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5)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5화(35/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35화
35. 유령 늑대
강철규를 만나기 전에 민도준은 헌터 도매상가부터 들렀다.
‘놈을 상대하려면 단단히 준비해야 되니까.’
강철규의 현재 레벨은 550.
한 달 전에는 500 근처였는데 벌써 50레벨이 올랐다.
‘녀석도 범상치 않은 성장 속도야.’
물론 자신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어서 오십쇼!”
자주 이용하는 매장에 들른 민도준이 무기를 훑어봤다.
‘이게 좋겠군.’
[마력으로 빛나는 롱소드]-분류 : 무기
-등급 : C
-공격력 : 450~520
-효과 : 마력+34
-내구력 : 3,400/3,400
-사용 제한 : 레벨 500 이상
-설명 : 마력이 담긴 롱소드. 검신에 항상 푸른빛이 돈다.
항상 구입하는 마력 옵션이 달린 무기였다.
뿐만 아니라 투구, 갑옷, 신발, 목걸이 등.
500레벨에 맞춰 모두 마력 옵션으로 골랐다.
카운터에 우르르 올려놓자 상인의 입이 귀에 걸렸다.
“전부 얼마죠?”
“2억 8천만 원입니다, 손님!”
쿨하게 결제를 마치고 돌아서자 상인이 90도로 허리를 숙인다.
“매번 감사합니다, 손님! 다음에 또 오십쇼!”
입고 있던 장비들과 노획한 아이템들까지 팔고 집으로 돌아온 민도준이 인벤토리에서 스킬북을 꺼냈다.
‘이제야 써보는군.’
유령 늑대 소환 스킬북.
렙제가 500이라 그동안 인벤토리에 모셔만 놨던 걸 이제야 배워본다.
‘습득.’
[스킬 슬롯이 꽉 찼습니다. 스킬 하나를 제거하고 배우시겠습니까?]‘배운다. 제거하는 스킬은 차지 라이트닝.’
스킬북이 빛과 함께 사라지며 D급이었던 차지 라이트닝 대신 B급 짜리 소환 스킬이 자리 잡았다.
‘유령 늑대 소환.’
시동어를 외우자마자 빛과 함께 늑대 한 마리가 나타났다.
그런데 늑대라기에는 너무 작았다.
‘……강아지?’
민도준이 아는 유령 늑대는 커다랗고 늠름했는데 눈앞에 소환된 늑대는 오히려 귀여운 수준이었다.
‘아, 혹시 B급이라 그런 건가?’
스킬의 등급이 낮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본 건 S급의 유령 늑대였으니.’
[아우우우!]하울링을 하던 늑대가 꼬리를 흔들며 민도준을 쳐다봤다.
‘크기는 영락없는 강아지 수준이지만…….’
유령처럼 투명한 모습은 민도준이 아는 유령 늑대였다.
‘소환수 정보.’
[유령 늑대]-이름 : 없음 (설정 필요)
-레벨 : 1
-등급 : B
-전투력 : 0 (미측정)
-근력 : 3, 체력 : 3, 순발력 : 3
-미분배 스탯 : 0
-특성 : 유령화, 유대감
-스킬 : 추적, 맹공
소환수의 특징이라면 레벨을 들 수 있다.
주인과 함께 괴수를 잡으면 일정 퍼센트의 경험치를 공유하고 레벨업을 한다.
따라서 처음엔 1레벨이라 약하지만 육성하면서 점차 강해지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꺼려하는 거지만.’
대부분의 스킬은 배우자마자 강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반면, 소환 스킬은 레벨을 어느 정도 올려야 대미지를 뽑을 수 있다.
그러한 단점 때문에 사람들은 소환수를 키우는 수고를 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1,500레벨만 넘어가도 웬만한 A급 스킬보다 강한 힘을 내는 게 소환수지. 유령 늑대라면 500레벨만 넘겨도 제 몫은 해내고.’
하나 그렇게까지 키우는 사람이 없기에 소환수의 강함이 아직까진 알려져 있지 않았다.
‘지금 당장 급하게 키울 필욘 없다. 내가 원하는 건 소환수가 가진 특성과 스킬뿐이니.’
민도준이 유령 늑대의 특성을 확인했다.
[특성 – 유령화]-설명 : 소환수가 상시 투명 상태가 되며 사물을 통과할 수 있고 허공을 걸어 다닌다. 공격 시에는 해제된다
(사물 통과 중 공격 불가).
[특성 – 유대감]-설명 : 생각만으로 모든 명령을 수행할 수 있으며 소환수 레벨의 10%만큼 주인의 마력이 증가한다.
대부분의 소환수는 특성이 하나뿐이다.
‘그런데 유령 늑대는 두 개나 있군.’
게다가 특성의 효능도 상상 이상으로 좋다.
‘소환수 레벨의 10%만큼 마력이 증가한다니.’
이거 하나만으로도 소환수를 키울 이유는 충분했다.
‘그리고 소환수가 가진 추적이라는 스킬.’
이거야말로 민도준이 유령 늑대를 탐낸 가장 큰 이유였다.
‘이거면 강철규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씨익 미소를 짓던 민도준이 잠시 고뇌하는 표정이 됐다.
소환수의 이름을 지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름이 있어야 명령을 내리기도 쉬울 텐데…….’
적당한 이름을 고민하던 민도준이 유령 늑대를 쳐다봤다.
[아우우우!]“그래. 네 이름은 아우다.”
대충 지은 감이 있지만 쉽고 간편하게 부를 수 있는 이름이 빠른 명령을 내리기에도 좋다.
[유령 늑대의 이름이 ‘아우’로 설정되었습니다.]이름도 지은 김에 민도준이 명령을 내려 봤다.
‘아우야, 공중제비!’
유령 늑대가 생각 그대로 허공을 한 바퀴 돌았다.
‘아우, 이쪽으로!’
이번엔 허공을 날아 원하는 위치로 이동했다.
‘반응속도가 생각보다 빨라.’
이 정도면 반응이 느려서 방해될 일은 없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준비를 끝낸 민도준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 * *
원티드 길드의 영업팀 팀장은 최근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다.
다름 아닌 민도준 때문이었다.
‘뇌물을 먹인 지가 언젠데 아직도 반응이 없어?’
한 달 전 팀장은 신입인 채소현을 시켜 뇌물을 전달케 했다.
1억짜리 하급 랜덤 박스였다.
길드장의 허가 하에 마련한 뇌물이었지만.
‘그 비싼 걸 먹고 입을 싹 닦을 줄이야.’
통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
‘더 비싼 걸 줬어야 했나?’
팀장이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야. 같은 날에 하필 똑같은 선물을 받은 바람에 고민하고 있는 걸 거야.’
듣기로는 헌터 관리센터에서 똑같은 랜덤 박스를 전해줬다고 한다.
‘그렇다 해도 한 달 동안 입질이 없으면 나가리 아니야?’
한숨을 쉬며 다른 방법을 궁리해 봤지만 마땅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어쩌면 길드 자체가 싫은 걸지도…….’
세간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민도준 헌터는 어딘가에 소속되는 걸 싫어한다고 한다.
때문에 수십 개의 길드가 러브콜을 보내도 전부 거절한 거라는 소문이 있다.
‘그런 거라면 답이 없네, 답이 없어.’
그래서일까?
우우우웅-
팀장은 채소현의 전화에 별다른 기대를 걸지 않았다.
“무슨 일이야?”
-팀장님. 민도준 헌터가…….
“왜? 뭐 사고라도 쳤어?”
-저희 길드에 방문하고 싶답니다.
“뭐?”
엉덩이에 불똥이라도 떨어진 듯 팀장이 벌떡 일어났다.
“정말이야?”
-네.
“그, 그럼 당장 가서 모셔와.”
-안 그래도 가고 있습니다.
“그래. 잘했어!”
통화를 끝낸 팀장의 입가에 비로소 미소가 떠올랐다.
‘드디어 입질이 왔구나!’
그는 길드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기 위해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 * *
민도준은 집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그의 앞으로 카니발 한 대가 멈춰 섰다.
창문이 내려가고 단발머리의 미인이 미소 지었다.
“안녕하세요, 헌터님.”
원티드 길드의 채소현이었다.
“일단 타세요.”
뒷좌석에 탑승한 민도준에게 채소현이 운전하면서 말했다.
“오랜만에 뵙네요. 한 달 만인가요?”
“아마 그럴 겁니다.”
“언제쯤 연락 오나 기다렸었는데 그게 오늘 일 줄은 몰랐어요.”
“그동안 좀 바빠서요.”
“어쨌든 이렇게 연락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말에 민도준이 속으로 피식 웃었다.
‘누가 보면 내가 계약하러 가는 줄 알겠군.’
민도준은 어디까지나 방문한다고만 했지 계약 이야긴 꺼내지도 않았다.
그런데 채소현은 벌써부터 계약을 따낸 듯 상기된 표정이었다.
‘뭐, 이게 당연한 반응이지.’
그동안 다른 길드의 가입도 거절하며 철벽을 치던 사내가 갑자기 방문 의사를 보였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민도준은 절대 원티드 길드와 계약할 생각이 없었다.
‘운영방식이 나랑 안 맞는 데다 아직 길드에 들어가기엔 이르니까.’
무엇보다 강철규가 있는 길드는 들어가기 싫다.
‘이런 걸 곧이곧대로 말할 순 없지.’
민도준은 굳이 채소현의 착각을 깨고 싶지 않았다.
그러는 게 자신에게 더 유리할 테니까.
이후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여기입니다.”
차에서 내려 건물 앞으로 다가서자 웬 남자가 두 팔을 벌리며 환영했다.
“어서 오십시오. 민도준 헌터님! 원티드 길드에 잘 오셨습니다.”
원티드 길드의 길드장으로 돈 욕심이 많은 일반인이었다.
“저희 길드로 말할 것 같으면 4년 이상의 노하우로 다져진 커리큘럼과 탄탄한 재력으로…….”
민도준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한때 몸담았던 곳이었으니만큼 원티드 길드에 대해선 모르는 게 없었다.
“아, 이거 참. 제가 손님을 세워두고 뭐하는 건지……. 일단 사무실에 들어가서 차라도 마시면서 대화를…….”
“우선 시설 먼저 둘러보고 싶은데요.”
“아, 그렇습니까? 그 부분은 저희 매니저를 통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민호야.”
“옙!”
단정한 차림의 남자 매니저가 민도준에게 꾸벅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매니저 성민호라고 합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민도준은 매니저를 따라 길드 내부를 둘러봤다.
메이저 길드라 그런지 시설은 확실히 저번에 봤던 플래티넘 길드보다 몇 배로 좋았다.
“여기는 휴게실이고요, 여기는 흡연실…….”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며 매니저의 설명을 한 귀로 흘려들었다.
건물의 구조나 시설에 대해선 익히 알고 있었다.
‘그나저나 신기하군.’
민도준이 열심히 설명하는 매니저를 힐끔 쳐다봤다.
‘여태 소환수를 데리고 다녔는데도 알아차리는 사람이 없다니.’
그는 사실 채소현의 차를 타기 전부터 유령 늑대를 소환한 상태였다.
하지만 투명해서 보이지 않는지 머리 위에 앉아있는 유령 늑대를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아우가 안 보인다는 건 확인했으니…….’
슬슬 행동을 개시할 차례다.
“여기는 체력단련실입니다. 샤워 시설도 옆에 마련돼 있고요, 락커룸도 이렇게 크게 구비되어 있어서 헌터들이 자주 이용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둘러보던 민도준이 강철규의 이름을 찾았다.
눈여겨본 그가 매니저를 따라 다음 장소로 이동하며 명령했다.
‘아우, 아까 봐뒀던 체력단련실로 가라.’
[웡-!]머리 위에 있던 유령 늑대가 허공을 날았다.
그대로 벽을 통과하니 순식간에 도착했다.
‘거기서 강철규의 락커에 들어가 추적 스킬 사용.’
그리고 지시받은 대로 강철규의 물품보관함에 들어가 스킬을 사용했다.
[소환수가 추적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소환수가 냄새를 기억했습니다.] [실시간으로 위치를 탐지합니다.]알림을 들은 민도준이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끝났다.’
[스킬 – 추적]-설명 : 대상의 냄새를 기억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탐지한다. 하나의 냄새 또는 비슷한 냄새들을 추적할 수 있다.
‘추적 스킬만 있으면 언제든지 강철규를 찾을 수 있어.’
민도준이 길드에 방문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땀 냄새가 잔뜩 배어 있는 락커룸에서 냄새를 기억하면 끝.’
굳이 강철규를 만날 필요도 없었다.
냄새만 기억하면 같은 냄새를 언제 어디서라도 찾아낼 수 있다.
‘그것이 유령 늑대의 무서운 점이지.’
냄새를 기억했다는 건 죽을 때까지 추적이 가능하다는 뜻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