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28)
특성흡수 헌터사냥꾼-28화(28/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8화
28. 쌍둥이 빅 스네이크
쌍둥이 빅 스네이크는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얼마나 큰지 전체 길이를 한눈에 담기 어려웠다.
모든 나무와 수풀을 짓뭉개며 기어 다니는 놈의 모습은 가히 압도적.
그럼에도 민도준은 겁을 먹지 않았다.
‘설마 쌍둥이 빅 스네이크가 나타날 줄이야.’
오히려 환호했다.
던전에서 보스를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그리고 보스는 민도준에게 있어 보너스나 다름없었기에.
민도준이 검을 들었다.
우우웅-
버프를 걸고 차지 라이트닝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파직- 파직-
검 끝으로 몸통을 조준한 뒤 스킬을 날려 보냈다.
파지지지직!
전광이 벽에 부딪히듯 힘없이 흩어졌다.
적을 밀어내는 효과가 있었지만 보스에겐 통하지 않았다.
‘아무렴 저 몸집에 밀려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뿐만 아니라 피해도 거의 없었다.
거대한 크기만큼 맷집도 상당한 녀석이었다.
녀석의 체력은 B급 보스에 버금갈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그런 녀석도 아예 무신경하진 않았는지.
드드드드드-
민도준이 있는 쪽으로 머리를 틀었다.
‘어느 쪽이 진짜 머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머리를 공략할 필요는 없기 때문.
잠시 후, 거대한 뱀의 눈알이 민도준을 주시했다.
‘엄청나군.’
감히 자신을 건든 게 네놈이냐고 묻는 듯한 눈빛.
척-
민도준은 검을 세우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러자.
쉬릭- 쉬릭-
가소롭다는 듯 혀를 날름거리더니 일순간.
쐐애액!
개구리처럼 출수시킨다.
휙-
하지만 예상했다는 듯 민도준이 피해냈다.
‘녀석의 공격 패턴은 뻔하지.’
이렇듯 보스는 개구리처럼 혀로 먹잇감을 낚아챈다.
그리고 송곳니로 물어 마비시킨 뒤 그대로 삼켜버린다.
물론 저 거대한 송곳니에 물리면 몸이 두 동강 나는 건 일도 아니겠지만.
쐐애액!
다시 한번 출수하는 혓바닥.
휘익-
높은 순발력으로 피해낸 민도준이 그대로 놈을 향해 달려갔다.
타악!
타악!
쌍둥이 빅 스네이크가 계속해서 혀로 잡아보려 하지만 전부 애꿎은 땅만 찍었다.
그렇게 간발의 차로 피하던 민도준이 어느 순간 보스의 코앞에 당도하더니.
푸욱-!
녀석의 콧구멍에 검을 쑤셔 박았다.
그러자.
쩌어억-
이번 건 고통스러웠다는 듯 아가리를 벌리는 보스.
‘이때다!’
그때 민도준이 기다렸다는 듯 입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영락없이 먹힌 형국.
하지만 고작 보스에게 먹히기 위해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겉에서 치는 것보다 안에서 찢어버리면 보다 쉽게 죽일 수 있지.’
대부분의 헌터들은 쌍둥이 빅 스네이크를 만나면 그대로 피해간다.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었다.
더러워서.
아무리 두들겨도 흠집조차 남지 않는 그 맷집이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었다.
‘놈의 껍질은 상상 이상으로 단단하니까.’
적어도 B급 헌터 셋이 합심해야 상처를 낼 정도였으니.
‘C급 셋 가지곤 어림도 없지.’
그렇기에 쌍둥이 빅 스네이크를 공략하기 위해선 몸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녀석의 껍질은 외부의 충격에는 단단하지만 내부의 충격엔 쉽게 찢어지는 구조였기에.
‘일단은 위산에 녹지 않는 게 중요해.’
뱀에게 먹혔다고 바로 죽는 건 아니다.
위산이 분비되는 지점만 피해간다면 죽을 일은 없다.
하지만 위산에 닿게 되면?
‘끝장이지.’
뼈도 못 추리고 녹아 없어진다.
그렇기에 민도준이 긴장한 얼굴로 차지 라이트닝을 시전했다.
어두컴컴하던 내부가 푸른 전광으로 밝혀졌다.
파직- 파직-
스킬을 검 끝에 유지 시킨 채 등불 삼아 이동했다.
위산 분비 지점이 어디인지는 하나부터 열까지 알고 있었다.
‘쌍둥이 빅 스네이크의 내부 구조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
물론 회귀 전의 이야기였다.
뚝- 뚝-
위쪽에서 떨어지는 위산과 바닥에서 올라오는 위산 등을 조심하며 민도준이 안쪽으로 들어갔다.
터널처럼 깊숙한 뱀의 몸속으로 계속해서 전진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아가리에서 50미터를 넘어가는 지점이 가장 연약한 부위랬지.’
보폭을 통해 50미터 부근에 도달하자 민도준이 자리에 멈춰 섰다.
‘여기다.’
위산의 분비 지점을 파악하고 안전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우우웅-
그리고 버프가 걸린 검을 들어 힘껏 벽면을 내리쳤다.
팍!
한 번 더.
파악-
또 한 번 더.
팍-!
계속해서 피부를 두들겼다.
대미지가 높기 때문인지 검으로 내리치는데도 깊게 박혀 들어갔다.
‘이럴 때 도끼가 있었으면 좋으련만.’
버프 스킬에 한손검이라는 제약만 없었다면 나무를 패듯 도끼질을 했을 것이다.
그럼 훨씬 더 잘 파였을 테니.
퍽!
퍽!
퍼억!
검으로 칠 때마다 핏물이 튀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괴수를 죽일 수만 있다면 이까짓 찝찝함은 감수할 수 있었다.
퍼억!
찌지직-
퍼억!
쩌어어억-
피부가 갈라지며 빛이 스며들어 온다.
한 번 찢어내자 어두운 내부가 환해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퍼어억!
쩌저저저적-!
쌍둥이 빅 스네이크의 껍질이 갈라지며 바깥이 보였다.
하지만 민도준은 나가지 않았다.
‘아예 토막을 내야 돼.’
여기에 그치지 않고 찢어진 부위를 검으로 쳐서 더 찢어버렸다.
퍽-
찌이이익-
퍽- 퍽!
찌이이익-
위산을 피해 바닥을 찢어버리고 옆면까지 찢고 윗부분도 찢어버렸다.
그러자.
쫘악-
몸통이 완전히 분리돼버렸다.
쌍둥이 빅 스네이크는 몸통이 절단되면 모든 신경 다발이 끊기고 죽게 된다.
이는 연구 끝에 밝혀진 정보다.
[쌍둥이 빅 스네이크를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 +27,900] [레벨이 올랐습니다!] [송곳니 독을 획득하였습니다.] [송곳니 독을 획득하였습니다.] [C급 마정석을 획득하였습니다.] [C급 마정석을 획득하였습니다.] [하급 랜덤 박스를 획득하였습니다.] [하급 랜덤 박스를 획득하였습니다.]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후우.”
몸통 밖으로 나온 민도준이 이마의 땀을 훔쳤다.
역시 혼자서 C급 보스를 공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경험치가 많이도 들어왔군.’
목걸이와 특성 덕분에 꽤 많은 경험치를 얻었다.
‘게다가 원했던 아이템도 나오고.’
민도준이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송곳니 독]-분류 : 수집품
-등급 : C
-특징 : 귀속 아이템
-설명 : 스네이크의 송곳니에서 추출한 독. 독성이 강해 함부로 다뤘다간 큰일 난다.
고레벨로 올라갈수록 괴수들은 가끔 이런 부산물을 드랍한다.
하지만 장비가 아닌 데다 용도도 알 수 없다.
팔아서 10원 한 푼이라도 남기고 싶지만 귀속이라 팔 수도 없다.
때문에 대부분의 헌터는 이런 수집품이 나오면 인상부터 찡그린다.
아무짝에 쓸모없었으니까.
하지만 민도준은 아니다.
‘용도만 안다면 이것만큼 쓸 만한 것이 없지.’
시간이 지나면 밝혀지겠지만 사람들은 아직 수집품의 용도를 모르고 있었다.
송곳니 독이 아이템의 봉인을 풀기 위해 필요하다는 사실 또한.
‘C급 마정석도 두 개가 나왔고.’
쌍둥이여서인지 4,200만 원짜리 두 개가 나왔다.
돈이 되는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하급 랜덤 박스]-분류 : 소모품
-등급 : C
-효과 : 무작위로 D~B급 아이템 획득
-사용 제한 : 레벨 350 이상
-설명 : 정성스레 포장되어 있는 선물 박스. 알 수 없는 선물이 담겨 있다.
‘하급 랜덤 박스라…….’
개당 1억짜리가 두 개 나왔다.
마정석보다 값나가면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아이템이기도 했다.
‘도박성 아이템은 어딜 가나 인기 있으니까.’
도매상가에 올라오더라도 몇 분 지나지 않아 팔리는 게 랜덤 박스였다.
운만 좋으면 4억짜리 아이템도 얻을 수 있으니까.
물론 최악의 경우 500만 원짜리 스킬북이 나오고 말겠지만.
그만큼 쉽게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이 찾는 인기 아이템이다.
‘어쩌면 행운의 부적과 시너지가 맞을지도.’
운을 올려주는 부적의 효과라면 랜덤 박스는 민도준에게 더할 나위 없는 이득을 안겨줄 터.
‘350레벨이 되면 한 번 까 봐야겠군.’
박스의 사용을 미뤄둔 민도준이 업적창을 열었다.
[업적 – 나 혼자 C급 보스 사냥!]-조건 : 솔로잉으로 C급 보스 사냥하기
-보상 : 경험치+93,000
업적 보상이라 경험치 증폭이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엄청난 양이 들어왔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보상을 받자 레벨이 단숨에 3계단이나 올랐다.
‘목적한 바도 이뤘으니 빠르게 공략한다.’
민도준이 검을 쥐고 다시 전진했다.
보스까지 혼자 처치한 그에게 리틀 스네이크들은 생채기 하나 낼 수 없었다.
* * *
사냥을 끝내고 나오는 민도준의 모습에 박동윤이 깜짝 놀랐다.
“허, 헌터님! 괜찮으세요?”
다름이 아니라 민도준의 온몸이 피범벅이었기 때문.
“걱정 마세요. 스네이크의 피일 뿐입니다.”
“휴, 크게 다치신 줄 알고 식겁했잖아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하긴 기갑 맨티스도 홀로 잡으신 분이 스네이크 따위한테 당할 리는 없겠죠. 그나저나 바로 다음 던전 도실 거예요?”
“아니요. 오늘 사냥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빨리 씻고 싶네요.”
“네! 그럼 집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두 사람이 차를 타고 집으로 이동했다.
“그보다 헌터님. 그거 아세요?”
“네? 뭐요?”
“헌터님이 던전 브레이크 막는 동영상이요. 그거 너튜브에서 천만 뷰 찍었더라고요!”
“아…….”
그때 구해준 중학생들이 올린 모양이었다.
“천만 명한테 얼굴이 팔린 거네요?”
“안 좋으세요? 이제 유명해질 일만 남았는데.”
“좋기는요. 귀찮기만 하죠.”
이미 예견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유명해질 줄은 몰랐다.
‘투명화 스킬이라도 배워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하는 차에 박동윤이 ‘흠흠’하고 목을 가다듬더니 넌지시 말했다.
“헌터님. 아마 몇몇 길드에서 연락이 올 거예요.”
“연락이요?”
“네. 길드 관계자들이 헌터님에 대한 소문을 들었거든요. 기갑 맨티스를 혼자 잡았다고…….”
“아…….”
민도준의 입에서 탄성이 나왔지만 몰라서 그런 게 아니었다.
보스를 잡은 사실이 퍼질 거라는 것쯤은 예상하고 있었다.
그가 탄성을 내뱉은 것은 단지 박동윤의 의도를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다른 길드에서 채 갈까 봐 걱정되는 모양이군.’
길드란 헌터들을 지원해 주는 일종의 매니지먼트를 말한다.
길드 소속이 되면 아이템을 대여해 주거나 사냥터를 매칭해 주는 등,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헌터 관리센터와 유사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이 있었다.
바로 효율적인 파티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
길드는 매일 같은 길드원끼리 던전을 돌며 합을 맞춘다.
반면 길드에 소속되지 않은 헌터들은 번개팅처럼 만나 매번 새로운 사람들과 플레이를 한다.
당연히 사냥 속도나 안전성 등 모든 면에서 길드가 더 뛰어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헌터들은 길드에 들어가고자 한다.
헌터 관리센터가 쓸 만한 헌터를 유치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길드라고 개나 소나 들어갈 수는 없지.’
길드도 헌터들을 가려서 받는다.
끈기도, 발전 가능성도 없는 헌터는 애당초 받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민도준은 합격 선상에 오를 만한 인재였다.
기갑 맨티스를 혼자 잡았다는 건 그만큼 대단한 일이었으니까.
박동윤이 불안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아마 길드에서 영입을 제안할 거예요. 그런데 헌터님은 아직 길드에 갈 시기가 아니거든요. 제가 충분히 케어해 드릴 수 있는 데다 헌터님을 보내드리긴 아쉬우니…… 어, 그래서 말인데…….”
“걱정 마세요. 아직 길드에 들어갈 생각은 없으니까요.”
“아! 정말요? 감사합니…… 어? 그런데 아직이라면 언젠가는 가신다는……?”
민도준은 말을 아꼈다.
사람 일은 어찌 될지 모르는 거니까.
어쨌거나 확실한 건 지금은 길드에 들어갈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솔로잉이 훨씬 더 경험치가 잘 벌리는데 굳이 들어갈 이유는 없지.’
1인 공략자 목걸이의 경험치 증폭 효과를 보려면 일단은 보류해야 한다.
그랬기에 민도준은 그날 저녁에 걸려온 전화를 전부 거절했다.
-안녕하세요, 민도준 헌터님이시죠? 태황 길드 송민섭이라고 합니다. 저희 길드로 말할 것 같으면…….
“안 가요.”
-안녕하세요, 새벽 길드 김 팀장입니다. 저희는…….
“싫습니다.”
-플레임 길드 박현민 팀장입니다. 일단 오세요! 최고의 조건으로…….
“됐습니다.”
세 통의 전화가 왔는데 전부 거절했다.
“적어도 직접 찾아오는 정성이라도 보여야지.”
물론 민도준의 집까진 모르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못 알아낼 것도 없을 터.
그때였다.
띠로로로-♪
“음?”
적막하기만 하던 민도준의 집에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찾아올 사람이 없는데?’
월패드 화면을 보니 웬 여자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응? 저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