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184)
특성흡수 헌터사냥꾼-184화(184/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184화
184. 톱니 이빨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테오도르의 시선을 민도준이 애써 무시했다.
‘음…… 초장부터 너무 실력을 드러냈나?’
테오도르가 자신을 감시한다고 했을 때, 민도준에게는 두 개의 선택지가 있었다.
실력을 감추거나, 실력을 드러내거나.
‘굳이 실력을 감출 필욘 없겠지.’
어차피 무한의 탑 1위라는 기록을 세운 마당에 실력을 감추는 것도 이상할 터.
더구나 실력을 드러내 오버로드 길드의 관심도 끌어야 했다.
‘내 실력을 보고 가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
보류라곤 했지만 저스틴 워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는 언젠가 들어가야 한다.
‘그러려면 확실히 눈도장을 찍어놔야지.’
거부당하지 않으려면 길드의 장단에 맞춰줄 수밖에.
그것이 실력을 보여주기로 한 이유였다.
‘4,000억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가치는 보여줘야겠지.’
하지만 테오도르의 표정을 보아하니 생각보다 충격이 컸던 모양이다.
“미, 민도준 헌터님이 세 마리를 다 잡으신 겁니까?”
“예. 원래는 제 앞에 있던 두 마리만 잡으려고 했는데 위험해 보여서 그쪽 몫까지 건드렸네요. 죄송합니다.”
“아, 아니 괜찮습니다. 그보다 어떻게 그리 빨리 움직일 수 있는 거죠? 순발력이 몇입니까?”
현재 민도준의 순발력은 4,100이 넘었다.
아직 전장의 화신 스택을 반도 못 쌓았는데 이 정도다.
‘2,600레벨의 순발력이 4,100을 넘는다? 주력 스탯도 아닌데?’
아마 말해도 믿지 못할 거다.
암살자라도 이렇게는 못 올릴 테니.
‘게다가 순발력만으로는 이렇게 움직이지 못하지.’
다리 힘이 필요하니 어느 정도의 근력도 받쳐줘야 하고 특성도 필요하다.
‘사냥개 특성과 빠른 걸음 특성이 아니었다면 나도 이 속도로 움직이진 못했어.’
이동속도가 20% 증가하는 사냥개 특성과 달리기 속도가 15% 증가하는 빠른 걸음 특성.
두 특성의 시너지로 평소보다 1.38배만큼의 속도를 낼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비밀을 말할 수야 없지.’
민도준이 정중하게 말했다.
“노코멘트하겠습니다.”
“아…… 이해합니다.”
이해한다고 했지만 테오도르는 여전히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민도준 헌터가 이렇게 빨랐다니……. 내가 잘못 본 건 아니겠지?’
S급인 자신조차 제대로 보지도 못할 정도의 속도라니.
‘우연인지 아닌지는 곧 있으면 알게 되겠지.’
잠시 후.
크르르르-
어김없이 늑대인간이 나타났고.
스걱-! 툭!
실력을 드러내기로 작정한 민도준은 늑대인간이 보이는 족족 머리를 날려버렸다.
그 과정에서 테오도르가 놀란 것은 덤이었고.
‘우연이 아니다. 실력이다!’
믿지 못할 만큼 빨라서 단순히 우연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오히려 사냥할수록 점점 빨라지는 느낌도 들었다.
‘엄청난 속도로 정확하게 목만 잘라내고 있어.’
저 정도면 순발력이 최소 3,000은 넘었을 터.
‘게다가 대미지도 상당해. 아무리 빨라도 단숨에 목을 자르기란 쉽지 않을 텐데 말이야.’
어쩌면 근력만 3,000에 달하는 자신보다 강하지 않을까?
‘그건 아니겠지.’
콰직!
그런 생각과 동시에 테오도르가 자신을 향해 손톱을 들이댄 늑대인간의 골통을 쪼갰다.
‘휴우. 하마터면 손톱이 닿을 뻔.’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테오도르가 민도준을 쳐다봤다.
그의 주변엔 세 마리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내가 한 마리를 잡을 때 세 마리를 동시에 상대하다니.’
5초 컷으로 끝내는 걸 보면 열 마리도 동시에 상대할 수 있어 보였다.
‘과연 무한의 탑 1위라는 게 허명이 아니었어.’
내심 감탄하며 민도준을 따라가는데 문득 이질감이 느껴졌다.
“저기, 민도준 헌터님.”
“네.”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은데요?”
사방이 숲이라 길이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 나무들을 보면 알 수 있었다.
‘평소에 보던 나무들이 아니야.’
3,450레벨인 테오도르는 흡혈귀의 밤 던전만 다섯 번을 공략한 숙련자.
‘러시아의 던전은 처음 공략하는 거지만 어쨌거나 다른 나라랑 다를 건 없을 텐데?’
공략할 때마다 보던 나무들이 아니라는 것쯤은 조금만 눈여겨봐도 알 수 있었다.
그 모습에 민도준이 속으로나마 테오도르를 칭찬했다.
‘의외로 눈썰미가 있네? 모를 줄 알았는데.’
사실 민도준은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다른 숲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보통 숲 다음에는 오래된 고성이 나와야겠지만…….’
크게 방향을 틀어 고성 너머의 다른 숲으로 넘어갔다.
다름 아닌 중간 보스를 잡기 위해서.
‘보통은 고성에 들어가려 하지 여기까지 오진 않지.’
아마 다른 파티원들은 지금쯤 고성을 발견하고 슬슬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을 거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민도준은 모르는 척 시치미를 뗐다.
“길을 잘못 들었나요? 그냥 발이 가는 데로 갔을 뿐인데.”
“이만큼 걸었으면 고성이 나와야 했거든요. 게다가 나무의 종류도 달라진 거 같고…….”
“정해진 루트대로 진행하면 무슨 재미입니까? 새로운 길도 개척해 보고 그러는 거죠, 뭐.”
민도준이 문제없다는 듯 걸음을 옮기자 테오도르도 순순히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늑대인간을 처치하며 걷길 30여 분.
“응? 저기 오두막이 있네요.”
민도준이 여전히 모르는 척 중간 보스가 있는 곳을 찾아갔다.
끼이익-
타닥타닥 장작불 소리가 나는 벽난로 앞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끼익- 끼익- 끽.
흔들의자에 앉아 있던 그가 민도준 무리를 보고 행동을 멈췄다.
“어라? 여기에 사람이 있을 줄은…….”
“사람이 아니에요.”
“네?”
테오도르의 말을 정정한 민도준이 유령 검을 들었다.
“녀석의 이를 잘 보세요.”
테오도르가 눈을 게슴츠레 뜨며 남자의 입가를 살펴봤다.
“어? 뭔가 뾰족한 게…….”
씨익-
남자가 활짝 웃자 테오도르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뾰, 뾰족한 이가 엄청나게 많잖아?”
마치 톱니 이빨처럼.
파앙-!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남자가 주먹을 내질렀다.
콰쾅-!
테오도르가 해머로 막았지만 문을 부수며 오두막 밖으로 튕겨 나갔다.
“크으윽!”
몇 바퀴를 더 구른 테오도르의 얼굴에 긴장감이 어렸다.
‘어, 엄청난 힘이다.’
해머의 양 끝을 잡고 방어 자세를 취했는데도 그대로 날아갈 줄은 몰랐다.
파앙!
쉴 틈도 주지 않겠다는 듯 다가온 남자가 다시금 주먹을 내질렀다.
그러나.
스걱-
민도준이 휘두른 검에 상처를 입고 뒤로 훌쩍 물러났다.
크르르르-
이빨을 드러내던 남자의 용모가 빠르게 변했다.
츠츠츠츠-
주둥이가 튀어나오고 근육이 부풀면서 온몸에 갈기가 솟아났다.
“느, 늑대인간?”
인간에서 늑대인간으로 변한 녀석이 특유의 톱니 이빨을 드러내며 민도준을 노려봤다.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낸 것에 열이 받은 모양이었다.
스르릉-
늑대인간의 손톱이 칼처럼 길어졌다.
열 개의 칼날을 세움과 동시에 늑대인간이 사라지더니 민도준의 앞에 나타났다.
채앵-!
발톱을 유령 검으로 막은 민도준이 반격을 가했다.
늑대인간도 지지 않고 손톱을 놀렸다.
챙챙챙챙챙-!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인간과 늑대의 공방이 펼쳐졌다.
‘이, 이건…….’
지켜보던 테오도르가 입을 벌렸다.
‘S급 헌터의 수준을 벗어났잖아?’
눈으로 좇기도 힘든 공방이 수없이 펼쳐졌다.
양측 누구도 공격을 허용하지 않을 만큼 치열했다.
‘저 늑대인간도 강하지만 그걸 다 막는 민도준 헌터는 대체…….’
잘 보이지도 않는 공방에 테오도르가 혀를 내둘렀다.
자신이라면 몇 초 버티지도 못하고 난도질당했을 거다.
감히 끼어들 생각조차 못 하고 감탄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는 한편, 열심히 검을 놀리던 민도준은 꽤 진땀을 빼고 있었다.
‘하, 이 자식 꽤 빡세네?’
톱니 이빨 늑대인간은 이곳의 중간 보스다.
일반적인 늑대인간보다 월등히 강한 신체를 가진 것이 특징.
당연히 S급 헌터 혼자서 잡을 수 있는 녀석이 아니다.
‘그래도 중간 보스니까 혼자서 쉽게 잡을 수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의외로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서로 근력이랑 순발력이 비슷한지 한 치도 밀리지 않아.’
현재 민도준은 전장의 화신을 30 스택까지 쌓은 상태로, 근력 3,600에 순발력은 5,000에 달했다.
‘이 정도도 상당히 높은 편인데 안 밀린단 말이지?’
부아가 치민 민도준은 결국 균형을 깨기로 마음먹었다.
‘거스트 블레이드.’
등 뒤에서 나타난 바람의 칼날 열 개가 민도준을 거들었다.
위이이잉!
서거거걱- 서거거걱-!
춤을 추며 날아든 칼날들이 늑대인간의 살갗을 베자 균형이 흐트러졌다.
푸욱-
크러러럭!
민도준의 검 끝이 눈알을 찔렀다.
서걱- 푸우욱!
다음으로는 목젖을 베었고 그다음은 가슴을 찔렀다.
[톱니 이빨 늑대인간을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 +1,620,000] (기여도 100%) [레벨이 올랐습니다!] [S급 마정석이 나왔습니다.] [S급 마정석이 나왔습니다.] [S급 마정석이 나왔습니다.] [최상급 랜덤 박스가 나왔습니다.] [스킬 등급 초월석이 나왔습니다.] [톱니 이빨 목걸이가 나왔습니다.] [파티 룰에 따라 자동으로 룰렛을 돌립니다.] [획득자는 민도준입니다.]수많은 아이템이 민도준의 인벤토리로 들어왔다.
일대일로 처치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스킬 등급 초월석이 나왔네?’
민도준은 주저 없이 초월석을 사용했다.
S급이 되기 전에 써야 하는 것이 초월석이다.
쟁여뒀다가 쓸 이유가 없었다.
[초월시킬 스킬을 불러주십시오.]현재 가진 A급 스킬은 마나 소드, 인챈트 소드, 거스트 블레이드, 매그넘 버스트였다.
‘거스트 블레이드.’
[거스트 블레이드의 등급이 A->S로 올랐습니다!] [거스트 블레이드의 칼날 당 대미지가 마력의 125%->200%로 상승했습니다!]자주 쓰는 마법인 거스트 블레이드를 강화했다.
‘대미지가 꽤 올랐군.’
민도준이 이번에 획득한 톱니 이빨 목걸이를 확인했다.
‘물리 대미지를 20% 올려준다라…….’
나름 괜찮았지만 목걸이를 바꾸면 삼위일체 세트 효과를 받을 수 없었기에 갖고 있기로 했다.
‘그래도 옵션이 좋으니 팔면 100억 정도는 받을 수 있겠어.’
그렇게 획득한 전리품에 만족하다가 문득 고개를 돌렸다.
테오도르가 벙찐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뭐야? 내가 보스를 잡아서 놀란 건가?’
그런 것도 있지만 진짜로 테오도르가 놀란 건 조금 전에 보여준 거스트 블레이드 때문이었다.
‘마법을 쓰다니……? 그러고 보니 직업이 마검사였지?’
여태까지 마법은 보여주지 않고 검만 휘둘렀기에 잊고 있었다.
‘신체적 능력이 강한 것도 모자라 마력도 높단 말인가?’
보스의 살갗을 찢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단순히 겉멋으로 배운 마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런 비장의 수를 숨겨두고 있었다니…….’
테오도르는 문득 소름 끼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민도준 헌터에게 숨겨둔 수가 더 있다면……?’
지금도 충분히 강한데 비장의 수가 더 있다?
‘그런 거라면 저스틴 워커를 능가할지도 몰라!’
4,000억이라는 계약금이 부족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뭐 하세요? 가시죠.”
“아…… 네.”
테오로드가 얼떨떨한 얼굴로 민도준의 뒤를 따랐다.
그의 등이 한없이 넓어 보였다.
마치 저스틴 워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