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84)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85화(385/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113화
113. 입단식
“네? 누구요?”
“희망의 날개라는 동맹 조직의 단장 말이에요.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죠?”
최성민의 물음에 도은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일주일 뒤에 있을 작전 회의 때 보기로 한 거 같은데…… 갑자기 그분은 왜요?”
“웨스트랜드에서 왔다고 하니까 궁금해서요. 제가 다른 대륙에 관심이 많거든요.”
“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도은정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생각을 읽어보니 최성민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다.
‘내가 전에 던전에서 구해준 것 때문에 그런가?’
최성민이 판단하기로 도은정은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아군이었다.
그러다 보니 왠지 도은정이라면 믿어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 읽기 특성이 이래서 좋아. 피아를 식별하기가 쉬워.’
다른 사람의 진심을 들을 수 있으니 아군인지 적인지 판단하기가 쉬웠다.
“그 희망의 날개 단장님 성함은 어떻게 되세요? 전투력 좀 검색해 보려고요.”
“뭐였더라? 아! 멜빈 에르난데스예요.”
‘멜빈 에르난데스? 크리스토퍼 깁슨이 아니고?’
당황할 뻔한 최성민이 랭킹을 검색해 봤다.
199위 – 멜빈 에르난데스 (만 39세) – 전투력 1,220,933 (S급)
‘고작 120만이야. 300만이 넘는 크리스토퍼와는 전투력도 이름도 달라.’
하지만 최성민은 어찌 된 일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가명을 쓰고 있군.’
아무리 크리스토퍼가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대영웅이라지만 그렇다고 이름까지 알려지지 않은 건 아니다.
‘검색하면 들통날 테니 당연히 가명을 썼겠지.’
아마 멜빈 에르난데스라는 이름은 크리스토퍼의 부하일 확률이 높았다.
“그런데 성민 씨. 저번 달 전투력 25만 아니었어요? 어떻게 한 달 만에 1,000만이나 되는 전투력을…….”
“영업 비밀이라서요.”
웃으며 말하는 최성민의 모습에 도은정은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어떻게 급성장했는지는 몰라도 혁명에 들어와 힘을 보탠다지 않는가?
‘그거면 됐어.’
그녀에게 다른 건 중요치 않았다.
“다시 한번 고마워요. 저희 조직에 힘을 빌려주셔서.”
“아직 도와준 것도 없는데 고맙다는 말은 이르지 않나 싶습니다만.”
“그래도 고마운 건 고마운걸요. 성민 씨가 조직에 들어온다는 것만으로도 단원들의 사기가 올라갈 거예요.”
싱긋 웃던 도은정이 아, 소리를 내며 핸드폰을 꺼냈다.
“실례지만 지금 단장님께 보고해도 될까요? 이 기쁜 소식을 빨리 공유하고 싶어서요.”
“네. 그러세요.”
톡톡 핸드폰을 터치하며 문자를 나누던 도은정이 이내 고개를 들었다.
“단장님께서 언제 입단하실 예정이냐고 묻는데요?”
“언제든 가능합니다. 빠를수록 좋죠.”
최성민도 혁명의 조직원들을 하루빨리 만나보고 싶었다.
‘특히 크리스토퍼를 말이지.’
문자를 하던 도은정이 말했다.
“지금이라도 괜찮으세요? 원한다면 간단한 입단식과 함께 단원들을 소개해 주신대요.”
“그러죠. 지금 입단하겠다고 해주세요.”
최성민은 기대가 됐다.
크리스토퍼의 목을 꺾을 그 날이.
* * *
또 한 번의 긴급 소집에 박희준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긴급 소집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모이라는 거야?’
살짝 불만마저 있었던 박희준이 집결지에 도착했다.
그러곤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간부만 부른 게 아닌지 예상외로 많은 인원이 모여 있던 것이다.
하지만 정말 놀랄 수밖에 없는 일은 따로 있었다.
“오빠 왔어?”
병상에 있어야 할 그의 여동생 박진희가 웃으며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 진희? 말도 없이 여긴 왜 나온 거야?”
“일반인이긴 하지만 나도 나름 혁명 단원이잖아. 긴급 소집인데 나와야지.”
“그게 아니라 이렇게 나와도 돼? 치료받고 있었잖아.”
박진희는 그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신매매단에 잡혀가 모진 일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괜찮아. 의사 선생님 덕분에 많이 나아졌어.”
박진희가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오빠인 박희준으로선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도 집에서 몸 좀 추스르지 뭐하러 여길…….”
“됐어. 의사 선생님도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지니 가끔 이렇게 활동하는 것도 좋다고 하셨어.”
“하…… 그래도 그렇지…….”
“걱정하지 마. 오빠 옆에 딱 붙어 있을 테니까. 히힛.”
박진희가 팔짱을 꼈지만, 박희준은 여전히 걱정이 가시지 않은 눈빛이었다.
“사람 많이 모였다, 그치?”
“그러게? 거의 다 불렀나 본데?”
얼추 60명 정도가 모인 걸 보면 전원을 소집한 모양이었다.
“어? 강민찬 대장님이다. 대장님!”
박진희가 손을 흔들자 강민찬이 놀란 눈으로 이쪽으로 걸어왔다.
“진희? 넌 여기 왜 나왔어?”
“긴급 소집이잖아요. 헤헷.”
“이 녀석아. 집에서 쉬고 있으라고 했더니 왜 말을 안 들어?”
“안녕하세요, 대장님.”
박희준의 인사에 강민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희준이 왔냐?”
“어제도 긴급 소집하더니 오늘은 또 무슨 일이래요?”
“아직 못 들었나 보구나? 오늘 신입 한 명이 들어오기로 해서 단원들한테 소개할 겸 부른 거다.”
“신입이요?”
박희준으로선 이해가 안 됐다.
신입 한 명 환영하자고 이렇게 전원이 모인 적은 처음이었다.
“고작 신입 하나 들어온다고 전부 모일 것까진…….”
“신입이라고 무시하지 마라. 그냥이 아니라 핵탄두급 신입이니까.”
그 말에 박희준은 어제의 회의를 기억해냈다.
“서, 설마? 그 사람을 영입한 거예요? 은정이가?”
“녀석이 기어코 해냈지 뭐냐. 하하!”
자신의 딸이 성과를 낸 것같이 강민찬이 뿌듯해하던 그때.
도은정이 누군가와 함께 나타났다.
이 자리의 주인공이자 핵탄두급 신입인 최성민이었다.
“왔구만. 왔어.”
최성민의 얼굴을 기억하는 강민찬이 단장을 부르기 위해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게 단장 역시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오셨군요. 은정 씨.”
“안녕하세요, 단장님.”
“혹시 옆에 계신 분이……?”
단장의 시선에 최성민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최성민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혁명의 단장, 류종익이라고 합니다.”
최성민의 손을 맞잡은 류종익은 한눈에 알아봤다.
‘포식자의 눈빛이다. 나 따위는 상대도 안 돼.’
조직의 수장과 마주하면 조금이라도 긴장하거나 기죽을 법한데 그런 기색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주변을 둘러보며 능숙하게 말을 걸어왔다.
“단원들은 전부 모인 겁니까?”
“그렇습니다. 최성민 헌터님을 환영하기 위해 급하게 소집했습니다.”
“총원은 62명인가 보군요.”
‘그새 다 파악했나?’
갓 들어온 신입이라 생각지 않을 만큼 행동거지며 말투며 노련하고 침착했다.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들어가서 얘기하시죠.”
“예.”
류종익이 앞장서며 생각했다.
‘느낌일 뿐이지만 말투에 노련함이 묻어 있다. 만 20세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야.’
물론 가장 믿기지 않는 건 1,000만이나 되는 전투력이었지만 말이다.
“따라오시죠, 최성민 님. 그리고 강민찬 대장님.”
“예.”
“어제 회의에 참석한 분들도 불러주십시오. 최성민 헌터님께 소개해드려야 하니.”
“알겠습니다.”
강민찬이 사람들을 부르러 뛰어간 사이, 최성민과 류종익이 회의실로 들어갔다.
“여기 앉으시죠.”
“예.”
뒤이어 열두 명의 사람들이 들어오더니 빈자리를 채웠다.
류종익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개했다.
“소개하겠습니다. 이분은 어제 모시기로 했던, 최성민 헌터님이십니다.”
“안녕하십니까. 혁명에 새로 들어온 S급 헌터 최성민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최성민이 일어나 간단히 소개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환영의 의미였다.
류종익이 이번엔 단원들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은 저희 조직의 핵심 멤버입니다. 전원이 헌터입니다만 전투력보다는 가장 믿을 수 있고 경력이 많은 분들로 구성되어 있죠. 한분 한분 소개해 드리자면…….”
류종익이 차례로 단원들을 소개했다.
자신의 차례가 올 때마다 단원들이 최성민과 눈인사를 주고받았다.
“이분은 남일우 헌터님. A급 헌터로 저희 길드에서 두 번째로 강하신 분이죠.”
“반갑습니다. 남일우입니다. 전투력 45만으로 조직에서 이인자 자리에 있었는데…… 이제 세 번째가 되겠군요.”
말하는 걸 보면 안 좋은 감정이 남아 있을 법했지만, 남일우의 생각을 읽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최성민을 공경하면서 두려워하고 있었다.
“이분은 강민찬 대장님. 저희 조직의 행동대장으로 전투력 30만의 A급 헌터이십니다.”
“최성민 헌터님? 반갑습니다. 저희 구면이죠?”
“예. 은정 씨 아버지.”
“하하…… 딸 같은 아이이긴 하지만 아버지는 아닙니다. 은정이가 다 말했다고 하던데…….”
“예.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전에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본의 아니게 아버지라고 속인 점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리겠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깔끔하게 지난 감정을 털어버리는 두 사람을 보며 류종익이 웃었다.
“역시…… 최성민 헌터님은 실력만큼이나 대인배시군요.”
“대인배는요, 무슨.”
“실력에 인성에 겸손까지 갖추시다니…… 이러다 제 자리도 위태로운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농담도 참. 저는 조직을 이끌만한 위인이 못 됩니다. 그런 자리는 단장님 같은 적임자가 하셔야지요.”
“하하, 관심이 없으시다니 마음이 놓이네요.”
류종익과 최성민이 주거니 받거니 대화하자 지켜보던 단원들이 입을 벌렸다.
다름 아니라 류종익이 보인 모습이 생소했기 때문이다.
‘농담이라곤 일절 하지 않던 단장님이 저런 모습을 보이다니…….’
‘최성민 헌터를 보란 듯이 띄워주고 계시잖아?’
‘어지간히 놓치고 싶지 않은 모양이야…….’
과연 전투력 1,000만이라 그런지 단장의 대우가 달랐다.
“도은정 헌터님은 아시니까 소개는 건너뛰겠습니다. 괜찮죠?”
“네.”
“그럼 계속해서 소개하겠습니다. 이쪽은 박희준 헌터님입니다. 저희 조직의 B급 헌터들을 통솔하시는 분이죠.”
“안녕하세요, 박희준 헌터입니다. 혁명에 들어온 지는 2년 됐고 전투력은 25만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빠릿빠릿하게 서서 인사한 박희준이었지만 최성민은 묵묵부답이었다.
‘내가 뭐 실수했나?’
박희준이 의아해했지만, 그는 몰랐다.
최성민의 표정이 굳어진 이유를.
‘저 새끼…….’
다름이 아니라 아는 얼굴이었다.
‘인신매매단 이용하던 놈이잖아?’
한새봄의 기억 속에서 본, 성매매하던 고객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