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16)
특성흡수 헌터사냥꾼-16화(16/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16화
16. 던전 브레이크
크르르르!
인간 세상으로 나온 워울프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먹잇감을 찾았다.
이내 민도준을 발견한 워울프가 이를 드러냈다.
히죽 웃는 모양새.
하지만 민도준은 한낱 먹잇감 따위가 아니었다.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위치한 최상위 포식자였다.
‘마나 소드.’
우우웅!
민도준의 검이 푸르스름한 빛에 둘러싸였다.
평균 공격력 170짜리 한손검에 206의 마력이 더해졌다.
두 배 이상의 공격력 증폭 효과.
거기에 더해.
‘라이트닝 스피어. 인챈트 소드.’
전격의 창이 나타남과 동시에 속성이 검신에 옮겨붙었다.
파직-! 파직-!
화속성인 워울프에게 전격 속성은 아무런 대미지 증감이 없다.
하지만 인챈트 소드에는 기본적으로 10%의 대미지 증폭이 있었다.
크어엉!
워울프가 같잖다는 듯 매서운 기세로 달려들었다.
민도준이 검을 기울이자 전격의 창이 워울프의 눈알에 꽂혔다.
파지지지직!
커허엉!
그와 동시에 튀어나간 민도준이 검을 세로로 들었다.
촤아악!
워울프의 몸뚱이가 그대로 양분됐다.
고작 마법 한 방과 검격 한 번에 죽어버린 셈.
[경험치 +200]‘밖에서 잡아서 그런지 목걸이 효과는 보지 못하는군.’
던전에서 솔로잉을 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모양인지 1.5배 경험치 증폭 효과는 보지 못했다.
‘그나저나 생각보다 대미지가 세군.’
두 가지 버프를 건 한손검의 대미지는 상상 이상이었다.
한 번의 베기가 마법 한 방에 버금갈 정도였으니.
‘미쳤네.’
엄청나게 강하다고 볼 수 있었다.
물론 민도준의 높은 근력과 마력, 복수라는 대미지 증폭 특성이 어우러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연기처럼 사라지는 워울프를 뒤로하고 민도준의 시선이 일렁이는 던전 입구로 향했다.
‘붉은색으로 변한 걸 보니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난 게 확실하군.’
던전 입구는 평소에는 파란색이지만 입장하고 나면 보라색으로 변한다.
붉은색은 던전 브레이크가 진행 중임을 의미했다.
크르르릉-
곧이어 던전 입구에서 세 번째 워울프가 나타났다.
하지만 그놈 역시 민도준의 상대가 될 순 없었다.
깨앵!
한줌의 연기로 변해버린 놈을 뒤로하고 민도준이 입구 앞에 섰다.
츠으으읏-
네 번째 워울프가 막 소환되는 순간.
촤아악!
민도준이 바로 놈을 두 동강 내버렸다.
‘이렇게 나오는 즉시 죽여 버리면 보다 쉽게 잡을 수 있지.’
한꺼번에 나왔으면 민도준도 힘들었겠지만 차례차례 나오는 탓에 보다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서걱!
촤아악!
나오는 족족 죽여 버리는 그의 모습에서 긴장감은 찾을 수 없었다.
마검사로 전향하니 워울프 따위는 이제 식후 운동거리도 안 됐다.
그렇다고 던전 브레이크가 위험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제때 나타났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인명 피해가 클 뻔했어.’
인가에 호랑이 한 마리만 풀려나도 엄청난 위협인데 80마리에 달하는 워울프가 뿔뿔이 흩어졌다고 생각해 보라.
가히 폭탄테러에 준하는 위협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한 거지?’
웬만해선 일어나기 힘든 게 던전 브레이크다.
입구를 지키는 군인이 남은 시간을 체크하고 공무원 헌터를 불러 사전에 막기 때문이다.
설령 군인이나 공무원 헌터가 없더라도 일반 헌터가 나타나 공략해야 정상이다.
전산에 등록된 이상 아무리 외진 곳이더라도 한 팀 이상 찾아오게 마련이니까.
‘그런데도 아무도 공략하지 않았다는 건…….’
전산에 등록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미등록 던전이군.’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면 괴수가 나오고 던전은 사라진다.
그리고 지구 어딘가에서 똑같은 수준의 던전이 새롭게 생성된다.
즉, 전산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던전 하나가 생기는 것이다.
그것이 미등록 던전이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학계에선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라고들 하지.’
균형 때문인지 몰라도 던전은 하나가 사라지면 하나가 생긴다.
그것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광범위한 데다 위치는 랜덤이다.
그렇게 새로 생긴 던전은 누군가 공략하기 전까지 시간을 카운트한다.
즉, 찾아내지 못하면 또다시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하는 것이다.
악순환의 반복.
때문에 나라에선 미등록 던전을 제보하면 포상금을 주는 제도가 있었다.
그만큼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물론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 해도 다른 나라에서 던전이 옮겨오면 말짱 도루묵이지만.
‘그러고 보니 이맘쯤이었나?’
10년 전에 외진 시골에서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그곳이 여기였나 보군.’
당시 워울프들로 인해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으로 한동안 떠들썩했었다.
‘그렇다면 저 학생들은 그때 죽은 목숨이었단 말인데…….’
촤아악!
여덟 번째 워울프를 처치하던 민도준이 뒤를 돌아봤다.
학생들이 거리를 두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의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대박. 개멋있어.”
“헌터가 사냥하는 걸 직관하는 날이 올 줄이야.”
두 학생에게 민도준의 모습은 영화에서 나오는 히어로나 다름없었다.
“워울프 찢어 죽이는 거 봐.”
“미친. 오진다, 진짜.”
자신들을 벌벌 떨게 했던 그 워울프가 민도준 앞에선 하룻강아지보다 못해 보였다.
“저 헌터님 레벨은 몇일까?”
“워울프를 두 방 만에 죽이는 거 보면 C급은 넘지 않았을까?”
“어쨌거나 이건 두고두고 소장 각이다!”
“아! 나 지금까지 뭐 하고 있었지?”
학생들이 황급히 스마트폰을 꺼내 전투 장면을 촬영했다.
파지지직!
서걱!
촤악!
그러거나 말거나 민도준은 워울프를 학살하는 데만 전념했다.
‘이걸로 80마리째.’
어느덧 마지막까지 처치하자 더 이상 나타나는 워울프는 없었다.
‘끝났군.’
아무리 한 마리씩 나타났다지만 80마리를 모두 잡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민도준의 얼굴엔 힘겨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때였다.
“여긴가?”
뒤를 돌아보니 신고를 받고 출동한 헌터와 경찰들이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정말 던전이 있잖아?”
“그런데 워울프는?”
주위를 둘러봐도 워울프가 보이지 않았다.
그야 당연했다.
민도준이 전부 처치해 연기로 만들어버렸으니까.
그때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민도준에게 접근했다.
경찰들과 함께 출동한 공무원 헌터였다.
“안녕하십니까, 공주지부 소속 헌터 도경원이라고 합니다.”
‘강하다.’
민도준은 도경원의 레벨이 높음을 한눈에 알아봤다.
그가 입고 있는 헌터 장비는 1,000레벨 이상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났다는 신고를 받고 왔는데 보아하니 제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계신 것 같군요. 몇 마리나 잡으셨습니까?”
“다 잡았습니다.”
“네?”
도경원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80마리를 전부요?”
“그렇습니다.”
“확실히 놓치지 않고 다 잡았습니까?”
“잡으면서 숫자를 셌으니 확실합니다. 조금 전에 80번째 워울프를 잡았으니 곧 던전이 사라지겠군요.”
민도준의 말대로였다.
파아아앗-
얼마 지나지 않아 던전의 입구가 보란 듯이 사라졌다.
그 모습에 도경원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던전이 사라진 걸 보니 80마리가 나온 건 확실한데…….”
눈앞의 헌터가 놓쳤는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었다.
“정말 한 마리도 놓치지 않은 게 확실합니까?”
“그렇습니다.”
도경원이 잠깐이지만 고민했다.
‘믿어도 될까?’
만약 한 마리라도 시내로 들어갔다간 적지 않은 인명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뭐, 수색 헬기를 띄웠으니 기다려보면 알 수 있겠지만…….’
워울프가 근방에 있다면 지금 당장 수색해야 한다.
그때 민도준의 말에 힘을 실어준 건 지켜보던 학생들이었다.
“저기서 나온 워울프는 이 헌터님이 다 잡으셨어요!”
“맞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저희가 지켜봤어요!”
“자, 봐요! 여기 증거도 있어요!”
학생들이 내민 건 전투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었다.
“허허.”
동영상을 보던 사람들이 헛웃음을 흘렸다.
그만큼 민도준의 전투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놀란 건 도경원이었다.
‘이 사람 대체 뭐지?’
민도준의 전투는 신기하다 못해 충격적이었다.
‘검이랑 마법을 동시에 쓴다고?’
세상 어느 누구도 검과 마법을 병행하지 않는다.
비효율적인 데다 대미지도 나오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이렇게나 강하다고?’
워울프를 두 방 만에 처치하려면 전투력이 최소 1만은 넘어야 한다.
이 정도면 350레벨에 버금가는 수준.
‘게다가 단순히 대미지만 높은 게 아니야. 마법으로 눈을 정확히 맞추고 있어.’
아는 만큼 보인다고 도경원은 눈앞의 헌터가 기술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고수임을 간파할 수 있었다.
‘최소 C급 헌터, 그 이상이다.’
민도준을 보는 도경원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런 고수가 거짓말을 할 리는 없지.’
비록 10번째 워울프를 잡는 것부터 동영상이 찍혀 있었지만 대부분 민도준이 처치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헌터님의 말을 믿겠습니다.”
“믿어주시는 건 고맙습니다만 조금이라도 찜찜하면 수색하셔도 상관없습니다. 뭐, 돌아다니는 워울프는 없겠지만요.”
“아닙니다. 헌터님이 다 잡으셨다고 하는데 굳이 헛수고를 할 필욘 없지요.”
민도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런지 몰라도 도경원이란 헌터는 자신을 신뢰하고 있었다.
“어쨌든 저를 대신해서 던전 브레이크를 막아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도경원이 허리를 굽히자 민도준이 손사래를 쳤다.
“아닙니다. 그저 지나가다 우연히 막은 것뿐인데요, 뭘.”
“그래도 헌터님이 제때 막지 않았다면 수백 명의 사상자가 생겼을 겁니다. 인근 주민들은 헌터님께 목숨을 빚진 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요! 저희도 큰일 날 뻔했잖아요.”
“맞아요. 목숨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헌터님!”
도경원과 학생들이 감사를 표하자 민도준이 어색한 듯 머리를 매만졌다.
‘정말 우연히 막은 것뿐인데…….’
민도준이 이곳을 찾은 건 어디까지나 히든 던전 때문.
던전 브레이크를 막을 생각은 애당초 없었다.
‘그나저나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지.’
민도준이 찾는 히든 던전엔 시간제한이 있었다.
‘빨리 가지 않으면 던전이 닫히고 만다.’
민도준은 장비를 해제하고 떠날 채비를 갖췄다.
“어디 가십니까?”
“할 일을 마쳤으니 더 이상 있을 이유는 없죠. 그럼 이만.”
“저기, 잠시만요!”
떠나려는 민도준을 도경원이 붙잡았다.
“그냥 가시면 안 됩니다. 포상금을 받아야지요.”
“포상금이요?”
“던전 브레이크를 막으셨으니 나라에서 포상금이 나올 겁니다. 바쁘지 않으시면 저희와 같이 가셔서 받으시는 게…….”
“괜찮습니다.”
“그렇게 쉽게 넘길 만큼 적은 돈이 아닙니다. 미등록 던전 제보 시 워울프 던전의 경우 2억이 주어지지만 직접 막으신 분한테는 최대 20억이 주어지거든요.”
액수를 듣자 민도준의 눈이 커졌다.
듣고 있던 중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그럼 저희는 2억 받는 거예요?”
“대, 대박!”
그 모습에 도경원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꿈 깨라, 얘들아. 신고하려거든 던전 브레이크가 터지기 전에 신고했어야지.”
“그, 그럼 한 푼도 없어요?”
“그래.”
“아…….”
비록 학생들은 받지 못하게 됐지만 민도준은 아니었다.
‘20억이면 확실히 적은 돈은 아니야.’
그 정도면 아무리 돈을 잘 버는 헌터라도 탐낼 만큼의 액수.
‘그러고 보니 던전 브레이크를 막으면 포상금이 있다고 본 것 같군.’
한 번도 받아본 적은 없지만 뉴스 기사에서 읽은 기억이 났다.
‘잘됐군.’
포상금을 바라고 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나라에서 준다는데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물론 당장 받을 생각은 아니다.
지금은 히든 던전이 우선이었으니까.
“다음에 받아도 됩니까?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아, 그러시다면 헌터등록증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인벤토리에서 등록증을 내밀자 도경원이 한 번 보더니 돌려줬다.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 명함입니다. 시간 나실 때 저에게 연락 주시면 포상금 지급 절차를 밟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럼 이만.”
민도준은 미련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떠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도경원 헌터님!”
경찰이 다가와 보고했다.
“헬기로 근방을 수색했는데 아직까지 워울프는 보이지 않는답니다.”
“역시! 그 헌터님의 말이 사실이었군.”
도경원은 괜한 걱정이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호기심에 명령어를 외웠다.
‘랭킹창.’
그리고 조금 전에 알게 된 민도준의 이름을 검색했다.
“어?”
“왜 그러십니까?”
놀라는 도경원의 모습에 경찰이 의아해했다.
“레벨이…… 150이었다고?”
적어도 350은 넘겼을 거라고 생각했던 도경원으로선 충격적인 숫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