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251)
특성흡수 헌터사냥꾼-251화(251/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51화
251. 17명의 S급 헌터들
아담과 데이빗은 캐나다에 있는 몬트리올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무인 티켓 발권기로 향했다.
그리고 가장 빨리 출국할 수 있는 티켓으로 2장 끊었다.
‘지상에 발을 붙이고 있을 여유는 없다. 언제 민도준이 쫓아올지 몰라.’
어디로 가든 상관없었다.
민도준을 피해 달아날 수만 있다면.
‘제아무리 놈이 빠르다고 해도 비행기 속도를 따라잡진 못하겠지.’
하늘을 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비행기만큼 도망치기 좋은 이동수단이 없었다.
“저기…… 아담.”
“왜요, 데이빗.”
“그 민도준이라는 헌터가 우리를 죽이려 한다고 하셨지요? 놈에게 추적 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요.”
“그렇습니다.”
“그러면 이거 하나만 묻겠습니다. 저희가 언제까지 이렇게 비행기만 타고 다녀야 합니까?”
부하의 불만을 듣자 아담의 이마에 주름이 생겼다.
지상을 밟을 새도 없이 계속 비행기만 타는 것이 불만이었던 모양이다.
“왜요? 비행기 타기 싫습니까?”
“그게…… 자꾸 타니까 좀 지겨워져서…….”
“지겨운 게 낫습니까, 죽는 게 낫습니까?”
“…….”
“저는 지겨운 게 낫습니다. 데이빗은 그냥 지상에 멍청하게 있다가 민도준에게 잡혀서 죽으시렵니까?”
“아, 아닙니다.”
“그럼 이제 입 닥치고 잘 도망치고 있는지 제임스에게 전화나 때려보세요.”
“아, 알겠습니다.”
데이빗이 형인 제임스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다.
“어, 형. 잘 도망 다니고 있어?”
아담과 데이빗만 도망 다녀봤자 소용없다.
제임스도 살아있어야 위급할 때 텔레포트를 쓸 수 있었으니까.
“어, 알았어.”
통화를 마친 데이빗이 아담에게 보고했다.
“지시하신 대로 열심히 기차를 바꿔 타고 있답니다.”
“그래요? 잘하고 있군요.”
기차와 비행기라는 빠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이상, 세 사람이 민도준에게 잡힐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 미국팀은 잘 있으니 됐고, 중국팀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제가 한 번 전화 걸어보겠습니다.”
데이빗이 진위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네요.”
“그럼 형한테 걸어보세요.”
진위백에게도 걸어봤지만 역시 받지 않았다.
“둘 다 연락이 안 됩니다.”
“이상하네요. 연락하면 받으라고 분명히 일러뒀는데 말이죠…….”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든 아담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십니까, 아담 님.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오랜만입니다, 주걸룡.”
주걸룡은 창술의 달인으로도 알려진 중국 랭킹 1위에 오른 헌터였다.
오버로드 길드에 소속된 아담의 충복이기도 했고.
-무슨 일로 전화하셨습니까?
“진위정, 진위백 형제와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중국 랭킹에 이름이 있는지 확인 좀 해 보세요.”
-잠시만요. 금방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이윽고 들려온 건 주걸룡의 당황스러운 목소리였다.
-이름이…… 없습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두 사람 다요?”
-예. 아무래도 죽은 듯싶습니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맞았다.
“알겠습니다. 일이 생기면 또 전화하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아담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젠장, 쌍둥이 헌터들이 죽다니…….’
비록 주걸룡처럼 1위는 아니지만 그래도 랭킹 3, 4위에 있는 녀석들이다.
이렇게 쉽게 죽을 놈들이 아니다.
‘민도준한테 죽은 거야. 다른 가능성은 없어.’
비밀 아지트에 숨어 있으라고 했는데 결국엔 죽어버렸다.
‘거기에 숨었는데도 찾아낸 걸 보면 정말로 추적 능력이 있는 거야.’
순간 아담은 소름이 돋았다.
추적 능력을 염두에 두고 이렇게 도망 다니지 않았더라면 죽어 있는 건 쌍둥이가 아니라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죽인 거지? 전설 아이템에 텔레포트까지 있어서 죽이기 쉽지 않았을 텐데?’
어쨌거나 중요한 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팀을 죽였으니 이제 미국팀을 노리겠지. 어쩌면 곧장 나를 죽이러 올 수도 있고…….’
또다시 도망 다녀야 한다는 생각에 아담은 문득 회의감이 들었다.
‘평생을 이렇게 도망만 다니며 살 순 없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사는 것은 고통이다.
그것을 최근에 아담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아담 님, 시간이 됐습니다. 가시죠.”
“…….”
“아담 님?”
“벤즈의 집이 여기서 얼마나 멀죠?”
“벤즈라면…… 캐나다 랭킹 1위 말씀입니까?”
“예. 거기로 가야겠습니다.”
“그럼 도망은요?”
“중국팀이 죽은 걸 보면 도망만이 상책은 아닌 것 같더군요.”
“그럼 대체 어쩌시려고…….”
“싸울 겁니다.”
“예?”
“S급 길드원들을 전부 소집하세요.”
아담의 눈이 형형하게 빛났다.
“어디 한 번 그 괴물을 죽여봅시다.”
* * *
오버로드 길드가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건 다름이 아니다.
세계 각국의 유명한 헌터들을 영입했기 때문.
세계 랭킹 1위인 저스틴 워커를 필두로 각국의 랭킹 1위들까지.
4,000레벨이 넘는 헌터만 20명을 보유하고 있는 길드는 전 세계적으로 오버로드 길드가 유일했다.
이렇듯 각국의 최강자들을 데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계약금을 많이 제시해서?
말발이 좋아서?
영업력이 좋아서?
세간에선 셋 다라고 추측하고 있지만 아니었다.
전부 정신 지배라는 사기적인 능력 덕분이었다.
‘그때 이 나라 저 나라 돌아다니면서 랭킹 1위들을 영입했던 게 이렇게 도움 될 줄이야.’
아담은 벤즈의 집으로 모여드는 각국의 랭킹 1위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카르마가 높아서 다행이었지.’
랭킹 1위라고 착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성질이 더러운 게 대부분이고 과거에 살인했을 정도로 카르마가 쌓인 헌터도 많았다.
‘물론 아닌 애들도 있었지만 그런 놈들은 신경민처럼 소중한 사람을 건들면 바로 본모습이 나오더라고.’
가진 게 힘밖에 없어서 그런지 신경을 긁으면 바로 살인으로 복수를 하니 지배하기는 쉬웠다.
“칼로스.”
아담의 부름에 브라질의 랭킹 1위가 다가왔다.
“부르셨습니까, 아담 님.”
“당신 특성이 심안이었나요? 투명화를 볼 수 있는?”
“그렇습니다. 은신, 투명화는 물론 던전의 함정, 주변의 인원수까지 모조리 눈을 감고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좋습니다. 당신은 제 옆에 딱 붙어서 그걸로 침입자가 오는지 파악하세요.”
“침입자요? 누가 올 예정입니까?”
“그래요. 자세한 건 인원이 다 모이면 알려주도록 하죠.”
자신의 나라에서 한가락 하는 헌터들이 아담의 부름을 받고 무작정 달려왔다.
세계 랭킹 1위인 저스틴 워커도 마찬가지였다.
“저 사람이…….”
“그 유명한 저스틴 워커…….”
저스틴 워커가 나타나자 헌터들의 이목이 쏠렸다.
같은 길드지만 실물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늦었군요. 저스틴.”
“죄송합니다. 비행기를 늦게 타는 바람에…….”
고개를 숙인 그가 아담의 양옆을 쳐다봤다.
미국의 쌍둥이 헌터 데이빗과 브라질 랭킹 1위인 칼로스가 아담의 곁을 딱 붙어서 지키고 있었다.
“민도준 헌터가 오기로 했습니까?”
“역시. 눈치가 빠르군요.”
“저도 옆에서 지키겠습니다.”
저스틴 워커가 옆에 서니 위압감이 남달랐다.
4,700레벨로 전 세계에서 가장 레벨이 높은 헌터에 속했으니 그도 당연했다.
“오오, 저스틴 워커 님도 오셨습니까?”
캐나다의 랭킹 1위이자 집주인인 벤즈가 허허 웃으며 다가왔다.
“잘 있었나, 벤즈?”
“호오, 제 안부를 물어주시는 겁니까? 누구보다 냉혈한 저스틴 워커 님께서?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그만 놀리지. 옆에 아담 님도 계시는데.”
“전 신경 쓰지 말고 둘이서 편하게 대화 나누십시오. 그리고 벤즈. 이렇게 갑자기 쳐들어와서 미안합니다. 캐나다에 왔는데 벤즈의 집 말곤 생각나는 곳이 없어서요.”
“하하, 괜찮습니다. 안 그래도 이 넓은 저택에 저 혼자 있으려니 심심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벤즈는 세계 랭킹 2위지요?”
“예. 저스틴 워커 님과 50레벨이나 차이 나긴 하지만요.”
“레벨은 50차이지만 전투력은 둘이 엇비슷하군요.”
“아, 그렇습니까?”
“벤즈도 제 옆에 있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를 지키세요.”
“알겠습니다, 아담 님.”
벤즈가 헌터 장비를 착용한 뒤 저스틴 워커 옆에 섰다.
세계 랭킹 1, 2위가 나란히 아담의 곁을 지키고 있으니 이보다 든든할 수 없었다.
“이제 다 모인 것 같군요.”
아담이 S급 헌터들의 숫자를 세보니 17명이었다.
죽은 중국팀 쌍둥이들과 뺑뺑이를 돌고 있는 제임스를 제외한 병력이었다.
“다들 주목!”
아담의 외침에 헌터들의 시선이 한곳에 모였다.
“갑작스러운 호출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빠짐없이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마 여러분의 머릿속엔 이런 궁금증이 있겠지요. 왜 모이라고 한 걸까? 무슨 급한 일이길래 S급 헌터들을 소집한 걸까?”
공감하는지 헌터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바로 저를 죽이려는 암살자 때문입니다.”
“아, 암살자?”
생각지도 못했는지 좌중이 술렁였다.
“감히 아담 님을 암살하려고 하다니!”
“어떤 정신 나간 새끼인지 몰라도 그런 놈은 사지를 찢어버려야 해!”
아담의 측근 몇몇을 제외하고는 처음 듣는 사실이었다.
“자자, 진정하시고. 저는 최근 며칠 동안 암살자의 위협을 피해 도망 다녀야 했습니다. 하지만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었습니다. 놈을 죽여야 이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이렇게 맞서 싸우고자 합니다.”
독립투사처럼 연설하는 아담의 모습에 감명을 받았는지 헌터들이 소리를 질렀다.
“저희가 지켜드리겠습니다!”
“그깟 암살자 따위는 아담 님의 털끝도 건들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놈이 나타나면 갈기갈기 찢어서 괴수의 먹이로 주겠습니다!”
“다들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있어 든든합니다.”
굳이 명령조로 말하지 않았음에도 자신을 지켜주겠다고 난리였다.
그래도 이왕이면 확실한 게 좋았기에 아담이 마지막으로 명령을 내렸다.
“곧 있으면 저를 죽이려는 암살자가 나타날 겁니다. 녀석의 이름은 민도준. 한국의 랭킹 1위입니다. 그놈으로부터 저를 지켜주세요.”
“맡겨만 주십시오!”
“한국 같은 조막만 한 나라의 1위쯤은 별거 아니죠!”
“그런 X밥 새끼는 저 혼자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습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건 좋았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그렇기에 아담이 덧붙였다.
“녀석의 레벨은 4,450입니다. 결코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닙니다.”
“4,450이라면…….”
“세계 랭킹 40위잖아?”
세계 랭킹 40위가 결코 쉬운 자리는 아니었다.
당장 모인 헌터들 중에서도 민도준보다 레벨이 낮은 헌터가 5명 정도는 있었기에.
하지만 그 말은 반대로 말하면 민도준보다 레벨이 높은 헌터가 12명이나 있다는 소리이기도 했다.
이 정도면 자만을 가져도 될 정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 새끼는 이제 죽은 목숨입니다.”
“제가 그놈보다 레벨이 150은 더 높습니다!”
그렇기에 헌터들이 여전히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다음에 이어진 아담의 말에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민도준의 전투력은 800만입니다. 이 중에 800만에 근접하시는 분 있으십니까?”
“…….”
랭킹 1위인 저스틴 워커조차 325만에 불과했다.
하물며 그보다 레벨도 낮은 헌터들이야 볼 것도 없었다.
그래도 다들 200만 이상의 쟁쟁한 실력자들이었지만.
“이제 아시겠죠? 제가 여러분을 괜히 불러모은 게 아니라는 것을.”
“예…….”
“절대 방심해선 안 됩니다. 아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알면 다들 헌터 장비 착용하고 놈의 기습에 대비해 주변을 경계하세요.”
명령을 받은 헌터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긴장감이 흐르는 적막 속에서 칼로스가 말했다.
“나타났습니다! 암살자입니다!”
민도준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