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11)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12화(312/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40화
40. 새로운 내기
“아, 한 가지 더 추가하죠. 진 사람이 이긴 사람에게 진심으로 무릎 꿇고 사과하기.”
새로운 제안에 문용택의 눈이 번쩍 떠졌다.
‘진 사람이 사과하고 팀에서 자진 하차하라고?’
어찌 보면 내기에서 진 그에겐 기회였다.
사과를 받아내고 원하던 대로 최성민을 쫓아낼 기회.
“좋아! 수락하지!”
행여나 최성민이 말 바꿀까 봐 잽싸게 대답했다.
하지만 지켜보던 송치현은 알았다.
문용택이 최성민의 함정에 빠진 거라는 사실을.
‘일부러 도발해서 대련에 응하게끔 했어.’
굳이 생각을 읽지 않아도 최성민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이대로 지내봤자 계속해서 트러블이 생길 거라는 걸 안 거야. 그럴 바에 대련으로 누가 더 강한지 판가름내자는 거고.’
결국엔 팀에서 인정받기 위해서 이런 내기를 제안한 거였다.
‘불과 엊그제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지.’
헌터 관리부 2팀장의 자리를 놓고 치른 자격시험에서 최성민은 팀장을 꺾고 모두에게 인정받았다.
‘그때처럼 모두가 보는 앞에서 문용택을 꺾으려는 속셈이야.’
그리되면 조장자리 역시 자연스레 최성민이 차지하게 된다.
앞으로 생길 트러블을 차단하는 것은 덤이고.
물론 어디까지나 대련에서 이겨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가능할까? 전투력 8만을 이기는 것이?’
전투력 6만도 이긴 최성민이다.
전투력 8만 정도야 C급인 그로서는 문제없을지 모르지만…….
‘중요한 건 문용택도 만만치 않은 인재라는 거야.’
송치현이 직접 뽑은 부하이니만큼 문용택은 그리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성격이 개차반이긴 해도 실력만큼은 확실하지.’
괜히 조장 자리를 달고 있는 게 아니라는 소리.
‘실력도 특성도 별로인 헌터 관리부 팀장과는 그야말로 급이 다른 상대다.’
이제 막 C급이 된 최성민이 감당하기엔 확실히 벅찬 상대.
문용택도 자신이 유리하다는 걸 아는지 어느새 인상을 풀고 히죽거리며 웃고 있었다.
‘큭큭, 멍청한 새끼. 나랑 대련하면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보지?’
문용택은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고 생각지 않았다.
이제 갓 C급이 된 애송이 따위는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었으니까.
‘난 무려 S급 특성이라고.’
비록 던전이 봉인되는 바람에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앞으로 대영웅님 밑에서 사냥하며 승승장구하는 일만 남았다고.’
애당초 대영웅의 눈에 든 것도 다른 동료들에 비해 빠른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
눈앞의 신입이 얼마나 실력 있는지는 몰라도 전투력 8만인 자신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쯧쯧, 그냥 스포츠카 받고 끝냈으면 좋았을 것을 새로운 내기를 제안해서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다니.’
바보도 이런 바보가 있을까?
‘이참에 아주 반 죽여주마. 흐흐.’
그리 생각한 문용택이었지만 최성민의 표정은 의외로 여유로웠다.
표정만이 아니라 생각까지도.
‘자신이 이길 거라는 걸 확신하고 있어.’
생각을 읽어 본 송치현은 최성민의 자신감에 손뼉을 쳐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제삼자인 자신이 봤을 땐 힘든 대련처럼 보였으니까.
하지만 최성민의 자신감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24시간 동안 최성민이 공략한 던전 횟수는 D급 세 번, C급 네 번.
그 결과, 17개의 순발력 룬을 얻었고 룬 친화력으로 총 30의 순발력을 올릴 수 있었다.
하루 만에 스탯을 30이나 올린다?
이는 하루 만에 30레벨을 올렸다는 말처럼 누가 들어도 놀랄 만한 양이었다.
하지만 더 놀랄 만한 건 따로 있었다.
최성민의 순발력이 어느덧 1,000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헌터 업계에선 한가지 스탯을 1,000이나 넘기려면 적어도 B급은 되어야 가능하다고 본다.
바꿔 말하면 최성민은 현재 B급을 뛰어넘는 수준.
물론 군생본능의 헌터 수를 최대치로 채웠을 때의 이야기지만 문제는 없으리라.
대련 때 대영웅과 관중들을 포함하면 최대치인 네 명을 채울 수 있을 테니.
무엇보다도 최성민이 자신하는 부분은 따로 있었다.
바로 전투력.
송치현은 모르겠지만 최성민의 전투력은 현재 6만이 넘었다.
고작 하루 만에 전투력 2만이 6만이 된다?
말도 안 되는 상승세였지만 사실이었다.
그리고 최성민은 다른 건 숨겨도 이 정보만큼은 송치현에게 생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장비를 바꾸고 실컷 솔로잉한 덕분에 전투력이 6만까지 올라갔어. 아마 6만이나 된다는 건 나밖에 모르겠지.
다른 정보는 철저하게 통제하고 전투력에 관한 생각만 은근슬쩍 오픈했다.
아니나 다를까.
송치현이 생각을 읽었는지 놀랍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다.
‘최성민의 전투력이…… 6만이나 된다고?’
하루 사이에 4만의 전투력을 상승시켰다는 건 송치현도 들어본 적 없는 기행이었다.
‘장비들을 C급으로 바꾸면 전투력이 확 오르긴 한다만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나 많이 오르다니…….’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 뿐 최성민을 의심하지는 않았다.
‘6만 대 8만이면 할 만하지. 녀석이 자신 있게 내기를 제안한 이유가 있었어.’
나름 할 만한 대련이라는 걸 확인하자마자 송치현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흠, 팀에서 사퇴하는 걸 걸고 대련을 하겠다고?”
“그렇습니다, 대영웅님. 허락해 주십시오.”
그렇게 말한 문용택이 고개를 숙였다.
내기를 제안한 최성민보다 문용택이 오히려 대련하고 싶어 안달 나 있었다.
“좋다. 둘 중 한 명을 팀에서 보내야 한다는 건 마음 아프지만 서로가 잘 지내기 어렵다면 어쩔 수 없지.”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이거 하나는 알아둬라. 진 사람은 팀에서 방출될 뿐이지 여전히 내 직속 부하라는 것을.”
행여나 최성민이 질 것을 염두에 두고서 한 말이었다.
대련 결과가 어찌 될지는 자신도 장담할 수 없었기에.
“그럼 지금 즉시 대련할 준비를 해라. 내가 심판을 보지.”
밖에 나와 있었으니 딱히 장소 이동을 할 필요는 없었다.
츠으으읏-
각자 장비를 착용한 두 사람이 무기를 든 채 대치했다.
최성민의 무기를 본 문용택이 코웃음을 쳤다.
‘단검? 그러고 보니 암살자였지?’
붉은 기운이 흐르는 멋스러운 단검을 들고 있었지만 그래봤자 허약한 암살자.
근력만 600이 넘는 도끼 전사인 자신을 이기진 못하리라.
그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유리한 점은 또 있었다.
‘이 새끼 그림자밟기 배웠지? 큭큭.’
상대방의 스킬을 알고 싸우는 것과 모르고 싸우는 것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렇기에 대련에 앞서 스킬을 공개했다는 건 치명적인 실수라 볼 수 있었다.
‘넌 이제 뒈졌다. 감히 내 앞에서 잘난척한 대가가 뭔지 보여주마.’
대영웅은 물론이고 조원들도 급 성사된 대련에 흥미를 느꼈는지 눈을 빛내며 주시하고 있는 상황.
망가진 자존심을 세우기엔 지금이 기회였다.
선수들이 모두 준비를 끝내자 송치현이 두 사람 사이에 섰다.
“알다시피 이건 대련이다. 먼저 항복하는 사람이 지는 방식이며 무기와 스킬들을 사용해서 상처를 입혀도 좋다. 다만 고의로 목숨을 취해선 안 된다. 만약 이를 어기고 살초를 쓴다면 내가 즉시 개입해서 막아서고 패배로 간주하겠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이제 시작할 테니 서로 다섯 발자국만 더 떨어져라.”
문용택은 거리를 벌리면서도 자신만만한 미소를 보였다.
‘암살자의 공격 패턴이야 뻔하지. 시작 즉시 내 뒤를 점한 뒤 목 긋기부터 사용하겠지.’
그림자밟기 후 목 긋기는 문용택도 이미 알고 있는 콤보.
그렇기에 대처하기도 쉬웠다.
등 뒤에서 나타날 것이 뻔했기에.
‘녀석이 땅 밑으로 꺼지는 순간 타이밍 보고 기다렸다가 헤비 스매시로 확!’
크게 한 바퀴 돌면서 그어버리는 헤비 스매시라면 등 뒤에서 나타나더라도 대처할 수 있으리라.
‘내가 가진 최고의 스킬인 만큼 제대로 맞으면 한 방에 이길 수 있어.’
이기는 것뿐이랴.
몸이 아작나거나 잘못해서 머리에 맞기라도 하면 즉사할 가능성도 있지만…….
‘죽으면 뭐 어쩔 수 없지. 스킬을 쓰는 도중에 중도 취소할 수도 없으니 고의라고 볼 수도 없을 거 아냐? 큭큭.’
고의만 아니라면 죽여도 좋다는 말이었으니 걱정할 건 없었다.
다만 이런 생각을 송치현이 읽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저 자식이 죽여선 안 된다고 했는데도 저런 생각을…….’
문용택을 노려보던 송치현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최성민을 바라봤다.
‘정말로 최성민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어.’
문용택의 행동을 주의 깊게 보기로 한 송치현이 카운트를 셌다.
“그럼 준비하고 3…… 2…… 1. 대련 시작!”
시작과 동시에 문용택의 눈이 커졌다.
최성민의 몸이 땅으로 푹 꺼진 것이다.
‘역시 예상대로 그림자밟기를 사용했어!’
이럴 줄 알고 최성민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
놈이 그림자밟기를 썼다면 어디서 나타날지는 뻔했다.
‘지금이다! 헤비 스매시!’
문용택이 한 바퀴 돌며 도끼를 크게 휘둘렀다.
등 뒤에서 나타날 타이밍에 사용했으니 무조건 적중할 수밖에 없으리라.
‘응?’
하지만 예상과 달리 도끼에 걸리는 느낌은 없었다.
허공만 베었다는 걸 깨달은 문용택이 주위를 둘러봤다.
‘이, 이 새끼 어디 갔어? 분명 그림자밟기 쓰는 걸 봤는데?’
대상의 뒤에서 나타나는 스킬이었으니 당연히 자신의 등 뒤에서 나타났어야 했다.
‘그런데 어디 있냐고!’
문용택이 당황하는 찰나.
푹-
“아악!”
살을 파고드는 느낌과 함께 등 뒤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최성민이 던진 단검에 꽂힌 것이다.
“크윽! 이 치사한 새끼! 관중 뒤에 숨어 있었다니!”
알고 보니 최성민이 그림자밟기를 쓴 대상은 자신이 아닌 관중.
문용택의 작전을 예측하고서 쓴 페이크였다.
‘X팔, 설마 관중에게 사용할 줄이야.’
영락없이 속은 문용택에게 최성민이 달려왔다.
타앗-
질주 스킬을 사용해서 그런지 거리는 금세 좁혀졌고.
“이 자식!”
문용택이 이를 악물며 도끼를 휘둘렀지만 통증 때문에 평소보다 움직임이 느릴 수밖에 없었다.
‘젠장! 하필 선빵을 허용하는 바람에!’
싸움에 있어서 선빵은 중요하다.
시작부터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힘이 제대로 안 들어가.’
아무리 근력이 높아도 맞추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는 걸 보여주듯.
문용택의 모든 공격은 허공만 가를 뿐 옷깃조차 스치지 못했다.
그에 비해 최성민은.
피잇- 피잇-!
자잘한 상처를 입히며 문용택의 체력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었다.
‘헤비 스매시만 있었어도 이까짓 놈은 쉽게 떼어낼 수 있을 텐데!’
하지만 안타깝게도 스킬은 초반에 날려 먹은 상태.
“X바아아아알!”
약이 바짝 오른 문용택이 고통을 참고서 크게 도끼를 휘둘렀다.
후우웅-!
소리는 매서웠지만, 여지없이 허공을 그었고.
이는 그만큼 커다란 빈틈을 만들어냈다.
스윽-
“끝났습니다. 그만 포기하시죠.”
차가운 단검의 감촉이 목젖에서 느껴지자 문용택이 움직임을 멈췄다.
승패가 판가름 났다.
“그만 항복하세요.”
“크윽…….”
인정하기 싫지만 졌다.
목에 칼이 닿은 이상 이길 수 없었다.
그때 마침 문용택의 시야에 가능성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헤비 스매시의 쿨타임이 돌아왔습니다.]‘항복은 무슨!’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문용택으로선 지금이 기회였다.
“움직이지 마세요. 다칩니…….”
‘헤비 스매시!’
스킬을 감행하자 몸이 회전했다.
매서운 도끼날에 최성민이 몸을 뒤로 뺐지만.
피슈욱-
갑작스레 몸이 회전하는 바람에 실수로 경동맥을 그어버렸다.
“어, 어어억…….”
회전하면서 피를 흩뿌리던 문용택이 그대로 고꾸라졌고.
[헌터 문용택을 죽였습니다.]최성민은 예기치 못하게 문용택의 특성을 얻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