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12)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13화(313/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41화
41. 맹공
[헌터 문용택을 죽였습니다.] [특성 ‘맹공’을 빼앗았습니다.] [장비 12개를 빼앗았습니다.] [마정석 2개를 빼앗았습니다.] [수집품 2개를 빼앗았습니다.] [동화율 13.9%]문용택을 죽이고 떠오른 메시지를 최성민은 애써 무시했다.
송치현이 생각을 읽으면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황스러운 자신의 감정은 숨기지 않았다.
‘서, 설마 죽은 거 아니야?’
죽었다는 건 메시지가 떠오른 순간 알고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모른 척했다.
송치현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비켜라!”
황급히 끼어든 그가 문용택의 시신을 살폈다.
“……죽었다.”
“헉!”
그제야 최성민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었다.
진짜로 당황한 자신의 감정을.
“대, 대영웅님……. 저는 절대 일부러 죽인 것이 아닙니다. 믿어주십시오…….”
정말이었다.
문용택의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대련했을 뿐이지 죽일 생각까진 없었다.
그 진심 어린 생각을 읽었는지 송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다. 순전히 사고였다는걸.”
심판을 맡았던 송치현이었기에 알 수 있었다.
고의로 목을 그은 것이 아닌, 문용택의 욕심으로 비롯된 사고라는 것을.
“걱정하지 마라, 최성민. 이번 일로 네가 피해 볼 일은 없을 것이다. 너 잘못이 아니라는 건 나도 봤고 여기 있는 조원들도 봤으니.”
“아…….”
하지만 살인을 한 것이 충격이었는지 최성민은 입만 벙긋대며 제대로 된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답지 않은 모습에 송치현이 자기도 모르게 실소를 지었다.
‘웃기는 녀석이야. 나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안기현 팀장의 손목은 쉽게 잘라가 놓고 고작 사람 한 명 죽였다고 이렇게 벌벌 떨다니.’
손목과 목숨은 비교가치가 없었지만 그래도 실력과 다르게 저런 나약한 반응을 보이니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죄책감 느끼지 마라, 최성민. 네가 죽인 게 아니다. 사고로 죽은 거다.”
“하지만 제가 죽인 게…….”
“직업도 암살자로 키우고 있는 놈이 사람 죽은 것 갖고 왜 이렇게 흔들려? 이래가지고 계속해서 내 밑에서 일할 수 있겠어?”
송치현의 직속 부하로 있는 이상 시키는 건 뭐든 해야 한다.
여차하면 살인도 마다치 않아야 한다.
그 사실을 깨달았는지 최성민의 눈빛이 변했다.
“대영웅님이 시키시는 일이라면 뭐든 할 자신 있습니다.”
“그래, 그래야지.”
생각을 읽어보니 불안했던 감정이 진정됐다.
‘하여간 내 이름만 나오면 사람이 몰라보게 변한다니까?’
평소엔 무뚝뚝한 부하가 자신의 명령에는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인다?
당연히 상사로서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대련은 보다시피 끝났다. 여긴 내가 시종들 시켜서 정리할 테니 다들 집으로 돌아가라.”
대영웅의 명령에 조원들이 시신을 몇 번 힐끔거리더니 미련 없이 발길을 돌렸다.
문용택의 죽음에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평소에 문용택에게 얼마나 시달렸으면…….’
반면 최성민은 약간의 미안한 마음을 가지며 손에 든 차 키를 들고 주차 구역으로 향했다.
키를 누르자 멋들어진 스포츠카가 그를 반겼지만 죽은 이의 물건을 가로챘다는 생각 때문일까?
최성민으로선 찝찝한 마음뿐이었다.
어디까지나 송치현의 눈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만이었지만.
“큭, 큭큭큭.”
최성민의 비틀어진 입술 사이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일이 이렇게 풀릴 줄이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도로변을 달리는 것처럼, 최성민의 마음은 상쾌하기 그지없었다.
‘일부러 죽인 건 아니지만 잘됐어. 알아서 죽어주다니.’
송치현에게 보인 모습과 달리 최성민은 조장의 죽음에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다.
‘그런 쓰레기는 죽어버리는 게 낫지.’
언젠가 또 복수하겠다고 설칠 바에 차라리 잘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진짜 그렇게 죽을 줄은 몰랐지만.’
놈이 움직인 탓에 목을 그었지만 어디까지나 계획에 없던 사고였다.
‘원래는 대련에서 이겨서 놈을 쫓아낸 뒤 조장 자리를 꿰찰 심산이었지만…….’
어쩌다 보니 더 좋은 결과를 낳게 됐다.
생각지도 못한 특성과 아이템을 얻지 않았는가?
‘무슨 특성이었는지 좀 볼까?’
[특성 – 맹공]-등급 : S
-설명 : 공격을 적중시킬 때마다 공격 속도가 20% 상승한다. 지속시간은 1분이며 10번까지 중첩이 가능하다. 10 중첩 시 200%가 증가한다.
‘허…… S급 특성이라고?’
별 기대 없이 열어본 특성은 최성민을 놀라게 했다.
‘10 중첩 시 공격 속도를 200%나 끌어올려 주잖아?’
말하자면 한 번 공격할 시간에 세 번을 공격할 수 있다는 소리.
‘지속시간이 짧은 게 흠이긴 하지만 10 중첩 시엔 눈으로 좇기 힘들 정도로 공격할 수 있어.’
게다가 공격 속도가 빠르면 10% 확률로 터지는 방어력 무시 효과를 더 빨리 끌어낼 수도 있다.
‘나한테 가장 적합한 특성이야.’
역시 송치현의 직속 부하라 그런지 능력만큼은 확실했다.
‘대련할 때 너무 만만해서 이렇게 좋은 특성이 있는 줄도 몰랐네.’
공격이 적중할 때만 버프를 받는 만큼 문용택은 대련 때 특성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으리라.
‘내가 한 대도 맞지 않고 다 피해버렸으니까.’
차라리 도끼 말고 자신처럼 단검을 주 무기로 삼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끼는 무겁고 공속이 느려서 중첩을 쌓기도 쉽지 않아. 차라리 공속이 빠른 단검으로 단시간에 10 중첩을 쌓는 게 훨씬 효율적이지.’
물론 도끼를 든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공격력이 높은 도끼가 공속마저 빨라진다면 그만큼 더 강해질 테니.’
하지만 버프의 지속시간이 1분밖에 안 되고 나중에 다시 중첩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단검처럼 빠른 무기가 최선이라 볼 수 있었다.
‘아이템은 보니까 별거 없네.’
C급 장비들이 여러 개 들어왔지만 입을만한 건 없었다.
‘C급 장비 12개에 5천만 원짜리 C급 마정석 2개라…….’
아마 장비들과 함께 팔아치우면 4~5억은 거뜬히 챙길 수 있으리라.
‘이 세계에서도 돈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겠군.’
때문에 비싼 아이템보다는 쓸만한 아이템이 들어오길 원했지만, 건질 만한 건 없었다.
‘그래도 수집품은 필요한 게 들어왔네.’
인벤토리에는 송곳니 독 2개가 들어와 있었다.
리틀 스네이크를 잡으면 나오는 수집품으로 최성민도 1개 갖고 있었다.
‘나쁘지 않네. 차후에 독 스킬을 쓰려면 이런 독들이 필요하니…….’
리틀 스네이크의 송곳니 독, 타란튤라의 거미 독 등.
괴수들의 독은 암살자가 배울 독 스킬의 귀중한 재료로 쓰인다.
‘귀속 아이템이라 직접 구하는 수밖에 없는데…… 나중에 노가다할 일은 덜었군.’
그렇게 홀가분한 마음으로 스포츠카를 타고 집으로 가는 도중.
드으은- 드으은-
최성민의 핸드폰이 울렸다.
송치현이었다.
“예, 대영웅님.”
-집에는 잘 가고 있나?
“예. 지금 가는 중인데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니, 무슨 일 있어서 전화했다기보다 네 상태가 걱정돼서 말이지.
아무래도 최성민의 연기에 감쪽같이 속은 모양이다.
“전 괜찮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은 언젠가 죽기 마련이야.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데 고작 이런 걸로 충격받지 말라고.
“명심하겠습니다, 대영웅님.”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문용택의 죽음에 기뻐하던 것을 송치현은 모를 것이다.
-현장은 깔끔히 정리했으니 걱정하지 말고 내일까지 집에서 푹 쉬어. 협회에 출근도 하지 말고.
당장에라도 사냥할 수 있을 만큼 쌩쌩했지만, 대영웅의 배려에 불만을 토로할 순 없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건 당연한 얘기지만 문용택이 죽었으니 C조의 조장은 네가 맡게 될 거야. 다른 조원들도 수긍할 테니 걱정 말고.
“알겠습니다.”
-혹시 다른 뭐 필요한 거 있나? 원하는 거 말이야.
“…….”
-괜찮으니 부담 없이 말해봐. 아이템이면 아이템, 권력이면 권력.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뭐든 들어줄 테니까.
최성민의 실력이 생각보다 더 대단하다는 걸 알았으니 본격적으로 지원해줄 모양.
하지만 최성민은 의외로 완곡히 거절했다.
“괜찮습니다. 당장에 필요한 건 없습니다.”
-그래? 그럼 나중에 언제라도 생각날 때 말하라고.
“감사합니다, 대영웅님.”
그 말을 끝으로 통화를 끝냈지만 최성민은 사실 원하는 것이 있었다.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솔로잉을 할 수 있는 환경이야.’
성장이 최우선 과제인 그에게 던전 솔로잉만큼 좋은 것은 없었다.
‘룬과 아이템을 모두 독식할 수 있는 데다 다른 사람 눈치 볼 것 없이 모든 힘을 발휘할 수 있어.’
하지만 굳이 솔로잉을 원한다고 말할 필요는 없었다.
솔로잉의 중요성은 송치현도 알고 있을 테니까.
‘하루 만에 전투력을 6만까지 올렸다는 걸 알고 있으니 말 안 해도 솔로잉을 시키고 싶어 할 거야.’
최성민은 그저 송치현이란 태양 아래에서 햇볕을 쬐며 무럭무럭 성장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다가 태양도 없앨 정도의 힘을 갖추게 되면…….’
태양을 없애고 그 힘을 흡수한다.
어찌 보면 어려워 보이면서도 쉬운 계획이었다.
* * *
어머니 정희선은 요즘 꿈을 꾸는 것만 같다.
평생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던 반지하에서 벗어났을뿐더러.
신분이 낮아서 겪어야 했던 온갖 부조리들을 이제는 겪지 않아도 된다.
그뿐이랴?
아들은 대륙의 중심인 헌터 협회에서 팀장으로 일하고 있고, 딸은 그토록 원하던 학교에 다니고 있다.
‘내 생애 최고로 행복한 순간이야.’
이 모든 것이 잘난 아들이 헌터로 각성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정희선은 아들이 자랑스럽고 항상 감사했다.
딸도 집에만 오면 그렇게 오빠 자랑을 늘어놓는다.
“학교 갔다 왔니?”
“엄마, 오빠는?”
“아직 안 왔는데, 왜?”
“그냥, 오빠 덕분에 소원도 성취했는데 고맙다는 말이라도 할까 해서.”
“저번에 하지 않았니?”
“그래도 하루하루가 감사한 마음뿐이라 생각날 때마다 해두려고.”
하루하루가 감사한 건 어머니인 정희선도 마찬가지였다.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 모른다.
“그런데 오빠 요즘 바쁜가? 얼굴 보기 힘드네?”
“어제도 던전 돌아야 한다고 집에 안 들어오더니 오늘은 들어올는지…….”
너무 무리해서 일하는 건 아닐까 걱정되는 한편, 힘들게 일하는 아들을 위해 맛있는 저녁을 해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딸, 엄마 장 보러 갈 건데 같이 갈까?”
“응!”
딸과 함께 집을 나서던 정희선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말했다.
“성민이가 무슨 등급 헌터라고 했지?”
“오빠? D급이잖아.”
“엄마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D급이면 엄청 높은 거니?”
“음…… 내가 알기로 C급이 중간급이고 오빠는 그보다 아래니까 중간에서 조금 낮은 편?”
“그렇구나.”
“그래도 D급 정도만 돼도 진짜 돈 잘 번대.”
“그래? 한 달에 300은 버나?”
“에이, 엄마. 300이 뭐야. 500도 벌걸?”
그 순간.
“너무 적게 잡은 거 아니야?”
대화에 끼어든 목소리에 두 모녀의 고개가 돌아갔고.
“오, 오빠?”
“성민이?”
이내 멋들어진 스포츠카에 앉아 있는 최성민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