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00)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01화(301/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29화
29. 박광진
열흘 전, 최성민은 D급으로 승급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팀원들에게 당당히 밝혔다.
물론 그 당시 팀원들은 깜짝 놀랐다.
이렇게 빨리 D급이 될 줄은 몰랐으니까.
하지만 지금 팀원들의 얼굴엔 그때보다 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246,857위 – 최성민 (만 20세) – 전투력 20,023 (D급)
“서, 성민이 전투력이 벌써 2만이 넘었다고?”
“성민아, 이거 정말이냐?”
“당연한 걸 뭘 묻고 그래? 시스템이 거짓말하겠냐?”
“그래도 이 정도로 성장했을 줄은…….”
“고작 한 달 사이에 3천에서 2만이 되다니…….”
높아 봐야 만오천 정도로 생각하고 있던 팀원들로선 충격적인 결과였다.
그렇다고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어쩐지 성민이가 워울프를 쉽게 쉽게 잡더니만…….”
“그냥 막연히 D급이라서 잘 잡나보다 했는데…….”
“전투력이 다 높은 이유가 있었구나.”
이제는 3마리도 혼자서 거뜬하게 상대하는 최성민이었기에 팀원들은 2만이라는 전투력을 납득할 수 있었다.
물론 그동안 쌓아온 엘리트, 천재, 에이스라는 수식어 덕분에 문제없이 넘길 수 있던 거였지만.
‘어쨌거나 다행이군. 2만이란 전투력에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니.’
최성민이 2만의 전투력을 찍기까진 여러 노력이 있었다.
지난 4주 동안.
팀원들과 하루에 두 번씩 총 56회의 던전을 공략했다.
워울프 던전뿐만이 아니라 동급의 다른 던전들까지.
‘근력, 순발력, 체력 룬 등. 다양하게 얻었지.’
마력 룬이 나오는 던전은 팀에서도 아예 배제했다.
마력을 필요로 하는 팀원은 없었으니까.
‘그동안 얻은 룬만 총 112개였나?’
하지만 실제로 증가한 수치는 근력 65, 순발력 84, 체력 51로 총 200이었다.
룬 친화력 특성으로 효과가 배로 올랐으니까.
‘거기다 순발력의 절반만큼 근력, 체력이 오르니 따지고 보면 더 많이 오른 셈이지.’
여기에 반지를 제외한 아이템들을 D급으로 맞춰주고 늑대 머리 후드까지 착용하면서 스탯이 대폭 오르게 됐다.
그 결과.
-근력 : 330, 체력 : 326
-순발력 : 524, 마력 : 2
총 스탯 합이 1,200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렀다.
물론 군생본능으로 순발력이 30% 올라서 가능한 거였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800레벨에 견줄 수 있는 수준이야.’
어디까지나 스탯만 봤을 경우지만 전투력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건 확실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암살자의 핏빛 단검(성장형)]-분류 : 무기
-등급 : D(소지자의 등급)
-공격력 : 360~396
-효과 : 순발력+25, 기습 시 10초간 추가 공격력+180
-내구력 : 무한
-사용 제한 : D급 이상(귀속)
D급이 되면서 무기 공격력이 160에서 360으로 대폭 올랐다.
그 덕분에 전투력이 수천이 넘게 올랐고 워울프 따위는 절단 스킬 한 방으로도 죽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뿐만 아니라 스킬을 강화한 것도 도움이 됐지.’
이전 세계와 마찬가지로 등급이 오르자마자 스킬 등급 강화석을 구매해 스킬 등급을 올렸다.
‘절단, 단검 투척의 대미지가 순발력의 50%만큼 올랐고 질주 스킬의 지속시간도 5초가 올랐어.’
이렇듯 룬과 아이템, 스킬의 향상으로 2만이란 전투력을 찍을 수 있었다.
‘아직 새로 배운 스킬을 써보지도 못했는데 말이야.’
최성민은 D급이 되면서 생긴 스킬 슬롯에 암살자라면 필수라 할 수 있는 스킬을 배웠다.
[스킬 – 목 긋기]-등급 : D
-효과 : 대상의 뒤에서 공격 시 대미지가 2배 증가한다.
-대미지 : 평타+순발력의 250%
-쿨타임 : 10초
-사용 제한 : D급 이상
-설명 : 상대방의 목을 긋는 암살 스킬. 앞에서도 그을 수 있다. 다만 목을 그었다고 반드시 죽일 수 있는 건 아니다.
바로 목 긋기라는 스킬이었는데 뒤에서 공격할 때 2배 대미지를 주는, 암살에 유용한 스킬이었다.
‘암살자의 표식에 선수필승, 목 긋기까지 더하면 한 방에 8배의 대미지를 줄 수 있어.’
물론 목 긋기가 성공한다고 상대가 죽는다는 보장은 없다.
대부분 투구나 갑옷이 목 부분까지 보호해 주기 때문.
‘목이 훤하게 드러난 상태에서 사용한다면야 한 방에 죽일 수 있겠지만 그런 기회가 흔한 게 아니니…….’
그래도 방어력을 뚫을 정도로 대미지가 높다면 목을 그어서 한 방에 죽일 수 있다.
‘어쨌거나 이 목 긋기 스킬까지 전투에 활용했다면 전투력이 지금보다 5천은 더 올랐겠지.’
새로 배운 스킬을 사용하지 않고도 2만의 전투력을 찍었다.
‘그동안 획득한 아이템도 3대7 비율로 감독관에게 팔아치웠지.’
그 결과 2천만 원의 목돈을 챙길 수 있었다.
‘비율제로 나눴는데도 한 달에 2천만 원을 벌다니. 역시 이 세계도 헌터가 로또군.’
생명 수당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수십 년간 사냥만 하던 최성민에게는 그냥 수당일 뿐이었다.
‘이제 대외적으로 돈을 벌었으니 반지하에서 벗어날 수 있겠어.’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증거를 없애야지.’
랭킹을 보니 알 수 있었다.
광진이 E급으로 승급한 사실을.
‘용케 한 달 만에 E급으로 승급했군.’
이제 날이 밝으면 훈련소에서 퇴소하리라.
그리고 자신이 깔아둔 덫을 확인하리라.
‘아마도 걸려들겠지.’
혹시나 살려두면 귀찮아질지도 모르기에 그를 죽여야 했다.
‘이번 기회에 못 써본 스킬 좀 써봐야겠어.’
머릿속으로 암살 계획을 세운 최성민이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 * *
“광진 훈련생, 아니. 박광진 훈련생. 축하한다. 퇴소다.”
박창석 교관의 말에 박광진이 감격에 겨운 얼굴로 허리를 굽혔다.
“감사합니다! 교관님! 이게 다 교관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마지막이라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 박광진의 기분은 그야말로 최고조였다.
‘흐흐! 드디어 이 X 같은 훈련소에서 벗어날 수 있다구!’
그동안 감옥 같은 훈련소에서 탈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실력을 쌓았다.
그 결과 입소한 지 한 달하고도 일주일 만에 E급으로 승급했다.
‘주변에서 부러운 시선으로 볼 때의 그 기분이란……!’
전투력 갱신 날, 주변의 관심을 받은 건 좋았다만 한편으론 기분이 나쁘기도 했다.
‘최성민 그 새끼가 벌써 D급이라니…….’
그것도 전투력 2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수치를 확인했을 때의 기분이란…….
‘됐어. 그 새끼는 이제 신경 쓰지 말자. 앞으로 난 승승장구할 일만 남았으니까.’
솔직히 자신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앞서 있는 최성민이 부러웠지만 애써 기억에서 지우기로 했다.
‘난 빨리 약속했던 사례를 받고 내 갈 길 가면 되는 거야.’
박광진은 잊지 않았다.
4주 전, 김기홍이 면회 왔을 때 최성민에 대한 정보를 불었던 대가로 했던 그 약속을.
‘분명히 훈련소에서 나오면 사례한다고 했었지?’
그때 김기홍이 건네줬던 명함을 버리지 않고 잘 간직하고 있다.
퇴소하자마자 그에게 연락하기 위해서.
“받아라. 네 핸드폰이다.”
“감사합니다. 교관님.”
압수당했던 핸드폰을 한 달 만에 돌려받은 박광진이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타며 전원을 켰다.
그리고 곧장 명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아무리 걸어도 받지를 않았다.
‘뭐야? 설마 정보만 빼가고 입 싹 닦은 건 아니겠지?’
불길한 마음에 계속해서 걸어봤지만 받지 않는 건 여전하다.
‘진짜 잠수 탄 거야, 뭐야? X발.’
욕지거리를 삼키며 인터넷으로 김기홍이 근무하던 남부 헌터 관리센터 번호를 검색하는 그때.
‘어?’
박광진은 보았다.
남부 지부의 무기고 관리자가 죽었다는 기사를.
‘그, 그 관리자가 죽었다고?’
랭킹 시스템으로 김기홍의 이름을 검색하자 아니나 다를까 찾을 수 없었고.
‘정말 죽었어? 그럼 보상은? 내가 판 정보의 대가는?’
사례를 받기 글렀다는 생각에 절망감이 눈 앞을 가렸다.
그러나 포기하기는 일렀는지.
박광진은 뒤늦게 자신에게 온 김기홍의 문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김기홍 : 퇴소하면 내가 찍어준 장소로 가봐라. 거기에 있는 쓰레기 수거함 밑에 정보를 제공한 대가를 준비해 놨으니.]문자 밑엔 위치가 찍힌 링크가 연결되어 있었는데 거리로 보니 집과는 먼 곳이었다.
‘하하, 그래도 죽기 전에 보상을 미리 준비해 놨네.’
어쩌다 죽었는지는 모르지만 문자를 보내고 죽은 듯싶다.
‘빨리 찍어준 장소로 가봐야겠어. 엉뚱한 놈이 보상을 발견하고 채갈지도 모르니.’
박광진은 당장에라도 버스를 갈아타고 약속한 장소로 가기로 했다.
그것이 최성민이 준비한 덫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 * *
어두운 골목길.
‘여긴가?’
장장 8시간의 이동 끝에 이스트랜드의 북부 지방에 들른 박광진이 주변을 둘러봤다.
‘어디 있을까? 준비한 대가라는 게?’
링크에 찍힌 지도로 보아 위치는 정확했다.
‘이 근처 건물 사이에 있는 골목길이면 여기밖에 없는데…….’
연신 두리번거리던 박광진이 보상을 준비해 놨다는 쓰레기 수거함을 찾아 헤맸다.
그러다가.
“아, 찾았다.”
기어코 찾아내서는 몸을 바짝 엎드려 수거함의 밑바닥을 살펴봤다.
“뭐야? 없는데?”
정말로 없는 건지 어두워서 안 보이는 건지 헷갈리는 찰나.
“목 긋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야?’
이윽고 고개를 들어보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툭-
박광진의 머리는 이미 떨어진 뒤였으니까.
[헌터 박광진을 죽였습니다.] [특성 ‘미약한 재주’를 빼앗았습니다.] [장비 10개를 빼앗았습니다.] [동화율 13.8%]뒤에서 목 긋기로 단번에 박광진을 죽인 사람은 다름 아닌 최성민이었다.
‘역시 대미지가 높은 게 암살에 적합한 스킬이라 불릴 만하군.’
스킬의 테스트를 끝낸 최성민이 곧장 특성을 살펴봤다.
[특성 – 미약한 재주]-등급 : D
-설명 : 스킬 대미지가 10% 상승한다.
‘나쁘지 않군.’
인벤토리를 열어 장비들을 확인했다.
면회 때 놈에게 줬던 아이템이 도로 들어와 있었다.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내 정보를 팔았다는 방증이지.’
박광진을 죽였지만 죄책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놈이 판 정보 때문에 하마터면 김기홍에게 죽을 뻔했으니까.
‘내가 예측하고 미행했기에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으면 나와 가족들은 죽은 목숨이었다.’
그렇기에 일말의 망설임 없이 박광진을 죽였다.
헌터 관리센터 입사 동기였던 놈과의 인연은 이걸로 끝났다.
최성민은 준비해 온 봉투에 박광진의 시신을 담았다.
그리고 누가 볼세라 빠르게 쓰레기 수거함에 넣었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으로.’
시신처리까지 끝내고 나서야 최성민이 몸을 돌렸다.
CCTV까지 조심한 이상 박광진의 죽음이 알려지더라도 자신이 걸릴 위험은 없다.
‘이걸로 무기고를 턴 범인이 나라는 증거는 모두 없앴다.’
이제 당분간 팀 크러쉬에 있으면서 연락이 오길 기다리면 된다.
‘송치현, 녀석이라면 반드시 나를 찾을 거다.’
인재를 찾고 있는 그라면 분명 연락이 올 거다.
그의 눈에 띄기 위해 이만큼이나 전투력을 올린 거니까.
기대감을 품은 최성민이 빠르게 골목을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