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88)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89화(389/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117화
117. 웨스트랜드 대책 회의
웨스트랜드의 화이트하우스에는 네 명의 거물들이 모여 있었다.
멜리사 라모스, 크리스토퍼 깁슨, 프랭크 라슨, 피터 필즈까지.
모두 웨스트랜드를 지배하는 대영웅들이었다.
그들이 모인 이유는 하나였다.
“그러니까 이스트랜드의 대영웅이 죽었다는 거 아냐?”
8 영웅이 6 영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죽었어.”
“대체 어찌 된 거래요? 이스트랜드의 지배자가 누구죠?”
“곽민철이라고 하는 노란 원숭이야. 전투력 180만밖에 안 되는 버러지지.”
“그 버러지한테 연락해 봤어요? 다른 버러지들은 왜 죽은 거래요?”
“몰라. 전화해도 받질 않아서 말이지.”
“X신 같은 이스트랜드 새끼들. 땅 관리하라고 넘겨줬더니 사고나 치고 말이야.”
“보나 마나 한 명이 독식하겠다고 셋이서 다투다가 나머지 둘을 죽인 거겠지.”
“한심한 놈들이네요. 좁은 땅덩어리 하나 가지겠다고 그 지랄들이라니.”
“자자, 다들 억측은 그만. 아직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잖아?”
피터의 말에 이스트랜드를 흉보던 멜리사와 프랭크가 입을 다물었다.
웨스트랜드에 딱히 리더가 있는 건 아니지만 넷 중에서 정한다면 아무래도 전투력이 가장 높은 피터였다.
“우선 우성재 님이랑 같이 어떡할지 논의 좀 해보자고.”
“알겠어요.”
“우성재 님은 언제 오신답니까?”
“곧 오실 거야. 아, 이제 오셨네.”
피터가 버튼을 조작하자 빔프로젝터에 우성재의 얼굴이 떠올랐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우성재 님.”
화면에 떠오른 우성재를 향해 대영웅들이 머리를 깊숙이 숙였다.
동양인이라고 흉보던 멜리사와 프랭크도 우성재 앞에선 감히 입을 놀리지 못했다.
랭킹 1위이자 전투력 1,000만의 위엄이었다.
-다들 잘 있었습니까?
“물론입니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우성재 님도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저야 무탈하죠. 대륙의 중심인 제가 무너져야 쓰겠습니까?
중립국 소속이었지만 우성재는 자신을 대륙의 중심이라 칭했다.
사실 세상의 균형을 맞추고 조율하는 사람은 우성재뿐이었으니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오늘의 안건은 모두 알고 계시겠죠?
“그렇습니다.”
-8 영웅 중 두 명이 죽었습니다. 그것도 이스트랜드에서 말이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갔기를…….”
조금 전까지 흉보던 사람은 온데간데없고 모두 우성재의 비위를 맞추기에 바빴다.
-어찌 된 일인지 이유는 알아보셨습니까?
“그게…… 통 연락이 안 돼서 알 길이 없습니다.”
-흐음…… 크리스토퍼.
“예에!”
-당신이 곽민철과 친하다고 알고 있는데, 연락이 안 됩니까?
“아…… 제가 연락해도 받질 않아서…….”
-혹시 이스트랜드의 반란군이 협회를 장악한 건 아닙니까? 최근 그쪽 조직과 접촉했다고 하셨으니 아시겠지요?
“아, 그건 절대 아닙니다. 저번에 동맹 계약 체결할 때 만났었는데 아직 그런 계획은 없는 듯했습니다. 그럴 만한 전력도 없고요.”
-그렇다면 정말 연락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거나 일부러 안 받거나, 둘 중 하나겠네요.
“제 생각엔 곽민철이라는 놈이 나머지 둘을 죽여버린 게 아닐까요?”
“맞습니다. 그래서 저희 연락도 일부러 피하는 거고요.”
프랭크와 멜리사가 곽민철의 반란을 주장했지만 우성재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본 곽민철은 그럴 위인이 아닙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제가 개입할 걸 알면서도 그런 멍청한 짓거릴 하진 않겠지요.
“하하, 듣고 보니 그러네요.”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두 사람이 즉시 주장을 굽혔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겼는지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멜리사.
“네에?”
-당신에게 이스트랜드의 감찰을 맡기겠습니다. 가서 곽민철을 만나보세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서 저에게 개인적으로 보고하시고요.
“부, 분부 받들겠습니다!”
-그곳에서 곽민철과는 친하게 지내는 게 좋을 겁니다. 앞으로 둘이서 이스트랜드를 이끌어야 할 테니까요.
“그, 그 말씀은……?”
-당신더러 이스트랜드를 맡으라고 명하는 겁니다. 곽민철 혼자서 관리하게 둘 순 없지 않습니까?
“이, 이스트랜드를요?”
순간 멜리사의 두뇌가 맹렬하게 회전했다.
지금처럼 웨스트랜드의 지분을 넷이서 나눠 먹는 게 좋을지.
아니면 이스트랜드를 둘이서 나눠 먹는 게 좋을지.
선택지는 없었지만 어느 쪽이 더 이득일지 저울을 재봤다.
‘웨스트랜드에서 말단 취급을 받을 바엔 차라리……!’
이스트랜드의 땅덩어리가 좁긴 하지만 둘이서 나눈다면 지금보다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다.
여기처럼 말단 취급을 받지 않아도 되고 말이다.
판단이 선 즉시 멜리사가 머리를 숙였다.
“마, 맡겨주신다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요. 둘이서 이스트랜드를 잘 이끌어주세요.
갑작스럽게 멜리사가 떠나게 됐지만 다른 대영웅들의 표정에 불만은 없었다.
그들로선 오히려 환영이었다.
자신들의 몫이 늘어났으니 말이다.
“멜리사, 축하한다!”
“이제 앞으로 이스트랜드의 여왕으로 불리겠구나!”
“거기가 땅덩어리는 좁지만 살 만한 곳이야. 막상 가보면 너도 마음에 들어 할 거야.”
마음에도 없는 말들이 오가며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우성재가 좋아하는 게 뭔지 다들 아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화목한 모습에 우성재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가족 같고 보기 좋네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대영웅끼리는 우애가 든든해야죠.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그럼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끝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우성재 님.”
“수고하셨습니다.”
화면에서 우성재가 사라지고 나서야, 웨스트랜드 대영웅들이 가면을 벗어던졌다.
“좋겠네, 멜리사. 드디어 말단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흥, 좋은 건 제가 아니라 여러분이겠죠. 셋이서 파이를 나눠 먹을 수 있으니 좀 좋아요?”
“우리만 좋아? 너도 여기서 말단 취급받는 것보단 촌구석에서 왕 노릇을 하는 게 훨씬 나을 텐데?”
“촌구석으로 간다고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마력의 핵의 지분을 넘길 생각은 없으니까.”
“고양이한테 생선을 달라고 할까 봐? 바라지도 않았다고.”
“자자, 그만들 싸우자고. 서로가 윈윈인 상황인데 뭐 그렇게 날을 세우나?”
피터의 말에 멜리사와 다른 대영웅들이 입을 다물었다.
대영웅들 사이를 중재하는 건 언제나 피터였다.
“그나저나 의외네요. 우성재 님이 이렇게 회의를 끝내다니.”
“그러게. 나도 이번에 그 사람 언급을 할 줄 알았는데 말이야.”
“그 사람? 누구?”
“있잖아. 이번에 단숨에 2위로 치고 올라온 괴물.”
“아…… 최성민이라는 이스트랜드인?”
랭킹창을 확인하는 건 비단 이스트랜드뿐만이 아니었다.
웨스트랜드의 헌터들도 전투력 갱신 날이 되면 득달같이 랭킹창을 열어본다.
“전투력이 1,000만이라니……. 갑자기 어디서 그런 괴물이 튀어나온 건지…….”
“우성재 님하고는 고작 2만밖에 차이가 안 나. 이 정도면 둘의 실력 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해.”
“갑자기 나타난 핵탄두급 헌터라……. 대영웅 둘이 죽은 것보다 이쪽이 더 심각한 거 같은데?”
“우성재 님은 모르는 거 아닐까? 회의 때 언급하지 않으신 걸 보면…….”
“모르실 리가 있나. 웬 듣보잡 헌터가 턱밑까지 추격해 왔는데.”
“이름을 보니 이스트랜드인 같던데…… 멜리사. 이번에 곽민철을 만나면 한번 물어봐봐. 최성민이란 헌터에 대해서.”
“알겠어요. 여러분뿐만 아니라 저 역시 궁금하니까요.”
“그리고 크리스토퍼. 이스트랜드 반란군을 치려거든 빨리 계획을 실행해. 꾸물거려서 좋을 건 없잖아?”
“알았어. 안 그래도 일주일 뒤에 만나기로 했다고.”
“이참에 크리스토퍼랑 멜리사가 손잡고 이스트랜드 가면 되겠네.”
“그래, 멜리사. 나랑 같이…….”
“됐네요. 그쪽의 엉큼한 속셈을 내가 모를 줄 알아요? 하여간 남자들이란…….”
“그럼 넌 언제 내려갈 건데?”
멜리사가 뭘 그런 걸 물어보냐는 듯 즉답했다.
“지금 가야죠.”
* * *
칠흑의 성을 공략하고 나온 최성민이 상태창을 열었다.
-이름 : 최성민 (만 20세)
-등급 : S
-전투력 : 12,028,103
-세계 랭킹 : 2위
-근력 : 3, 체력 : 12,961
-순발력 : 75,228, 마력 : 962
-특성 : 해석(F), 헌터 사냥꾼(EX), 은신 감지(C), 대거 마스터리(B), 암살자(S), 카운터(A), 선수필승(B), 군생본능(A), 전투 감각(A), 룬 친화력(A), 예리한 칼날(A), 품위유지(A), 미약한 재주(D), 맹공(S), 빠른 걸음(C), 중급 저항(C), 초월(A), 강인한 힘(S), 요인 암살(S), 생각 읽기(S), 넘치는 힘(S), 성장하는 순발력(S), 상급 순발력 강화(A), 위압(A), 분별하는 눈(A), 최상급 은신술(S), 최상급 은신술(S), 불균형한 힘(S), 기억 삭제(S), 정밀함(B), 재생력(C), 강인한 체력(D), 불굴의 의지(B), 단련된 신체(D), 근소한 힘(C), 하급 마법 컨트롤(D), 하급 저항(F), 이도류(S), 하급 마법 저항력(C), 둔기 마스터리(C), 미약한 인내심(C), 귀신 걸음(S), 불멸의 신체(S), 악마의 계약(S), 영혼 추적(S), 귀환 본능(S) 외 144개.
-스킬 : 절단(S), 단검 투척(S), 질주(S), 목 긋기(S), 그림자밟기(S), 은신(S), 독약 제조(S), 독 바르기(S), 비정한 마음(S), 칼날 뿌리기(S)
‘던전 하나 공략했더니 전투력이 또 100만이 올랐군.’
이제 최성민의 전투력은 1,200만.
아직 갱신은 안 됐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이 세계의 최강자라 봐도 무방했다.
‘우성재 그놈도 이제 별거 아니야.’
보다시피 순발력에 몰빵하면 스탯이 7만을 넘어간다.
‘우성재의 스탯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높아도 7만을 넘진 못하겠지.’
한가지 스탯이 7만을 넘기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최성민은 그 쉽지 않은 일을 전생에서도 해냈지만.
‘마검사일 적엔 스탯들이 대부분 10만을 넘어갔지. 전투력도 5,000만이나 찍었고.’
지금은 그 시절보다 강하다고 볼 수 없지만 다른 건 몰라도 특성만큼은 훨씬 더 많았다.
‘전에는 많아 봐야 특성이 130개였는데 지금은 190개나 된다.’
그만큼 많이 죽였다는 뜻이지만 쓰레기들을 처리한 거라 마음의 짐은 없었다.
‘전투력도 계속해서 오르는 걸로 보아 잠재 전투력은 2,000만 이상일지도.’
전투력을 온전히 갱신하기 위해선 드래곤의 둥지 같은 강력한 던전을 돌아야 한다.
칠흑의 성 같은 허접한 곳이 아니라.
‘하지만 드래곤의 둥지를 공략하려면 최소 사흘의 시간이 필요해.’
시간이야 부족하진 않다.
협회장으로서의 업무가 있다곤 하지만 그런 거야 미뤄두면 그만.
애당초 곽민철도 열심히 일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맨날 여자들을 양쪽에 끼고서 놀면 놀았지.
‘다음 주에 작전 회의가 있다고 했어. 그때 크리스토퍼도 온다고 했고.’
그때까지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드래곤의 둥지에 한 번은 들어갈 수 있겠군.’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쯤에 들어가기로 마음먹고 리무진에 올라탔다.
“어디로 모실까요? 협회장님.”
“일단 협회로 가.”
곽민철의 모습으로 시트에 몸을 기댄 최성민은 마음이 편했다.
‘이대로 곽민철의 행세를 하면서 대영웅들을 죽인다.’
현재 가장 먼저 죽일 놈은 크리스토퍼.
그다음은 차근차근 찾아내서 암살하면 그만이다.
‘우성재는 가장 마지막에 죽인다.’
전투력도 전투력이지만 우성재는 특성상 피해야 할 대상 1순위였다.
따라서 죽이려거든 가장 늦게 죽여야 한다.
‘걱정할 거 없어.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으니.’
S급 던전도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고 안전 가옥으로 가족들의 안전도 확보해 놨다.
혁명에도 들어가 조만간 크리스토퍼를 죽일 계획이다.
모든 것이 자신의 통제하에 있었다.
변수란 없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협회에 멜리사가 찾아오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