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262)
특성흡수 헌터사냥꾼-262화(262/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62화
262. 최고 레벨
레드 드래곤 카르뮤가스를 잡자 수많은 메시지가 떠올랐다.
1억 5천이라는 엄청난 양의 경험치, S급 마정석, 마력의 핵, 최고급 옵션의 S급 장비들.
하지만 그중 눈길을 잡아끄는 메시지는 따로 있었다.
[최고 레벨에 달성하였습니다!]‘최고 레벨이라고?’
놀랄 만한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EX급으로 승급하였습니다!] [스킬 슬롯 세 개가 추가됩니다.]‘EX급이라니!’
민도준이 황급히 상태창을 살폈다.
-이름 : 민도준 (2000년생)
-레벨 : 9,999 (Max)
-등급 : EX
-전투력 : 50,623,921
-국내 랭킹 : 1위
-세계 랭킹 : 1위
-근력 : 128,853 체력 : 123,301
-순발력 : 136,580 마력 : 97,742
-미분배 스탯 : 1
-특성 : 복수(S), 헌터 사냥꾼(EX), 마검사(S), 불굴의 의지(B), 빠른 성장(S), 약점 간파(S), 강인한 체력(D), 무기 연마(D), 화염 저항(D), 튼튼한 장비(C), 선수필승(B), 웨폰 마스터리(S), 원기 회복(S), 강인한 정신(A), 전장의 화신(S), 반사(S), 하급 저항(F), 기척 감지(C), 중급 은신술(C), 중급 저항(C), 강철의 의지(A), 순발력 강화(B), 조금 빠른 성장(B), 패러사이트(S), 빠른 걸음(C), 재생력(C), 내구력 강화(C), 살기 감지(C), 대마법사(S), 펫 마스터(S), 직감(S), 용기(D), 고양이걸음(C), 치유의 권능(S), 사냥개(A), 상급 은신술(A), 동체 시력(S), 무기 강화(S), 해독(B), 치명타(A), 선둥이의 축복(S), 후둥이의 축복(S), 하급 검술(E), 버서커(S), 용력(S), 근력 강화(S), 단련된 신체(S), 일격필살(S), 심안(S), 정신 지배(EX) 외 80개.
-스킬 : 엘리멘탈 소드(S), 오러 블레이드(S), 유령 늑대 소환(S), 인비저빌리티(S), 거스트 블레이드(S), 매그넘 버스트(S), 영혼 착취(S), 피의 노래(S), 헬파이어(S)
‘정말로 만렙에 EX급이잖아?’
레벨 옆에 Max라고 쓰여 있는 걸 보니 최고 레벨에 달성한 모양이었다.
그때 또 하나의 예기치 못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최초의 EX급 달성을 축하드립니다!] [최초의 EX급이 나타났기에 시스템 설정을 변경합니다.] [다른 각성자의 최고 레벨이 7,000으로 조정됩니다.] [설정에 따라 EX급 각성자는 오직 한 명만 되실 수 있습니다.]이게 무슨 소리인가?
다른 헌터의 레벨 제한이 7,000으로 줄어든다니?
‘이 말은 9,999레벨을 찍을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이라는 소리잖아? EX 등급도 유일하게 나 혼자고.’
누군가 최초로 EX급에 오르면 시스템이 바뀌도록 설정되어 있던 모양.
‘이러면 평생 내 레벨이 따라잡힐 일은 없겠는데?’
다른 헌터들은 올려봤자 7,000이 한계였으니 민도준이 랭킹 1위에서 내려올 일은 없다.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업적 – 최초의 EX등급!]-조건 : 최초로 9,999레벨 찍고 EX등급 달성하기
-보상 : 모든 대미지, 방어력, 스탯 20% 증가
‘스킬 슬롯 3개가 늘어난 것도 엄청난데 이런 특혜라니…….’
덕분에 마력이 12만에 근접하고 그 외의 스탯들이 15만을 넘겼다.
‘말도 안 되는 수치다.’
민도준이 시스템을 보며 놀라고 있었지만, 길드원들은 그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다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쯤은 짐작할 수 있었다.
“길드장님. 무슨 일 있으세요?”
“여러분. 저 만렙이 됐습니다.”
“예? 만렙이라뇨?”
“최고 레벨이 되었다고요.”
“정말요?”
놀라던 길드원들이 저마다 랭킹 시스템을 살펴봤다.
“9,999가 최고 레벨이래요?”
“네.”
“어? 근데 등급이…….”
“EX급?”
“이건 무슨 등급이지?”
민도준이야 헌터 사냥꾼 특성 때문에 EX급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다른 이들에겐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S급 위의 등급이에요.”
“헉! 지, 진짜요?”
“네. 근데 단 한 명에게만 주어지는 등급이라더군요.”
민도준은 길드원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했다.
“다른 헌터들은 레벨 제한이 7,000까지만이라고요?”
“그럼 평생 노력해도 길드장님처럼 9,999레벨을 찍을 순 없는 거예요?”
“안타깝지만 그렇다네요.”
“와…….”
“그럼 난 만년 2등이네…….”
신경민을 비롯한 헌터들이 탄식을 내뱉었다.
최초이자 마지막인 EX급 헌터가 눈앞에 있다니.
“그럼 이제 경험치가 안 오르겠네요?”
“저도 궁금한데 한 번 시험해 볼까요?”
민도준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괴수를 찾았다.
키르르릉-
때마침 나타난 새끼용이 겁도 없이 민도준을 향해 날아들었다.
화르르륵-!
헬파이어 한 방에 소멸한 새끼용을 뒤로하고 민도준이 시스템창을 살펴봤다.
“정말로 경험치가 안 오르네요.”
항상 떠오르던 경험치 메시지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템은 들어오겠죠?”
“그럴 것 같긴 한데…….”
아이템을 얻어봐야 하등 쓸모는 없었다.
이미 삼대가 놀고먹을 수 있을 정도의 부를 쌓았으니.
‘경험치도 안 들어오고, 아이템은 이제 필요 없고…… 이러면 더 이상 사냥할 이유가 없잖아?’
세계관 최강자가 되고 나니 왠지 모를 공허함이 밀려왔다.
‘아니야. 초심을 찾아야지. 경험치가 오르든 말든 괴수 사냥은 계속돼야 해.’
괴수들이 인류를 위협하는 이상 사냥을 멈춰선 안 된다.
“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가볼까요?”
민도준의 선도하에 사냥이 재개됐다.
* * *
3일이라는 긴 시간 끝에 민도준 일행이 던전에서 나왔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길드장님 고생하셨습니다!”
“덕분에 편하게 사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길드장님.”
길드원들이 감사를 표하면서도 배를 슬슬 문질렀다.
3일간 아무것도 먹지 못한 탓에 허기가 밀려왔다.
“다 함께 식사나 하러 갈까요?”
“길드장님도 가실 거죠?”
“아니요. 저는 집에 가서 먹겠습니다.”
“아, 맞다. 차 매니저님이 기다리고 계시지.”
“밥은 뭐니 뭐니 해도 집밥이 최고죠.”
“부럽네요.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게…….”
한때 민도준을 좋아했던 황다연이 말끝을 흐렸다.
“그럼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민도준이 투명화를 썼다.
그리고 남들 모르게 유령 늑대를 타고 사라졌다.
하루빨리 차예린을 보고 싶었다.
* * *
“오빠 왔어?”
차예린이 싱그러운 미소로 민도준을 맞이했다.
그녀가 집에 있다는 사실은 진즉에 알고 있었다.
패러사이트를 걸어뒀었으니까.
그렇기에 던전에 갇혀 있어도 걱정되진 않았다.
시간 날 때마다 차예린의 안전을 확인했으니까.
‘하지만 얼굴을 보는 건 3일 만이지.’
1인칭 시점으로 보여주는 패러사이트로는 차예린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다.
거울을 보는 타이밍에 패러사이트를 켜지 않는 한.
그래서인지 3일 만에 보는 그녀의 얼굴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얼른 들어와, 씻어. 오빠 오는 시간에 맞춰서 밥 차려놨어.”
“역시 예린이밖에 없다.”
엄지를 세우며 민도준이 집안으로 들어섰다.
집에 돌아왔을 때 반겨주는 이가 있다는 것에 더할 나위 없는 안정감을 느꼈다.
‘시간 나면 프러포즈할 반지 좀 알아봐야겠어.’
즐거운 마음으로 샤워를 마치고 식탁에서 예린이와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에 만렙이 되면서 유일한 EX급이 되었다는 말에 차예린이 놀라면서도 기뻐했다.
“그럼 이제 사냥 안 나가도 되겠네?”
“안 돼. 오빠가 괴수를 얼마나 증오하는지 알잖아.”
단호한 말에 차예린이 실망했지만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항상 조심해야 해, 오빠. 오빠는 이제 혼자가 아니잖아.”
“걱정 마. 위험할 일은 절대로 없을 테니까.”
네임드 보스도 순식간에 잡아버린 민도준이다.
단언컨대 민도준을 위협할 수 있는 적은 이제 없으리라.
* * *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졌다.
쿠데타가 예정된 날이 한참 지났음에도 별다른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평소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눈을 뜨고 밥을 먹으며 밤이 되면 잠들었다.
정신 지배를 이용한 취미 생활도 여전히 하고 있었고 던전 브레이크가 임박한 던전을 공략하며 안전한 사회에 기여도 하고 있었다.
“오셨어요, 길드장님?”
오늘은 별다른 일정이 없어 길드로 출근했다.
“그동안 잘 계셨습니까, 박 부장님?”
“하하, 네. 거의 열흘 만에 뵙는 거 같네요.”
“저야 길드에 나와봤자 자리 채우는 것밖에 더하겠습니까?”
운영은 박동윤이 도맡아 하고 있었기에 길드장인 민도준이 손댈 거라곤 없다.
“저 없는 동안 별일 없으셨지요?”
“별일 있었습니다.”
의외의 말에 민도준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무슨 일이요?”
“일단 이것 좀 보시죠.”
박동윤이 태블릿으로 기사들을 보여줬다.
[세계 랭킹 1위, 민도준. 유일한 EX급 되다.] [S급 위에 EX급이 있었다고? 민도준 헌터가 이룬 새로운 경지.] [만렙이 7,000레벨로 줄어들면서 평생 랭킹 1위가 확정된 민도준.]일주일 전에 올라온 기사들.
특히 7,000레벨 제한은 민도준이 인터뷰를 통해 직접 밝혔었다.
“이게 왜요?”
“길드장님께서 유일한 EX급이 되시면서 각종 광고는 물론 방송사까지 출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전화가 마비될 지경이에요.”
“난 또 뭐라고……. 전부 거절하세요. 전화선 뽑아버리던지.”
“뿐만 아니라 길드에 가입하겠다는 헌터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씩 찾아오고 있습니다. 앉을 자리도 없고 일손도 모자랄 지경이에요.”
“그건 문제네요. 여기보다 넓은 곳으로 이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직원도 더 채용하고요.”
“알겠습니다. 이걸로 해결됐네요! 하하!”
박동윤이 태블릿 기사를 휙휙 넘기다가 끄려는 그때.
“어? 길드장님. 이것 좀 보세요.”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방금 올라온 따끈따끈한 기사였다.
[긴급 속보! 평택에 EX급 던전 생겨!]‘EX급 던전?’
민도준이 놀란 눈으로 내용을 훑었다.
함께 보던 박동윤이 얼빠진 얼굴로 중얼거렸다.
“등급은 EX급이고 입장 레벨이 9,999……?”
박동윤이 슬며시 민도준을 쳐다봤다.
“9,999면 길드장님 말고 들어갈 사람이 없네요.”
“…….”
기사를 보니 심지어 입장도 1명만 가능하다고 쓰여 있다.
‘이거 완전 나만을 위한 던전이잖아?’
EX급 던전이 생긴 것도 놀라운데 들어갈 수 있는 사람도 한 명뿐이라니.
‘평택은 다섯 번째 S급 던전이 생기기로 예정된 곳이야.’
그런 곳에 EX급 던전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겨버렸다.
아마 만렙을 찍어서 생긴 변화일 거다.
‘입장 레벨이 9,999라니. 대체 얼마나 강한 곳이길래…….’
8년 만에 처음으로 드래곤의 둥지 이상의 던전이 나왔다.
여태 수준에 맞는 던전이 없어 불만이었던 민도준으로서는 기꺼운 상황이었다.
동시에 전생에서도 보지 못했던 던전이라 조심스럽기도 했고.
‘어떡하지? 내가 들어가야 하나?’
민도준은 온종일 책상에 앉아 고민했다.
기껏 찾은 평화인데 굳이 EX급 던전에 들어가야 할까?
고민은 집에 들어갈 때까지도 계속됐다.
“오빠.”
차예린이 진지한 얼굴로 마중 나와 있었다.
“소식 들었어. EX급 던전 생겼다고.”
“응.”
“1인 던전이라며. 그것도 오빠밖에 못 들어가는.”
“맞아.”
“어떡할 거야? 들어갈 거야?”
잠깐의 침묵 끝에 민도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지.”
“위험한 거 아니야? 안 들어가면 안 돼?”
“알아보니까 다른 곳처럼 던전 브레이크 시간이 표시되어 있다더라.”
“그, 그러면…….”
민도준이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내가 안 들어가면 던전 브레이크가 터지고 만다는 소리지.”
“아…….”
“들어가야 해. 들어갈 수밖에 없어.”
“……언제 갈 건데?”
“지금.”
차예린의 동공이 커졌다.
“그, 그렇게 빨리?”
“내친김에 가야지. 빨리 처리하고 싶기도 하고.”
그렇게 말한 민도준이 차예린의 입술에 키스했다.
“다녀올게. 이 말 하려고 들른 거야.”
민도준이 몸을 돌리자 차예린이 불러세웠다.
“오빠…….”
“응?”
“조심히 다녀와야 해. 오빠한테 할 말 있으니까…….”
“할 말? 뭔데?”
“무사히 갔다 오면 그때 말해줄게.”
민도준이 피식 웃었다.
“걱정하지 말라니까. 내가 누군지 잊었어?”
자신감 넘치는 미소로 차예린을 안심시킨 민도준이 곧바로 평택으로 향했다.
왠지 모를 기대감을 안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