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3)
특성흡수 헌터사냥꾼-3화(3/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3화
3. 첫 던전
던전은 괴수들의 둥지다.
일정 시간 방치할 경우 던전 브레이크가 생기며 괴수들이 튀어나온다.
이를 막기 위해 국가에서는 헌터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세금을 감면해 주던가 던전을 매칭시켜 주던가 하는 일 등이다.
“여기입니다.”
북한산 국립공원 입구.
그곳에 던전이 있었다.
민도준이 찾던 임자 없는 던전이.
“F급 중에 비어 있는 던전은 이곳이 가장 가깝습니다.”
박동윤의 말에 민도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박동윤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헌터님.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이제 고작 1레벨인데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닙니까? 아실지 모르겠지만 여긴 5인 던전입니다.”
5인 던전을 혼자 깨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 박동윤이 거듭 만류했다.
민도준이 걱정돼서 그런 것도 있지만 한편으론 사고가 날 경우 담당자인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봐 그런 것도 있었다.
민도준도 그런 박동윤의 입장을 모르지 않았다.
“걱정 마세요. 무슨 일이 생기든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담당자님께 피해가 가진 않을 겁니다.”
“아니, 그래도…….”
민도준은 더는 듣지 않겠다는 듯 차에서 내렸다.
곧장 던전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가 이렇게 자신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특성 – 복수]-등급 : S
-설명 : 복수해야 할 대상을 상대로 대미지가 2배 증가한다.
-현재 적용 대상 : 괴수, 신경민 외 14인.
‘이거 하나만 있어도 엄청나게 유리하다.’
회귀 전에도 이 특성 하나로 엄청나게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대미지가 2배로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엄청난 특전이었다.
여기에 랭킹 1위의 경험까지 더해지면 5인 던전을 혼자 공략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나저나 헌터 사냥꾼이라니…….’
내색은 안 했지만 민도준은 지금 심경이 복잡했다.
회귀 전에는 없던 특성이 생긴 탓이다.
‘운명의 데스티니 같은 말장난도 아니고…….’
어이가 없었지만 어쨌거나 잘된 일이었다.
복수하기에는 최적의 특성이 아닐 수 없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던전의 입구를 지키고 있던 군인들이 민도준을 막아서자 박동윤이 나섰다.
“일산 헌터 관리부 1팀 박동윤 대리입니다. 사전에 연락드렸습니다만.”
“아, 센터에서 오셨군요? 언제 입장하실 계획입니까?”
“지금 들어가려고 합니다.”
군인이 의아한 듯 주위를 둘러봤다.
“인원이 다 안 모인 것 같은데요?”
“저 혼자 들어갈 겁니다.”
민도준의 말에 군인이 쳐다봤다.
“헌터이십니까?”
“네.”
“실례지만 레벨이?”
“1입니다.”
순간 군인의 얼굴이 굳어졌다.
“장난하시면 안 됩니다.”
“장난이라니요?”
“1렙 혼자서 어떻게 5인 던전을 들어가겠다는 겁니까?”
“들어가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요?”
“하……!”
너무도 당당한 모습에 군인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군인이 박동윤을 쳐다봤다.
“이거 사전에 협의된 사항입니까?”
“아, 네…….”
“말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워낙 고집이 세셔서…….”
자신도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는 듯 박동윤이 고개를 저었다.
“어쨌든 협의하에 들어간다는 거지요? 무슨 일 있어도 저는 책임 안 집니다?”
“물론이지요.”
군인이 철조망을 열었다.
민도준이 당당하게 던전 앞으로 걸어갔다.
[북한산 뿔토끼 던전]-난이도 : F
-인원 제한 : 5명
-입장 제한 : 레벨 1 이상
-공략 목표 : 뿔토끼 100마리 섬멸
-실패 페널티 : 랜덤으로 스탯 1 감소
-제한 시간 : 4시간
-던전 브레이크까지 남은 시간 : 85시간 59분 31초
대부분의 헌터들은 최대 다섯 명이 들어갈 수 있는 던전을 혼자 들어가지 않는다.
공략에 실패할 경우 페널티를 받게 되니까.
최대한 인원을 채워서 쉽고 안전하게 공략하려고 하지 민도준처럼 위험을 감수하진 않는다.
“하실 수 있겠습니까?”
박동윤이 몇 번이고 걱정하는 게 이런 이유다.
제한 시간 내로 혼자서 뿔토끼 100마리를 잡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네. 걱정 마십시오.”
“어휴…… 걱정이 안 될 수가 있나요? 굳이 위험을 자초하시겠다는데.”
한숨을 쉬면서도 박동윤은 더는 말릴 생각이 없었다.
설득해 봤자 시간 낭비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장비들은 전부 지급 받으셨지요?”
“네.”
투구, 갑옷, 신발, 장갑 등.
민도준은 센터에서 기본적으로 지급해 주는 초보자용 장비들을 입고 있었다.
괴수에 대한 피해를 어느 정도 막아주는 헌터의 기본적인 아이템들이다.
그래 봤자 일반 옷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지만.
“그럼 조심하시고 위험하다 생각되면 무조건 도망치세요. 제한 시간이 지나면 빠져나올 수 있으니까요. 페널티는 생각지 마시고요. 아시겠죠?”
“네.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민도준이 던전 안으로 성큼 들어갔다.
이차원의 세계로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박동윤이 고개를 저었다.
‘저 자신감도 들어갈 때뿐이지.’
박동윤은 그가 뭘 몰라서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가끔 있었다.
레이드니, 공격대니, 인터넷에 떠도는 상위 정보에 눈이 높아져 저렙 괴수들을 우습게 보는 얼간이가.
실제로 보면 무서워서 발도 떨어지지 않을 텐데 말이다.
‘살아서 돌아오기만 하세요.’
박동윤은 민도준이 네 시간을 넘기고 공략에 실패하리라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 * *
던전에 들어간 민도준을 반긴 것은 어느 광활한 숲이었다.
얼핏 보면 흔한 숲 같지만 자세히 보면 나무나 식물들이 지구에 없는 것들이었다.
이곳은 어디까지나 다른 차원이었으니까.
‘초심자 던전에 들어온 건 오랜만이군.’
랭킹 1위였던 민도준으로선 거의 10년 만이었다.
저렙 때나 들어왔었지 고렙이 돼서는 레이드를 뛰느라 바빴으니까.
‘어쨌거나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민도준이 인벤토리에서 나무 몽둥이를 꺼냈다.
‘늦지 않게 공략해야 히든 업적을 획득할 수 있을 테니까.’
그가 혼자 들어가겠다고 고집부린 데엔 다 이유가 있었다.
히든 업적.
생애 첫 던전을 1인으로 진행했을 때만 받을 수 있는 업적을 따내기 위함이었다.
바스락-
수풀을 지나며 움직이던 민도준은 몇 걸음 지나지 않아 목표물을 발견했다.
뿔토끼였다.
이마에 뿔이 달린 토끼의 모습.
하지만 귀여운 외모와 달리 덩치는 멧돼지에 버금가는 크기였다.
끼유웅-
괴상한 소리를 내던 뿔토끼가 민도준을 발견하곤 껑충거리며 뛰어왔다.
그 속도가 빠르진 않았지만 덩치 때문인지 꽤나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끼유우웅!
다가온 뿔토끼가 머리를 들이밀었다.
이마에 달린 뿔로 찍어버릴 요량.
하지만 쉽게 당할 민도준이 아니다.
[복수 특성 효과로 대미지가 2배 증가합니다.]휙-
가볍게 피하고.
퍽-
몽둥이로 뿔토끼의 턱을 세게 올려쳤다.
꾸어엉-
몽둥이질 한 방에 뿔토끼가 맥없이 쓰러졌다.
마무리로 두개골을 두 번 더 후려치자 숨이 끊기며 연기처럼 사라졌다.
[경험치 +10]단 세 방.
대미지가 2배가 되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약점인 턱을 공략했기 때문에 쉽게 죽일 수 있었다.
‘멋모를 때는 몸통만 열심히 때리는 바람에 한세월 걸렸었지.’
거대한 몸집처럼 뿔토끼는 꽤나 단단한 방어력을 지니고 있다.
몸이 온통 근육질이었으니 말할 것도 없었다.
초심자들이 뿔토끼를 상대로 고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약점을 알면 무엇보다 공략하기 쉬운 게 뿔토끼였다.
뀨우웅-
뿔토끼 두 마리가 민도준을 발견하고 뛰어왔다.
퍽-
퍼억-
[경험치 +10] [경험치 +10]약점을 아는 이상 뿔토끼 따위는 민도준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무난하게 사냥하던 민도준이 숲속에 모여 있던 뿔토끼 무리를 발견했다.
뀨우우웅?
뿔토끼들이 일제히 민도준을 발견하곤 껑충껑충 뛰어왔다.
대략 열 마리가 넘는 뿔토끼가 뛰어오는 모습이 무서울 법도 했건만 민도준은 오히려 반갑다는 듯 무리를 향해 뛰어들었다.
퍽!
퍼억!
뿔토끼들이 우수수 연기로 화했다.
느릿한 그들로선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민도준을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깔끔하게 모두 해치우자 기꺼운 알림이 나타났다.
[F급 마정석을 획득하였습니다.]‘몇 마리 잡지도 않았는데 마정석이 나오다니…….’
운이 좋은 편이었다.
F급 괴수 200마리를 잡아야 나올까 말까 한 것이 마정석이었다.
‘이걸로 하루 일당은 벌었군.’
마정석은 대체에너지로 쓸 수 있는 돌이었다.
에너지가 고갈되어가는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물건.
하여 나라에선 마정석을 고가에 매입했는데 가장 낮은 F급만 해도 100만 원이었다.
‘최대한 빨리 공략해서 나간다.’
민도준은 계속해서 뿔토끼 사냥에 열을 올렸다.
한참을 사냥하고 난 뒤 민도준이 ‘공략창’을 띄웠다.
-공략 달성도 : 뿔토끼 54/100마리
-남은 시간 : 2시간 59분 32초
1시간 만에 벌써 반 이상의 뿔토끼를 처치했다.
평범한 초심자였으면 6시간이 걸렸을 터였다.
민도준이 몽둥이를 쥐고 다시금 움직였다.
뿔토끼 사냥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렇게 80마리 넘게 잡았을 때였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탯을 분배하십시오.]-이름 : 민도준 (2000년생)
-레벨 : 2
-등급 : F
-전투력 : 381
-국내 랭킹 : 41,383위
-세계 랭킹 : 6,128,417위
-근력 : 3, 체력 : 3
-순발력 : 3, 마력 : 3
-미분배 스탯 : 1
-특성 : 복수(S), 헌터 사냥꾼(EX)
-스킬 : 없음
상태창을 보니 미측정이던 전투력이 반영되어 있었다.
‘레벨에 비해 꽤 많이 올랐군.’
전투력이란 괴수를 상대로 입힌 대미지를 간단하게 수치화한 것이다.
따라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괴수를 잡느냐에 따라 전투력이 증가한다.
381이라는 전투력은 보통 10레벨은 돼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였다.
‘스탯을 찍어야지.’
렙업하면 스탯 포인트 1이 오른다.
보통의 초심자들은 네 가지 스탯 중에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하는 반면 민도준은 거침이 없었다.
‘체력에 투자한다.’
초반에 가장 필요한 스탯은 체력이다.
멋모르는 초심자들이나 근력, 순발력 등을 찍는데 무기나 기술로 커버가 가능한 초반에는 딱히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마력을 찍기에는 배운 스킬도 없고 효용성도 떨어진다.
차라리 체력을 찍어서 최대한 많은 던전을 돌아 광렙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다.
계속해서 사냥하던 민도준이 공략창을 열어봤다.
-공략 달성도 : 뿔토끼 99/100마리
-남은 시간 : 2시간 5분 21초
마지막 한 마리만 잡으면 공략에 성공하고 던전을 나갈 수 있는 상황.
그 시점에 예상치 못한 괴수가 나타났다.
‘저건……?’
그것은 거대한 뿔토끼였다.
뿔이 하나인 다른 토끼와 달리 세 개가 달려 있고 몸집도 세 배 이상 큰.
‘대왕 뿔토끼.’
이 구역의 보스였다.
‘가끔 나온다고 들었는데 여기서 보게 될 줄이야.’
초보 던전에서 보스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어쩌다 한 번 나타나는 정도라 초심자 딱지를 뗄 동안 보스를 마주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회귀 전 민도준이 그랬다.
빠른 레벨업으로 보스를 마주치기도 전에 초보 구간을 탈출한 탓에 만난 적이 없었다.
‘대왕 뿔토끼를 직접 보기는 처음이군.’
처음 봤지만 두렵진 않았다.
그에게 보스는 한낱 먹잇감에 지나지 않는다.
민도준이 반가운 마음으로 몽둥이를 들고 달려갔다.
퍼억-!
몽둥이가 대왕 뿔토끼의 발가락을 찍었다.
뀨어어엉!
뒤늦게 민도준을 본 녀석이 머리를 휘둘렀다.
후웅- 후웅-!
몸으로 뭉개버려도 될 걸 녀석은 굳이 뿔로 찍으려고 했다.
일반 뿔토끼처럼 지능이 낮은 탓이다.
‘결국엔 덩치만 큰 뿔토끼일 뿐이지.’
공격 패턴을 알고 있는 민도준이 재빠르게 몸을 날리며 뿔토끼의 발가락을 공략했다.
턱 다음으로 연약한 부위였다.
퍽- 퍽- 퍽-!
뀨우우우!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던 뿔토끼가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민도준이 뿔토끼의 약점인 턱을 있는 힘껏 올려쳤다.
뻐어억-!
한 번 더 올려쳤다.
뻐억-!
계속해서 올려쳤다.
뻐어억-!!
뀨우우어어엉-!
쿠웅-!
기어코 뿔토끼가 쓰러졌다.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