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29)
특성흡수 헌터사냥꾼-29화(29/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9화
29. 선물
여자를 보는 민도준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원티드 길드의 채소현 매니저?’
원티드 길드는 국내 10위권 안에 드는 메이저 길드다.
한때 민도준이 몸을 담갔던 곳이기도 하다.
‘운영 방식이 나랑 안 맞아서 계약 끝나자마자 바로 나왔지만…….’
그래도 최소 2년은 있었던 곳이기에 어느 정도 알고 지낸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채소현 매니저지.’
자신을 담당하던 매니저로서 일 처리 하난 똑 부러지게 하는 걸로 유명했었다.
‘원티드 길드와는 1년 후에나 만나게 될 텐데?’
일찍이 유명세를 탔기 때문인지 회귀 전보다 만남이 앞당겨졌다.
‘어쨌든 잘 됐어. 이렇게라도 끈을 만들어 둘 수 있으니.’
민도준이 씨익 웃었다.
안 그래도 원티드 길드에 볼일이 있었기에.
“누구시죠?”
모르는 척 현관문을 열자 단발머리의 미인이 꾸벅 머리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원티드 길드의 영업팀 채소현이라고 합니다.”
‘지금 시기엔 영업팀에 있었나?’
그가 알기로 채소현은 매니저였는데 이때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민도준 씨 맞으시죠?”
“그렇습니다만, 저희 집은 어떻게 알고 찾아오신 거죠?”
“아, 헌터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주소지를 보고 찾아왔는데……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알고 계시면 그만 돌아가 주시죠.”
매몰차게 말하자 그녀의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무, 무슨 일로 왔는지 안 궁금하세요?”
“네. 보나 마나 저를 영입하려고 오셨겠죠.”
“아, 그렇긴 한데…….”
“안녕히 가세요.”
“저, 저기! 그래도 조건은 한 번 들어보시는 게……!”
민도준은 더 듣지도 않고 문을 닫아버렸다.
그가 매몰차게 군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렇게 해야 좀 더 애가 타겠지.’
원티드 길드는 길드원을 영입할 때 꽤나 집요한 구석이 있었다.
‘아마 집까지 찾아가라 시킨 것도 영업 팀장의 지시일 거야.’
그렇기에 거절했다고 포기할 길드가 아니었다.
더구나 민도준처럼 역대급으로 강한 헌터라면 더더욱.
‘지금은 이렇게 끈이라도 만든 것에 만족해야지.’
그러면 어느 순간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원티드 길드의 유망주인 강철규를 만날 기회가.
‘그놈이 다음으로 내가 복수해야 할 새끼니까.’
하지만 강철규를 만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놈의 레벨은 500이 넘었으니까.
‘아직은 시기상조다.’
어쨌거나 길드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하, 뭐 저런……!”
그런 생각을 알 리가 없던 채소현이 문전박대를 당한 것에 짜증을 내더니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곧장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됐어?
“실패했어요.”
-왜? 조건이 마음에 안 든데?
“들으려고 하지도 않더라고요.”
-집까지 찾아가는 정성을 들였는데 안 먹힌다고?
“네. 씨도 안 먹히더라고요.”
-채소현의 미인계에도 안 넘어온다 이거지?
“팀장님. 그거 성희롱인 거 아세요?”
-그, 그런가? 미안.
“이제 어떡해요?”
-어떡하긴, 뭘 어떡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영입해!
“그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에요?”
-당연하지! 기갑 맨티스를 혼자 잡는 게 쉬운 줄 알아? 그리고 너튜브에 올라온 동영상 못 봤어?
“워울프 잡는 동영상이요? 당연히 봤죠.”
-그런데도 그런 말이 나와?
“조금 멋있긴 하지만 워울프가 얼마나 센지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이거 가르쳐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구만? 워울프는 말이야…….
“아! 알겠어요. 내일도 한 번 와 볼게요.”
-그러지 말고 거기서 아침까지 죽치고 있어. 정성을 보고 마음을 바꿀지 누가 알아?
“그런다고 넘어올 사람이 아닌 것 같던데요?”
-그래? 그럼 뇌물이라도 먹여야 하나?
“헌터라 돈도 많이 벌 텐데 뇌물이 먹히겠어요?”
-소현 씨가 아직 어려서 잘 모르나 본데,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이야.
“그래요?”
-일단 소현 씨는 퇴근해. 뭘 얹어줘야 넘어올지는 내가 길드장님이랑 상의해 볼 테니까.
* * *
다음 날 아침.
사무실로 출근한 박동윤은 오랜만에 고영민 차장과 면담하고 있었다.
“박대리, 어때? 한 명만 케어하니까 할 만해?”
“어휴, 이제 좀 살 것 같습니다.”
“그래. 힘들면 얘기하란 말이야. 혼자서 다 하려고 하지 말고.”
“넵. 근데 확실히 힘든 건 줄었는데…… 야근하는 건 전이랑 똑같네요.”
“그건 나도 어떻게 해줄 수가 없다. 민도준 헌터가 부지런한 걸 어떡해? 그렇다고 다른 담당자랑 2교대 하는 건 너도 싫을 거 아냐?”
“그렇죠.”
박동윤이 강하게 동의했다.
다른 담당자가 붙어버리면 그만큼 자신의 지분이 줄어들 테니까.
“그나저나 민도준 헌터는 어때? 마지막으로 레벨을 확인한 게 3주 전이었는데. 지금은 몇이지?”
“256입니다.”
“허허, 잘하고 있나 보네?”
“물론입니다. 저번 주에는 기갑 맨티스를 혼자서 잡았는데…….”
“아, 그 얘긴 벌써 들었지. 길드 관계자들 사이에서 소문이 파다하더라고.”
“그렇습니다. 영입하려고 이미 연락도 돌렸으리라 생각됩니다.”
“박대리 생각은 어때? 민도준 헌터가 길드에 가입하려고 할까?”
“아마 안 했을 겁니다. 저한테도 아직 갈 생각 없다고 했고요.”
“아직? 그럼 언젠가는 가겠다는 말이잖아?”
“네. 그래서 말인데…….”
박동윤이 의견을 제시했다.
“헌터님께 선물을 드리는 건 어떨까요?”
“선물?”
“네. 지금 사냥 속도로 보면 3주 내로 C급에 오르리라 예상됩니다. 그때 축하한다는 명목으로 선물을 주겠다고 하는 겁니다. 아무래도 선물을 받으면 쉽게 떠날 생각은 못 할 테니까요.”
“한마디로 뇌물을 주자?”
박동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흠…….”
턱을 매만지며 고민하던 고영민 차장이 ‘탁’하고 책상을 쳤다.
“오케이! 그렇게 하자고.”
장차 C급은 물론 B급 이상으로 올라갈 헌터를 붙잡을 수만 있다면 뇌물 따위야 얼마든지 줄 수 있었다.
“선물은 뭐가 좋을까 생각해 봤어?”
“현금을 주긴 그렇고…… C급 기념으로 주는 거니까 그게 어떨까요?”
“그거?”
“네. 그거요.”
“흠, 그게 선물용으로는 딱 좋긴 하지. 괜히 장비나 스킬북을 선물했다가 필요도 없는 거면 짐만 될 테니…….”
“네. 조금 비싸더라도 그거라면 분명 좋아할 겁니다. 구하기도 쉽지 않은 데다 외관도 딱 선물용이잖아요?”
“음…….”
곰곰이 생각하던 고영민 차장이 결단을 내렸다.
“좋아. 그걸로 하지.”
* * *
박동윤이 고 차장과 면담하던 그 시각.
민도준은 1층에서 마정석을 팔고 있었다.
우르르르-
D급 마정석 17개와 C급 마정석 10개에 한상준의 눈이 이리저리 돌아갔다.
“3, 3주 치 맞으시죠?”
“네.”
한상준이 보기엔 3주 만에 팔러온 게 아니라 세 달 치는 모아온 것 같았다.
‘아무렴 어때!’
감별할 게 많았지만 전혀 귀찮거나 힘들지 않았다.
인센티브로 떨어질 몫을 생각하면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다 됐습니다! 입금은 바로 될 겁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나저나 헌터님. 요즘 사람들이 알아보지 않던가요?”
“네? 무슨 말이죠?”
“워울프 잡는 동영상 말이에요. 지금 너튜브에서 핫하거든요.”
“아, 그거요?”
“댓글 보면 지금 표창이라도 수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난리예요.”
“안 그래도 주겠다고 전화 왔었는데 거절했습니다.”
“아니, 왜요?”
‘돈이 안 되잖아요’라고 말하려던 민도준이 그저 웃음으로 때웠다.
이미지를 깎아봐야 좋을 것은 없었기에.
인사하고 나가자 안내데스크에 있던 여직원이 웬일로 아는 체를 했다.
“마정석만 팔고 가시는 거예요?”
“아, 네.”
“항상 몸조심하시고요, 오늘도 파이팅하세요. 민도준 헌터님.”
“아, 수고하십시오.”
여직원 역시 동영상을 본 건지 민도준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센터 밖으로 나간 그는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마스크라도 쓰고 다녀야 하나?’
자신의 얼굴이 얼마나 팔렸는지는 몰라도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알아보는 건 사양이었다.
‘앞으로의 복수에 시민들의 관심은 불필요하니까.’
그러던 차에 문자가 왔다.
[입금 675,000,000원]마정석만 팔아서 7억에 가까운 돈을 마련했다.
박동윤을 부르고 밑에서 기다리는 사이에 문자가 하나 더 왔다.
[입금 2,000,000,000원]포상금이었다.
비과세라 깔끔하게 20억이 들어왔다.
‘이제 돈이라면 차고도 넘치는군.’
앞으로 돈 걱정할 일은 없다.
최대한 빨리 레벨업하는 일만 남았을 뿐.
“헌터님! 오래 기다리셨어요?”
“아니요.”
“리틀 스네이크 잡으실 거죠? 바로 가시죠!”
경험치 또한 걱정할 건 없었다.
목걸이와 특성으로 3배나 증폭해서 받을 수 있었으니.
‘3주 내로 C급을 만든다.’
민도준이 사냥에 박차를 가했다.
* * *
샤아악!
샤아아아!
리틀 스네이크 무리가 민도준의 목덜미를 향해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아나콘다 크기의 뱀이 동시에 날아들면 놀랄 법도 했건만.
서걱- 서걱-!
민도준은 날렵한 움직임으로 뱀들을 순대 자르듯 토막 내버렸다.
[경험치 +1,860] [경험치 +1,860] [레벨이 올랐습니다!] [C급으로 승급하였습니다!] [스킬 슬롯 하나가 추가됩니다.]던전 하나를 거의 다 돌았을 즈음 승급을 했다.
‘확실히 빠르군.’
빠른 성장 특성 덕분인지 체감 속도에서 차이가 났다.
공략을 끝내고 밖으로 나온 민도준을 박동윤이 맞이했다.
“수고하셨습니다. 바로 같은 던전으로 안내해 드릴까요?”
“아니요. 이제 던전을 바꿀 겁니다. C급으로 승급했거든요.”
“헐, 벌써요?”
체감 속도는 민도준만 빠르게 느끼는 게 아닌 모양이다.
‘3주는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보름 만에…….’
게다가 민도준은 각성한 지 이제 막 두 달밖에 안 된 신입.
‘그런데 벌써 C급을 달성하시다니…….’
못해도 1년 반은 걸리는 게 C급이다.
박동윤이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C급 되셨으니 이제 던전을 바꾸실 건가요?”
“네. 타란튤라 던전에 갈 겁니다. 그전에 장비 세팅 좀 다시 하고요.”
“아아, 알겠습니다. 헌터 도매상가로 가시는 거죠?”
“네.”
민도준은 곧이어 박동윤과 함께 상가에 도착했다.
“헌터님. 저는 센터에 볼일이 있어서요. 죄송하지만 먼저 가 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따가 쇼핑 끝나고 센터로 가면 되죠?”
“넵! 그럼 천천히 보고 오십시오.”
차에서 내린 민도준이 상가를 둘러봤다.
그러면서 몇 군데를 들어가 노획한 장비들을 조금씩 팔아치웠다.
‘심진섭의 장비는 다 팔았고, 정태식과 석호철의 장비가 남았군.’
이 역시 야금야금 팔아치워서 증거를 없앨 생각이었다.
물론 장비에는 그들의 물건이라는 증거가 남아있지 않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이제 쇼핑 좀 해 볼까?’
민도준은 입고 있던 장비들을 팔고 350레벨에 맞는 장비들로 교체했다.
마력 옵션이 24씩 붙은 고가의 장비들이었다.
‘벌어 놓은 게 많아서 그런지 돈이 남는군.’
남는 정도가 아니라 넘쳐났다.
그렇게 장비들을 맞춘 뒤엔 스킬북 매장을 찾았다.
딸랑-
“어서 오십시오!”
“화속성 마법을 찾는데요.”
“아, 그거라면 여기 있습니다!”
상인이 알려준 곳을 살피던 민도준이 원하는 스킬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