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4)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4화(34/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34화
34. 타란튤라 킹
피잇-
어느새 나타난 민도준이 보스의 다리를 베고 지나갔다.
얇은 상처가 났지만 시선을 돌리기엔 충분한 공격.
키으으응!
보스가 민도준을 찾으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이미 거미의 배 아래로 들어갔기 때문.
푸슉!
푸슉-!
키으으으으!
얇은 부위만을 골라 검을 찌르자 보스가 고통 어린 비명을 질렀다.
‘이 정도로는 안 죽어.’
민도준이 재빠르게 움직이며 여러 부위를 찔렀다.
키으으으응!
배 아래에 있는 적 때문에 보스가 이리저리 움직였지만.
푸슉-!
푸슉!
그때마다 민도준이 쫓아가 베고 찌르기를 반복했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었는지 보스가 움직임을 멈추더니.
쿠우웅!
다리를 펴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배로 깔아뭉갤 심산이었지만 민도준은 이미 자리를 피하고 난 뒤.
보스가 다시 일어나자.
쩌어억-
배 밑면에 났던 상처가 벌어졌다.
민도준이 작업해 놓은 부위였다.
‘좋았어.’
다시 보스의 배 아래로 파고든 민도준이 벌어진 부위를 향해 검을 찔렀다.
푸슉!
키으으으으응!!!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비명이 공동에 울렸다.
‘여기가 타란튤라 킹의 약점이지.’
배 아래에 있는 특정 부위를 벗기면 작은 돌기가 나 있다.
그곳이 타란튤라 킹의 급소였다.
푸슉!
키으으으으으!
한 번 더 돌기 부분을 찌르자 진녹색의 액체가 줄줄 새어 나왔다.
푸슉- 푸슉- 푸슉!
아예 난도질을 하듯 계속해서 그 부위만 파헤치자.
쿠우웅-!
녀석이 기어코 바닥에 몸을 눕혔다.
[타란튤라 킹을 처치하였습니다!] [경험치 +26,400] (기여도 100%) [레벨이 올랐습니다!] [거미 독이 나왔습니다.] [C급 마정석이 나왔습니다.] [C급 마정석이 나왔습니다.] [저주받은 단검이 나왔습니다.] [파티 룰에 따라 자동으로 룰렛을 돌립니다.] [획득자는 민도준입니다.]바라마지 않던 알림이 들렸다.
‘거미 독을 얻었어!’
여태 사냥에만 매달린 건 전부 거미 독 때문이었으니 기쁘지 않을 리 만무.
나머지 아이템들은 나오든 말든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이게 나오다니, 의외군.’
[저주받은 단검]-분류 : 무기
-등급 : C
-공격력 : 1~666
-효과 : 랜덤으로 저주를 건다.
-내구력 : 666/666
-사용 제한 : 레벨 666 이상
-설명 : 상대에게 저주를 거는 단검. 사냥용으로는 별로다.
저주받은 단검은 타란튤라 킹이 주는 아이템 중에서 극히 희박한 확률로 나오는 아이템.
공격력과 내구력이 낮지만 상대에게 랜덤한 저주를 거는 특이한 아이템이었다.
‘사냥용으로는 별로지만 고문용으로는 괜찮겠어.’
일단 인벤토리에 보관하기로 한 민도준이 정희영에게 달려갔다.
지금은 다친 사람부터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었으니까.
“희영 씨, 괜찮으세요?”
“으으윽, 몸을 못 움직이겠어요.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아요.”
“아아, 어떡해. 언니…….”
“제 어깨를 잡고 일어나 보세요.”
민도준이 정희영을 일으켜 세웠다.
남자라면 손도 대기 싫어하는 그녀였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겨를이 없었다.
“일어서는 걸 보니까 다행히 부러진 건 아니고 금이 간 것 같네요. 빨리 병원으로 가셔야겠어요.”
“가, 감사합니다.”
민도준이 정희영을 부축하며 출구로 향했고 김혜지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뒤따랐다.
원하는 걸 얻었으니 더는 사냥할 필요가 없었다.
* * *
매니저 안수연이 불안한 눈빛으로 던전 입구만을 바라봤다.
“왜 이렇게 안 나오지?”
4시간이 다 돼가는 데도 헌터들이 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설마 무슨 일이 생긴 건…….”
그때 입구에서 세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민도준과 백련 길드원들이었다.
그런데 모양새가 조금 이상했다.
“희영아!”
안수연이 곧바로 달려갔다.
“어디 다쳤어? 무슨 일이야?”
겉으로는 멀쩡했지만 부축을 받는 모습을 보니 어디 다친 것 같았다.
“보스가 나타나는 바람에…….”
“진짜? 얼마나 다친 거야?”
대답은 민도준의 입에서 나왔다.
“그냥 갈비뼈에 금이 간 것뿐입니다. 한 달간 쉬다 보면 자연히 회복될 겁니다. 그래도 병원은 한 번 가보시고요.”
“아아…….”
걱정하는 안수연에게 정희영이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언니, 전 괜찮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도 다치긴 다쳤잖아. 이게 무슨 꼴이야…….”
“이건 다친 것도 아니에요. 이분 아니었으면 이 자리에 없을 뻔했으니까요.”
그러면서 정희영이 민도준에게 머리를 숙였다.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헌터님.”
“감사할 필요 없습니다. 어쩌다가 그런 거니까요.”
실제로 민도준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것이 아니었다.
그저 보스를 잡으려고 나섰던 것일 뿐.
‘두 사람이 시선을 끌어준 덕분에 쉽게 잡은 것도 있으니.’
딱히 고마워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정희영의 입장에서 민도준은 생명의 은인이었다.
“이유야 어쨌든 저희를 구해주셨잖아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 저도 감사드려요. 저랑 언니를 구해주셔서.”
김혜지 또한 민도준에게 머리를 숙였다.
두 사람의 모습에 매니저는 다소 놀란 눈치였다.
‘얘, 얘네한테 이런 면모도 있었나?’
보아하니 위기의 순간에 민도준이란 헌터가 구해준 모양이지만 이렇게까지 달라진 모습을 보일 줄은 몰랐다.
‘누가 보면 남성혐오가 있었다고는 생각지도 못하겠어.’
어쨌거나 도움을 받은 건 사실.
안수연도 매니저로서 고개를 숙였다.
“저희 길드원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거 아닙니다. 그럼 몸조리 잘하시고 전 바빠서 이만.”
민도준이 쿨하게 몸을 돌렸다.
더 이상의 관심은 없다는 듯.
잠시 후, 민도준 일행이 사라지고 나자.
“우리도 빨리 병원으로 가자.”
안수연이 길드원들을 데리고 운전대를 잡았다.
“어떻게 된 거야?”
그러면서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었고 자세한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보스? 보스라면 타란튤라 킹이잖아. 근데 그걸 저분 혼자서 잡았다고?”
“네. 보통 센 헌터가 아니었어요.”
김혜지의 말에 놀라던 안수연이 어느 정도 납득 간다는 표정이 되었다.
“하긴 기갑 맨티스를 홀로 처치한 분이니…….”
“네? 기갑 맨티스요?”
이번엔 안수연이 민도준에 대해 말해 줬다.
박동윤에게 들은 이야기였다.
“공주시에서 일어난 던전 브레이크를 홀로 막고 200레벨이 되기도 전에 기갑 맨티스를 잡은 헌터래. 너튜브에도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던데?”
“헐…….”
“대단한 분이셨구나…….”
“어쨌든 이 사실을 길드장님께 말해야겠어.”
안수연이 곧장 전화를 걸었다.
* * *
집으로 향하는 길.
민도준은 차 안에서 못다 한 일을 마무리 지었다.
[조합 성공!] [무엇이든 녹일 수 있는 독을 획득하였습니다.]송곳니 독과 거미 독을 합쳐 만들어냈다.
그리고.
버튼을 누르자.
[조합 성공!] [봉인된 에메랄드 반지의 이름이 ‘해방된 에메랄드 반지’로 변경되었습니다.]원했던 반지의 저주를 벗겨냈다.
[해방된 에메랄드 반지]-분류 : 반지
-등급 : B
-효과 : 마력+60, 마법 대미지+10%
-내구력 : 6,000/6,000
-사용 제한 : 레벨 350 이상(귀속)
-설명 : 영롱하고 아름다운 에메랄드 반지. 봉인이 풀려 성능이 향상됐다.
역시나 루비 반지와 마찬가지로 옵션과 증폭률이 뻥튀기됐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세트 효과가 향상됩니다.] [적용 아이템]-해방된 루비 반지
-해방된 에메랄드 반지
[세트 효과]-모든 대미지+10%
아이템이 바뀌니 세트 효과의 증폭률마저 5%에서 10%로 올랐다.
‘대미지 뻥튀기가 장난 아니군.’
그렇게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차 시트에 몸을 기대는데 전화가 왔다.
‘누구지?’
모르는 번호였다.
“네.”
-안녕하세요. 혹시 민도준 헌터님 되시나요?
어딘가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
“맞습니다만.”
-처음 뵙겠습니다. 백련 길드의 마스터, 홍세연이라고 합니다.
‘백련 길드?’
민도준은 백련 길드에 대해 많은 걸 알지 못했다.
과거에 접점도 없었을뿐더러 남성혐오 사상 때문에 결국 몰락한 곳이었으니까.
‘하지만 접점을 만들어 놓으면 좋다.’
왜냐하면 백련 길드에도 복수해야 할 대상이 있었으니까.
“무슨 일이시죠?”
민도준은 마스터가 직접 연락한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지만 짐짓 모른 체했다.
‘길드원을 구해줘서 연락한 거겠지.’
예상대로 그녀가 감사의 말을 전했다.
-오늘 저희 길드원을 구해 주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닙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겸손하시네요. 그래도 빚을 진 입장에서 사례를 하고 싶은데 혹시 원하는 거라도 있으신지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지금도 부족함 없이 살고 있는지라…….”
-제가 실수했네요. 던전 브레이크를 막으신 분이라면 돈도 많이 받으셨을 텐데.
그리 말한 홍세연이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그럼 나중에 물질적인 거든 뭐든 저희 길드의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라도 말씀해 주세요. 헌터님께 진 빚은 꼭 갚을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민도준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좋아. 이거면 됐다.’
돈 따위는 바라지 않는다.
그저 지금처럼 관계를 다져놓는 거라면 충분하다.
통화를 끊은 민도준이 눈을 빛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하나뿐.’
500레벨을 만들고 유령 늑대 스킬을 배운다.
‘그리고 강철규를 죽인다.’
민도준의 눈이 형형하게 빛났다.
* * *
[레벨이 올랐습니다!]타란튤라를 처치하던 민도준이 기꺼운 알림에 움직임을 멈췄다.
“드디어 500인가.”
레벨이 350대이던 민도준이 드디어 목표했던 500을 달성했다.
누구에겐 7개월이 걸렸겠지만 민도준에겐 단 한 달이면 충분했다.
“헌터님!”
던전 밖으로 나오는 민도준에게 박동윤이 다가왔다.
“랭킹 보니까 500레벨이시더라고요. 축하드립니다!”
“축하는 무슨…….”
“에이, 충분히 축하받을 일이죠. 500레벨이 어디 쉬운가요? 남들은 2년이 걸릴 거 헌터님은 고작 3개월밖에 안 걸리셨잖아요.”
경이적인 성장 속도임이 분명했다.
그래서일까.
귀찮은 일도 적지 않았다.
“레벨을 빨리 올린다고 꼭 좋은 건 아니더라고요. 온갖 길드들이 연락을 해대니…….”
“아니, 아직도 연락 오는 길드가 있어요? 헌터님이 그렇게 철벽을 치시는데도?”
“요즘은 좀 줄긴 했지만 있긴 있습니다.”
“하아, 이거 안 되겠네? 우리 헌터님을 귀찮게 하다니.”
“그래서 당분간은 쉬려고 합니다. 여태까지 쉼 없이 달려왔으니까요.”
“암, 그러셔야죠! 어디 휴가라도 다녀오시고 그러세요!”
“하하, 네.”
대답은 했지만 정말 휴가를 다녀올 생각은 없었다.
그러려고 쉬겠다는 게 아니니까.
‘강철규. 놈을 만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