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80)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81화(381/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109화
109. 대청소
곽민철을 등에 업은 최성민이 방을 나왔다.
대부분의 기억을 잃은 곽민철은 먹고 자고 싸는 것밖에 할 줄 모른다.
이렇게 등 뒤를 내줘도 공격당할 일은 없다.
‘곽민철의 저택으로 가야겠어.’
은신으로 몸을 가린 뒤 빠르게 숙소를 나섰다.
귀신 걸음이라는 특성 덕분에 이동 속도가 빨랐다.
금세 주차장까지 도달한 뒤 곽민철의 지문을 찍고 녀석의 차에 올라탔다.
곽민철의 저택이 어딘지는 알기에 가는데 문제는 없었다.
‘저택의 지하에 반역자들을 가두는 감옥이 있지.’
최성민은 그곳에 곽민철을 넣어놓을 작정이었다.
저택과의 거리는 멀지 않았기에 금세 도착했다.
곽민철을 업고 은신으로 몰래 지하실에 내려갔다.
방처럼 보이는 감옥이 수십 개가 있었다.
기억을 본 최성민은 곽민철이 이곳에서 무슨 짓을 벌였는지 안다.
‘명목상 반역자들을 가두는 곳이지만 실상은 키워온 부하들의 스탯을 흡수하는 곳이지.’
전에 송치현의 금고에서 입수한 영상도 이곳에서 찍혔던 거였다.
삐빅- 철컹- 끼이이익-
곽민철의 보안 카드를 대고 방문을 열었다.
빈방이 어딘지는 기억을 통해 알고 있었다.
‘이곳에서 쉬고 있어라, 곽민철. 그렇다고 굶기진 않을 테니.’
곽민철을 내버려 둔 뒤에 방을 나왔다.
철컥-!
특수 합금으로 이뤄진 문이다.
특성도, 장비도 없는 곽민철로선 순수한 스탯만으로 감옥을 탈출하기란 불가능할 거다.
‘뭐, 그럴 시도조차도 하지 않을 테지만.’
곽민철은 지금 말도 할 줄 모르는 아기나 다름없는 상태.
놈이 도망칠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최성민이 쭉 늘어진 방들을 둘러봤다.
빈방도 있었지만 직속 부하들을 가둬놓은 방도 있었다.
‘최근 기억에 의하면 이 방이었어.’
최성민은 방에 들어가기 전에 다시 한번 특성을 확인했다.
[특성 – 악마의 계약]-등급 : S
-설명 : 헌터를 죽일 시 스탯을 3% 흡수한다. 단, 장비나 아이템, 버프 및 특성 등으로 올린 스탯은 흡수에 포함하지 않는다.
‘헌터를 죽이고 스탯을 올리는 특성이라…….’
헌터를 죽여야 한다는 점에서 헌터 사냥꾼과 비슷한 특성이었다.
‘우성재의 특성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사기적인 특성이야.’
헌터를 죽이는 것만으로도 무한정 성장할 수 있으니 어찌 사기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다만 흡수하는 3%가 장비와 특성을 제외한 순수 스탯이라는 점이 문제야.’
헌터들에게 있어서 장비의 영향은 크다.
장비빨로 스탯을 두 배 이상 뻥튀기할 수도 있었으니.
‘당장 나만 봐도 그렇지. EX급 무기 좀 쥐었다고 전투력이 말도 안 되게 치솟았잖아?’
그렇기에 순수 스탯에서 3%를 흡수한다고 하면 그리 많다고 볼 수 없었다.
‘C급 이하의 헌터들은 죽여봤자 별 효과가 없겠군.’
C급 헌터의 순수 스탯이라 해봤자 스탯당 200을 넘지 못할 터.
한 명을 죽여봤자 도합 30도 얻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B급 이상의 헌터들을 키워서 효율을 높이려고 한 거겠지.’
만약 헌터들을 무한정으로 죽일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곽민철은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으리라.
‘그렇다고 우성재를 뛰어넘긴 힘들겠지만.’
특성을 확인했으니 테스트할 차례다.
최성민이 검은 가면을 썼다.
꿀렁꿀렁-
얼굴과 몸 전체가 변형되더니 곽민철의 모습이 되었다.
삐빅- 철컹- 끼이이익-
감옥의 문을 열자 안에 있던 헌터 셋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대, 대영웅님!”
처음보는 녀석들이지만 자신을 대영웅으로 보고 있다.
변신에 흠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
“저희를 왜 가두신 겁니까!”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이유?”
최성민의 양손에서 단검이 나타났다.
“네놈들 스탯을 먹기 위해 곽민철이 가둔 거지. 앞으론 내가 먹을 거지만.”
“예?”
스거어억-!
1초.
세 명의 목을 베는데 걸린 시간이었다.
[헌터 차진혁을 죽였습니다.] [헌터 오강우를 죽였습니다.]……………
………
[동화율 19.8%]헌터들을 죽이자 특성과 아이템이 들어왔다.
보통은 이걸로 끝이었겠지만.
[악마의 계약에 따라 스탯 3%를 흡수하였습니다.] [근력이 99 증가합니다.] [순발력이 45 증가합니다.] [체력이 27 증가합니다.] [마력이 9 증가합니다.]곽민철의 특성 덕분에 스탯까지도 올랐다.
‘세 명을 죽이고 총합 180의 스탯이 올랐다라…… 나쁘지 않군.’
이래서 곽민철이 살인을 끊지 못하고 직속 부하들을 늘려왔나 보다.
작물을 재배하듯 정성스레 물을 주면서 말이다.
‘난 그러지 않을 거야. 놈들을 키울 시간은 없어.’
인신매매에 가담하는 놈들을 키울 생각은 없다.
지금처럼 단칼에 처리할 생각이다.
‘이제 감옥엔 곽민철만 남아 있겠지.’
잠시 서서 곽민철이 갇혀 있는 방을 쳐다보던 최성민이 지상으로 올라왔다.
미뤄놨던 대청소를 하러 갈 시간이다.
* * *
“아, X벌, 심심해 죽겠네.”
“내 말이.”
“포커도 10시간 넘게 치다 보니 X나 재미없네.”
신경질적으로 카드를 내던진 작업자가 담배를 입에 물었다.
다른 작업자들도 불을 붙인 뒤 한탄하듯 연기를 내뱉었다.
“언제까지 여기서 시간만 죽이고 있어야 돼?”
“그야 대영웅님이 다시 작업하라고 명령할 때까지지.”
“그러니까 그게 언젠데?”
“나도 몰라.”
곽민철이 작업을 중단시킨 지 보름이나 됐다.
그동안 작업자들은 별장에서 따분한 일상만 보내고 있었다.
와이파이도 터지지 않는 곳이라 더욱 그랬다.
“카드 게임도 하루 이틀이지…… 아오, 지겨워.”
“뭐 재밌는 거 없냐?”
사람을 납치, 매매하는 자극적인 일만 해오던 그들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손가락만 빨고 있으려니 몸이 근질거리고 좀이 쑤실 수밖에.
“할만한 건 다 해봤잖아. 딱 하나 빼고.”
“그게 뭔데?”
“여자.”
그 한마디만으로도 알아들었는지 키득키득 웃음이 번졌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던 것이다.
“하아…… 그래. 여자를 품는 것만큼 재밌는 게 없지.”
“그렇다고 건들 수도 없고 원…….”
평소라면 지하실에 가둬놓은 여자들을 데려와 질펀하게 놀았을 테지만, 보름 동안 여자를 건든 사람은 없었다.
저번 시찰 때 곽민철에게 걸린 헌터의 최후를 들었기 때문이다.
“보름 동안 물건도 못 건들게 하다니…….”
“성욕 왕성한 나는 어쩌라는 건지…….”
“이건 지옥이야…….”
건들면 죽는다.
그 사실을 알기에 누구도 철창 안의 여자를 건들지 않았다.
행여라도 곽민철의 귀에 들어갔다간 인생 끝장이다.
하지만 어디에든 앞뒤 생각 안 하는 미친놈은 있기 마련이다.
“얘들아. 그냥 저지를까?”
“뭐?”
“까놓고 말해서 신고자만 없으면 되는 거 아냐? 우리가 서로 배신하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으음…… 그건 그래.”
“우리가 합심해서 입 싹 닫으면 누가 알겠어? 귀신은 물론 대영웅님도 모를걸?”
그동안 너무 참았기 때문일까?
누군가의 선동에 작업자들의 이성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다 물건들이 대영웅님께 고자질이라도 하면?”
“그럴 기회나 있을까? 물건들이야 시간 지나면 다른 곳에 팔릴 운명인데.”
“그래, 물건들이 고자질한다고 대영웅님이 믿기나 하겠어? 아니라고 딱 잡아떼면 그만이잖아.”
여론이 한쪽으로 몰렸다.
대다수가 여자에 굶주려 있다 보니 반대하는 이가 없었다.
“지하에 여자들 몇이나 있지?”
“열 명 정도 될걸?”
“우리랑 인원 딱 맞네.”
“전부 데려가자.”
“X발, 오늘 밤새도록 놀아보는 거야.”
작업자들은 전부 노예 출신이었기에 이처럼 쾌락을 즐길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 보니 유혹에 쉽게 휩쓸리는 경향이 있었다.
우르르 지하실로 내려간 작업자들이 철창의 문을 열었다.
철커덩-
그러자 갇혀 있던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시선을 던졌다.
“여자는 전부 밖으로 나와라!”
“남자 새끼는 가만히 있고!”
그 말에 움직이는 사람은 없었다.
어째서 나오라고 하는지 여자들도 아는 것이다.
한두 번 당해본 게 아니었으니까.
“X발, 말로 해선 안 듣는구만?”
“누가 궁뎅이 붙이고 있으래? 빨리 안 나와?”
“꺄아아악!”
작업자들이 머리채를 잡고 여자들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중간에 남자가 막아보려 했지만.
“어딜 끼어들어? 이 개새끼가!”
하루에 한 끼만 먹어서 힘도 없는 남자가 작업자들의 힘을 당해낼 순 없었다.
“빨리빨리 나와!”
열 명의 여자들이 작업자들의 손에 강제로 끌려 나왔다.
“흑, 흑흑…….”
“벌써부터 질질 짜면 어떡해?”
“이왕 이렇게 된 거 즐기라고.”
“즐기러 가자! 파티다!”
단체로 작정한 작업자들이 여자들을 끼고 침실로 향하는 순간.
저 앞에서 관리인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다, 다들 뭐 하는 짓입니까? 그만두세요!”
“아, 저놈이 있었지.”
“귀찮게 됐네.”
“이렇게 된 거 관리인도 포섭해야겠는데?”
소곤거리던 작업자들은 관리인이 가까이 오자 방긋 미소지었다.
“관리인님. 안녕하십니까?”
“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 대영웅님이 물건들은 건들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알죠. 근데 여기에 대영웅님은 안 계시잖아요.”
“맞아요. 누군가 배신만 하지 않으면 걸릴 일은 없다 이거죠.”
“하지만 대영웅님이 알기라도 하면…….”
“에이, 대영웅님이 어떻게 알겠어요? 물건에 흠집이 나는 것도 아닌데.”
“저희도 그동안 많이 참았다고요. 이해해 주세요.”
“이참에 관리인님도 같이 노시죠? 이쪽으로 오세요. 흐흐.”
작업자들의 유혹에 관리인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러다 대영웅님이 알게 되면 대참사가 벌어지리라.
‘에라, 모르겠다. 잠깐이면 괜찮겠지.’
관리인도 노예 출신이자 남자였다.
충동을 참지 못하는 건 작업자뿐만이 아니었다.
‘설마 대영웅님이 이 시간에 나타나겠어?’
그때였다.
“지금 뭐 하는 짓이지?”
제삼자의 목소리에 작업자들의 시선이 한곳에 모였다.
언제 왔는지 곽민철이 무서운 눈초리로 서 있었다.
“대, 대…….”
“대영웅…… 님.”
실실 쪼개던 작업자들의 얼굴이 돌처럼 굳어버렸다.
관리인의 얼굴은 사색이 됐다.
“누가 물건들을 건드려도 된다고 했지?”
“아, 아아, 그, 그게 아니라…….”
“물건들은 갖다 놓고 다시 모여라. 집합이다.”
“예에…….”
잠시 후 여자들을 철창에 가둔 열 명의 작업자들이 한곳에 모였다.
관리인까지 열한 명이었다.
그들의 머릿속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X됐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곽민철에게 걸렸다.
물건을 건들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던 그에게 말이다.
‘내가 미쳤지…….’
작업자들은 모두 후회스러운 표정이었다.
한순간의 쾌락을 탐하려다 저승길 가게 생겼다.
“내가 전에 분명히 말했지. 물건은 건드리지 말라고.”
“…….”
“그런데 네놈들은 내 명을 어기고 물건을 취하려 했다.”
“자, 잘못했습니다. 대영웅님.”
“저희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몇몇 작업자들을 시작으로 나머지 또한 득달같이 호소하기 시작했다.
“기회만 주신다면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대영웅님.”
무릎을 꿇고 손이 안 보이도록 빌었다.
이마가 바닥에 닿도록 머리를 조아리기도 했다.
그러나 곽민철, 아니. 최성민의 목소리는 냉담하기 그지없었다.
“닥쳐라!”
“…….”
“사실 물건을 건들지 않았더라도 너희는 내 손에 죽었다.”
“예? 그, 그게 무슨?”
최성민의 몸이 한 바퀴 회전했다.
촤촤촤촤촥-!
칼날 십여 개가 작업자들의 미간에 꽂혔다.
털썩- 털썩- 털썩-!
눈물로 호소하던 작업자들이 수수깡처럼 우수수 쓰러졌다.
칼날 뿌리기 스킬로 열 명을 1초만에 죽였다.
“아아…….”
관리인이 그 모습을 보며 벌벌 떨었다.
푹-!
단검 투척으로 주저 없이 놈의 이마를 뚫었다.
순식간에 열한 구의 시체가 생겼다.
“스탯도 주지 않는 쓰레기들.”
물론 스탯을 준다고 없던 자비가 생기는 건 아니다.
“오늘부로 너희 인신매매단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거다.”
검은 가면을 쓴 최성민이 지하실로 가 철창문을 열었다.
사람들을 풀어준 뒤 곧바로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인신매매단 다섯 팀이 괴멸하는 건 시간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