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254)
특성흡수 헌터사냥꾼-254화(254/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54화
254. 아담의 꿍꿍이
[속보! 미국 랭킹 1위, 저스틴 워커. 랭킹 목록에서 사라져…….] [저스틴 워커뿐만 아니라 중국, 캐나다, 브라질 등. 세계 각국 1위 랭커들 순위에서 삭제.] [삭제된 랭커들 행방 알아봤지만 오리무중.] [전문가들, 랭킹 목록에서 사라졌으면 죽었다고 봐야…….] [하루아침 사이에 각국의 유명 랭커들 실종 및 사망.] [최상위 랭커들의 의문의 죽음에 전 세계 시민들 충격.] [단독 입수! 조사해 보니 죽은 헌터들은 모두 오버로드 길드 소속!]└진짜 충격이다. 뭐 이런 일이 다 있지?
└주작 아님? 랭커들이 단체로 죽는다는 게 말이 됨?
└그러게. 그것도 그냥 S급이 아니라 랭킹 1, 2위를 다투는 헌터들인데.
└ㅋㅋㅋㅋㅋ 주작이란 놈은 생각이 있는 건가? 전 세계적으로 기사가 났는데 누가 어떻게 주작?
└주작은 말도 안 되고 내가 볼 땐 시스템 오류 같음.
└나도 오류에 한 표. 단체 실종은 더더욱 말도 안 되고.
└여기 ㅂㅅ들 많네. 연락도 안 되는 데다 랭킹에도 없는 거 보면 죽은 거 맞다. 랭킹에서 이름이 지워졌다는 건 그런 의미야. 오류는 무슨.
└나 현직 헌터인데, 랭킹에 없으면 ㄹㅇ로 죽은 것임. 시스템이 오류 일으킨 적 한 번도 없다고 들었음.
└ㅁㅊ 나의 우상인 저스틴 워커가 죽었다고? 어쩌다가?
└오버로드 길드원들만 죽은 거로 봐서 뭔가 있는 듯. 내부 분열이 있었다거나…….
└괴수를 잡아야지 자기들끼리 싸우면 어쩌자는 거?
└혹시 단체로 던전에 들어갔다가 네임드 보스 만나서 전멸한 거 아닐까?
└뭐, 때가 되면 어떻게 된 건지 밝혀지겠지.
└다행히 우리나라 1위는 안 죽었네.
└이제 민도준 헌터가 세계 랭킹 1위 찍는 건가?
└4,700레벨만 찍으면 되니까 몇 개월도 안 걸릴 듯.
└민도준 헌터 성장 속도 ㄹㅇ로 미쳤음.
└민도준 헌터님 사랑해요♥
“음…….”
댓글에서 갑자기 자신의 얘기가 나오자 당황스러웠지만, 예상대로 아담의 부하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시체는 사라져서 찾을 수 없을 테지. 내가 그랬다는 증거도 마찬가지고.’
결국 용의자도 특정할 수 없는 미제 사건으로 남겠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아담과 쌍둥이 부하들만 죽이면 된다.’
자신의 관심은 오직 복수를 완성하는 데 있었으니.
[대상과의 거리 282.11㎞]‘네놈이 죽을 날도 얼마 안 남았다. 조금만 기다려라.’
지금처럼 기차를 타고 1시간 정도만 더 달리면 놈과 거리를 좁힐 수 있을 것 같다.
그때였다.
민도준의 핸드폰으로 아담의 전화가 걸려왔다.
‘무슨 깡으로 나한테 전화를 건 거지?’
의아했지만 받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뭐냐? 아담.”
-민도준. 내 뒤는 열심히 쫓고 계시는가?
“그래. 지금 가고 있으니 목 닦고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라.”
-그러지 않아도 기다리는 중이다. 빨리 오라고. 흐흐.
오히려 자신이 오길 반기는 듯한 목소리에 민도준의 의심이 깊어졌다.
“무슨 꿍꿍이지?”
-꿍꿍이는 무슨. 온다고 해서 기다리는 것뿐인데.
“살기 위해 비행기를 타면서 뺑뺑이를 돌던 놈이 내가 오길 기다린다고?”
-뭐야? 비행기 타는 줄 알고 있었어?
“개수작 부리지 말고 목이나 내밀어라. 뭘 해도 죽는다는 걸 네놈도 잘 알 텐데?”
-그래, 알지. 아니까 이렇게 자포자기하고 기다리는 거 아니냐.
“헛소리 그만하고 용건이나 말해라. 죽기 전에 입이라도 털려고 전화한 건 아닐 거 아냐?”
-새끼. 사람 말 더럽게 안 믿네. 진짜로 기다리고 있는데.
확실히 거리가 계속 가까워지는 거로 보아 움직이고 있진 않은 모양이다.
“그냥이 아니라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고 있는 거겠지.”
-아, 그래서 올 거야? 안 올 거야? 어차피 올 거잖아.
물론이다.
병력 대부분을 잃은 지금이야말로 아담을 죽일 기회다.
함정이라는 걸 알아도 전진하는 수밖에 없다.
-어차피 올 거 어디로 오면 되는지 알려주지.
“뭐?”
-내가 있는 곳은 미국 캔자스시티의 156번 국도와 183번 국도의 교차점이다. 망령의 숲 던전이 있는 곳이기도 하지.
망령의 숲은 적정 레벨이 4,500인 S급 던전이었다.
-밖에서 기다리긴 무섭고, 던전 안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천천히 들어오라고. 큭큭.
“뭐라고?”
더 묻기도 전에 아담은 전화를 끊었다.
‘던전에 먼저 들어가 있을 테니 들어오라고?’
한 번 들어가면 닫히는 게 던전인데 어떻게 들어오란 말인가?
‘설마?’
그때 아담의 거리에 변화가 생겼다.
[대상과의 거리가 너무 멉니다.] [추적 불가.]이렇게 뜨는 경우는 한가지뿐이다.
‘정말로 던전에 들어갔어?’
농담으로 한 말이 아니었는지 아담의 위치를 특정할 수가 없었다.
‘놈이 정말 망령의 숲에 들어갔다면 3일 동안 손 놓고 있어야 한다는 거잖아?’
망령의 숲의 공략 목표는 72시간 동안의 생존.
그 말은 무조건 3일이 지나야지만 나올 수 있다는 소리였다.
즉, 그동안은 아담을 건들지 못한다는 뜻.
‘한 방 먹었군.’
던전에 들어가 버리면 당장에 죽일 수가 없다.
물론 당장에 못 죽일 뿐이고 3일이 지나면 죽일 수 있다.
‘뭐지? 왜 스스로 던전이라는 감옥에 갇힌 거지? 찾아오라고 장소까지 알려주고서?’
시간 끌기밖에 안 된다는 걸 녀석도 모르진 않을 터.
‘무슨 꿍꿍이가 있나 보군.’
함정인 걸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
‘놈이 알려준 장소로 가보는 수밖에.’
* * *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망령의 숲 입구에 도착한 민도준을 맞이한 사람은 다름 아닌 제임스였다.
“넌 그때 나한테 맞고 기절했던 헌터로군.”
“그, 그렇습니다.”
“전설 아이템만 아니었으면 죽었을 텐데 용케도 살아남았군그래.”
“……아, 아담 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들어가시죠.”
제임스가 던전의 입구로 안내했다.
[캔자스 망령의 숲 던전]-난이도 : S
-인원 제한 : 5명
-입장 제한 : 레벨 3,000 이상
-공략 목표 : 제한 시간 내 생존
-실패 페널티 : 없음
-제한 시간 : 72시간
-던전 브레이크까지 남은 시간 : 202시간 54분 15초
입구의 포탈을 본 민도준이 중얼거렸다.
“예상대로 포탈색이 초록색이군.”
그 말은 누군가 안에서 도움 요청을 눌렀다는 뜻이다.
다른 파티원을 죽이고서 말이다.
“두 명이 들어가서 한 명을 죽인 건가?”
“……맞습니다.”
“부하를 죽였나, 무고한 S급 헌터를 죽였나?”
“그, 그건…….”
“보나 마나 후자겠지.”
고개를 젓던 민도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안내해라.”
* * *
“이거 입어 봐, 오빠.”
동생이 내미는 옷을 본 차승훈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 입어보라고?”
“오빠한테 어울릴 것 같아서 그래.”
“지금 옷만 몇 번 갈아입었는지 알아?”
“진짜 마지막이야. 한 번만 입어 봐.”
“아무거나 좋으니까 대충 고르라고.”
“오빠 생일 선물인데 어떻게 아무거나 골라.”
사실 차승훈의 생일은 일주일 전.
하지만 학생이었던 차예린은 선물 살 시간이 없어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그것이 늦게나마 오빠와 같이 주말에 백화점으로 나온 이유였다.
“얼른 입고 와, 얼른.”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다?”
“알았다니깐.”
거의 3시간 동안 백화점을 돌아다니던 차승훈이 지친 기색으로 탈의실에 들어갔다.
‘옷 사주겠다고 해서 따라 나온 게 잘못이었어.’
헌터이긴 하지만 아직 레벨이 5밖에 안 되는 그였기에 일반인과 체력이 비슷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오빠 선물이라고 옷 하나 고르는데도 엄청 신경 쓰네?’
차승훈은 자신을 따르고 신경 써주는 여동생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자신만 따라다녀서 걱정이 들 정도였다.
‘헌터가 된 나를 케어해주겠다고 학원까지 다니고 있으니…….’
센터에 취직해서 오빠를 담당하겠다고 운전면허 필기까지 미리 따놨다.
‘남들은 남매끼리 서로 쥐어뜯고 싸운다는데…….’
차승훈은 반대로 동생이 너무 오빠 바라기여서 걱정이었다.
‘남자친구 좀 사귀라고 해도 말도 듣지 않고…….’
당시 차예린은 농담으로 들었겠지만 진담으로 한 말이었다.
남자친구 좀 사귀면 자신에 대한 집착이 조금은 옅어질까 싶어서.
“예린아, 어떤 거 같아? 응?”
옷을 입고 나온 차승훈은 막상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동생을 보며 미간을 좁혔다.
“뭐해? 옷 봐준다더니 핸드폰이나 보고 있고.”
“오, 오빠. 이거 봐.”
차예린이 자신이 보던 뉴스 속보를 보여줬다.
라이브라고 쓰여 있는 동영상에는 마이크를 든 기자의 모습이 보였다.
[현재 신도림역 상공에 괴비행체가 나타났다고 해서 현장에 나와 있는데요, 직접 보니 멀리 있어서 잘 보이진 않지만 날갯짓을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 말씀드리는 순간 괴비행체가 서서히 하강하고 있습니다. 아!]순간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도, 지켜보던 차승훈 남매도 말을 잇지 못했다.
그것은 거대한 용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니까.
“드레이크 킹이야.”
“뭐?”
“학원에서 배웠어. 적정 레벨이 4,700인 죽음의 섬 던전의 S급 보스라고…….”
“…….”
차예린의 말에 차승훈은 할 말을 잃었다.
S급 보스가 어떻게 서울 상공에 나타났단 말인가?
그것도 하필이면 신도림역에.
“그, 그러니까 지금 저 괴수가 우리 머리 위에 있단 말이지?”
“……그런 것 같아.”
남매의 낯빛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 * *
제임스를 따라 망령의 숲에 들어온 민도준이 주변을 경계하며 걸었다.
‘이쯤에서 괴수들이 나타나야 할 텐데 어찌 된 게 보이지 않는군.’
먼저 들어온 아담이 전부 처리했는지 걸어가는 동안 괴수는 볼 수 없었다.
[대상과의 거리 921m]……
[대상과의 거리 721m]……
[대상과의 거리 512m]아담과의 거리가 잡히는 걸 보면 확실히 이곳에 있는 것이 맞다.
‘거리가 줄어드는 거로 봐서 안내도 제대로 하고 있고.’
의아한 점이라면 어째서 자신을 던전으로 끌고 들어왔느냐다.
‘날 만나면 죽는다는 걸 모르진 않을 텐데?’
그렇게 제임스를 앞세워 걷다 보니 아담과의 거리가 10미터 이내로 좁혀졌다.
민도준의 눈앞에 아담이 있었다.
“어서 와. 민도준. 날 쫓아서 던전에까지 들어오다니……. 어지간히 죽이고 싶었구나?”
“지금 당장 죽여주지.”
민도준이 검을 빼 들자 아담이 손사래를 쳤다.
“워, 워. 진정하라고. 날 죽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게 무슨 뜻이지?”
“일단 진정하고 대화나 나누자고. 어차피 3일 동안 나가지도 못하는데.”
“너 따위랑 나눌 대화 없다. 내가 원하는 건 네놈의 목숨뿐.”
민도준이 다시 검을 겨누자 아담은 다급해졌다.
“잠깐, 잠깐! 이러지 마. 후회할걸?”
“그러니까 뭔데?”
“하…… 여유 있게 얘기 나누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본론으로 들어가야겠네.”
아담이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너, 나한테 정신을 지배하는 특성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
“그래.”
“그런데 내가 말한 적이 있던가?”
“뭘 말이냐?”
아담이 씨익 웃었다.
“정신 지배가 괴수에게도 통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