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65)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66화(366/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94화
94. 카츠라모토 코고
단검을 찌르기 전, 요인 암살을 쓸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필요 없었다.
20%의 추가 대미지가 아니더라도 단칼에 죽일 수 있었으니까.
‘요인 암살은 만일을 위해 남겨놓는다.’
여차하면 손님을 타깃으로 해서 무적을 활용할 수 있으리라.
‘근데 그럴 기회가 오긴 올까?’
최성민은 확신하고 있었다.
녀석이 일격에 죽을 거라는 걸.
‘목 긋기!’
목덜미를 향해 스킬을 사용했다.
은신으로 대미지를 높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목덜미에 단검이 닿기 일보 직전이다.
이건 피할 수 없다.
단검이 목을 파고 들어가 단칼에 놈을 죽일 것이다.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코고의 몸이 금빛으로 변하기 전까진.
티잉-!
단검이, 목덜미에 분명히 닿았던 단검이 금빛 피부에 막혀 튕겨 나왔다.
죽음을 확신하고 있었던 최성민으로선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이건 설마?’
자세히 보니 코고의 목덜미에 금빛 목걸이가 보인다.
‘아이템을 끼고 있었어?’
다른 장비는 몰라도 목걸이만은 끼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것도 죽음의 일격을 막아주는 S급 목걸이를!
“무슨……?”
커피를 기다리던 코고가 놀란 눈으로 뒤돌아본다.
죽음의 일격을 막아주는 목걸이가 발동됐다.
게다가 단검을 들고 있는 오광택이 보인다.
이쯤 되면 바보가 아닌 이상 상황을 모를 수가 없다.
“너 이 새끼, 감히 배신을 해?”
코고의 눈빛에서 진심 어린 살기가 터져 나왔다.
눈빛만이 아니다.
전신에서 죽음의 기운을 풀풀 흘리며 오광택을 쏘아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코고는 놀라움에 눈을 키울 수밖에 없었다.
오광택의 모습이 흐물거리며 사라지고 있었다.
얼굴이며 체형이며 오광택이라 믿었던 모습들이 무너져 내렸다.
그 뒤에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검은 가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였다.
“너, 넌 뭐야?”
코고의 동공이 흔들렸다.
당황해서 장비를 착용하는 것도 잊었다.
‘기회다. 절단……!’
은신을 쓴 최성민의 단검이 보이지 않는 속도로 출수 됐다.
코고가 아차 하며 뒤늦게 장비를 착용한다.
피잇!
“크윽!”
단검이 목을 파고들다가 무형의 힘에 의해 튕겨 나왔다.
최성민이 다시 한번 놀랐다.
가까스로 장비를 착용해서 막아낸 모양이지만 어떻게?
그때 코고의 머리를 감싼 투구를 보고 나서야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저건 전설의 투구잖아?’
전설 세트 아이템 중 하나인 전설의 투구.
그걸 코고가 갖고 있었다.
‘전설의 투구엔 죽음의 일격을 90% 감소시키는 옵션이 있어.’
처음 공격도 그랬지만 방금의 2격 역시 정확히 목을 노린 살초였다.
장비빨이 아니었으면 죽었을 거라는 의미.
전설의 투구가 놈을 살렸다.
‘두 번이나 목숨을 건지다니. 운 좋은 새끼.’
그 사실을 코고도 아는지, 재빨리 뒤로 물러나서 경계 태세를 취한다.
더 이상의 방심은 없었다.
‘그래도 성과가 없는 건 아니야.’
최성민이 가면 속에서 미소를 지었다.
90%의 대미지는 막혔지만, 나머지 10%가 놈을 상처 냈다.
“크윽…….”
코고가 목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입술을 짓이겼다.
깊은 상처는 아니었지만, 출혈이 있었다.
움직이다 보면 상처가 더 벌어지고 출혈도 심해질지 모른다.
아이템 덕에 가까스로 목숨은 건졌지만 10%의 대미지만으로 목에 상처를 입었다.
‘분명 대미지가 감소했을 텐데 상처를 입히다니…….’
전투에 앞서 코고가 경계한 채로 상대를 분석했다.
‘목 긋기와 절단 스킬을 쓴 걸로 보아 단검을 쓰는 암살자 타입. 거기에 무시 못 할 대미지까지.’
검은 가면을 쓰고 있어서 정체는 알 수 없다.
자신을 갑자기 공격한 이유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했다.
‘이놈은 오광택이 아니다.’
오광택으로 변신한 누군가였다.
얼굴도 체형도 좀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으니.
‘내가 속았어.’
경계하던 코고가 검을 세웠다.
자신을 농락한 데다 기습으로 죽이려고 했다.
결코 살려둬선 안 된다.
‘오랜만에 적수가 나타났군.’
그동안 시시한 상대만 있었는데 잘됐다.
스릉-
코고가 쌍검을 교차하며 간격을 쟀다.
‘어디 한 번 받아보라지. 내 스킬을.’
받아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타앗-!
코고가 먼저 움직였다.
거리가 좁혀지고, 쌍검이 날카로운 선을 그렸다.
‘필살난무(必殺亂舞)!’
쉬쉬쉬쉬쉬쉬쉭-!
쌍검 두 개가 이리저리 교차한다.
서로의 부딪힘이 없는,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예술 같은 검격이, 오직 눈앞에 있는 대상을 섬멸하고 도륙한다.
이 공격 앞에 코고는 확신했다.
상대는 잘게 다져진 고깃덩이가 되어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누구든지 그래왔으니까.
‘끝났…….’
그러나 코고는 말을 채 잇지 못했다.
카앙-!
상대가 빈틈을 노리고 단검을 찔러왔기 때문.
‘이, 이건 말도 안 돼.’
코고는 보았다.
자신의 수많은 검격을 모조리 피해내고 흘리며 빈틈을 파고드는 상대의 모습을.
‘내 스킬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회피한다고? 순발력이 대체 얼마나 높길래?’
카앙-!
단검이 연이어 목숨을 위협해 온다.
간발의 차이로 막았지만 코고는 알 수 있었다.
저 속도를 더 이상 막아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방금 막은 건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어떻게 된 게 공격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어.’
기습한 상대에게 힘의 격차를 느끼게 해줄 참이었지만 그 반대가 되어버렸다.
깡- 깡- 피잇-!
깡- 피잇- 피잇-!
양쪽에 든 검으로 막는다고 애써봤지만, 상대의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오히려 상대와의 격차를 실감하는 사람은 코고였다.
‘회전난무(回轉亂舞)!’
캉캉캉-!
사거리에 들어와서 스킬을 써봤지만 모조리 막히고 만다.
‘빠르다. 아니, 내가 둔해진 것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불리한 상황.
불리한 건 그뿐만이 아니다.
카앙-!
장소가 협소해서 그런지 검이 기둥에 막혀버렸다.
‘젠장! 위치가 안 좋…….’
불평할 틈은 없었다.
순간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상대가 자신의 목을 노렸으니까.
피잇-!
“크윽!”
가까스로 피해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에 난 상처와 더불어 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의 양이 배로 늘어났다.
“허억, 허억…….”
게다가 얼마나 싸웠다고 벌써 숨이 찼다.
상처를 입어서일 테지만 확실한 건 이대로는 얼마 버티지 못한다는 거다.
잠깐의 틈이 생기자 코고가 즉시 대화를 시도했다.
“넌 누구지?”
시간을 끌 목적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매장의 직원과 손님들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이목이 집중되면 계속 소란 부리기는 껄끄러울 거다.
‘어디서 나타난 누군지는 모른다. 확실한 건 녀석과 붙으면 손해다.’
승부는 이미 났다.
상대의 순발력은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수준인 데다 아까 입은 출혈도 심각해졌다.
목숨도 두 번이나 건졌다.
아이템이 없었다면 진즉에 죽은 목숨이었다.
‘일대일이라면 자신 있었건만…….’
눈앞의 상대는 이길 자신이 없었다.
적수가 나타났다고 착각한 자신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어디서 저런 괴물이 나타난 거지? 대체 누구야?’
자신을 압도할 정도니 적어도 전투력 200만은 넘어 보인다.
‘그런 상대라면 내가 모를 리가 없는데…….’
전투력 200만 이상에 단검을 쓰는 암살자라면 대영웅 중의 한 명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 녀석이랑은 체형부터가 다른데…….’
누군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버텨야 한다.
이렇게라도 시간을 끌어야 목숨을 연장할 수 있다.
‘잘만하면 살 수 있을지도…….’
카페를 난장판으로 만든 탓에 직원과 손님들의 이목이 쏠렸다.
어쩌면 손님 중 한 명이 협회에 신고해서 지원군이 올 수도 있다.
‘그러니 버티면 이긴다.’
그때였다.
소란을 구경하던 손님들이 슬그머니 매장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러자.
“다들 움직이지 말고 얌전히 있어!”
검은 가면이 고함쳤다.
목소리에선 위압감마저 느껴졌다.
협박이 통했는지 손님들은 벌벌 떨며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얌전히 주저앉아 움직일 생각을 안 한다.
겁을 집어먹은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말뿐인 협박에 저렇게 순종적이라니…….’
코고는 몰랐다.
검은 가면이 위압이란 특성을 발휘한 줄은.
전투력이 높으니 모를 수밖에 없었다.
“헛!”
순간 맨홀에 빠진 듯 검은 가면의 모습이 아래로 꺼졌다.
‘그림자밟기!’
코고가 즉시 뒤돌아 검을 휘둘렀다.
깡- 깡- 푸욱-!
“큭!”
어깨가 찔렸다.
나름대로 공격을 쳐내 봤지만, 단검의 속도를 따라잡을 순 없었다.
‘역시 빠르다. 이길 수 없어.’
절망이 드리운 와중에 문득 이상한 점을 느꼈다.
‘근데 왜 싸울 때마다 은신을 쓰는 거지?’
상대는 공격할 때마다 은신을 사용했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번.
‘은신을 쓰면 대미지가 세지기라도 하나? 아니, 그보다 어떻게 은신을 계속 사용하는 거지? 쿨타임도 없나?’
다른 사람의 눈에는 전등처럼 깜빡거리는 걸로 보이겠지만 코고는 아니다.
전투력이 높아서 은신을 감지할 수 있었으니.
‘잠깐, 나보다 전투력이 낮다고?’
200만은 넘을 줄 알았는데 자신보다 낮다니.
‘기록된 전투력은 나보다 낮은가 보군.’
하지만 실제 전투력은 그 이상이었다.
‘어쨌거나 이대로 죽을 순 없어.’
코노는 어깨에 피가 흐르는 와중에도 대화를 시도했다.
그만큼 필사적이었다.
“누구냐? 왜 날 죽이지 못해 안달인 거지?”
대답 대신 단검이 쇄도했다.
코고의 시선이 손님들에게 향했다.
‘젠장. 도움 안 되는 것들.’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보자니 아무래도 외부의 지원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
‘이러면 시간 끌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잖아.’
밖으로 도망치고 싶어도 출구와 창문의 거리가 너무 멀다.
상대가 그럴 틈도 주지 않았고.
이러나저러나 목숨을 연장할 방법이 없었다.
핑- 머리가 돌았다.
목에서 출혈이 발생하니 현기증이 왔다.
푹- 푹-!
“쿨럭!”
움직임도 느려졌다.
그러다 보니 막을 수 있던 것도 못 막았다.
죽을 때가 온 건가?
‘아니,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순 없어. 녀석의 팔이라도 잘라가야 한다!’
죽어가던 코고의 눈빛이 되살아났다.
필사의 각오로 검을 교차해서 휘두른다.
‘쾌속!’
버프형 스킬을 사용하자 공격 속도가 증대했다.
휙휙휙휙휙휙-!
깡깡깡깡깡깡-!
상대는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공격을 모두 맞받아쳤다.
공격 속도가 50% 빨라졌을 텐데도 말이다.
‘하하…… 어이가 없군.’
쌍검이 어지러이 빈 허공을 긋는다.
어느새 상대가 그림자밟기로 자신의 뒤를 점했다.
무슨 수를 써도 당해낼 수 없다.
상대는 자신보다 모든 면에서 한발 앞서 있었다.
마치 내 생각을 꿰뚫어 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인정하지. 내가 졌다.’
쾌속의 지속시간이 끝났다.
코고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패배를 받아들였다.
푸욱-!
목이 꿰뚫렸다.
스걱-!
최성민의 단검이 코고의 머리를 잘라냈다.
툭.
[헌터 카츠라모토 코고를 죽였습니다.] [특성 ‘이도류’를 빼앗았습니다.] [장비 12개를 빼앗았습니다.] [마정석 4개를 빼앗았습니다.] [동화율 17.3%] [죽인 대상의 모습을 복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