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06)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07화(307/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35화
35. 자격시험
최성민이 2팀장 자리를 맡는다?
충격적인 결정에 안기현도 놀라고 당사자인 최성민도 놀랐다.
다만 인정할 수 없다는 듯 안기현이 즉시 반박하고 나섰다.
“이건 말도 안 됩니다! 어제 들어온 신입이 갑자기 팀장 자리에 오르다니요! 그런 어처구니없는 전례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없었으면 오늘부로 생기겠네.”
“용납할 수 없습니다! 직속 부하라고 너무 편애하시는 거 아닙니까?”
“편애하는 거 맞아. 그걸 아니까 너도 낙하산이니 뭐니 불평하면서도 직원으로 받아들인 거 아니었어?”
“하, 하지만 그거랑 팀장 자리는 급이 다른…….”
“나한테는 누구든 요직에 꽂아 넣을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마음에 안 드는 팀장이 있으면 얼마든지 다른 사람으로 갈아치울 수 있단 말이지.”
“…….”
“물론 그것도 어느 정도 명분이 있어야 하겠지만…… 다행히 지금은 명분이 충분한 것 같네.”
“제가 뭘 잘못했다고…….”
“끝까지 연기하고 자빠졌네, 이 쓰레기만도 못한 새끼가.”
살벌하게 뜬 송치현의 눈빛에 안기현이 자기도 모르게 어깨를 떨었다.
“잘못했다고 빌면서 물러나도 모자랄 판에 끝까지 오리발이라니. X발, 양심이 있으면 더 이상 말하지 마라. 혀 뽑아버리기 전에.”
“…….”
강압적으로 입을 다물게 했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변명할 것 같았다.
‘군소리 말고 팀장 자리를 넘겨주면 좀 좋아?’
송치현은 이 기회에 최성민을 팀장 자리에 앉힐 생각이었다.
‘그래야 사냥할 시간이 생길 테니까.’
감독관이란 본디 종일 팀을 따라다니며 던전에서 감시만 하는 직업.
그만큼 인센티브를 많이 받겠지만, 개인적으로 사냥할 시간은 없다.
최성민을 키워주고 싶어도 키워줄 수가 없는 것이다.
‘다른 부서에 옮겨줄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지만, 솔직히 언제 자리가 날지는 나도 모르니…….’
하염없이 기다릴 바에는 차라리 최성민을 팀장 자리에 앉혀서 시간을 만드는 편이 좋아 보였다.
팀장이란 자리는 감독관과 달리 시간적 여유가 널널했으니까.
‘마침 팀장을 끌어내릴 명분도 생겼으니 딱 좋아.’
우연히 얻은 기회를 놓칠 순 없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송치현은 몰랐다.
이건 우연이 아니라 최성민이 만들어낸 기회였음을.
팀장 자리를 뺏는 거야말로 최성민이 의도한 진짜 목적이었음을.
그렇기에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최성민. 너도 동의하지? 팀장 자리에 앉는 거에 대해서.”
“저야 시켜만 주신다면 열심히 할 자신 있습니다.”
“…….”
두 사람을 지켜보던 안기현이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 개새끼들! 내 자리 빼앗으려고 짜고 치는 거 봐라?
그의 생각을 읽은 송치현이 다시금 눈을 부라렸다.
“뭐냐? 그 표정은? 대영웅인 내 결정에 불만이라도 있냐?”
“……아닙니다.”
말은 아니라고 했지만, 안기현의 속은 타들어만 갔다.
-X발, X 같은 대영웅 새끼!
고스란히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욕설에 송치현의 얼굴이 돌처럼 굳어졌다.
‘이 새끼를 진짜……!’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머리통을 한 대 쥐어박을까 생각하던 찰나, 최성민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대영웅님. 주제넘게 죄송합니다만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부탁?”
“저를 팀장으로 임명하는 걸 잠시 보류해 주셨으면 합니다.”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녀석, 진심인가?’
송치현이 알면서도 명목상 물었다.
“왜 보류해 달라는 거지?”
“저를 팀장 자리에 앉혀주시는 건 정말 감사합니다만 그러면 직원들의 불만이 없진 않을 겁니다. 저라도 난데없이 들어온 신입이 팀장으로 승진하면 어이없을 거 같거든요. 아마 여기 있는 안기현 팀장님처럼 인정 못 하는 사람이 분명 나오겠죠.”
말은 안 했지만, 안기현의 적대 어린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최성민이 팀장이 되는 것에 불만이 가득하다는 것을.
“그래서 말인데 이러면 어떨까요?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시험을 치르는 겁니다. 제가 팀장의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사람들 앞에서 시험이라……. 구체적으로 어떤 시험을 말하는 거지?”
“모름지기 팀장이란 자리는 일 처리에 능수능란해야 하며 팀 내에서 가장 강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팀장으로서 배워야 할 과정을 오늘 하루 만에 모두 숙지하겠습니다. 또한, 팀에서 가장 강한 안기현 팀장님과의 대련에서 이겨 보이겠습니다.”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안기현이 놀란 눈초리로 쳐다봤다.
최성민이 그 시선을 마주 보며 이어 말했다.
“지력과 무력, 두 종목에 대한 시험을 치러서 하나라도 떨어지는 날엔 팀장의 자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어떻습니까? 팀장님. 괜찮은 제안 아닙니까?”
괜찮을 뿐이랴.
안기현은 입꼬리가 올라가려는 걸 억지로 참았다.
이건 오히려 기회였다.
사람들 앞에서 최성민을 망신시킬 절호의 기회!
“내 의견이 무슨 소용이냐? 대영웅님 결정이 중요하지.”
기쁜 마음을 억누른 안기현이 대답을 요구하듯 송치현을 쳐다봤다.
“…….”
솔직히 송치현으로선 시험이고 뭐고 최성민을 말리고 싶었다.
굳이 팀장이 될 기회를 걷어찰 필욘 없었기에.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쁜 제안도 아니었다.
‘녀석은 이 기회에 다른 직원들에게도 인정받을 생각인 거야.’
앞서 말한 대로 팀장 자리에 강제로 꽂아줘봤자 낙하산 팀장이라며 인정받지 못할 게 뻔하다.
‘그럴 바에 차라리 사람들 앞에서 시험을 치러서 공개적으로 인정받는 게 더 나을 수도…….’
이러면 잡음도 없앨 수 있고 팀장 자리에 오를 확실한 명분도 생긴다.
‘녀석, 이런 쪽으로도 생각할 줄 알고……. 나름 치밀한 부분이 있는데?’
물론 이 모든 것은 시험에 통과한다는 가정하에서지만.
“괜찮겠나? 최성민?”
“예. 자신 있습니다.”
“안기현 팀장도 이에 동의하나?”
“물론입니다. 대영웅님.”
“좋다. 그럼 최성민의 말대로 시험을 치르도록 하지. 다만 결과가 어쨌든 안기현 너는 팀장 자리에서 해고야. 이건 순전히 내 부하의 자격을 확인하는 시험이거든.”
“……여부가 있겠습니까.”
해고되는 건 안타까웠지만, 안기현으로선 다른 수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라도 최성민에게 복수하는 수밖에.
‘최성민, 이 X새끼. 어디 한 번 공개적으로 망신당해봐라.’
이윽고 세 사람이 팀장실을 나왔다.
“다들 주목.”
대영웅 송치현이 위엄있는 목소리로 직원들의 이목을 끌었다.
“어제 여기 두 사람 사이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이를 조사한 결과, 팀장 안기현에게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여 그를 해고하고자 한다.”
갑작스러운 해고 소식에 놀란 직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진짜 놀랄 만한 소식은 아직 꺼내지도 않았지만.
“그리고 현재 비어 있는 팀장 자리는 여기 있는 최성민이 대신할 것이다.”
그 폭탄 같은 발언에 웅성거림이 더욱 커졌다.
“저 사람이 새로운 팀장이라고?”
“잠깐, 저 사람 어제 들어온 신입 아니야?”
“맞네. 대영웅님이 데려오신 그 낙하산.”
낙하산을 팀장 자리에 앉히겠다는 발언에 직원들 대다수는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대영웅의 말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단, 팀장으로서 적합한지를 확인하기 위한 자격시험을 먼저 치를 것이다. 만약 최성민이 시험에 통과하지 못했을 경우, 팀장의 자리는 다른 사람이 대신하게 된다.”
시험을 치른다고 하니 불만 어린 분위기도 한층 누그러들었다.
강제로 앉히는 것보단 나름 공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험은 지력과 무력, 두 종목을 테스트할 것이다. 안 팀장.”
“예.”
“팀장으로서 숙지해야 할 모든 자료를 가지고 오도록.”
안기현이 씩 웃으며 이런저런 서류들을 챙겨왔다.
“안 팀장. 어떤 자료인지 설명해라.”
“예. 제가 가져온 건 팀장으로서 필수적으로 외워야 할 기본 수칙과 대응 과정, 업무 절차에 관한 것들입니다.”
“이걸 다 외우면 당장 팀장 자리에 앉아서 실무에 들어가도 문제없다고 보는가?”
“뭐, 그렇습니다. 다 외웠다는 가정이라면 말입니다.”
외우기만 하면 문제없음을 확답받은 송치현이 좌중을 향해 말했다.
“이제부터 최성민은 퇴근 전까지 이 자료들을 외우도록 한다. 그게 첫 번째 시험이다.”
한눈에 보기에도 두툼한 것이 하루 만에 외우기엔 벅차 보였다.
하지만 이 정도는 문제 될 것 없다는 듯 최성민은 순순히 자료들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로 가 머리를 파묻고 외우기 시작했다.
‘흥, 내가 두 달 내내 외운 업무 지침들을 고작 하루 만에 외우겠다고?’
그런 최성민의 모습을 아니꼽게 바라보던 안기현이었지만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날에 즉흥적으로 내어준 자료를 10분 만에 외우는 기염을 토했었기에.
‘기억력이 좋다는 건 인정하지. 어차피 이번 시험은 통과해도 상관없어.’
안기현이 기다리는 건 자신과의 대련이 있는 무력 시험이었다.
‘어제는 방심해서 당한 거야. 다시 붙으면 확실히 이길 자신 있다고.’
골목길에서 패배한 건 순전히 방심했기 때문이다.
방심만 하지 않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전투력 2만이라고 깔보는 게 아니었어. 그러다가 괜히 선빵만 허용했잖아?’
자신이 괜히 전투력 6만이겠는가?
기습적으로 던진 단검에 맞지만 않았어도 그토록 처참하게 패배하진 않았을 거다.
“다들 평소처럼 일하고 있어! 최성민은 시험 치르게 놔두고.”
대영웅의 지시에 직원들이 제 할 일을 찾아 흩어졌다.
“안기현 팀장. 너도 시험이 끝날 때까진 업무 보고 있어라.”
“알겠습니다.”
최성민을 힐끔 쳐다본 그가 팀장실로 돌아갔다.
빨리 지력 시험에서 통과해 자신과 대련하기만을 기다리며.
* * *
“다 외웠습니다.”
송치현은 자신을 찾아온 최성민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다 외운 모양이군.’
겉으로나 속으로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시험을 치러도 문제없겠지.’
송치현이 다시금 팀장과 직원들을 불러 모았다.
“최성민이 오전에 내주었던 자료를 다 외웠다고 한다.”
그 말에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시계를 바라봤다.
“퇴근까지 2시간이나 남았는데 벌써 다 외웠다고?”
“정말로 하루 만에 다 외운 거야?”
웅성거림은 이내 송치현이 말하자마자 멈췄다.
“열 문제를 전부 맞히면 통과하는 것으로 보고 바로 문제를 내보겠다. 공정성을 위해 안 팀장이 직접 내보도록.”
안기현이 자료를 보며 문제를 냈다.
그때마다 최성민의 입에서 즉각적으로 답이 나왔다.
열 문제 전부 정답이었다.
‘이 빌어먹을 새끼가 정말로 다 외울 줄이야…….’
문제를 낼 때마다 하나라도 틀리기를 바랐건만 어떻게 된 게 대답에 막힘이 없었다.
‘그래. 지력 시험에서 떨어지지 않는 게 오히려 나한테 좋지. 안 그럼 공개적으로 패지도 못할 테니까!’
안기현이 이를 갈고 있는 한편, 송치현이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지력 시험은 이걸로 통과했다. 이제 무력 시험에 통과하면 최성민에게 팀장의 자격이 있다고 판단, 즉시 헌터 관리부 2팀장으로 임명하겠다. 최성민, 안기현 팀장은 이쪽으로 오도록.”
두 사람이 앞으로 나오자 송치현이 말했다.
“두 사람의 대련으로 무력 시험을 치르겠다. 최성민은 여기 있는 안기현 팀장을 꺾어야 팀장에 오를 수 있다. 우선 자리가 협소하니 장소를 이동하겠다. 다들 따라오도록.”
송치현이 앞장서자 직원들이 줄줄이 뒤를 따르며 수군거렸다.
“안기현 팀장을 이겨야 한다니?”
“그게 가능한가? 팀장님은 C급이잖아.”
“야야, 전투력 봐봐. 2만 대 6만이야.”
“헐, 미쳤네. 3배나 차이 난다고?”
“이거 미스매치 아니야? 어떻게 이겨?”
“근데 팀장님 손은 왜 다친 거지?”
안기현의 손목을 잘라버린 게 최성민이라는 걸 모르는 직원들로선 불 보듯 뻔한 대결.
압도적인 전투력 차이가 이미 결과를 말해주고 있어서인지 벌써 흥미가 식었다.
반면 최성민의 실력을 경험한 안기현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방심하면 안 돼. 먼저 선빵을 쳐서 우세를 점해야 해.’
그 뒤엔 자신이 당한 대로 똑같이 피해를 줄 생각이었다.
‘어깨부터 팔뚝까지 차례로 찌른다. 그다음엔 똑같이 녀석의 손목을 잘라버려야지.’
자신의 잘린 손은 오른손.
다행히 왼손잡이라 무기를 휘두르는 데 아무런 지장도 없었다.
“여기다.”
송치현이 데려온 곳은 건물 뒤편에 있는 공원이었다.
“두 사람은 이곳에서 각자 무기를 들고 대련한다. 먼저 항복하는 사람이 승리. 상처를 입히는 건 허용하되 목숨을 빼앗으면 패배로 간주한다. 서로 장비 착용하고 준비해라.”
최성민과 안기현이 서로를 노려보며 헌터 장비를 착용했다.
직원들이 빙 둘러싸자 자연스럽게 대련할 공간이 형성됐다.
송치현이 두 사람 사이에 서며 심판을 봤다.
“준비됐으면 카운트를 세겠다. 3…… 2…… 1. 대련 시작!”
대련을 시작하기 전까지 직원들의 표정은 심드렁했다.
하지만 송치현이 자리에서 비키자마자,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헉!”
눈 깜빡할 사이에 접근한 최성민이 어느새 안기현의 목젖에 단검을 대고 있던 것이다.
“항복하실 겁니까?”
최성민의 물음에 안기현이 당황하며 입을 뻐끔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