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25)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26화(326/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54화
54. 인질극
‘조금 늦었군. 애들은 먼저 와 있으려나?’
차에서 내린 양백두가 약속 시간보다 5분 늦게 레스토랑에 들어섰다.
“어서 오십시오. 6시 예약 손님 맞으십니까?”
“그렇네.”
“이쪽으로 오십시오.”
매니저를 따라 이동하던 양백두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손님들이 안 보인다. 종업원들도…….’
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더 이상의 의심은 하지 않았다.
“여기입니다.”
매니저가 방문을 열자 양백두가 의외라는 듯 눈동자를 키웠다.
‘아무도 안 왔잖아?’
기다리고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떻게 된 거지? 애들이 약속에 늦은 적은 거의 없었는데?’
느낌이 좋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그때.
드르륵-
미닫이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송치현이었다.
“대, 대영웅……님?”
“아이고, 이게 누구야? 양백두 비서실장 아니신가?”
송치현이 반갑다는 듯 능글맞은 미소를 보였다.
반대로 양백두는 경계심을 보였다.
자신에게 저런 미소를 보여준 적이 결단코 없었으니까.
“소, 송치현 대영웅님이 여긴 어떻게…….”
“나도 자주 들르는 식당이라서 말이야.”
“저는 대영웅님께 식당에 대해 말한 적이 없는데…….”
순간 양백두의 머릿속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설마 제가 오늘 여기에 들를 거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까?”
“흠, 글쎄?”
장난기 어린 송치현의 표정을 보니 불길한 예감이 확신으로 변했다.
“어딨습니까…….”
“뜬금없이 무슨 소리지?”
“……제 자식들이 먼저 와 있었을 텐데요?”
딱딱한 양백두의 표정에서 웃음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더할 나위 없이 심각한 모습.
그 모습에 송치현이 킥킥 웃음을 흘렸다.
“흐흐. 늙은 주제에 눈치는 빨라 가지고.”
말투와 함께 송치현의 눈빛이 뒤바뀌었다.
가식적인 눈빛에서 독살스러운 눈빛으로.
“설마 자식들한테 호위를 붙일 줄은 몰랐어. 그래 봤자 우리 부하들의 기습에는 당해낼 수 없지만.”
사실상 인정한 거나 다름없는 말에 양백두가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어찌 한 거냐.”
“어쭈? 이게 대영웅한테 반말하네?”
“내 자식들을 어찌 했냔 말이다!”
“소리치기까지? 와, 이젠 막가자는 건가? 큭큭.”
송치현은 여유로웠다.
총을 쥐고 있는 쪽은 자신이었으니.
“어디 있냐고 이 개새끼야!”
“아이 씨, 노인네가 시끄럽게.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보고 싶어 하는데 보여줘야지.”
송치현이 매니저로 위장한 부하에게 눈짓을 보냈다.
잠시 후 종업원 차림의 부하들이 인질들을 끌고 왔다.
“조건아! 조위야!”
“아, 아버지…….”
붙잡힌 자식들의 얼굴은 이미 엉망이었다.
누가 봐도 폭행의 흔적이었다.
“송치현 이 개새끼! 내 자식들을 건드려?”
“워워, 흥분하지 마. 그래도 죽이진 않았잖아?”
그 말은 달리 말하면 지금이라도 죽일 수 있다는 뜻.
그 사실을 깨달은 양백두가 애써 흥분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원하는 게 뭐냐.”
“흐흐, 눈치 빠른 너라면 말 안 해도 알 텐데?”
“…….”
싱글벙글 웃는 송치현의 미소를 보며 양백두가 한숨을 쉬었다.
“내 목숨이구나.”
“역시. 눈치가 보통이 아니야.”
“내 목숨을 원한다면 자식들은 보내줘라. 그럼 아무런 저항 없이 목을 내놓으마.”
“아, 아버지…….”
일말의 고민도 없이 희생을 선택한 아버지의 모습에 자식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너희는 걱정 마라.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내가 다 책임지마.”
“아버지, 흑흑…….”
감동적인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그것도 잠시.
“햐, 이거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신파극일세?”
송치현의 난입으로 분위기가 깨져버렸다.
“자식들 먼저 보내주라고? 이 능구렁이 영감탱이가 누굴 호구로 아나.”
싸늘한 목소리로 말한 송치현이 부하에게 눈짓을 줬다.
그러자 부하가 첫째인 양조건의 팔을 들어 올렸다.
서걱-
송치현의 검이 번쩍하자 양조건의 손목이 툭 떨어졌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으, 으아아아악!”
“네 이놈! 송치혀어어언!”
분노한 양백두가 즉시 헌터 장비를 착용했다.
하지만 그보다 빨리 송치현의 검이 인질들의 목젖에 닿았다.
“네가 날 공격하는 게 빠를까, 자식들 목이 떨어지는 게 더 빠를까?”
“…….”
“자식 없는 홀아비 되기 싫으면 좋은 말로 할 때 장비 해제해라.”
츠으으읏-
양백두는 하는 수 없이 평상복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게 무슨 짓이냐, 송치현. 자식들만 온전히 보내주면 군말하지 않고 죽어주겠다 했거늘…….”
“죽어주긴 뭘 죽어줘. 내가 네놈 속셈을 모를 줄 알고? 자식들의 안전이 확보되는 즉시 약속을 어기고 내게 칼을 들이밀겠지. 전투력도 비슷하겠다, 잘만하면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으니. 안 그래?”
“…….”
정곡을 찔렸는지 양백두의 눈썹이 순간적으로 꿈틀거렸다.
“자식들을 그냥 보낼 거였으면 내가 뭐하러 힘들게 식당까지 인수해가며 납치했겠어. 응? 네놈의 약점이기도 한 자식들을 말이야.”
양백두가 침음을 삼켰다.
말하는 걸 보면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내가 어쩌길 바라지?”
“하.”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던 송치현이 갑자기 검을 휘둘렀다.
둘째인 양조위의 손목이 잘렸다.
이로써 형제가 나란히 손목을 잃었다.
“아아악! 으아악!”
“이, 이게 무슨 짓이냐! 송치현!”
“순서가 잘못됐잖아, 순서가. 질문하기 전에 말투부터 공손히 고쳐야 하지 않겠어? 어딜 봐서 그게 인질 잡힌 사람의 태도야? 응?”
송치현이 인질의 손목을 자른 건 순전히 기분이 나빠서였다.
“흑흑, 아버지…… 너무 아파요. 살려주세요…….”
“크윽, 흐으윽…….”
연신 고통스러워하는 자식들을 본 양백두가 입술을 깨물었다.
약점이 잡힌 그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죄송합니다. 시키는 건 뭐든 할 테니 자식들은 제발 살려주십시오.”
양백두가 처음으로 자존심을 내려놓고 비굴한 태도를 보였다.
“큭큭큭.”
그 모습에 송치현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콧대 높은 협회의 실세도 자식들을 인질로 삼으니 어쩔 수 없구만?”
“……원하는 건 뭐든 하겠습니다.”
“후후, 좋아. 일단 나한테 사과해.”
“죄송합니다.”
“X발, 진정성을 담아서 제대로 사과하라고. 저번에 나한테 건방지게 굴었던 일을 떠올리면서!”
“그때는 제가 정신이 나갔었나 봅니다. 감히 대영웅님 앞에서 건방지게 굴다니. 백번 죽어 마땅합니다. 하지만 제 자식들은 아무 잘못도 없으니 부디 선처를…….”
양백두는 이 순간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머리를 조아렸다.
송치현이 부디 자비를 베풀기를 바라며.
“후후, 좋아. 사과를 받아주도록 하지.”
“감사합니…….”
“이번에는 스스로 오른팔을 잘라라.”
“…….”
“뭐해? 얼른 하지 않고. 자식들이 죽는 꼴 보고 싶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
“후우.”
양백두가 마음의 준비를 한 뒤 검을 꺼내 들었다.
어깨에 검을 갖다 대던 그가 찰나지만 송치현을 쳐다봤다.
“어허, 딴마음은 품지 않는 게 좋아. 확 죽여버리는 수가 있어.”
“크윽…….”
순간 송치현을 기습할까 생각하던 양백두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을 읽고 있으니 다른 수를 강구할 겨를도 없었다.
“5초 안에 안 하면 네 자식들 머리가 떨어질 줄 알아. 5, 4…….”
시간이 촉박한 상황.
양백두는 선택해야 했다.
순순히 자신의 팔을 자를지, 아니면 기습적으로 송치현을 공격할지.
‘자식들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
양백두는 본능적으로 어떤 선택이 최선책인지를 알았다.
서걱-
섬뜩한 소리와 함께 피가 뿌려졌다.
누구의 피인지는 양백두도 몰랐다.
확실한 건 자신이나 송치현의 피는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은 팔을 자르지도, 송치현을 공격하지도 않았으니까.
“으, 으아아아악!”
둘째 양조위가 떨어진 형의 머리를 보며 기겁했다.
바닥에는 틀림없는 양조건의 머리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송치혀어어어언!”
뒤늦게 사태 파악을 한 양백두가 분노에 미쳐 달려들려고 했지만.
척-
송치현이 남은 아들의 목에 검을 겨눈 탓에 이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내가 저놈을 왜 죽였는지는 양백두, 네가 더 잘 알겠지?”
“크윽…….”
양백두는 마지막에 송치현을 공격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당연히 머릿속으론 떠올리지 않았다.
아니,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웠는지 생각이 새어나간 모양이다.
“그러게 불순한 생각을 품으면 안 되지. 아니면 조절을 잘하든가.”
“크윽, 이 튀겨먹어도 시원찮을 새끼……!”
“어허, 아직도 주제 파악 못 하고 내 심기를 건드리려고 하네?”
송치현의 검이 양조위의 목을 살짝 찔렀다.
피가 주르륵 흘러내린다.
“아, 아버지…… 저는 죽어도 좋으니 신경 쓰지 마시고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무…… 무슨 소리냐! 내가 널 두고 어떻게…….”
“제, 제가 아버지의 기대에 못 미치는 아들이라는 거 압니다……. 그렇기에 마지막까지 아버지의 발목을 잡고 싶진 않습니다……. 부디 걸림돌로 남지 않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조위야…….”
“하하하하핫!”
기가 막힌 상황에 송치현이 이마를 짚으며 대소를 터트렸다.
“정말 대단한 효심이야! 아버지를 곤란하게 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니!”
비꼬는 게 아니었다.
송치현은 양조위의 용기에 솔직하게 감탄하고 있었다.
“머리가 잘린 첫째 아들은 살려달라고 그렇게 애원하더니 둘째는 겁먹은 강아지처럼 떨면서도 용기 있는 발언을 하는구나. 인질이지만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군.”
여유로운 척 웃던 송치현이었지만 속으론 이를 갈고 있었다.
‘저 새끼, 진심으로 목숨을 버릴 생각이야.’
인질이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면 인질의 기능을 상실하고 만다.
즉, 인질을 이용해 양백두를 상처입힐 수가 없게 된다.
‘확실한 승기를 잡으려면 녀석의 팔이라도 잘라놔야 할 텐데…….’
아무리 송치현의 전투력이 우세해도 상대에게 특성이 알려진 상황.
반면 송치현은 양백두의 특성을 모른다.
‘내가 사지 멀쩡한 양백두와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공격 경로를 읽히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잡생각만 떠올려도 송치현의 특성은 무용지물이 돼버린다.
‘어떤 스킬을 쓰는지 알 수 있다지만 기껏해야 1초 미리 아는 정도. 이 정도로는 아무짝에 쓸모없어.’
때문에 정면 대결은 피해야 한다.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되도록 약점을 쥐고 흔드는 편이 좋지.’
하지만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인질이 목숨을 포기하고 양백두가 거기에 동조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약점으로 잡을 인질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
‘그러고 보니 놈한테 아들이 하나 더 있었지?’
비록 천대받는 사생아라 협박이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지푸라기라도 걸고넘어져야 하는 상황.
송치현이 당장에라도 달려들 것만 같던 양백두에게 경고했다.
“남은 인질이 이 녀석 하나뿐이라 생각하면 오산이야.”
“그 말은…….”
“협회의 사생아의 목숨도 내 손에 있다는 말이지.”
양조영을 인질로 걸었지만 양백두는 그게 뭐 어쨌냐는 듯 무심하게 말했다.
“사생아의 목숨 따윈 내 알 바 아니지.”
“……아버지?”
냉정한 말에 양조위가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양백두가 시선을 피했다.
부자의 반응을 수상히 여긴 송치현이 아들의 생각을 읽었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한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큭큭, 뭐야? 사생아라고 천대하는 줄 알았더니 사실은 일부러 그런 거였어?”
“…….”
양백두가 사실은 양조영을 아끼고 있었다니?
이는 송치현에게 있어서 더할 나위 없는 협박 기회였다.
“네 입으로 말해봐. 정말 사생아의 목숨이 어찌 돼도 상관없나?”
“……그래.”
“그래? 그럼 지금 당장 부하에게 죽이라고 시켜야겠군.”
송치현이 핸드폰을 들자 양백두의 눈빛에 동요가 일었다.
송치현은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하하, 정말이잖아? 정말 사생아 따위에 신경 쓰고 있는 거야?”
“…….”
“하긴 바람피워서 낳아도 자식은 자식이라 이건가? 큭큭.”
“……조영이는 어디 있나? 전화 걸려는 걸 보니 여기에는 없는 것 같은데.”
반말로 돌아온 양백두의 말투에 송치현은 기분이 나빠졌다.
“X발, 어딨는지 물으면 내가 알려줄 거 같아?”
“어딨는진 몰라도 납치하진 못한 모양이군. 하긴 헌터를 납치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
눈치 빠른 양백두에게 간파당했지만, 송치현은 코웃음 칠 뿐이었다.
“흥, 그렇다고 안심할 것 없다. 이미 내 직속 부하한테 암살 지시를 내렸으니. 아마 지금쯤 뒤통수를 날릴 준비를 하고 있을 테지.”
“난 조영이를 믿는다. 쉽게 당할 아이가 아니야.”
“과연 그럴까? 내가 보낸 부하는 단 한 번도 날 실망시킨 적이 없어서 말이야.”
“그럼 이번이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힐 차례겠군.”
“천지 분간 못 하고 그렇게 지껄이는 걸 보니…….”
서걱- 툭-
송치현이 불식 간에 양조위의 목을 잘랐다.
“자식들의 목숨 따윈 안중에도 없나 보군.”
“조, 조위야…….”
‘이때다.’
양백두가 충격을 받은 틈을 이용해 송치현이 검을 뻗었다.
그러나.
티잉-
어느새 장비를 착용한 양백두가 송치현의 검을 튕겨냈다.
“송치혀어어어어어언!!!”
분노가 극에 달한 양백두가 달려들자 송치현이 다급히 외쳤다.
“이렇게 된 이상 전면전이다! 모두 공격해라!”
벽이 무너지며 사방에서 대기 중이던 직속 부하들이 튀어나왔다.
A급과 B급으로 이뤄진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이었다.
순식간에 포위당한 양백두를 향해 송치현이 미소 지었다.
‘여기서 자식들과 함께 개죽음이나 당해라!’
하지만 상황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크헉!”
“커헉!”
집중 공격을 당하는 와중에도 양백두의 몸엔 상처 하나 없었다.
오히려 부하들의 피해만 늘어갈 따름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전혀 대미지를 받지 않고 있잖아?’
부하들의 공격을 받고 힘이 빠졌을 때 나서려던 송치현이었지만, 양백두는 양 떼 속의 늑대처럼 미쳐 날뛰고 있었다.
“젠장, 전부 물러서! 저놈은 내가 맡는다!”
부하들을 더 잃을 수 없던 송치현이 직접 양백두를 상대했다.
캉- 캉- 카각-!
검 대 검이 부딪혔고 서로가 가진 스킬들을 퍼부었다.
‘네놈의 생각을 읽고 공격 경로를 간파해 주마!’
그러나 이미 송치현의 특성을 알고 있는 양백두는 무념무상의 마음으로 전투에 임하고 있었다.
송치현의 얼굴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젠장. 내 특성이 이리도 쓸모없다니.’
예상했던 바였지만 막상 겪어보니 씁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캉- 캉- 캉!
전투가 길어졌다.
특성빨에 기댈 것 없이 오직 실력으로 상대하던 송치현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젠장, 젠장, 젠장, 젠자앙!!!’
시간이 갈수록 밀리고 있었다.
분노에 미친 노익장의 기세는 물론 실력까지도.
송치현은 양백두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질 수 없어, 질 수 없다고!’
상황을 파악한 부하들이 중간중간 기회를 틈타 공격했지만 소용없었다.
어찌 된 일인지 양백두는 부하들의 공격에 한해서는 무적이었다.
반면 송치현의 공격엔 확실하게 상처를 입었다.
물론 송치현의 몸에는 그보다 더 많은 상처가 있었지만.
‘이대로 가면 진다고, 젠장!’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답답한 상황.
한참을 그렇게 싸우고 있는 그때.
송치현의 시선에 예상치 못한 사람이 보였다.
다름 아닌 최성민이었다.
‘최성민이 여긴 왜 온 거야?’
하지만 송치현이 놀란 건 최성민 때문만이 아니었다.
바로 옆에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있었으니까.
‘야, 양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