가?’
과거 2,250레벨일 때 도전했던 무한의 탑.
거기서 1억 포인트라는 신기록을 세운 뒤 지금까지 쭉 경험치 혜택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부로 혜택은 사라졌다.
무한의 탑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상 앞으로도 받지 못할 것이다.
‘Fuck!’
“저스틴. 무슨 일 있어요?”
“표정이 좋지 않은데…….”
“사냥이나 합시다.”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저스틴이 평소보다 과격하게 괴수들을 처치했다.
‘Shit! 경험치가 줄어들었어.’
확연히 줄어든 경험치에 저스틴은 던전을 공략하고 나올 때까지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저스틴 님!”
던전에서 나오자마자 매니저인 제임스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무슨 일이야?”
“얘기 들었습니다. 무한의 탑 랭킹이 바뀌었다고. 사실입니까?”
“…….”
“저스틴 님은 알고 계시죠? 1위에서 내려왔다면 경험치 증가 혜택이 사라졌을 테니까요.”
“사실이다.”
“저, 정말입니까?”
“예전에 받은 업적이 사라졌어. 물론 경험치 증폭도.”
“Oh my god!”
놀란 건 매니저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헌터들이라고 귀가 없는 건 아니었기 때문.
“정말입니까, 저스틴?”
“그 무한의 탑의 1위 기록을 다른 헌터에게 빼앗겼다고요?”
“Holy shit!”
저스틴은 그들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그저 놀라는 매니저에게 질문을 던질 뿐.
“어디서 들은 거야?”
“몇 시간 전에 길드원을 통해 들었습니다. 우리 길드 신입이 무한의 탑에 들어갔다가 기록을 봤다고.”
“그 신입이 1위를 차지한 거야?”
“아닙니다. 그놈은 60층도 못 깼어요.”
“그럼 다른 누군가 날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거네.”
“그렇죠. 그래도 2위면 대단…….”
“1위가 아니면 의미 없는 거 알잖아.”
“…….”
“몇 포인트 차인데?”
“아, 그게…….”
매니저 제임스가 말하기를 주저했다.
괜히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 신입이 잘못 본 거일 수 있는데…….”
“그래서 몇 포인트.”
“듣기론 5, 5천만 정도 차이 난다고…….”
“…….”
저스틴도 놀랐지만 그 말을 들은 다른 헌터들도 믿기 힘들다는 반응이었다.
“5천만 포인트? 그게 정말이에요?”
“그럼 1위가 1억 5천만 포인트라는 겁니까?”
“말도 안 돼. 그게 인간이 쌓을 수 있는 포인트라고?”
“그 정도면 대체 몇 층까지 올라갔다는 거야?”
“올라가기 무슨. 백퍼 잘못 본 거겠지! 1억 포인트도 힘든데 어디서 그런 헛소리를!”
당사자인 저스틴은 가만히 있는데 오히려 주변에서 난리다.
“제임스, 대체 어느 나라에서 1위 한 거지? 인도? 중국?”
“아, 듣기로는 한국이라고 했습니다.”
“한국?”
전혀 예상치 못한 나라가 튀어나오자 다들 생뚱맞다는 반응이었다.
“한국이 어디지?”
“그 있잖아. 김치로 유명한 나라.”
“K-POP도 유명하잖아.”
“근데 한국이 헌터 강국이었나?”
“글쎄……?”
한국에서 명예의 전당 1위가 나오다니.
좀처럼 믿기 어려운 소식에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 와중, 저스틴만이 알게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재밌네. 하필이면 한국이라니.’
다른 헌터들과 달리 저스틴은 한국이란 나라를 잘 알고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자신의 중요 재산인 전설의 보검을 맡겼던 나라니까.
‘보검은 어떻게 됐으려나?’
궁금해진 저스틴이 제임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제임스, 폰.”
“아, 옙.”
“잠깐 통화 좀 하고 올게.”
던전에 들어가느라 맡겨뒀던 핸드폰을 받은 저스틴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