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7화(37/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37화
37. 강철규
민도준은 고깃집을 주시하며 강철규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녀석을 볼 수 있었다.
‘강철규!’
결코 잊을 수 없는 얼굴이 보였다.
‘정말로 녀석을 만나게 될 줄이야.’
민도준이 강철규에 대해 아는 건 원티드 길드 소속이라는 것뿐. 그의 특성도, 사는 곳도 전혀 알지 못했다.
같은 길드에 있었다지만 민도준이 원티드 길드에 들어온 것은 강철규가 나간 뒤였으니까.
그렇기에 이렇게 만났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드디어 복수를 할 수 있다.’
회귀 전에 자신의 다리를 해머로 내리찍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가 가라앉았다. 마음이 차분해지며 냉정을 되찾았다.
‘섣불리 나서면 안 돼. 기회를 봐서 죽여야 돼.’
민도준은 어딘가로 향하는 강철규를 조용히 뒤따랐다.
당장 무언가를 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시야에 담아두기 위해서 움직였을 뿐이었다.
한데.
쾅-!
후두둑-
강철규와 한 남성이 시비가 붙었다.
“따라와, 새끼야.”
강철규는 남성을 이끌고 구석진 곳으로 향했다.
애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울며불며 따라붙었다.
“헐, 대체 뭔 일이래? 싸움 났나?”
“남의 일에 신경 꺼.”
“경찰에 신고해야 되는 거 아냐?”
“됐어, 다른 사람이 신고했겠지.”
몇몇 사람들이 상황을 목격했지만 그것뿐.
남의 일에 나서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저 강철규가 사라지고 주변이 조용해지자 금세 흥미를 잃고 돌아갈 따름이었다.
오직 민도준만이 눈을 빛내며 그가 사라진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건 기회다. 강철규를 죽일 수 있는 기회.’
타깃이 스스로 인적이 드문 곳으로 움직여주다니.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강철규가 혼자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다른 사람이 있어도 상관은 없다.
어차피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거니까.
“죽고 싶냐? 내가 만만해 보여?”
“끄으으…….”
남성의 목을 조이는 강철규를 발견했다.
츠으으읏-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민도준은 일단 한손검만 꺼내 들고 앞으로 나섰다.
“개소리도 정도껏 해야지.”
무기를 들고 있는 그의 모습에 강철규가 경계하는 눈빛을 띠었다.
민도준이 헌터임을 알아본 것이다.
“너 뭐야?”
“나? 저승사자.”
“뭐 이런 또라이 새끼가…….”
강철규는 말을 잇지 못했다.
민도준이 기습적으로 검을 휘둘렀기에.
타닷!
재빨리 뒤로 물러선 강철규의 눈에 적의가 피어올랐다.
“이 X발…….”
“괜찮으세요?”
하지만 민도준은 강철규보다 쓰러진 남성의 안위를 살폈다.
좀 전의 공격은 단순히 강철규를 떼어놓기 위한 위협이었다는 듯.
“헉…… 헉…….”
남성이 계속해서 숨을 고르고 있자 민도준이 강철규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빨리 여자 친구 데리고 여길 빠져나가세요. 죽고 싶지 않으면.”
“……!”
그제야 숨 고를 때가 아님을 깨달은 남성이 기절한 여자 친구를 업고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어딜 가려고!”
강철규가 소리쳤지만 두 사람이 골목길을 빠져나가는 걸 막진 못했다.
민도준이 검을 겨눈 채 진로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새끼가…….”
당장에라도 죽일 것처럼 눈을 부라렸지만 강철규는 섣불리 민도준에게 덤벼들지 못했다.
‘어떻게 된 게 약점이 안 보여, X발.’
강철규의 특성은 약점 간파.
대상의 약점을 알 수 있는 S급 능력이었다.
강철규가 유망주로 인정받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괴수뿐만 아니라 헌터를 봐도 약점이 보였건만 저 새끼는 어찌 된 게 보이지가 않아?’
아무리 봐도 민도준의 약점을 찾을 수 없었다.
경험상 이런 경우는 한 가지뿐이었다.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못 이기는 상대라고?’
격의 차이가 크면 약점 자체가 보이질 않는다.
마치 A급 헌터처럼.
빠드득-
‘어디서 이런 새끼가 굴러 들어와서는…….’
마음 같아서는 눈앞의 괴한을 찢어 죽이고 싶지만 강철규는 전형적인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타입.
약점도 보이지 않는 상대와 싸우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민도준은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츠으으읏-
전신을 헌터 장비로 무장하며 본격적으로 싸울 태세를 갖췄다.
“너 대체 뭐하는 놈이야? 나한테 왜 이래?”
“너 설마 나한테 쫄았냐?”
“…….”
“아까 전의 기세는 어디로 간 거야?”
민도준은 강철규가 두려워하는 이유를 몰랐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이 자리에서 놈을 죽인다.’
우우웅-
검신이 마나로 뒤덮였다.
“X발.”
싸움을 피할 수 없음을 직감한 강철규가 어느새 장비를 착용했다.
그 모습에 민도준이 눈을 빛냈다.
‘한 손에는 검, 한 손에는 해머라.’
특이하게도 강철규는 검과 해머를 양손에 나눠 쥐고 있었다.
‘검은 페이크일 가능성이 크다.’
해머가 주 무기라는 걸 알고 있는 민도준이 검을 고쳐 들었다.
[복수 특성 효과로 대미지가 2배 증가합니다.] [헌터 사냥꾼 특성 효과로 대미지가 2배 증가합니다.]“덤벼, X발!”
강철규가 외치기 무섭게 민도준이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깜짝 놀란 강철규가 해머를 크게 휘둘렀다.
부우웅!
하지만 목표물을 맞히기는커녕.
콰앙-!
애꿎은 벽만 부숴버렸다.
맞으면 최소 중상을 면치 못할 공격.
하나 민도준으로선 그런 느린 공격을 맞아줄 이유가 없다는 듯 여유롭게 피하고 검을 내질렀다.
까앙-!
“큭!”
한 손에 든 검으로 민도준의 공격을 막은 강철규가 뒤로 크게 밀려났다.
‘미친! 손목이 꺾일 뻔했어!’
아이템까지 포함하면 근력이 400에 육박하는 강철규다.
그런 그가 받아내기 힘들 정도로 민도준의 공격은 묵직했다.
까앙! 까앙-!
연속적인 공격에 해머와 검을 이용하며 막아냈지만 마찬가지였다.
‘X발! 무슨 힘이……!’
근력도 근력이지만 민도준의 공격에 서린 대미지가 상상 이상이었다.
한 번 막을 때마다 무기의 내구력이 눈에 띄게 갈려 나가고 있었다.
‘이, 이대로는 못 버텨. 무기가 깨진다.’
몇 번 겨뤄보니 확실히 알겠다.
‘이 새낀 최소 B급 이상의 헌터다!’
실은 자신보다 낮은 레벨의 C급 헌터였지만 강철규가 느끼기엔 못해도 750레벨 이상이었다.
콰앙!
후두둑-
빗나간 해머가 벽에 박혀 들었다.
‘빈틈.’
그 틈에 민도준의 검이 강철규의 머리를 노렸다.
카가갓!
“크으……!”
다행히 투구에 빗맞아 목숨을 건졌지만 간담이 서늘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이 새끼는 진짜 날 죽일 셈이야.’
여태까지의 공격이 모두 자신의 목숨을 노린 살초였음을 깨달은 강철규가 이를 악물었다.
‘이대론 죽는다. 기회를 봐서 도망쳐야 돼!’
콰앙!
다시 한번 해머를 휘둘러보지만 순발력이 400을 넘어서는 민도준을 맞히기에는 너무도 느렸다.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안 돼.’
살기 위해서 싸우는 강철규와 달리 민도준은 그를 어떻게든 죽이려 하고 있었다.
‘목격자라도 나타나면 귀찮아지니까.’
그로선 최대한 빨리 죽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
콰앙-!
강철규가 다시금 해머로 요란한 소리를 내자 민도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시끄러우면 사람들이 찾아올지도 모르는데…… 설마?’
민도준은 비로소 강철규의 의도를 파악했다.
‘목격자를 만들려고 일부러 요란 부리는 건가?’
살해당할 위기에 처한 강철규로선 목격자를 부르는 것이 최선일 터.
‘여유롭게 상대할 때가 아니야. 빨리 해치워야 돼!’
조급해진 민도준이 감춰놨던 카드를 꺼내려는 순간.
“소드 플래쉬!”
강철규가 먼저 카드를 오픈했다.
번쩍-!
검신에서 빛이 발광하더니 잠시 동안 눈을 멀게 만들었다.
강철규는 찰나의 순간, 민도준의 머리통을 깨부술까 고민했지만 도주를 택했다.
‘쉽게 죽일 수 있는 놈이 아니야.’
맞는 말이었다.
헌터 장비가 갖는 방어력은 생각보다 단단할뿐더러 머리를 맞추기도 쉽지 않았으니까.
더구나 강철규는 몰랐지만 민도준은 마나 스킨으로 몸을 보호하고 있는 데다 물리 대미지를 감소시켜주는 특성 또한 있었다.
결과적으론 최선의 선택을 한 셈.
하지만 민도준이 도주를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크와앙!]“헐, X발, 깜짝이야!”
도주하려던 강철규는 순간 눈앞에서 늑대처럼 보이는 강아지가 나타나 코끝을 깨물자 깜짝 놀랐다.
‘파이어 블래스트!’
화르르륵!
그 틈에 비장의 카드를 꺼낸 민도준이 유령 늑대를 물러서게 하고 불덩이를 날렸다.
“헉!”
설마 마법까지 쓸 줄은 몰랐던 강철규가 고개를 숙여 피했다.
하지만.
화르르륵!
그냥 지나갈 줄 알았던 불길이 공중을 한 바퀴 회전하더니 강철규의 정수리를 강타했다.
“크아앗!”
뜨거운 열기가 얼굴을 덮쳤지만 치명상은 면했다.
하지만 민도준의 공격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인챈트 소드.’
화르륵!
붉게 타오르는 검신이 강철규의 방어구를 뚫고 들어갔다.
푸욱!
“커억!”
피를 토해낸 강철규가 증오에 찬 눈빛으로 민도준을 쳐다봤다.
“나, 나한테 왜…… 이러는…… 거냐.”
쑤욱-!
말없이 검을 뽑은 민도준이 이번엔 목을 겨눴다.
“알 거 없다.”
“이 개새…….”
강철규는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대로 목이 꿰뚫렸으니까.
[헌터 강철규를 죽였습니다.] [특성 약점 간파를 빼앗았습니다.] [장비 11개를 빼앗았습니다.] [마정석 2개를 빼앗았습니다.] [스킬북 1개를 빼앗았습니다.] [수집품 1개를 빼앗았습니다.]기꺼운 알림이 연달아 올라왔지만 인벤토리를 확인할 새가 없었다. 누가 오기 전에 빨리 자리를 떠야 했으니까.
‘그 전에…….’
민도준은 강철규의 가슴팍을 X자로 그었다.
‘이러면 내가 아니라 흑해 길드에서 암살한 줄 알겠지.’
현재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암암리에 헌터를 대상으로 강도 살인을 일삼는 길드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흑해 길드였다.
‘흑해 길드인 건 앞으로 2년 후에나 밝혀질 테고, 지금은 그저 연쇄살인범의 표식 정도로 생각하겠지.’
현재까지도 자행되고 있다고 봤을 때 흑해의 시그니처를 남긴다면 자신은 용의 선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 근처에서 소리가 났는데?”
그때 웅성거림과 함께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렸고.
“헉! 이, 이거 봐!”
“여, 여기 사람이……!”
“빨리 신고해!”
강철규의 시신을 발견한 목격자들이 다급히 신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뿐.
그들로선 곧바로 자리를 뜬 민도준을 찾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