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252)
특성흡수 헌터사냥꾼-252화(252/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52화
252. 암살자
“어디 나타났다는 거야?”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암살자가 나타났다는 칼로스의 외침에도 헌터들은 계속해서 두리번거릴 뿐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민도준을 볼 수 있는 건 심안을 가진 칼로스뿐이었기 때문.
“도대체 어디 있는데?”
“저기, 저기 있습니다!”
칼로스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아무도 없는 허공이었다.
하지만 아담은 믿었다.
정신 지배당한 그가 거짓말을 할 리는 없으니까.
아담이 칼로스가 가리킨 허공을 뚫어져라 주시하며 물었다.
“얼마나 떨어져 있습니까?”
“대략 3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민도준이 확실합니까?”
“얼굴은 모르겠지만 동양인인 건 맞습니다. 엄청나게 큰 늑대를 타고 있어요.”
‘늑대?’
“이,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민도준이 온다는 말에 아담이 옆에 있는 데이빗의 손을 꽉 잡았다.
여차하면 텔레포트로 도망칠 심산이었다.
“민도준!”
아담이 자신 있게 외쳤다.
“인제 그만 모습을 드러내시지? 네놈이 거기 있는 건 다 알고 있다!”
잠시 후 허공에서 나타난 민도준이 바닥에 내려왔다.
“설마 유령 늑대를 볼 수 있는 놈이 있을 줄은 몰랐군.”
좀 전의 대화를 들었는지 민도준이 칼로스를 뚫어지라 응시했다.
“숨겨진 걸 볼 수 있는 특성인가?”
“…….”
“혹시 은신이나 투명화도 볼 수 있나? 전투력과 관계없이?”
칼로스는 입술을 꾹 닫았다.
적에게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말하기 싫으면 말아. 내가 알아서 알아볼 테니까.”
그 말이 죽음을 의미하는 줄은 이 자리에 있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한편 아담은 여유로운 민도준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았다.
‘저 자식. 주위에 있는 헌터들이 보이지도 않나?’
17명의 헌터들이 시퍼렇게 눈을 뜨며 살기를 뿌리고 있는데도, 민도준은 겁먹은 기색 하나 없었다.
‘이길 수 있겠지. 아무렴!’
최소 200만부터 최대 325만까지.
압도적인 전투력의 최상급 랭커들이 주위에 포진해 있다.
아무리 전투력이 800만인 민도준이라 하더라도 17명이나 되는 헌터들의 공세를 막을 순 없을 터.
‘이 자리에 나타난 이상 넌 죽은 목숨이다, 이거야.’
민도준을 보고 잠시 쫄았던 아담이 자신감을 되찾았다.
“민도준. 여기까지 나타난 걸 보니 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건 확실한가 보구나.”
“응. 그러니까 괜히 도망 다니면서 힘 빼지 마. 너를 죽일 때까지 계속해서 추적할 거니까.”
“흥. 이곳이 네놈의 무덤이 될 거란 생각은 안 하나 보지?”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크크, 전에 길드에 찾아왔을 때도 한 방에 죽이지 못한 놈이 날 죽이겠다고? 퍽이나 가능하겠다.”
“그래. 그때 온 힘을 다하지 않았다는 건 인정. 그래서 말인데 이제부터 봐주지 않으려고.”
“흐흐, 그렇게 안 봤는데 허세가 있는 편이군. 90%의 대미지를 반사할 수 있는 날 죽이겠다니.”
“그렇게 자신 있으면 1대1 뜨던가. 뭐가 무서워서 부하들 손은 꼭 잡은 거지? 남사스럽게. 아, 설마 그쪽 취향인가?”
“이 새끼가…….”
아담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노려보는 것뿐이었다.
미쳤다고 전투력이 800만인 상대와 1대1을 하겠는가?
데이빗의 손을 놓을 수도 없었다.
자칫 방심하다간 순식간에 당하고 만다.
‘날 도발해서 방심시킨 다음에 기습할 작정이겠지.’
그런 생각은 안 했지만 아담이 다 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손을 놓지도 않았다.
데이빗에겐 손을 움켜쥐면 즉시 텔레포트를 쓰라고 명령해 둔 상황.
여차하면 텔레포트를 써서 도망가야 한다.
“이렇게 말했는데도 손을 놓지 않는 거 보니 둘이 사귀는 사이 맞나 보네.”
“도발해도 소용없다. 네놈 속셈은 다 알고 있으니.”
아담이 긴장한 얼굴로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리려던 찰나.
“이 새끼입니까?”
중국 랭킹 1위, 주걸룡이 멋들어진 창을 들고서 앞으로 나섰다.
“진위정, 진위백 형제를 죽인 게 이놈이 맞습니까?”
“뭐 하는 겁니까? 주걸룡!”
“아담 님도 아시다시피 진위백 형제는 저와도 친한 사이였습니다. 저에게 1대1로 복수할 기회를 주십시오.”
“아까 내 말 못 들었습니까? 녀석의 전투력은 800만이란 말입니다!”
“저도 300만 가까이 됩니다.”
“제 말을 안 듣고 있군요. 제가 거짓으로 800만이라 한 줄 아십니까?”
“그건 아닙니다. 아담 님이 800만이라고 했으면 그런 거겠지요.”
“그런데 왜…….”
“아마 저놈은 전투력을 속이고 있을 겁니다.”
“뭐요?”
주걸룡이 민도준을 향해 비웃음을 지었다.
“인간의 전투력이 800만이나 된다는 게 솔직히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것도 세계 랭킹 40위가 말입니다.”
정말로 싸울 작정인지 주걸룡이 창을 겨눴다.
“세계 랭킹 1위인 저스틴 워커 님도 325만인데 그보다 높을 수 있다는 게 말이 안 됩니다.”
“그렇다 해도 진위백 형제를 죽인 놈입니다! 결코 만만히 봐서는…….”
“죽은 진위백 형제에겐 미안한 소리지만 기습을 했다면 전투력이 220만이라 해도 당할 수밖에 없겠지요.”
실실 비웃음을 흘리는 주걸룡의 말에 민도준이 피식 웃었다.
“내가 어지간히 얕보인 모양이군.”
“응? 너 중국말도 할 줄 알았냐?”
“나랑 1대1이 하고 싶다고?”
“그래. 이 사기꾼 빵즈 새끼야.”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아서인지 800만이라는 전투력이 믿기지 않는 모양.
“좋다. 본보기로 보여주지.”
“이 병신이 보여주긴 뭘 보여…….”
주걸룡이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서걱-!
그의 머리가 포물선을 그리며 굴러갔다.
불식 간에 벌어진 일에 헌터들이 놀랍다는 듯 입을 벌렸다.
“주, 중국의 창술의 달인이…….”
“이렇게 허무하게…….”
헌터들이 놀라고 있었지만 민도준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마법을 쓴 것도 아니고 그저 사거리에 들어오자 검으로 목을 그었을 뿐이었다.
“뭐야. 시시하게 평타 한 방에 죽어버리다니.”
물론 평타라기엔 각종 버프가 걸려 있는 일격이었다.
기본 버프인 오러 블레이드와 엘레멘탈 소드는 물론 분노와 고통을 모아서 일격에 최대 5배의 대미지를 주는 버서커까지도.
‘아담에 대한 분노 때문에 버서커 에너지는 쉽게 쌓이고 있어.’
분노가 끊이지 않아서 평타로 공격할 때마다 5배의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상황.
여기에 운이 좋게 치명타 특성까지 터져 4배의 대미지가 증폭된다면 전설 아이템을 입고 있어도 평타 한 방에 죽일 수 있을 거다.
방금 죽은 놈처럼 말이다.
그 사실을 아담도 알고 있는지 누구보다 놀라고 있었다.
‘이, 이럴 수가……. 전설 아이템을 입은 주걸룡이 검짓 한 번에 죽다니…….’
누구나 전설 아이템을 입고 있는 건 아니지만 주걸룡은 확실히 입고 있었다.
그랬기에 아담은 그의 활약을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었다.
‘분명 90%의 대미지를 막았을 거야. 그런데도 저렇게 허무하게 죽다니…….’
아담의 눈에 다시금 긴장감이 맴돌았다.
‘온 힘을 다하지 않았다는 말이 사실이었나……?’
더 이상 좌시할 수만은 없었던 아담이 헌터들을 향해 소리쳤다.
“전부! 전부 달려들어서 저놈을 죽이세요!”
“우와아아아!”
명령을 들은 헌터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당황스러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민도준이 차분하게 읊조렸다.
“폭주.”
[폭주를 사용합니다.] [모든 스탯이 1.5배 증가합니다.] [근력+8,933 체력+8,057순발력+9,149 마력+10,479] [남은 시간 : 4분 59초]
이어서 바토리에게서 얻은 S급 스킬을 사용했다.
‘피의 노래.’
민도준의 발밑으로 30미터 반경의 붉은색의 장판이 깔렸다.
“뭐, 뭐야?”
달려들던 헌터들이 공격 스킬인 줄 알고 움찔했다.
하지만 장판을 밟아도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그런 줄 알았다.
적어도 메시지를 보기 전까지는.
[일시적으로 모든 스탯이 15% 감소합니다.]헌터들은 그제야 장판을 밟으면 디버프에 걸린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민도준과 함께 움직이는 장판을 피할 순 없었다.
서걱- 서걱-!
민도준의 공격 한 번에 팔이 떨어지고 머리가 날아갔다.
‘거스트 블레이드.’
위이이이잉-!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바람의 칼날이 헌터들의 사지를 잘라버렸다.
“끄아악!”
“이, 이 새끼!”
헌터들이 민도준을 향해 죽일 듯이 달려들었지만 누구도 제대로 된 공격을 해 보지 못했다.
투명화로 모습을 감추면서 여기저기 활개를 치고 다니니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대체 투명화는 어떻게 계속 쓰는 거지?’
투명화를 쿨타임 없이 쓸 수 있다는 이야긴 듣도 보도 못한 헌터들이었다.
‘헬파이어.’
화르르륵-!
지옥의 불꽃이 헌터들의 머리에 달라붙으며 생명을 태웠다.
“사, 살려줘!”
“으아아아악!”
한 나라의 랭킹 1위라는 위엄도 저버린 채 헌터들이 죽음 앞에서 자비를 구했다.
그러나 민도준은 전생에서 돌아온 복수의 화신.
아담의 부하라면 한 명도 살려둘 생각이 없는 그에게 자비란 머릿속에 없는 단어였다.
[현재 킬수 : 8/50] [현재 킬수 : 9/50] [현재 킬수 : 10/50] [모든 스탯이 10% 증가합니다.] [남은 시간 : 59분 59초]그저 이렇게 전장의 화신 스택이나 쌓을 뿐.
‘미, 미쳤군. 미쳤어…….’
눈앞에서 벌어지는 살육에 아담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잔인한 광경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전투력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잖아?’
민도준의 말도 안 되는 전투력 때문이었다.
‘900만…… 1,000만…… 1,100만…… 1,200만…….’
본신의 힘을 발휘해서인지 끊임없이 전투력이 상승하고 있었다.
‘800만이 최대치가 아니었단 말인가!’
지켜보던 아담이 침을 꿀꺽 삼켰다.
1,200만을 넘어 계속해서 오르는 저 괴물을 무슨 수로 막는단 말인가?
‘명백한 내 실수다. 놈과 맞상대해선 안 되는 거였는데……!’
오만한 판단으로 애꿎은 병력만 잃게 생겼다.
그때였다.
잠깐 한눈판 사이 민도준의 모습이 사라졌다.
“노, 놈은 어디 있습니까? 칼로스!”
심안을 가진 칼로스가 즉시 민도준의 위치를 찾아냈다.
“위……! 위입니다!”
투명화를 쓰고 공중으로 뛰어오른 민도준이 아담을 겨냥했다.
‘1에서 10번. 영혼 폭발.’
진위정과 진위백을 잿더미로 만들었던 공격이었다.
즈위이이잉-!
검은 광선이 순식간에 아담을 덮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