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164)
특성흡수 헌터사냥꾼-164화(164/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164화
164. 갈지훙
‘전설의 보검?’
안광현으로 변장한 민도준은 속으로 적잖이 놀란 상태였다.
설마 상대의 입에서 보검에 대한 말이 나올 줄은 몰랐기에.
‘거래 상대로 오른팔이 직접 온 걸 보고 어쩐지 느낌이 싸하다 싶었는데…….’
보검의 행방을 묻기 위해서 방문했을 줄이야.
‘애당초 손해배상을 받을 마음이 없었군.’
아니, 손해배상은 아마 보검으로 대신하려던 것일 터.
‘보검의 위치를 불면 전부 죽일 셈이었나?’
근거 없는 추측이 아니었다.
눈앞의 중국인이 대놓고 살기를 풍기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거래가 아니라 살인을 하러 온 것이라는 걸.
[갈지훙]-설명 : 1988년생 중국인 헌터. 현재 레벨은 3,000. 백사 길드 소속이며 직업은 양손 검 전사다.
-전투방식 : 양손 검으로 공격과 방어를 병행하는 스타일. 첫 일격으론 거의 횡 베기를 사용. 가끔 종 베기인 척 페이크를 주다가 횡으로 벤다. 때에 따라 양손 검을 방패처럼 이용한다.
-약점 : 양손 검에 많이 의지하므로 검을 쥐기도 전에 기습당하면 답이 없다. 기동성이 떨어져 원거리 공격에 취약하다.
‘이름이 갈지훙이었군.’
백사 길드의 오른팔이라고만 알고 있었지 이름은 몰랐다.
‘S급이긴 하지만 그리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약점 간파로 정보가 보이는 이상 겁먹을 필요는 없었다.
전투력에선 이쪽이 더 우위다.
진짜 얼굴을 간파하지 못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이놈은 겁도 없이 살기를 풀풀 흘리고 있네.’
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상대의 실력도 가늠하지 못하면서 무작정 살기 어린 눈빛을 보내니 기가 차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자신 있다. 이건가?’
하긴 이제 막 S급을 찍고 힘에 심취해 있는 시기라면 그럴 만도 했다.
‘천외천. 하늘 밖의 하늘이 있다는 말도 모르나?’
아직도 자기가 갑인 줄 아는 놈의 눈빛을 당장에라도 짓밟아주고 싶었지만 일단은 참았다.
‘정보를 캐내기 전까진 속내를 드러낼 순 없지.’
중국놈들이 어떻게 보검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
민도준이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뭔 검이요?”
“보검. 전설의 보검 말이다. 어디 있냐고.”
“그걸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쿵-!
갈지훙이 발을 구르자 흙바닥이 움푹 파였다.
자기 딴엔 위협하고자 한 행동이겠지만 민도준의 눈엔 귀여울 따름이다.
“야. 내가 장난하는 거로 보여? 시치미떼지 말고 바른대로 불어라. 보검 어딨어.”
“저, 저 짱깨 새끼가 감히 보스에게!”
말은 알아듣지 못하지만 분위기는 파악할 수 있었던 흑해 길드원이 당장에라도 달려들 것처럼 눈을 부라렸다.
그러나 상대의 괴력을 눈으로 확인한 터라 막상 접근하진 못했다.
‘흐흐, 병신.’
그 모습을 본 갈지훙이 비웃었지만 반대로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는 흑해 길드의 마스터를 보니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새끼가 깡다구는 있네?’
겁먹은 기색이 없는 걸 보니 그래도 한 길드의 수장이긴 한 모양.
‘아니면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일지도.’
자신보다 강하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
그가 알기로 한국에 S급 헌터는 얼마 없었으니까.
“보검이요? 대체 무슨 말을 하시는 건지?”
“하, 이런 겁대가리 없는 빵즈놈을 봤나. 여전히 모른 척이네?”
갈지훙이 당장에라도 죽일 것처럼 살기를 풀풀 풍겼다.
그러나 눈앞의 마스터란 인간은 쪼는 척도 하지 않는다.
‘대놓고 살기를 뿌리고 있는데 쪼는 기색도 없고. 눈치가 없는 거야? 뭐야?’
의아함은 곧 순진한 표정으로 호소하는 상대를 보자 해결됐다.
“정말 몰라서 묻는 겁니다. 저는 여태껏 보검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그게 무슨 소리냐? 분명 우리가 정보를 제공했을 텐데?”
“정보라니요? 무슨…….”
“한국의 협회장에게 전설의 보검이 있다는 정보 말이다.”
그 말을 들은 민도준의 눈썹이 꿈틀댔다.
‘이 자식들이 제공한 거였어?’
흑해 길드가 보검을 노리게 된 배경을 알게 되자 민도준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중국에서 정보를 줬고, 흑해 길드가 행동을 개시했다.’
그로 인해 황의철이 위험에 빠졌고 그의 딸은 죽음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빠득-
당장에라도 갈지훙을 오체분시해 버리고 싶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아, 그러셨어요?”
“그래. 그때 분명 정보 값을 계산한 거로 아는데?”
“그 정보는 누구한테서 얻으셨는데요?”
“그것까지 알아서 뭐하게?”
“그냥 궁금해서 그럽니다.”
“하, 이 미개한 빵즈놈이.”
갈지훙이 기가 찬다는 듯 인상을 구겼다.
“네놈은 그냥 우리 백사 길드에 넙죽 엎드려서 묻는 말에만 대답하면 돼. 어디서 감히 주제도 모르고 질문을 하려고.”
“주제도 모르는 짱깨 새끼가 말이 많네.”
“뭐?”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하던 갈지훙이 흉신악살처럼 표정을 구겼다.
“이런 X같은 새끼가 미쳤나?”
“미친 건 내가 아니라 너 같은데.”
“보검 어딨어?”
“내가 미쳤다고 보검의 위치를 말하겠냐? 머저리 짱깨놈아?”
“이 새끼가!”
폭발한 갈지훙이 헌터 장비를 착용했다.
양손 검이 주 무기인 그로선 상대가 누구든 세로로 찢어버리는 것이 특기.
하지만 오늘만큼은 힘 조절을 해야 했다.
‘괜히 죽여버리면 보검을 빼앗을 수 없으니까.’
인벤토리에 있을 확률이 높았기에 함부로 죽일 순 없었다.
일단 어디 한 군데라도 부러뜨려서 보검의 위치를 불게 하는 게 좋다.
하지만 그의 계획은 초장부터 막혀버렸다.
츠으으읏- 턱-
양손 검을 소환하기도 전에 상대로부터 양 주먹이 잡혔기 때문.
‘무, 무슨!’
아무리 거리가 가까웠다고 해도 눈 깜짝할 사이에 손이 잡혀버리다니?
‘무, 무기가 소환되지 않아.’
다른 장비는 착용이 됐지만 무기만큼은 손아귀에 나타나지 않았다.
검을 쥘 공간이 확보돼야 착용이 이루어지는데 상대가 손을 못 펴도록 잡고 있었으니 그도 당연했다.
심지어 상대는.
뿌드득-
“끄, 끄어억!”
손을 잡은 것으로 모자라 아예 뭉개려고 했다.
갑작스러운 힘에 놀란 갈지훙이 황급히 손을 뺐다.
그 역시 근력이 높아서인지 다행히 종잇장처럼 구겨지기 전에 양손을 빼낼 수 있었다.
‘무, 무슨 아귀힘이!’
장비도 착용하지 못할 정도의 스피드에다가 손뼈를 부러뜨릴 정도의 근력이라니.
‘설마 나보다 근력이 높다고?’
갈지훙의 근력은 약 2,200.
스피드는 몰라도 근력만큼은 자신 있었다.
길드 내에서도 보스를 제외하면 힘으로 당해낼 상대가 없었으니까.
‘그런 내가 힘으로 밀리다니.’
힘뿐만이 아니다.
순발력에서도 차이는 극명했다.
츠으으읏-
뒤늦게 자세를 잡고 양손 검을 꺼내 봤지만.
터엉-
잠깐 들었다가 놓치고 말았다.
손뼈가 부러져 제대로 파지할 수가 없었다.
그 사이 거리를 좁힌 민도준이 팔을 젖히며 귀뺨을 올려붙였다.
뻐억-
한 번 더.
뻐억-
반대쪽도.
뻐억-
샌드백처럼 휘청이던 갈지훙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고막도 나갔는지 삐- 소리가 나더니 한쪽 귀가 들리지 않았다.
“그러게 왜.”
뻐억-
“남의 물건을.”
뻐억-
“강탈하려고 해.”
남아 있는 귀로 상대의 중국어를 겨우겨우 알아들을 뿐이었다.
‘이, 이러다간 죽는다.’
위기를 느낀 갈지훙이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간신히 귀싸대기 공격을 피해냈다.
그리고 거리를 벌리며 절규하듯 외쳤다.
“네, 네놈이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나를 건드렸다는 건 백사 길드 전체를 적으로 돌렸다는 뜻이다!”
“아, 그래?”
흠칫-
눈앞에 있던 상대는 사라지고 어느새 귓가에서 소리가 들렸다.
갈지훙이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휙 돌렸다.
“어딜 보는 거야? 이쪽인데.”
다시 고개를 돌리니 기다렸다는 듯 주먹이 안면에 꽂혔다.
빠아악-!
“커헉-!”
단숨에 코뼈가 주저앉았음을 느끼며 볼썽사납게 뒤로 자빠졌다.
순식간에 위로 올라탄 민도준이 주먹을 망치처럼 휘둘렀다.
“그럼 이왕 이렇게 된 거.”
빠아악-
“네놈을 죽이는 것이.”
빠아악-
“지금으로선 최선이겠네?”
빠아악-
“그, 그만.”
생명의 위협을 느낀 갈지훙이 다급하게 손을 저었다.
“나, 날 죽이면 너희 길드는 멸문한다. 건드는 것과 죽이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야.”
“살려달라는 말을 뭘 그렇게 어렵게 해? 못 알아듣겠잖아.”
“…….”
“말해 봐. 살려달라고.”
“사, 살려줘.”
“죽음 앞에선 자존심도 없구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갈지훙에게 비웃음을 날려준 민도준이 주먹에 좀 더 힘을 줬다.
“자라.”
빠아아악-
그 한 방을 끝으로 갈지훙은 기절해 버렸다.
피투성이가 된 얼굴은 일견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
“대, 대단합니다! 보스!”
그 과정을 옆에서 낱낱이 지켜보고 있던 흑해 길드원이 신나서 소리쳤다.
“저런 예의범절 없는 짱깨놈은 역시 맞아야 정신 차리…… 커걱!”
별안간 가슴이 관통당한 길드원이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민도준을 쳐다봤다.
“왜, 왜…….”
피를 흘리던 길드원의 시신이 메시지와 함께 사라졌다.
[헌터 임영민을 죽였습니다.] [특성 ‘고양이걸음’을 빼앗았습니다.] [장비 7개를 빼앗았습니다.] [대상의 시체를 흡수하였습니다.] [체력이 회복됩니다.]유일한 관객인 길드원을 죽였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기생충을 심을 자리 하나가 필요하거든.’
민도준이 기절한 갈지훙의 머리에 손을 갖다 댔다.
[대상의 머리에 기생충을 심었습니다.] [감염 대상 : 20/20]이로써 흑해 길드원 17명과 고두식, 신혜리, 갈지훙이 감염 대상이 되었다.
‘원래는 적당히 정보를 얻고 죽일 생각이었지만…….’
전설의 보검에 대한 정보를 흘린 놈들이 백사 길드라는 걸 안 이상 곱게 죽일 수 없었다.
‘갈지훙을 이용해서 정보를 얻는다.’
놈은 그 후에 죽여도 늦지 않는다.
‘아우. 갈지훙의 냄새를 기억해.’
[컹!]‘언젠가 죽여야 하니까.’
이용가치가 없어지는 그 날이 녀석의 제삿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