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221)
특성흡수 헌터사냥꾼-221화(221/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21화
221. 절대자
[뭄바이 붉은 황무지 던전]-난이도 : S
-인원 제한 : 5명
-입장 제한 : 레벨 3,000 이상
-공략 목표 : 제한 시간 내 생존
-실패 페널티 : 없음
-제한 시간 : 72시간
-던전 브레이크까지 남은 시간 : 402시간 11분 32초
던전에 들어오자마자 뜨거운 햇볕과 붉은 황무지가 민도준을 반겼다.
‘오랜만이군.’
회귀 전 대부분의 S급 던전을 섭렵한 민도준에게 붉은 황무지는 그리 어려울 것 없는 던전이었다.
‘고작 4,000레벨짜리 던전쯤이야.’
다른 이들에겐 최고 난이도의 던전이겠지만 5,000레벨에 근접했던 민도준은 이보다 더한 던전도 겪어봤었다.
‘미국에 있는 드래곤의 둥지가 내가 겪은 던전 중에 제일 힘들었던 곳이었지. 아, 5,000레벨을 찍은 사람이 없으니 지금은 생기지 않았으려나?’
저스틴 워커가 5,000레벨을 찍으면 나타날 던전이 드래곤의 둥지였다.
‘그에 비하면 이곳은 어려운 축에 속하는 것도 아니야.’
그렇기에 민도준은 눈앞에 나타난 붉은 갑주 개미를 봐도 당황하지 않았다.
촤아악-!
그저 엑스칼리버로 가볍게 두 동강을 낼 따름이었다.
‘한 방에 죽는 건 구울이나 개미나 별반 다르지 않네.’
3,800레벨인 죽은 자들의 도시도 쉽게 공략했는데 4,000레벨 던전이라고 어려울 리가 없다.
‘200레벨 차이야 저렙일 때나 확 와닿지 S급이 된 이상 거기서 거기지.’
S급이 된 이후로 레벨은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3,000레벨만 넘으면 모든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는 데다 던전도 제약 없이 들어갈 수 있었으니까.
‘200레벨 차이는 스탯 200의 차이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스탯 200 정도야 비싼 아이템들을 두르면 금세 메울 수 있다.
S급이 되고 나면 레벨보다는 장비빨의 영향이 더 큰 게 사실이다.
‘나만 봐도 알 수 있지. 장비빨로 S급이 되자마자 엄청나게 강해졌잖아?’
현재 착용하고 있는 전설 아이템이 아니었으면 지금처럼 강해지진 못했을 거다.
헌터들이 전설 아이템에 목매는 것도 그런 이유였다.
힘들게 레벨을 올리는 것보다 좋은 아이템 하나 착용하는 게 훨씬 더 효율이 높았으니까.
‘다만 구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지.’
전설 아이템은 S급 보스를 수십 번은 잡아야 나올까 말까 한다.
헌터 역사 20년 동안 그 개수가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구하기 힘든지 알만하다.
‘그런 아이템을 내가 세 개나 갖고 있다니.’
그중에서도 두 개는 이미 마력의 핵으로 강화한 상태다.
전설의 무구보다 구하기 힘든 게 마력의 핵인데 말이다.
‘S급 보스에게서 정말 정말 낮은 확률로 나오는 게 마력의 핵이지만…….’
그렇다고 확률을 높일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바로 네임드 보스를 잡는 거지.’
피의 마녀 바토리를 잡고 얻은 것처럼 네임드 보스만이 그나마 마력의 핵을 구할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아니, 확실하다고 장담할 순 없겠어. 잘 쳐 줘봐야 50%의 확률로 드랍될 테니.’
일단 네임드 보스를 만나는 것부터가 운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민도준은 잡념을 지우고 사냥에 집중했다.
촤아악-!
반나절 가까이 개미들을 잡으며 전진하던 민도준이 거대한 동굴을 발견했다.
서브 던전인 개미굴이었다.
[서브 던전 ‘개미굴’에 입장하셨습니다.]‘이제 슬슬 몰이 사냥을 시작해 볼까?’
필드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개체가 있는 개미굴이야 말로 몰이 사냥하기 최적의 장소.
‘아우야. 시작하자.’
[커헝!]유령 늑대에게 지시를 내린 뒤 개미들이 오기를 느긋하게 기다렸다.
바글바글바글-
사람만 한 크기의 개미들이 떼를 지어 몰려왔다.
일반적인 헌터라면 패닉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1에서 10번까지. 영혼 폭발.’
콰콰콰콰콰쾅!
민도준은 침착하게 검은 광선으로 몰려 있던 개미들을 단번에 죽여 없앴다.
그리고 범위에 들어오지 않은 남은 개미들은 매그넘 버스트로 처리했다.
꽈아아앙!
[경험치 +210,000] [경험치 +210,000] [경험치 +210,000]……
…
[레벨이 올랐습니다!]레벨을 올리기란 쉬웠다.
몰이 사냥을 한 번 할 때마다 올랐으니까.
‘3일 내내 이렇게만 사냥한다면…….’
던전을 나왔을 땐 몇 레벨이 되어 있을지 기대가 됐다.
‘전투력도 꾸준하게 올라가고 있어.’
전투력은 괴수를 잡는 속도와 대미지에 따라 평균적으로 계산되어 나타나는 수치.
전투력이 아직도 올라간다는 건 대미지가 계속해서 갱신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지금의 전투력이 다가 아니라는 거지.’
그동안 사냥하면서 올린 민도준의 전투력은 350만.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었으니 그 한계를 추정하기는 힘들었다.
‘나도 내 힘의 최대치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죄다 한 방에 죽어버리거나 30초 이내로 결판이 나니 얼마나 강한지 본인조차 알 수 없었다.
‘드래곤의 둥지 정도는 들어가야 전력을 다할 수 있을까?’
어쨌거나 이 모든 것은 전설 아이템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
‘운이 좋군.’
민도준이 별안간 미소를 지었다.
전설 아이템 때문이 아니었다.
‘설마 이곳에 네임드 보스가 있을 줄이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개미들을 보고서 깨달았다.
배후에 네임드 보스가 있음을.
아니나 다를까.
개미들을 처치하며 냄새를 쫓으니 집채만 한 개미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개미들의 지배자 쿠윈]‘찾았다.’
민도준의 입가에 미소가 피었다.
마력의 핵을 얻을 좋을 기회였다.
* * *
제한 시간 72시간을 다 쓰고 나서야 민도준이 던전 밖으로 나왔다.
라만이 반기며 달려온 것도 그와 동시였다.
“나오셨습니까, 헌터님!”
기다렸다는 듯 다가오는 통제관을 보며 민도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제가 지금 나올 줄 어떻게 아셨어요?”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생존형 던전인 만큼 딱 3일이 되는 때에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렇군요.”
민도준은 솔직히 눈앞의 인도인이 자신을 신경도 쓰지 않을 줄 알았다.
‘4,000레벨급 던전을 혼자서 들어가는 건 죽으러 가는 거나 마찬가지일 테니.’
모르긴 몰라도 살아 돌아올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으리라.
아니나 다를까, 라만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솔직히 전 헌터님이 3,400레벨이라는 말을 듣고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도 포탈의 색이 변하지 않더군요. 목숨에 문제가 생겼다면 파란색으로 변했을 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멀쩡한 상태로 돌아오시다니…….”
몸 곳곳에 괴수의 체액이 묻어 있긴 하지만 다친 곳은 없는 모습.
라만이 여전히 경이로운 눈길로 쳐다봤다.
“이곳을 지키면서 솔로로 들어갔다 나온 분은 헌터님이 처음입니다. 그것도 이렇게 무사한 몸으로요.”
“운이 좋았습니다.”
민도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정말로 운이 좋았다.
네임드 보스가 나타났고 그로 인해 원하는 것 역시 손에 넣었으니까.
* * *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민도준은 길드 사무실부터 들렸다.
“오셨습니까, 길드장님.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박동윤은 공략에 성공했는지를 묻지 않았다.
민도준이 살아서 돌아왔다는 것부터가 성공했다는 증거였으니까.
“와…… 이제 봤는데 레벨이 엄청나게 오르셨습니다?”
“이 정도야 뭐…….”
3일 동안 민도준이 올린 레벨은 전보다 많은 200.
눈치 볼 것 없이 마음껏 솔로잉을 돌다 보니 이룩한 결과였다.
“벌써 3,600레벨이시라니……. 잠깐, 순위가…… 2위?”
7위였던 민도준이 단숨에 2위로 치고 올라왔다.
“1위랑은 고작 7레벨밖에 차이가 안 납니다!”
“그래요?”
조만간 국내 1위를 찍게 생겼지만 민도준은 대수롭지 않은 얼굴이었다.
이미 찍어본 국내 1위 따위야 별다른 감흥도 없었다.
‘찍을 거면 세계 랭킹 1위는 돼야지.’
지금 같은 속도로 보면 충분히 저스틴 워커를 넘어설 수 있었다.
‘그저 시간문제일 뿐이야.’
그 사실을 박동윤도 깨달았는지 여전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이러다 세계 랭킹 1위 하시는 거 아니에요? 아니, 이대로라면 1위 하실 거 같은데요?”
“세계 랭킹 1위는 저도 한번 달아보고 싶은 타이틀이네요.”
세계 랭킹 1위를 무슨 동네 체육대회 1등처럼 가볍게 말하는 민도준의 모습에 박동윤이 혀를 내둘렀다.
“그래서 말인데, 박 팀장님은 지금처럼 솔로잉이 가능한 던전을 알아봐 주세요. 기왕이면 4,200레벨 이상으로요.”
“아, 알겠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민도준의 스케일에 박동윤은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전부터 크게 성공하실 분이라는 건 알았지만 설마 세계적인 스케일이었을 줄이야…….’
등에 날개를 단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로켓이었다.
“그나저나 던전 한 번에 200레벨을 올리시다니. 이거 한동안 인터넷이 떠들썩하겠는데요?”
“그러게요.”
떠들썩한 소식은 그뿐만이 아니었지만 민도준은 말을 아꼈다.
‘또다시 네임드 보스를 솔로킬했다는 걸 알면 더 시끄러워지겠지.’
광렙도 하고 네임드 보스도 잡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솔로잉이었다.
* * *
집으로 돌아온 민도준은 샤워를 마치고 경건한 마음으로 침대에 앉았다.
이 순간을 위해 참고 또 참아왔다.
‘전설 템 조합이라는 중요한 일을 아무 곳에서나 할 순 없지.’
네임드 보스 쿠윈을 잡은 민도준은 운 좋게도 마력의 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마지막 남은 전설의 갑옷을 강화하려 한다.
[전설의 갑옷]+[마력의 핵]‘제발 광폭화 기능보다 좋은 게 나오길.’
호랑이 가죽 갑옷을 입기 지겨웠던 민도준이 버튼을 눌렀다.
[조합을 시도합니다.] [마력의 핵을 이용하여 전설의 갑옷의 힘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특성을 분석하여 적합한 힘으로 변환합니다.] [사용자의 특성이 너무 많아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분석이 끝났습니다. 사용자에 걸맞은 옵션을 찾았습니다.] [조합 성공!] [전설의 갑옷의 진정한 힘을 일깨웠습니다.] [전설의 갑옷의 이름이 ‘데르키우스의 칠흑 갑옷’으로 변경되었습니다.]‘무슨 갑옷이지?’
난생처음 보는 갑옷에 민도준이 재빨리 정보창을 확인했다.
[데르키우스의 칠흑 갑옷]-분류 : 갑옷
-등급 : EX
-방어력 : 30,000
-효과 : 받는 피해 30% 감소, 폭주
-내구력 : 무한
-사용 제한 : 레벨 3,000 이상(귀속)
-설명 : 전설의 갑옷을 강화하여 탄생한 갑옷. 죽음의 신 데르키우스가 특별 제작한 갑옷으로 ‘폭주’를 사용할 수 있다. 폭주를 쓰면 5분간 모든 스탯이 50% 증가한다. 10분의 쿨타임이 있다.
‘폭주?’
민도준은 갑옷의 옵션 중에서 폭주라는 기능에 주목했다.
‘5분간 올 스탯 50%라……. 광폭화와 비슷하잖아?’
차이점이라면 근력과 순발력만 올려주는 광폭화와 달리 올 스탯 증폭이라는 점.
그리고 스택을 쌓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그야말로 광폭화의 상위호환 버전.
‘최고잖아?’
쿨타임도 10분으로 짧은 편이라 쓰기에도 부담이 없다.
‘특히 올 스탯을 올려준다는 게 사기적이야.’
마력이 증가하면 마검사 특성 덕분에 다른 스탯들 역시 추가로 또 뻥튀기될 터.
‘전장의 화신으로 50%를 올린 데다 폭주로 다시 50%를 올리면? 스탯이 얼마나 증가할지 상상도 못 하겠군.’
상상하기를 멈춘 민도준이 칠흑 갑옷을 입었다.
유려한 곡선과 번쩍거리는 흑색의 광이 마치 경차에서 고급 세단으로 갈아탄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호랑이 가죽 갑옷과는 비교도 안 되게 좋군.’
여기에 검붉은 빛의 엑스칼리버까지 들자 어둠의 기사와 같은 느낌이 물씬 들었다.
‘타른헬름이 투명하지 않았더라면 영락없는 흑기사였을 텐데.’
이왕 보는 김에 모든 아이템을 착용한 민도준은 갑자기 떠오른 메시지에 깜짝 놀랐다.
[세트 효과가 발동합니다.] [적용 아이템]-엑스칼리버
-타른헬름
-데르키우스의 칠흑 갑옷
강화된 전설 아이템 세 개를 착용하니 뜻하지 않던 세트 효과가 적용된 것이다.
[세트 효과 – 절대자]-올 스탯+300
-모든 대미지+30%
-장비 방어력+30%
-모든 속성 저항력+30%
-상대의 전투력 확인 가능
‘잠깐. 이게 뭐야?’
민도준의 시선이 세트 효과의 마지막 줄에 멈췄다.
‘상대의 전투력을 알 수 있다고?’
회귀한 민도준도 처음 보는 능력.
그 전에 강화된 전설 템 3개를 모으면 세트 효과가 발동하는 줄도 몰랐다.
‘생전에 전설 템 3개를 모아본 적이 있어야지.’
회귀 전에도 세트 효과를 누린 헌터가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극소수만 얻을 수 있는 효과였다.
‘전투력을 보는 걸 제외하고도 효과들이 엄청난데?’
그때였다.
지이잉-
허지평의 핸드폰으로 문자가 도착했다.
저스틴 워커의 문자였다.
즉시 문자를 확인한 민도준의 눈이 커졌다.
‘내일 만나자고?’
동시에 기대가 되기도 했다.
‘이참에 녀석의 전투력을 확인할 수 있겠어.’
이 세계의 최강자가 누구인지도 알게 될 테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