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36)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37화(337/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65화
65. 매타작
“뭐, 뭐?”
“저 건방진 새끼가!”
조원들이 발끈하자 최성민의 눈빛도 달라졌다.
“조장한테 새끼라……. 확실히 정신머리를 개조할 필요가 있겠네요.”
위아래도 구분하지 못하는 조원들에겐 매가 약이다.
“최성민이라고 했나? 이런 상황에서 허세나 떨다니. 배짱이 좋은 건지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건지…….”
“나름 진지하게 말하고 있는데 허세라니? 제가 농담하는 걸로 보이세요?”
최성민의 진지한 눈빛을 읽었는지 강찬성의 표정이 달라졌다.
“정말 우리 넷을 동시에 상대하겠다고?”
“그게 밸런스가 맞다니까요?”
“대체 무슨 자신감이지? 우리 전투력이 몇인지 알기나 하냐?”
다른 조원들은 이름을 모르니 알 수 없지만 강찬성은 검색하면 나왔다.
“그쪽은 20만이잖아요. 다른 조원들이야 그쪽보다 아래일 테니 볼 것도 없고.”
전투력이 제일 높으니 10년간 조장을 해온 거 아니겠는가?
“맞다. 다른 애들은 12만에서 15만 정도 되지.”
“생각보다 더 X밥이었네요.”
“저 자식이……!”
발끈하는 조원들을 진정시킨 강찬성이 어이없는 얼굴로 쳐다본다.
“우리 전투력을 알고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X밥들 상대로 물러날 이유가 없잖아요?”
계속되는 최성민의 도발에 강찬성도 슬슬 열이 뻗쳤다.
‘저 새끼 전투력이 몇이길래 저러지?’
랭킹에 최성민을 검색해봐도 D급에 2만이라고만 뜬다.
실제 전투력을 말해주지 않는 이상 알 수가 없다.
‘B조에 투입된 걸 보면 B급은 확실하다는 건데…….’
그 말은 최소 10만은 넘겼다는 뜻.
‘설마 나랑 비슷한 건……?’
강찬성은 이내 생각을 지워버렸다.
3주 전에 2만이었던 녀석이 20만까지 전투력을 올렸다?
말도 안 되는 헛소리였기에 생각할 가치도 없었다.
‘기껏해야 15만 정도겠지.’
실은 이것도 높게 쳐준 거다.
‘솔직히 B급이 된 것만 해도 놀라울 지경이야.’
어느 누가 한 달도 안 돼서 등급을 두 단계나 건너뛸 수 있단 말인가?
‘미친 성장세라는 건 인정하지. 하지만 이건 주제를 넘었어.’
전투력이 20만인 자신과 15만에 가까운 조원들을 동시에 상대해서 이기겠다?
강찬성이 농담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가파른 성장세를 믿고 자신의 힘에 취해서 사리 분별도 못하나 본데…….’
빠드득-
강찬성이 이를 꽉 물었다.
‘그 오만한 버르장머리를 고쳐주도록 하지.’
오히려 자신이 정신 개조를 해주겠다고 마음먹으며 말했다.
“좋다. 네가 그토록 원하니 다 같이 덤비는 걸로 하지.”
“좋습니다.”
“나중에 비겁하다고 말 바꾸지나 마라.”
“그쪽이나 살려달라고 빌지 마시죠.”
“건방진 새끼.”
더는 못 봐주겠다는 듯 욕설을 내뱉은 강찬성이 턱짓하며 움직였다.
“따라와라. 싸우기 좋은 장소가 있으니.”
강찬성이 안내해준 곳은 저택 뒤의 공터였다.
“여기서 싸우면 방해받지 않을 거다.”
“좋네요.”
“흥, 여전히 자신만만하군.”
“상대가 만만하니까요.”
“하. 끝까지 성질을 긁는 걸 보니 보통 놈은 아니구나.”
“그쪽도 초면에 반말하고 시비 거는 걸 보면 보통은 아닌 것 같네요.”
“이 새끼가…… 후우.”
강찬성이 호흡을 고르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놈의 페이스에 말려들 순 없었다.
‘날 도발해서 조금이라도 승기를 가져갈 셈이야.’
힘으로 안 되니 말빨로 작업 치는 거로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그럴 것 없이 힘으로 굴복시키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최성민이었으니까.
“어떤 방식으로 싸울까요? 무기 사용해도 되나요?”
“누구 송장 치를 일 있냐? 그러다 대영웅님께 무슨 쓴소릴 들으려고.”
“그럼?”
“헌터 무기나 장비는 사용하지 않기로 하자. 스킬도 금지다. 오로지 주먹으로만 승부를 가리는 거지.”
“노 아이템, 노 스킬이라…….”
오직 육체적인 스탯으로만 싸우자는 말에 최성민이 피식 웃었다.
의도가 짐작 갔기 때문이다.
“힘에 꽤 자신 있나 보네요?”
겉으로 보기에도 강찬성의 몸은 육중했다.
누가 보면 최성민이 불쌍해 보일 정도.
물론 스탯 싸움이라는 점에서 체격은 의미가 없었지만, 미소를 짓는 걸 보니 어지간히 자신 있나 보다.
“힘이라면 나도 자신 있지.”
최성민에겐 근력이 2배로 오르는 특성이 있다.
헌터를 상대로 대미지를 2배 올려주는 특성도 있다.
헌터의 수가 4명일 경우 주력 스탯을 30% 올려주는 특성도 있고.
아이템을 끼지 않았다고 만만히 볼 게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 리가 없는 강찬성은 최성민을 더할 나위 없이 만만히 보고 있었다.
‘자신 있기는 개뿔. 쥐새끼 같은 암살자 주제에.’
최성민이 암살자라는 건 이미 알고 있던 사실.
결코 근력 전사인 자신의 힘을 당해낼 순 없으리라.
강찬성이 목을 돌렸다. 주먹도 쥐었다. 뚜둑뚜둑 위협적인 소리가 났다.
‘이참에 화풀이도 할 겸 다 같은 B급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지.’
주제도 모르고 기어오르는 애송이를 조장으로 인정할 순 없다.
다른 조원들도 같은 생각인지 저마다 몸을 풀었다.
“우리 네 명을 동시에 상대하기로 한 건 변함없지? 혹시라도 맘 바뀌었으면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변함없으니까 빨리 시작하시죠. 주둥이 털지 말고.”
“하, 이게 끝까지…….”
“제가 먼저 들어갈까요? 그쪽에서 들어올래요?”
“이 새끼가…….”
“그냥 제가 먼저 들어가죠.”
최성민이 움직였다.
파파팟-
“엇?”
눈 깜짝할 새에 거리가 좁혀졌다.
주먹을 뻗으면 바로 칠 수 있을 만한 거리.
휙-
하지만 강찬성이 주먹을 내질렀을 때 최성민은 이미 다른 목표를 향해 발차기를 날리고 있었다.
퍽-
“커억!”
조원이 뒤로 나자빠지기 무섭게 최성민의 주먹이 다른 목표물을 때렸다.
퍽퍽- 휙휙- 퍽퍽!
피하고 때리고 피하고 때리고.
간단했지만 그만큼 빠른 순발력과 힘, 기술이 필요했고, 최성민은 삼박자를 모두 갖춘 상태였다.
“커헉!”
“어억!”
“크윽!”
조원들이 손도 못 쓰고 속수무책으로 나자빠졌다.
힘이면 힘, 순발력이면 순발력, 기술이면 기술.
단 하나라도 앞서는 부분이 없었다. 모든 면에서 밀렸다.
“이 쥐방울 같은 놈!”
강찬성이 최성민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그 역시 성과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뒤에 눈이라도 달렸는지 휘두르는 족족 피해냈으니까.
‘어, 어떻게 된 거야? 왜 이렇게 안 맞냐고!’
단 한 대라도 때려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미꾸라지처럼 피하면서도 최성민은 일어서는 조원들을 다시금 때려서 쓰러트렸다.
강찬성은 무시한 채 철저하게 조원들만.
강찬성이 뭔가 이상함을 느꼈을 땐 상황은 이미 종료되어 있었다.
“뭐, 뭐야.”
자신을 제외한 조원들이 바닥에 누워 신음을 흘렸다.
강찬성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너 이 자식 일부러…….”
“메인 요리는 맨 나중에 먹어야지.”
여유 있게 다가오는 최성민을 보니 지친 기색도 없어 보인다.
“이 애송이 새끼가!”
강찬성의 거대한 주먹이 안면을 향해 날아들었다.
제대로 맞으면 코뼈가 주저앉을 위력.
하지만.
턱-
최성민이 손바닥을 들어 주먹을 막았다.
너무도 간단히.
“크으윽!”
있는 대로 힘을 줘봤지만, 최성민은 밀리지 않았다.
그 사실에 강찬성이 속으로 적잖이 놀랐다.
‘이 새끼 암살자 아니었어?’
암살자인 척하는 전사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
그만큼 자신이 힘에서 밀린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퍽-!
“커억!”
광대를 맞고 밀려난 강찬성이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퍼억-!
“컥!”
복부에 주먹이 꽂혔다. 어퍼가 턱을 강타했다. 골이 흔들렸다.
퍽- 퍽-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얻어맞았다.
거대한 몸이 쓰러지기까지 긴 시간은 필요치 않았다.
쿵-!
“져, 졌다.”
강찬성은 패배를 인정했다.
넷이 달려들었는데도 한 명을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항복한다고 끝이 아니었음을.
퍽- 퍽-!
몸 위에 올라탄 최성민이 주먹을 망치처럼 내리꽂았다.
“그, 그만! 항복이다!”
“누구 맘대로?”
최성민의 주먹은 멈추지 않았다.
팔을 들어서 얼굴을 보호했지만.
“으억, 악!”
한 대 한 대가 망치처럼 위력적이라 팔도 아팠다.
“내가 졌다! 졌다고! 그만해!”
“내 화가 풀릴 때까지 끝난 건 아니지.”
코뼈가 부러지고 이가 깨졌다.
얼굴엔 멍이 가득하고 맞을 때마다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구타가 멎었다.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했는지 최성민이 일어난다.
‘끄, 끝난 건가?’
그러나 강찬성의 생각과 다르게 누군가를 패는 소리와 함께 비명이 들렸다.
누워 있는 조원들을 폭행하는 모양이었다.
‘X발, 악마 같은 새끼!’
속으로 욕이 나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은 패배했고 움직일 힘조차 없었기에.
하지만 진짜로 욕이 나올 만한 상황은 따로 있었다.
최성민이 돌아오더니 다시금 주먹을 들었기에.
퍽- 퍽-
“큭, 그, 그만!”
퍽- 퍽-
“크윽! 그만해라! 추, 충분히 때렸잖아!”
잠시지만 주먹질이 멈췄다.
“아닌데? 아직 덜 때렸는데?”
그렇게 뻔뻔한 말을 남기곤 다시 얼굴을 때린다.
강찬성이 발악하듯 소리쳤다.
“그, 그만! 이런다고 네가 무사할 거 같아? 대영웅님이 우리 꼴을 보고 뭐라 하시겠어?”
“대영웅님도 동의한 건데?”
“뭐……?”
“너도 들었잖아. 내 조원이니 나한테 맡긴다고.”
“…….”
최성민이 주먹을 들었다.
“사, 살려…….”
퍼억-!
강찬성은 그 말을 끝으로 정신을 잃었다.
* * *
“이거 원, 심하게도 저질러놨군.”
B조의 상태를 본 송치현이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다들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일방적으로 구타를 당한 흔적.
누가 그랬는지는 알고 있다.
가해자가 찾아와서 솔직하게 보고했으니까.
“정말 너 혼자서 네 명을 상대했다고?”
“그렇습니다. 조장으로 인정 못 하겠다고 붙어보자고 하길래 수락했습니다. 그 결과가 이거고요.”
“그걸로 끝?”
“……솔직히 승부는 진작에 났지만 조금 더 때렸습니다. 다시는 기어오르지 못하게 본때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조금이 아닌데 이건.”
이는 다 나가고 얼굴은 온통 멍으로 가득했다. 코뼈는 주저앉고 광대는 함몰했다.
멀쩡한 얼굴을 찾기가 힘들 지경.
“면목이 없습니다. 대영웅님.”
“아, 뭐라 하는 건 아니야. 그럴 수도 있지.”
사실 송치현은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
최성민이 자기한테 생각이 있으니 맡겨달라고 했을 때부터 말이다.
‘힘으로 굴복시키겠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작살 낼 줄이야…….’
상태를 보니 치유사를 쓰더라도 며칠은 입원해야 할 수준이다.
“조원들이 이 지경이 됐으니 어쩔 수 없군.”
송치현이 최성민을 돌아보며 말했다.
“조원들이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 솔로잉을 돌아야 할 텐데 괜찮겠느냐?”
“어쩔 수 없죠.”
말은 그렇게 했지만 기다리던 말이었다.
애당초 솔로잉을 바라고 매타작을 했던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