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2)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2화(32/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32화
32. 조합
서걱!
키에에엑!
[경험치 +2,640]화르륵!
키이이이!
[경험치 +2,640] [레벨이 올랐습니다!] [C급 마정석을 획득하였습니다.] [거미 독을 획득하였습니다.]‘좋았어!’
타란튤라를 잡던 민도준이 기꺼운 알림에 쾌재를 불렀다.
마정석 때문이 아니었다.
거미 독 때문이었다.
[거미 독]-분류 : 수집품
-등급 : C
-특징 : 귀속 아이템
-설명 : 타란튤라의 송곳니에서 추출한 독. 독성이 강해 함부로 다뤘다간 큰일 난다.
‘겨우 하나 구했네.’
민도준이 원했던 아이템이었다.
이번엔 공략창을 열어봤다.
-공략 달성도 : 출구까지 남은 거리 20M
-남은 시간 : 3분 12초
‘다행히 늦진 않았군.’
장장 4시간 가까이 쉬지 않고 타란튤라만 잡았다.
일일이 세어보진 못했지만 대략 200마리 정도 잡은 듯싶다.
‘그래도 1,000마리는 잡아야 나올 게 200마리 잡고 나왔으니 운이 좋은 건가?’
하지만 이제 겨우 하나를 얻었을 뿐이다.
민도준에게 필요한 거미 독은 두 개였다.
‘일단은 클리어해야지.’
사냥을 멈춘 민도준이 늦지 않게 출구로 나가자 박동윤이 다가왔다.
“고생하셨습니다, 헌터님!”
“바로 같은 던전으로 매칭해 주세요.”
“넵! 가시죠!”
* * *
두 사람이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한 채소현이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곧바로 상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확인했어?
“네. 4시간 다 돼서 나오던데요?”
-그래? 좀 늦게 나왔네?
좀 더 일찍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늦게 나온 감이 있었다.
-혹시 페널티를 먹은 건 아니고?
“그것까진 저도 모르겠어요.”
-아니면 사냥하느라 일부러 늦게 나온 건가? 보통 타란튤라 던전은 길만 찾으면 끝이니까 늦게 나오기도 하는데…….
“아니면 페널티를 받고 나왔을 수도 있죠.”
-뭐가 됐든 죽진 않았군.
그 말은 민도준이란 헌터가 계속해서 지켜볼 가치가 있음을 의미했다.
-근데 사냥을 하고 나왔는지 그냥 나왔는지는 모르겠단 말이야.
“랭킹을 조회해서 레벨이 올랐는지 보면 알지 않아요?”
-신입이라 뭘 모르나 본데, 던전 한 번 돈다고 레벨이 막 오르고 그러는 게 아니야. C급이라면 더더욱 그렇고.
“그래도 혼자 들어갔으니까 경험치를 많이 먹지 않겠어요?”
-그렇다 해도 레벨을 올리는 건 무리야.
“혹시 모르잖아요.”
-알았어. 그럼 잠깐 있어 봐. 한 번 조회해 볼 테니.
조회하는지 한동안 말이 없던 상사가 잠시 후 입을 열었다.
-허?
“왜 그러세요? 팀장님?”
-레벨이 3이나 상승했는데?
“많이 오른 건가요?”
-말이라고 해? C급부터는 하루 종일 돌아도 올리기 힘든 게 레벨이야. 근데 민도준 헌터는 던전 하나 들어가서 3이나 올렸잖아?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아무리 혼자서 돌았다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의문은 곧 환희로 변했다.
어찌 됐건 미친 성장 속도를 가진 헌터라는 게 증명된 셈이었으니까.
-소현 씨는 일단 돌아와. 더 이상 할 일은 없으니까.
“어떡하시게요?”
-역대급 헌터라는 건 확인했고, 뇌물도 줬으니 반응이 오길 기다려야지.
“반응이 없으면 어쩌죠?”
-그건 그때 가서 다시 고민해 봐야지. 어떻게 하면 민도준 헌터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말이야.
“…….”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 길드원으로 들여야 해. 그때까지 포기란 없어.
상사의 말에 채소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눈앞에 왠지 고생길이 열린 느낌이 들었다.
* * *
민도준은 박동윤과 함께 다음 던전으로 향했다.
그곳 역시 타란튤라 던전이었다.
‘거미 독 하나가 더 필요해.’
반지 두 개의 봉인을 풀기 위해선 또 하나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미 갖고 있는 하나로 한 개의 반지는 봉인을 풀 수 있었다.
‘조합창.’
명령어를 말하자 홀로그램으로 창 하나가 나타났다.
빈칸이 두 개가 있었는데 그곳에 인벤토리에 있던 아이템을 터치하여 옮겼다.
[송곳니 독]+[거미 독]수집한 재료를 각자 하나씩 올린 다음 옆에 있는 조합 버튼을 누르자.
파아아앗-
환한 이펙트와 함께 재료들이 사라졌다.
이윽고.
[조합 성공!] [무엇이든 녹일 수 있는 독을 획득하였습니다.]인벤토리로 원했던 아이템이 들어왔다.
[무엇이든 녹일 수 있는 독]-분류 : 수집품
-등급 : B
-특징 : 귀속 아이템
-설명 : 마력을 품은 독성으로 무엇이든 녹일 수 있다.
설명만 보면 쓰임새를 알 수 없지만 민도준은 어디에 쓸지 알고 있었다.
[봉인된 루비 반지]+[무엇이든 녹일 수 있는 독]‘이걸 반지와 조합시키면 봉인이 풀리지.’
민도준이 곧바로 조합 버튼을 누르자.
독이 사라지고 반지만 남았다.
[해방된 루비 반지]-분류 : 반지
-등급 : B
-효과 : 근력+60, 물리 대미지+10%
-내구력 : 6,000/6,000
-사용 제한 : 레벨 350 이상(귀속)
-설명 : 디자인이 예쁜 루비 반지. 봉인이 풀려 성능이 향상됐다.
‘드디어 얻었군.’
등급도 C에서 B로 오른 데다 20이던 근력도 3배나 증가했다.
무엇보다 5%였던 증폭률이 10%로 뛰었다.
‘B급인데 물리 대미지를 10%나 올려주다니. 사기적이군.’
현재 민도준은 마검사였기에 마법보단 물리 대미지의 비중이 더 높았다.
루비 반지를 먼저 해금시킨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하나만 더 구하면 된다.’
거미 독을 또 하나 구하면 에메랄드 반지의 봉인 또한 풀 수가 있다.
“도착했습니다.”
또 다른 타란튤라 던전에 도착한 민도준은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대기 시간이 있다는 걸 알고 왔기 때문이다.
“빈 던전이 없어서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30분 정도면 될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사이에 다른 사람이 지원하면 어쩔 수 없이 파티를 맺으셔야 합니다. 부득이한 사정이 아니면 취소할 수 없으니까요.”
“일단 다른 사람이 안 오길 바라야겠군요.”
민도준은 여유를 가지고 기다렸다.
몇 분 남지 않은 시점에 밖에서 엔진 소리가 들렸다.
아니나 다를까 차에서 담당자와 헌터로 보이는 사람들이 내렸다.
“다른 헌터가 왔나 보네요.”
“…….”
꼼짝없이 파티를 하게 생겼다.
차에서 내린 민도준과 박동윤이 새로 온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여자만 셋이었는데 겉으로는 누가 담당자고 헌터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안녕하세요. 일산 지부의 박동윤 대리입니다.”
“안녕하세요. 백련 길드의 매니저 안수연이라고 합니다.”
“아!”
박동윤이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백련 길드는 국내에서 유명한 여성 길드였다.
“백련 길드셨구나! 어쩐지 다들 미모가 아주…….”
전부 예쁘기로도 유명한 길드였다.
심지어 매니저조차도.
“과찬이십니다. 그보다 서로 인사들 나누시죠.”
매니저의 말에 옆에 있던 헌터들이 나섰다.
“김혜지입니다.”
“정희영입니다.”
여자 헌터들의 인사에 민도준이 무심하게 고개를 까딱였다.
“민도준입니다.”
그는 현재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꼼짝없이 파티를 맺게 생겼군.’
혼자서 던전을 독식하나 싶었는데 막판에 방해꾼이 나타나 버렸다.
‘이러면 1인 공략자의 목걸이 효과를 볼 수 없는데…….’
만약에 파티를 맺으면 목걸이의 1.5배 경험치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그래도 특성 경험치로 2배는 증가되겠지만…….’
어쨌거나 솔로잉보다 손해를 보는 셈.
민도준의 입장에선 막판에 나타난 여성 헌터들이 곱게 보일 리가 없었다.
그 마음을 박동윤도 모르지 않는지 여자 매니저에게 물었다.
“던전 돌러 오신 거예요?”
“네? 당연하죠.”
당연한 소릴 박동윤이 하는 데엔 이유가 있었다.
“듣기로 백련 길드는 남자 헌터와 같이 파티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 저희 헌터님이랑 들어가셔도 괜찮겠어요?”
백련 길드는 여성으로 구성된 만큼 남자에 대한 혐오도가 상당하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잘못된 소문이라는 듯 매니저가 웃음 지으며 말했다.
“사람들이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저희 길드는 단순히 여성으로만 구성된 길드지 남성혐오 같은 건 없습니다.”
‘쳇.’
은근히 떠나길 바랐던 박동윤이 속으로 탄식을 흘렸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저희 길드원들과 상의 좀 해보고 오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매니저가 여자 헌터들을 데리고 가자 박동윤이 걱정스레 말했다.
“헌터님. 큰일이네요. 꼼짝없이 파티하게 생겼는데요?”
“만약에 취소하면 몇 분 기다려야 되죠?”
“지금 타란튤라 던전이 꽉 차 있어서 최소 1시간은 기다리셔야 합니다.”
지금도 30분 기다린 건데 또 1시간을 더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또 파티원이 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으니…….’
이대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어떡하죠?”
“혹시 모릅니다. 남자라고 저쪽에서 거절할지도.”
“네? 그치만 헌터님도 들으셨잖아요? 남성혐오 같은 건 없다고.”
“정말 그럴까요?”
민도준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백련 길드에 남성혐오가 없는 건 아니지.’
아니라고 하지만 실제론 남성혐오가 있는 길드였다.
회귀 전에도 남성혐오 길드라는 이미지를 바꿔보려고 부단히도 노력했지만 결국엔 실패하고 인정했으니까.
‘지금도 아닌 척하지만 불만이 많을 거야.’
민도준의 말대로였다.
두 명의 헌터들은 민도준 일행과 어느 정도 떨어지자마자 불만을 드러냈다.
“언니, 저희 꼭 파티해야 돼요?”
“남자랑 파티하면 불안하단 말이에요.”
헌터들이 불만을 토로하자 매니저인 안수연이 난색을 표했다.
“어쩔 수 없잖아. 지금 파티할 수 있는 길드원도 없고 그렇다고 너희 둘만 들어가기엔 위험…….”
“그냥 취소하고 다른 곳으로 가면 안 돼요?”
“맞아요. 여자 파티원이 있는 곳으로 소개해 주세요.”
“안 돼. 여기 오기 전에도 급한 일 있다고 취소해 버렸잖아. 이유를 불문하고 연속으로 취소하면 이틀간 입장 불가라고.”
“그치만 불안한데…….”
“남자는 믿을 수 없단 말이에요…….”
헌터들을 보며 매니저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이미지 개선을 하라는 건지…….’
백련 길드의 시작은 단순히 여성으로 이루어진 길드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들어오는 여성의 대다수는 남성이 있는 길드가 싫다는 이유로 길드에 가입했고 결국엔 취지와 달리 남성혐오 길드가 되고 말았다.
‘위에서는 남자 헌터와 파티 좀 맺어서 이미지를 개선하라지만 이래가지고 사냥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하지만 어떻게든 설득해서 파티를 맺어야 한다.
그것이 위에서 내려온 지침이었으니까.
“너무 겁먹지 마. 너희도 똑같은 헌터잖아. 남자라고 더 힘이 센 게 아니라고.”
“그래도 남자들은 훨씬 더 폭력적이잖아요.”
“맞아요. 범죄도 남자들이 더 많이 저지른다고요.”
“하아…….”
매니저가 긴 한숨을 쉬었다.
“그것 또한 하나의 편견인 거 모르겠어? 너희도 엄연한 헌터잖아. 왜 약한 척을 하는데? 남녀차별은 너희가 하는 거 아니니?”
“언니는 여자면서 왜 그래요?”
“맞아. 왜 자꾸 남자 편을 들어요?”
“아니, 지금 말의 요지가 그게 아니잖아.”
다시 한숨을 내쉰 매니저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딱 결정해. 취소하고 이틀간 수입 없이 지낼 건지, 아니면 눈 딱 감고 저분이랑 같이 들어갈 건지.”
“…….”
여자 헌터들이 고민에 빠졌다.
“남자랑 들어가는 게 뭐가 무섭다고 그러는 거야? 인원도 너희가 더 많잖아.”
“하지만 언니. 저희 과거 아시잖아요.”
“그래, 알지. 같은 반 남자애한테 성희롱당한 적 있다며. 근데 그건 걔 잘못이지 모든 남자를 등 돌릴 만한 사유는 아니라고 보는데.”
“하아…… 대체 언니는 누구 편인 거예요?”
“됐고, 빨리 결정해.”
설득이 먹히긴 했는지 헌터들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알았어요. 할게요.”
“하면 되잖아요.”
어쩔 수 없다는 듯 결정했지만 이는 민도준에게도 좋지 못한 소식이었다.
그때 공략 시간이 다 됐는지 던전 입구에서 헌터들이 나왔다.
하지만 하나같이 표정이 좋지 못했다.
“하아, X발!”
“아, 내 아까운 스탯!”
“하필 근력이 깎였냐!”
제한 시간 내에 출구를 찾지 못해 스탯 페널티를 받은 모양.
투덜거리는 그들을 뒤로하고 민도준이 들어갈 채비를 했다.
“저기…….”
백련 길드 헌터들과 매니저가 돌아오자 박동윤이 물었다.
“결정하셨어요?”
“네. 저희도 같이 들어갈게요.”
그 말에 민도준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쳇.’
같이 파티를 하겠다는데 싫다고 취소할 수도 없는 노릇.
“알겠습니다. 가시죠.”
민도준은 결국 여성들과 함께 던전에 들어가기로 했다.
츠으으읏-
입구 앞에서 장비를 착용하던 민도준이 헌터들의 복장을 보고 물었다.
“둘 다 마법사세요?”
“네.”
“레벨이?”
“500이에요.”
“저는 501이고요.”
민도준이 고개를 끄덕일 때 헌터 한 명이 물었다.
“그쪽은 레벨이……?”
“353입니다.”
“네?”
헌터들이 하나같이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너무 낮았기 때문에.
“여긴 500 이상이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하지만 입장 레벨은 350부터죠.”
민도준은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표정이었다.
“직업은 전사신가 봐요?”
“마검사입니다.”
“……네?”
“그런 직업도 있어요?”
처음 들어본 모양.
“있습니다.”
마검사라는 직업의 입지가 얼마나 좁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언니…….”
두 사람이 매니저를 빤히 쳐다봤다.
이대로 들어가도 되겠냐는 듯이.
레벨과 직업을 들은 매니저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괘, 괜찮을 거야. 그래도 조심하고.”
잠시 후, 준비를 마친 세 사람이 던전 안으로 사라지자 불안한 마음에 안수연이 물었다.
“담당자님. 저희 애들 괜찮겠죠?”
그러자 박동윤이 코를 쓱 훑더니 되물었다.
“매니저님은 그런 소문 못 들어보셨어요?”
“네? 어떤 소문이요?”
“던전 브레이크를 막고 기갑 맨티스를 혼자서 처치한 영웅이 있다는 소문.”
“그, 글쎄요? 근데 그게 무슨 상관…….”
“그게 바로 저희 헌터님이십니다.”
“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헌터님은 레벨과 달리 엄청나게 강하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