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21)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22화(322/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50화
50. B급
사냥하는 도중 반가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B급으로 승급하였습니다!] [스킬 슬롯 하나가 추가됩니다.]하지만 최성민의 표정에 큰 변화는 없었다.
조만간 승급할 거라고 예상하였으니까.
‘역시 솔로잉하니 전투력 1만은 금방 올리는군.’
현재 10만의 전투력을 달성한 최성민이지만 랭킹에는 고작 2만으로 올라와 있다.
아직 갱신 전이었기 때문이다.
‘D급 된 지 한 달도 안 지났는데 벌써 B급으로 오르다니.’
자신이 생각해도 굉장히 빠른 성장세였다.
‘확실히 맹공 특성이 전투력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어.’
공속이 3배나 증가하는 특성이었으니만큼 전투력이 쭉쭉 오를 수밖에 없었다.
‘조만간 있을 전투력 갱신 날이 기대되는군.’
한 달 만에 D급에서 B급이 된 최성민을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놀랄까?
‘뭐 송치현은 벌써부터 놀라는 목소리였지만.’
최성민은 기억한다.
하루만 솔로잉하면 B급을 만들 수 있다는 말에 놀라던 송치현의 반응을.
‘믿기 힘든 게 당연하지. 전투력을 이렇게 빨리 올리는 헌터는 처음 볼 테니까.’
[암살자의 핏빛 단검(성장형)]-분류 : 무기
-등급 : B(소지자의 등급)
-공격력 : 1,520~1,680
-효과 : 순발력+105, 기습 시 10초간 추가 공격력+800, 은신 후 기습 시 추가 공격력+1,600
-내구력 : 무한
-사용 제한 : B급 이상(귀속)
여느 때와 같이 단검의 변화를 살펴보던 최성민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은신 후 기습 옵션이 추가됐잖아?’
B급이 되자 은신 후 기습 시 공격력을 1,600이나 올려주는 옵션이 생겼다.
‘그냥 기습 시엔 800이고 은신 후 기습하면 1,600이라.’
은신으로 더욱 완벽하게 기습하면 무기 공격력이 배로 오른다.
‘여기에 대거 마스터리로 무기 공격력이 또 2배 오르니까…… 최대 공격력은 6,400인 셈인가? 이거 미쳤는데?’
앞으로 기습할 땐 무조건 은신을 써야겠다고 생각될 정도.
그만큼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다만 은신에 쿨타임이 있어서 자주 쓰긴 힘들겠네.’
중요한 암살이 있을 때 은신 후 기습을 먹이면 좋을 것 같았다.
‘가령 송치현을 죽일 때라던가.’
때가 됐다.
송치현을 배신할 때가.
* * *
최성민은 던전을 나오자마자 송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B급이 되면 바로 연락하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왜 전화했지? 설마?
“예, 조금 전 B급에 달성했습니다.”
-허허, 이렇게 빨리?
기가 막힌다는 듯 웃음을 흘리던 송치현이 지시를 내렸다.
-일단 숙소에서 대기하고 있어라. 내가 차 한 대를 보내줄 테니 그거 타고 오면 돼.
“알겠습니다.”
이유는 묻지 않았다.
어느 정도 짐작 가는 바가 있었으니까.
지시한 대로 숙소에서 기다리자 리무진이 도착했다.
“최성민 씨 되십니까?”
운전기사가 내려서 깍듯이 고개를 숙이더니 뒷문을 열었다.
“타십시오. 대영웅님께서 기다리십니다.”
고개를 끄덕인 최성민이 뒷자리에 앉자 운전기사가 차를 출발시켰다.
편안한 승차감을 느끼며 창밖을 내다보는데 처음 보는 길로 향하고 있었다.
‘날 기다린다는 걸 보니 아마도 저택으로 부른 거겠지.’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차에서 내리자 송치현의 호화스러운 저택이 자신을 반기고 있었으니까.
‘빙의 전에 내려다봤던 송치현의 저택과 똑같이 생겼군.’
대영웅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내려온 만큼 송치현의 주거지에 대해서도 일찌감치 꿰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최성민 님. 대영웅님의 저택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집사 황석규라고 합니다.”
올백 머리를 한 집사가 깍듯하게 인사했다.
“대영웅님을 만나기 전에 우선 무기고부터 들리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안내해 드릴 테니 따라오시죠.”
집사를 따라가던 최성민이 미소를 지었다.
저택에 무기고가 있다는 것 역시 일찍이 알고 있었다.
‘B급 기념으로 아이템을 고르게 해줄 생각인가 보군.’
몇 개를 내어줄지 궁금하던 차에 무기고 앞에 도착했다.
철컥- 쿠그그긍-
특수 합판으로 만들어진 셔터가 올라가며 100평 규모의 무기고가 모습을 드러냈다.
“대영웅님께서 B급 되신 기념으로 아이템을 주신다고 하니 이곳에서 필요한 만큼 고르시기를 바랍니다.”
“필요한 만큼이라면?”
“말 그대로 필요한 건 뭐든 가져도 좋다고 하셨습니다.”
최성민이 속으로 적잖이 놀랐다.
‘장비 한두 개만 고르라고 할 줄 알았더니 마음껏 고르라고?’
그만큼 송치현이 최성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이리라.
“그럼 저는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편하게 고르고 나오십시오.”
집사가 무기고를 나가자 최성민 혼자만 남았다.
‘A급부터 B급까지 없는 게 없구나.’
온갖 장비들은 물론 스킬북까지, 그야말로 백화점이 따로 없었다.
‘이렇게 비싸고 다양한 종류의 아이템들을 개인 무기고에 보관하고 있었다니.’
빙의 전에 내려다봐서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보니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부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아이템들이잖아?’
보통 헌터 매장에서는 C급 이하의 아이템만 판매할 뿐, B급 이상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B급부터는 이렇게 권력자들이 독차지하고 있었으니까.
‘B급부턴 상인이 아니라 군사 신분으로 인정받아.’
군사는 상인의 윗단계이자 최성민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신분.
협회의 개라는 걸 증명하는 신분이기도 하다.
‘협회의 군사가 쓸 아이템이니 시장에 풀지 않고 이렇게 독점하고 있는 거야 당연한 일이지.’
다만 군사 신분은 B급이 됐다고 해서 누구나 달 수 있는 건 아니다.
‘협회의 수족으로서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충성을 맹세하거나, 협회에 큰 공로를 세웠다거나, 대영웅의 직속 부하로 있을 때만 받을 수 있는 신분이야.’
무엇보다 군사급은 가슴팍에 검 모양의 배지를 달아서 구분 짓는다.
그 때문에 어제 봤던 허윤지 팀장은 B급이긴 하지만 군사 신분이라고 볼 순 없었다.
가슴팍에 배지 따윈 없었으니까.
‘나는 군사 신분은 떼 놓은 당상이군.’
물론 송치현이 직접 배지를 수여하며 신분 상승을 시켜줘야 하지만 조건만큼은 모두 갖춘 상태다.
‘일단 쇼핑을 시작해 볼까?’
개당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아이템들이 부위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필요한 건 모두 챙기라고?’
마음 같아선 싹 쓸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부에 CCTV가 있었으니까.
‘필요 없는 것까지 가져갔다간 CCTV를 보고 나중에 추궁하겠지.’
사실상 감시하는 중이었으니 훔치는 건 불가능하다.
‘정말로 필요한 것만 챙겨야겠어.’
최성민은 일단 스킬북부터 챙겼다.
[스킬 – 은신]-등급 : B
-효과 : 일정 시간 신체와 신체에 닿는 물건들이 투명해진다.
-지속 시간 : 순발력의 10%(초)
-쿨타임 : 1시간
-사용 제한 : B급 이상
-설명 : 이 스킬만 있으면 투명 인간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개인의 욕구를 채우는 데 사용하진 말자. 공격 또는 스킬 사용 시 해제된다. 상대의 전투력이 자신보다 높으면 발각될 수 있다.
암살자의 필수 스킬인 은신이었다.
‘무기의 기습 보너스를 최대로 얻기 위해선 은신이 꼭 필요해.’
다만 전투력이 높은 상대에겐 쓸모없는 데다 쿨타임이 길다는 게 단점이었지만.
‘이런저런 활용도로 따지면 정말 유용한 스킬이지.’
은신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꽤 컸다.
‘습득.’
환한 빛과 함께 스킬북이 사라졌다.
보란 듯이 은신을 배웠지만 아직 스킬 슬롯이 하나 더 남아있었다.
초월 특성으로 생긴 슬롯이었다.
‘원래는 은신이랑 독 스킬을 배우기로 했었지.’
마음먹으면 이 자리에서 독 스킬도 배울 수 있었지만 관심 없다는 듯 스킬북 코너를 지나쳐버렸다.
‘당장은 독 스킬을 배우면 안 돼.’
스킬북을 두 개 고르는 것도 이상할뿐더러 암살에 사용할 스킬이니만큼 숨겨둘 필요성이 있었다.
‘행여나 암살이 성공했을 때 용의자로 몰릴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독 스킬은 개인적으로 시중에서 구하기로 하고 다른 장비들을 살펴봤다.
투구, 갑옷, 장갑, 신발, 반지 등.
B급 장비 중에서도 가장 순발력이 높은 옵션들로만 골랐다.
츠으으읏-
모두 착용하니 전보다 순발력이 300 넘게 올랐다.
‘역시 장비빨이 좋긴 좋아.’
D급인 바람의 목걸이는 교체하지 않았다.
아직까진 목걸이를 바꾸는 것보다 세트 효과가 주는 이득이 더 컸으니까.
‘반지를 바꾸니 세트 효과의 순발력도 늘어났어. 공속, 이속도 기본 40%로 맞춰졌고.’
최근에 사냥으로 올린 순발력 50까지 더한 결과.
-근력 : 771, 체력 : 767
-순발력 : 1,406, 마력 : 2
순발력이 1,400을 넘어섰다.
물론 군생본능의 기본 효과만 받았을 때가 이 정도였다.
‘주변에 헌터가 4명 있었다면 1,600도 거뜬했겠지.’
추가로 품위유지 특성으로 A급 액세서리를 끼면 더 좋았겠지만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
‘B급인 내가 A급 장비를 챙기면 분명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일단은 지금에 만족하는 수밖에.’
장비를 맞췄으니 이번엔 스킬을 맞출 차례였다.
‘아까 지나가다가 보니까 스킬 등급 강화석이 있던데.’
장비에 스킬북에, 별걸 다 모아놨다고 생각하며 강화석 다섯 개를 집어 들었다.
‘강화.’
[절단의 대미지가 순발력의 300%->400%로 상승했습니다!] [단검 투척의 대미지가 순발력의 250%->300%로 상승했습니다!] [질주의 지속 시간이 20초->25초로 상승했습니다!] [목 긋기의 대미지가 순발력의 300%->400%로 상승했습니다!] [그림자밟기의 쿨타임이 120초->90초로 줄었습니다!]C급이던 스킬들을 모두 B급으로 강화했다.
‘이걸로 전투력이 좀 더 늘어났겠지.’
측정된 수치는 10만이지만 실제론 20만은 넘지 않았을까 예상한다.
‘20만 정도의 전투력으로 송치현을 암살할 수 있을까?’
60만인 송치현의 전투력에 비하면 부족한 편이지만 기습의 이점을 생각하면 불가능하진 않으리라.
‘놈이 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무방비 상태라면 보다 쉬울 텐데 말이야.’
애당초 B급이 되면 암살할 계획이었지만 막상 눈앞에 닥치니 고민되는 게 사실이다.
‘만약 실패하면 모든 게 끝장이다.’
임무에 실패한 채로 돌아간다면 쓸모없어진 자신은 물론이고 신에게 저당 잡힌 가족들마저 소멸하고 말 터.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겠어.’
아직 독도 만들지 않았으니 암살은 좀 더 유예하는 것이 좋겠다.
“다 고르셨습니까?”
무기고를 나오자마자 묻는 집사의 말에 최성민이 만족스럽게 끄덕였다.
“그럼 가시죠. 대영웅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집사를 따라 걷는 와중, 최성민은 웬 거구의 사내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안녕하십니까, 헌터님.”
“어, 그래.”
집사의 인사에 대답하면 사내가 최성민을 힐끗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X발.”
“……?”
자신에게 하는 욕인가 싶어 따지기도 전에 사내는 성큼성큼 걸어 자리를 떠나버렸다.
‘뭐야? 저 새끼.’
의아함도 잠시, 송치현의 집무실에 도착한 최성민이 안으로 들어섰다.
물론 들어가기 전에 마인드 컨트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성민이 왔느냐?”
“대영웅님을 뵙습니다.”
“일단 앉아서 얘기하지.”
소파에 마주 앉자 집사가 기다렸다는 듯 물었다.
“마실 거라도 타올까요?”
“아니다. 넌 이제 나가 있어.”
“알겠습니다.”
집사가 나가자 송치현이 최성민을 보며 빙긋 웃었다.
“내 저택에는 처음 와보는 거지?”
“그렇습니다. 정말 화려하고 좋군요.”
“어때? 무기고에서 필요한 거 좀 챙겼나?”
“이렇게 많이 챙겨도 되나 싶을 정도로 챙겼습니다.”
“설마 싹쓸이한 건 아니겠지?”
“하하, 그럴 리가요.”
“나중에 CCTV로 확인해 볼 거야. 나 몰래 슬쩍한 게 있는지 없는지.”
“맹세코 없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속마음까지 진실임을 읽어낸 송치현이 만족스레 웃었다.
“그래. 누구보다 충성심 높은 네가 거짓말할 리는 없겠지.”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날 위해 일을 하나 해줘야겠어.”
“일이라면?”
송치현이 돌연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별건 아니고, 사람을 죽이는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