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219)
특성흡수 헌터사냥꾼-219화(219/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19화
219. 저스틴 워커와의 약속
S급이 된 지 한 달이 흘렀다.
고작 한 달이었지만 민도준의 성장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랭킹 시스템.’
[국내 랭킹 순위]1위 – 신경민 (1995년생) – 레벨 3,601 (S급)
2위 – 강혁수 (1981년생) – 레벨 3,567 (S급)
3위 – 정혜원 (1995년생) – 레벨 3,549 (S급)
4위 – 서진철 (1995년생) – 레벨 3,510 (S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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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 민도준 (2000년생) – 레벨 3,400 (S급)
‘벌써 TOP 7에 진입하다니.’
민도준도 놀랄 만큼의 레벨업 속도였다.
‘레벨업 속도만큼 유명세도 날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고.’
이미 S급 마검사이자 홍대의 영웅으로 유명한 그였기에 대중들은 그의 행보에 관심을 가졌다.
어느 나라의 어떤 던전을 클리어했는지, 레벨업 속도는 얼마나 빠른지.
모든 것이 기삿거리가 되었고 그러다 보니 말도 안 되는 레벨업 속도 역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최근에 터진 기사는 대한민국 국민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세계 랭킹 1위인 저스틴 워커! 4년 만에 무한의 탑 2위로 밀려나.] [1위와 2위 차이, 약 5천만 포인트! 압도적인 1위!] [무한의 탑 1위는 한국 국적. 과연 누가?] [확인 결과 무한의 탑 1위는 홍대 영웅 민도준인 걸로 밝혀져…….] [민도준, 저스틴 워커를 꺾고 대한민국 최초로 무한의 탑 1위 등재.]└우리나라가 1위 찍었다고? 이거 실화냐?
└미국을 꺾고 1위? 미쳤다, 진짜!
└근데 무한의 탑이 뭐임? 누가 설명 좀.
└무한의 탑은 층마다 나오는 괴수들을 상대로 실력을 테스트하는 홀로그램형 히든 던전으로, 괴수를 잡아서 얻은 포인트에 따라 명예의 전당에 올라감. 즉, 무한의 탑에서 1위를 했다는 건 그만큼 전투력이 압도적이라는 뜻. 이상 스피드왜건이었음.
└고마워요, 스피드왜건!
└그러니까 한마디로 민도준이 저스틴 워커보다 강하다는 말이네?
└ㄴㄴ 그건 모름. 무한의 탑은 레벨이 낮을 때 들어갈수록 포인트를 많이 받음. 2,250레벨에 들어갈수록 유리하다는 거.
└다른 기사 보니까 저스틴 워커랑 민도준이랑 들어간 레벨이 2,250으로 똑같다는데?
└어…… 그럼 민도준 헌터가 저스틴 워커보다 강한 게 맞네. 어디까지나 같은 레벨이라고 상정했을 경우지만.
└이게 말이 되냐? 저스틴 워커는 세계 랭킹 1위이고 민도준은 이제 국내 7위밖에 안 되는데? 민도준이 더 강하다고?
└멍청아. 랭킹은 강함의 지표가 아니야. 단순히 레벨 순이라고.
└레벨 높은 게 강한 거지 뭔 헛소리를 하고 있노?
└어쨌거나 민도준이 저스틴을 압도적으로 발라버렸다는 말이네.
└레벨이 빠른 것부터 이상하다 했는데 ㅈㄴ 강해서 그런 거였네.
└한마디로 말할 수 있음. 미쳤다.
└이 정도면 신경민도 민도준한테 비비지 못하는 거 아님?
└레벨업 속도 보니까 금방 국내 1위 찍을 듯.
└역시 대한민국의 자랑임.
└미쳤어. 미쳤어.
└민도준, 그는 신인가?
미국의 최강자인 저스틴 워커를 꺾고 국내의 헌터가 1위를 차지했다?
이는 FIFA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우승했다는 말과 진배없었다.
그만큼 민도준의 명성은 무한의 탑 순위가 공개된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제는 지나가는 아이도 민도준의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
민도준은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자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음?’
그때 포털사이트 메인에 걸린 기사가 민도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국내에 암살 전문 길드가 있다? 청부살인을 업으로 삼는 흑해 길드.] [범죄자 헌터들로 이루어진 역대 최악의 길드. 암암리에 청부받아 일반인 살해해…….] [속보! 흑해 길드, 최근 서울 시내 골목길에서 피해자 이 씨(53)를 고문한 뒤 자폭.] [그동안 존재도 모르고 있다가 죽은 피해자 지인의 양심고백으로 덜미.] [추악한 실태, 흑해 길드. 사회를 좀먹는 악.] [경찰 측, 그동안 길드에 의뢰했던 사람들 전수 조사. 살인교사죄로 처벌할 것.]‘예상대로 흑해 길드의 범행이 기사화됐군.’
얼핏 댓글을 보니 사람들의 비난도 장난 아니었다.
‘역사대로 놈들의 악행은 알려져야 해.’
수면으로 떠오른 길드의 악행에 민도준이 기뻐했다.
자신의 휘하에 있는 길드지만 이렇게 대중들로부터 물고 뜯기기를 원했다.
‘전생에서 이놈들이 선생님께 한 짓을 생각하면 모조리 씹어먹어도 시원치 않지.’
남은 14명의 흑해 길드원들도 굴릴 대로 굴리고 이용하다가 모조리 특성을 먹어주리라.
씨익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그때.
지이잉- 지이잉-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현재 보고 있는 핸드폰에서 울리는 게 아니었다.
서랍에서 울리는 것이었다.
‘또 흑해 길드에서 온 전화인가?’
서랍을 연 민도준이 살짝 놀랐다.
안광현의 핸드폰이 아니었다.
‘허지평에게서 온 전화다.’
중국 백사 길드의 마스터인 허지평.
그를 죽인 민도준은 혹시 몰라 핸드폰을 챙겨뒀었다.
저스틴 워커에게 연락이 올까 싶어서.
아니나 다를까.
‘지금 왔다.’
발신인에 떡하니 저스틴 워커라고 적혀 있었다.
스르륵-
타른헬름을 착용한 민도준이 즉시 허지평으로 변신했다.
그를 흉내 내려면 목소리까지 완벽해야 한다.
띡-
긴장된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십니까, 저스틴 워커님.”
-오랜만이군, 허지평. 잘 지냈나?
“물론입니다.”
중국어로 말하는 저스틴 워커의 목소리에서 의심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내가 중국어를 할 줄 알아서 다행이야.’
민도준이 계속해서 허지평을 연기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를 주셨습니까?”
-내가 꼭 무슨 일이 있어야지만 전화하나?
“기분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후후, 농담이다. 일이 있으니까 전화한 게 당연하지.
“무슨…….”
-한국에 기사가 났더군. 흑해 길드에 관한 기사 말이야.
“아…….”
민도준은 그가 갑작스레 전화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내 보검을 가져간 녀석들이 흑해 길드라고 했지?
“그렇습니다.”
-마침 기사를 보니까 생각나더라고.
그 말을 들은 민도준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기사를 보고 생각났다고……?’
생각보다 전설의 보검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서.
-마지막에 통화했을 때 놈들을 추적해서 보검을 탈환하겠다고 했었지. 어떻게 됐나?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면목 없습니다.”
둘 사이에 잠시지만 침묵이 이어졌다.
-나한텐 자신만만하게 말해 놓고 아직도 못 찾았다니. 실망인데.
“죄송합니다. 반드시 놈들을 추적해서 되찾겠…….”
-아니야. 그럴 거 없어. 흑해 길드가 이미 언론에 노출됐잖아? 괜히 찾겠다고 움직였다가 덜미를 잡힐 수 있으니까 그만 포기하는 게 좋겠어.
“그래도 될는지…….”
-수천억짜리 아이템이 날아갔지만 뭐 어쩔 수 없지. 그리고 아쉬운 건 내가 아니라 그쪽이잖아? 보검을 탈환하면 그쪽이 가지기로 했으니.
“그건 그렇지만 주어진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에 걸립니다.”
-아아, 괜찮아. 어차피 내 목적은 달성했으니까.
민도준은 그가 말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허지평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한국의 협회장에게 빚을 지게 만드는 게 목적이었지. 그걸 빌미로 뭔가 대가를 요구할 셈이고.’
무슨 대가인지는 모르지만 알아내야 한다.
‘가능하면 저스틴 워커를 만났으면 좋겠는데…….’
그때 민도준의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것은 오버로드 길드의 제안이었다.
‘내가 오버로드 길드로 옮긴다면 저스틴 워커를 만날 수 있을까?’
확실히 만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다.
지금보다야 가능성은 크겠지만.
-보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생각하지마. 잃어버린 거에 부담 갖지도 말고.
“……감사합니다.”
-그럼 수고하라고.
‘안 돼. 아직 놈의 진짜 목적을 알아내지 못했어.’
통화가 끊기려 하자 민도준이 다급하게 불렀다.
“저어, 저스틴 워커님.”
-왜 그러지?
“한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그래, 해 봐.
민도준은 빙빙 돌아가기보다 돌직구를 날리기로 했다.
“이제 어쩌실 계획입니까?”
-무슨 뜻이지?
“원하던 대로 한국의 협회장에게 빚을 지게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이후로 어떻게 하실지 궁금해서 말입니다.”
-조만간 한국에 가 협회장을 만날 거다. 그리고 보검을 잃어버린 대가를 요구해야겠지.
“어떤 요구를 하실 참인지……?”
-그것까지 말하기는 좀 그렇군.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깊게 파고들었나요?”
-아니라곤 말 못 하겠군.
“그동안 저스틴 워커님과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선을 넘었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은근슬쩍 아부해서 마음의 벽을 허문다.
짧은 순간 민도준이 떠올린 작전이었다.
‘녀석이 허지평을 안 좋게 보고 있다면 의심만 키우는 꼴이 되겠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다행히 저스틴 워커는 허지평을 좋게 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우리 사이의 선이랄 게 뭐 있나? 내가 말하지 않았나? 이러나저러나 우린 한배를 탄 거라고.
“하하……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렇다 해도 전화상으로는 말해줄 수 없어.
얼핏 들으면 실망스러운 말이었지만 민도준은 희망을 보았다.
전화상으로 말하지 않겠다는 말은 반대로 말하면 만나서 말하겠다는 뜻이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저스틴 워커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내뱉었다.
-정 궁금하면 직접 와서 듣던가.
“직접이요?”
-그래. 내가 협회장 만나러 갈 때 수행원인 것처럼 해서 붙어 있으면 되잖아.
“그래도 됩니까?”
-안 될 게 뭐 있어?
이건 기회였다.
저스틴 워커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나올 거야?
“나가겠습니다.”
-그럼 내가 협회장 만나러 갈 때 미리 문자 줄게. 언제 어디서 만날지.
“알겠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네 얼굴도 보겠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렇게 저스틴 워커와 약속을 잡은 뒤 통화는 끝났다.
‘드디어 녀석을 직접 볼 수 있는 건가?’
어떻게든 만나서 녀석의 냄새를 기억하기만 하면 게임은 끝난다.
‘냄새만 기억하면 다 잡은 사냥감이나 마찬가지야.’
무엇보다도 기대되는 건 세계 랭킹 1위라는 저스틴 워커의 약점이 보일지 말지였다.
‘지금의 내가 강할지, 녀석이 강할지…….’
궁금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으리라.
‘그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군.’
민도준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