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253)
특성흡수 헌터사냥꾼-253화(253/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53화
253.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나 보다.
콰콰콰콰콰쾅!
요란한 폭음과 함께 검은 광선이 범위에 있는 모든 존재를 태워버렸다.
[헌터 아르마안 말릭을 죽였습니다.] [헌터 마이크 어스틴을 죽였습니다.] [헌터 로니 살라자르를 죽였습니다.] [헌터 칼로스 빈을 죽였습니다.]칼로스를 포함한 네 명의 헌터가 잿더미가 되어 사라졌다.
전설 아이템을 입고 있지 않아서인지 쉽게 죽일 수 있었다.
‘결국 아담은 죽이지 못했군.’
죽였다는 메시지가 없는 걸 보니 이번에도 데이빗과 함께 텔레포트로 도망친 모양이다.
‘또 눈앞에서 놓치다니…….’
투명화까지 쓰며 기습적으로 공격했지만 아담의 대처가 더 빨랐다.
칼로스라는 녀석의 특성 때문에 사전에 알아차린 것이 컸다.
[특성 – 심안]-등급 : S
-설명 : 반경 50미터에 있는 모든 은신, 투명화, 함정 등을 감각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 눈을 감고도 알 수 있으며 사물의 구분도 가능하다.
‘이런 특성이었군.’
아담을 죽이기 위해 유령 늑대를 타고 날아왔지만 기습이 실패하고 말았다.
이 심안이라는 특성 때문에.
‘이제는 특성이 없을 테니 다음 기습은 막지 못하겠지.’
특성뿐이랴.
녀석의 부하들마저 모조리 죽게 생겼다.
아직 저스틴 워커와 벤즈라는 헌터가 남아 있긴 했지만.
“남은 건 너희 둘뿐이군.”
사신처럼 다가오는 민도준의 모습에 두 헌터가 무기를 들고 경계했다.
“왜? 싸우게?”
“죽더라도 저항은 해봐야 하지 않겠냐?”
벤즈의 호기로운 말에 민도준이 비웃음을 머금었다.
“당당하게 말하는 것치곤 너무 손을 떠는데.”
“…….”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새끼처럼 남겨진 걸 보니 내가 다 안쓰럽군그래.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치는 놈도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가?”
“…….”
“뭐, 정신 지배당한 놈들에게 무슨 말이 통할까.”
민도준이 검을 겨눴다.
“그냥 죽어야지.”
“벤즈.”
저스틴 워커의 부름에 벤즈가 돌아봤다.
“날 도와라.”
“뭐?”
“나만이 놈을 막을 수 있다.”
무슨 뜻이냐고 물으려던 벤즈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스틴 워커 님의 한 방 스킬이라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몰라.’
무언의 작전이 눈빛으로 오가는 와중에 민도준이 끼어들었다.
“뭔가 비장의 수가 있나 본데, 그래. 뭐든 해봐. 잠깐이지만 어울려주도록 하지. 다시 만난 게 반갑기도 하니.”
“다시 만나? 벤즈와 만난 적이 있었나?”
저스틴 워커의 물음에 민도준이 고개를 저었다.
“저 사람은 처음 봐. 내가 만난 건 너야.”
“나라고?”
저스틴 워커가 기억을 살펴봤지만 민도준을 보는 건 이 자리가 처음이었다.
“우리가 언제 만났다는 거지?”
“그때 봤잖아. 협회장 협박하러 갈 때.”
“그게 무슨 소리냐? 협회장은 허지평이랑 갔는…….”
순간 떠오른 생각에 저스틴 워커의 눈이 커졌다.
“설마…… 백사 길드를 괴멸시키고 허지평으로 변신한 게…….”
“딩동댕! 저였습니다.”
밝게 말하던 민도준이 살기 어린 눈빛으로 검을 들었다.
“제 정체를 알았으니 축하의 의미로 죽여드리겠습니다.”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민도준이 달려왔다.
“피해!”
저스틴과 벤즈가 양쪽으로 갈라졌다.
후웅-!
민도준의 검이 허공을 그었다가 벤즈를 향해 튀어갔다.
“이런 씨!”
벤즈가 양날 도끼를 들며 대처했다.
콰앙-!
민도준의 검과 부딪치자 도끼가 부르르 진동했다.
‘이놈은 괴물이야……. 괴물이라고!’
S급 헌터 수십 명을 학살할 때부터 알아봤지만 직접 겪어본 힘은 상상 이상이었다.
‘하지만 저스틴 워커 님의 공격만 통한다면……!’
어쩌면 이길 가능성이 생길지도 모른다.
저스틴 워커의 한 방은 벤즈도 혀를 내두를 정도니까.
‘믿습니다. 저스틴 워커 님.’
그를 서포트하기로 결심한 벤즈가 풍차처럼 도끼날을 휘두르며 민도준을 떼어냈다.
그리고 저스틴 워커가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줬다.
‘엑스 프레셔(Axe Pressure)!’
도끼날을 형상화한 압력이 민도준을 덮쳤다.
느린 공격이라 피하기는 쉽지만 맞으면 치명상을 면치 못한다.
그 사실을 민도준도 알았는지 압력의 범위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피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저스틴 님! 지금입니다!’
벤즈의 바람대로 저스틴이 나섰다.
서로 합이라도 맞춘 것처럼 튀어 나간 그는 진즉에 민도준이 피한 위치로 검을 내지르고 있었다.
“일도양단(一刀兩斷)!”
저스틴 워커가 가진 스킬 중에 가장 강력한 스킬이 민도준의 가슴팍으로 향했다.
‘됐어, 끝났다!’
피할 수 없는 각도임을 확인하자 시종일관 무표정이던 저스틴 워커의 입가에 미소가 피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의 특성은 1회에 한하여 스킬의 대미지를 10배로 올려주는 특성.
중간 보스도 한 방에 죽일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
그때문에 명중만 할 수 있으면 누구든 박살 낼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 자신감은 검 끝이 민도준에게 닿는 순간 무너져내렸다.
티잉-!
“반사.”
민도준의 몸이 황금빛으로 변하더니 스킬이 고스란히 시전자에게로 돌아갔다.
“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던 저스틴은.
푸화아아악-
자신의 가슴팍에 난 커다란 구멍을 보고는 스르르 몸을 뉘었다.
털썩-
“저스ㅌ…….”
푸욱-!
질질 끌 것 없이 벤즈의 가슴에도 똑같은 구멍을 만들어줬다.
[헌터 저스틴 워커를 죽였습니다.] [헌터 벤즈 코헨을 죽였습니다.]세계 랭킹 1, 2위를 죽였다.
엄청난 일이었지만 민도준은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명성에 비해 너무도 쉽게 이겼기 때문이다.
‘내가 비정상적으로 강한 건가?’
하긴 전투력이 1,400만까지 올랐는데 300만짜리 둘이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특성 – 일격필살]-등급 : S
-설명 : 1회에 한하여 스킬 대미지가 10배 증가한다. 스킬을 쓰기 직전에 ‘일격필살’ 시동어를 외우면 된다. 30분의 쿨타임이 있다.
저스틴 워커의 특성이었는데 지금 상황에 딱 필요한 특성이었다.
‘이거면 아담을 보다 확실히 죽일 수 있어.’
가장 강력한 마법인 영혼 폭발에 이 특성을 적용한다면 아무리 90%의 대미지를 막는다고 해도 버티지 못할 거다.
‘일격필살, 심안 외에도 14개의 특성이 들어왔어.’
총 16개의 특성을 얻었다.
17개가 아닌 이유는 쌍둥이 헌터인 데이빗이 아담과 함께 도망쳤기 때문이다.
민도준이 복수 대상을 살펴봤다.
[현재 적용 대상 : 괴수, 아담 비숍.]아담 비숍 한 명만을 남기고 있었다.
‘기다려라, 아담. 당장 네놈의 멱을 따고 모든 걸 끝내러 갈 테니.’
냄새를 맡은 이상 놈이 어디로 가든 추적할 수 있다.
절대로 민도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순 없으리라.
‘놈이 잡히는 건 시간문제다.’
마음 같아선 유령 늑대를 타고 쫓고 싶었지만 24시간 쿨타임이 걸려 있어서 그럴 수 없었다.
‘그렇다고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어. 비행기를 타든 기차를 타든 해서 놈을 쫓는다.’
아담과의 거리는 대략 1,400㎞.
생각보다 먼 거리는 아니었기에 유령 늑대가 없어도 될 듯싶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쿨타임을 기다리는 것보단 낫겠지.’
스르륵-
투명화로 몸을 가린 민도준이 피 냄새가 풍기는 저택을 빠져나왔다.
* * *
“젠장, X이발! Fuuuuck!”
가까스로 텔레포트로 도망친 아담이 분노를 참지 못했다.
“내 부하들이…… 그놈 한 놈한테 전멸당하다니……!”
각성한 이후로 공을 들여 모았던 부하들이 전부 죽고 말았다.
각국에서 내로라하는 S급 헌터들이었는데 말이다.
“저, 전멸까진 아닐 겁니다. 아담. 분명 살아 있는 사람이…….”
“저스틴 워커를 포함한 미국 길드원 다수가 랭킹에서 사라졌어요. 이런데도 전멸당하지 않았다는 겁니까?”
“그래도 녀석이 다른 길드원은 살려줬을지도…….”
운전하던 데이빗이 위로한답시고 말을 꺼냈지만 자기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됐다.
닥치는 대로 학살하던 그 괴물이 누군가를 살려둘 이유는 없었으니까.
“그 새끼는 무슨 이유인지 저와 관련된 모든 것을 증오하고 있습니다. 제 부하들을 살려둘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어요.”
굳이 다른 나라의 랭킹을 확인해 보지 않아도 안다.
저택에 있던 부하들이 전멸했다는 것을.
“내가 어떻게 모은 부하들인데…… 이렇게 한순간에…….”
“저, 저희가 있잖습니까.”
데이빗이 말하긴 했지만 위로가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고작해야 쌍둥이 헌터 둘만 남았는데 성에 차겠는가?
“어떻게, 복수할 방법이 없을까요?”
“복수요? 마지막으로 본 놈의 전투력이 1,200만이었어요.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으니 지금은 더 올랐을 수도 있죠. 그런 인간 같지도 않은 놈한테 복수요?”
아담이 히스테릭하게 소리쳤다.
“지금 복수가 문제가 아닙니다! 곧 있으면 민도준이 저희를 쫓아 올 거예요.”
“그, 그럼 지금 왜 도망가지 않고 마운틴으로 가자고 하시는 겁니까?”
“도망쳐봐야 소용없다는 걸 아니까요.”
“설마 다시 싸우실 생각입니까?”
“다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하, 하지만 마운틴에 모아놓은 병력 가지고 이길 수 있을지…….”
“못 이기겠지요. 그래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담도 마음 같아선 민도준과 싸우고 싶지 않았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동안 야금야금 모아온 병력을 잃게 되겠지만 어쩌겠습니까? 다른 수가 없는데.”
“저어…… 이런 방법은 어떻습니까?”
데이빗이 조심스레 의견을 내놓았다.
“쿠데타가 성공하면 한국에 풀어놓으려고 모은 병력 아닙니까?”
“그런데요?”
“그걸 지금 풀어버리면 어떨까요?”
“흠, 지금이라…….”
아담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민도준이 있는 한 막히지 않겠습니까?”
“만약 그 민도준을 붙잡아둘 수 있다면요?”
“……!”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아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데이빗! 정말 잘하셨습니다. 당신이 도움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말입니다! 하하하!”
“치, 칭찬 감사합니다.”
칭찬인지 아닌지 헷갈리긴 했지만 어쨌거나 아담의 표정이 밝아진 걸 보니 부하로서 뿌듯했다.
“가는 길에 사람 하나 납치할 수 있겠습니까? 녀석한테 먹이를 주지 않은 지 오래돼서요.”
“아, 물론이죠.”
문제없다는 듯 말하는 데이빗을 뒤로하고 아담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나 보다.
* * *
“도착했습니다.”
아담과 데이빗이 차에서 내렸다.
그들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산맥까지 차를 끌고 온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아담이 숨겨놓은 최후의 병력을 이용할 때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덜컥-
트렁크를 열자 손발이 묶인 중년 남성이 눈을 크게 떴다.
“웁, 웁!”
“조용히 따라와.”
“웁! 웁웁!”
데이빗이 한 손으로 남성을 들쳐메고 산길을 올랐다.
“우우읍! 우우우읍!”
남성이 계속해서 소리를 내자 짜증 난 데이빗이 입에 붙은 테이프를 뜯어줬다.
“아, 왜!”
“살려…… 살려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아, 씨. 난 또 뭐라고.”
데이빗이 다시 테이프를 붙이려 하자 남성이 소리쳤다.
“도, 돈이라면 드리겠습니다!”
“필요 없어.”
“그, 그럼 원하는 걸 말씀해 주세요. 시키는 건 뭐든 하겠습니다.”
“원하는 거?”
아담이 남성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동굴 앞으로 던져버렸다.
꽈당-
“아으윽…….”
“거기 가만히 있는 게 내가 원하는 거야.”
“그, 그럼 살려주시는 겁니까?”
“흐흐, 글쎄?”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던 아담이 동굴 앞에 섰다.
“나와라, 얘들아.”
잠시 후 동굴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크르르르릉-
짐승의 소리였다.
눈을 번뜩이며 나타난 짐승은 다름 아닌 괭이눈 호랑이였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니었다.
족히 스무 마리는 될 법한 숫자였다.
“흐이이익! 괴, 괴수!”
남성이 도망가려고 했지만 손발이 묶인 탓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괭이눈 호랑이들이 순식간에 포위한 바람에 도망갈 수도 없었고.
크르르르르-
먹잇감을 눈앞에 둔 호랑이들이 군침을 흘렸다.
동굴 밖으로 나온 괴수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암석 도마뱀, 거대 지네, 늪지대 악어, 불의 정령 등.
족히 100마리는 넘는 A급 괴수들이 인간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아담이 재빨리 막아섰다.
“야이씨, 넘보지 마. 너희 거 아니니까. 물러서, 물러서.”
아담이 물러가라고 손짓을 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괴수들이 정말로 슬금슬금 물러서는 것이 아닌가?
“이, 이게 어찌 된……?”
난데없이 동굴에서 괴수가 나타난 것도 놀라운데 인간의 말을 듣는 괴수가 있다니?
남성이 놀라면서도 한편으론 안심했다.
먹힐 뻔한 상황에서 벗어났으니까.
하지만 안심하는 것도 잠시.
[크르르르르]머리를 뒤흔드는 포식자의 울음소리에 남성은 자기도 모르게 오줌을 지렸다.
“드레이크 킹. 여기 네 먹이가 있다.”
아담의 목소리에 동굴 밖으로 용의 모습을 한 괴수가 머리를 내밀었다.
그러더니.
콰직-!
순식간에 먹잇감을 낚아채고 게걸스럽게 먹어댔다.
“맛있게 먹어라. 애들 태우고 한국으로 가려면 든든하게 먹어둬야 하니깐.”
[크르르릉]마치 대답이라도 하듯 울음소리를 내는 드레이크 킹의 모습에 아담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