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404)
특성흡수 헌터사냥꾼-405화(405/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133화
133. 통찰력
만 20세가 되면 소수의 선택받은 자들만이 각성하고 특성을 얻는다.
우성재도 그랬다.
‘내가…… 헌터가 됐다고?’
그러나 각성했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었다.
특성의 등급에 따라 미래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니까.
‘내 특성이…… S급이라고?’
통찰력이라는 특성을 확인한 순간, 우성재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은 머지않아 랭킹 1위에 오를 것임을.
역사상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사상 초유의 헌터가 될 것임을.
확실히 그랬다.
통찰력이라는 특성은 말도 안 되게 사기적이었으니까.
‘보인다. 어떻게 사냥하고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괴수를 보자마자 깨달았다.
녀석의 약점, 패턴, 움직임 등.
처음 보는 괴수였지만 그냥 알 수 있었다.
통찰력이 그것을 가능케 했다.
‘쉽다. 사냥이 너무도 쉬워.’
우성재는 처음부터 날아다녔다.
남들이 뿔토끼 한 마리를 다구리칠 때, 우성재는 기본 몽둥이 하나로 혼자서 학살하고 다녔다.
남들이 어떤 스탯을 중점으로 키워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우성재는 본능적으로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알았다.
‘마력의 룬을 얻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마법사는 포기해야 해. 순발력 위주의 한 손 검사 스타일로 육성해야 한다.’
통찰력 특성의 이점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상대방의 정보가 모조리 보인다.’
특성, 스탯, 전투 스타일 등.
괴수뿐만 아니라 같은 헌터에 관해서도 전부 꿰뚫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누구와 파티를 맺어야 좋을지도 명확하게 보였다.
‘저 녀석은 S급 특성이지만 전투 스타일이 나랑 안 맞아. 반면 이 녀석은 버프 형식의 A급 특성이라 같이 파티하면 도움이 되겠어.’
누구와 친해져야 하는지, 누구를 멀리해야 하는지 단박에 보였고, 그들을 발판삼아 성장을 거듭했다.
그 결과, 우성재는 5년 만에 랭킹 1위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5년 동안 올린 전투력이 500만이라…….’
당시 랭킹 2위는 300만.
이미 자신을 대적할 자가 없었지만 우성재는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아직 더 성장할 수 있어.’
룬을 얻는데 제한은 없고 아이템도 아직 최상급으로 맞추지 못했다.
‘마력의 핵으로 전설 아이템을 강화해야 해.’
이미 전설 무구 세트는 모두 구한 상황.
마력의 핵만 구하면 지금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
그렇게 사냥에 전념한 지 4년.
우성재는 만 29세의 나이로 전투력 1,002만이라는 사상 초유의 위업을 달성했다.
전설 아이템을 모두 마력의 핵으로 강화한 결과였다.
‘랭킹 2위와의 차이는 대략 600만. 더 이상 대적할 자가 없다.’
불변의 랭킹 1위가 된 우성재는 카르뮤가스를 잡아 대영웅이라는 명성까지 얻었다.
그 후 본격적으로 신분 제도를 만들고 8 영웅을 내세워 대륙을 관리했다.
‘이스트랜드와 웨스트랜드는 다른 영웅들에게 맡기고 난 나만의 왕국을 세우자.’
그렇게 외딴섬에 중립국을 세우고 지배자로 군림하던 어느 날.
모든 던전의 입구가 봉인됐다.
어찌 된 일인지는 통찰력을 지닌 우성재조차 몰랐다.
‘던전이 닫혔으니 더 이상 전투력은 올릴 수 없겠군.’
어차피 정점에 오른 그였기에 사냥하지 않아도 그만이었다.
‘차라리 잘됐어. 사냥은 지겹게 했으니 이제는 국정에 신경 써야지.’
정치로 눈길을 돌린 그는 세상사에 관여하며 대영웅으로서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길 10년.
갑자기 던전의 봉인이 풀리며 헌터 업계가 다시금 활성화됐다.
‘그래봤자 나를 뛰어넘는 헌터는 나오지 않겠지.’
우성재는 여유로웠다.
새로운 헌터들이 바닥에서 치고 올라왔지만 그래 봐야 개미들일 뿐이다.
‘개미가 산 정상에 올라봤자 내 발바닥 밑이지.’
이미 최정상에 오른 우성재를 따라잡을 수 있는 헌터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이변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뭐야, 이 헌터는?’
전투력 갱신 날이 되자 뜬금없이 랭킹 2위를 차지한 헌터가 있었다.
‘최성민? 들어보지 못한 이름인데?’
저번 달 상위 랭커들 중에 최성민이란 이름은 없었다.
상위권 대부분의 이름은 외우고 있었기에 확실했다.
‘그 말은 단숨에 몇백만이 넘는 전투력을 올렸다는……?’
무서운 성장세였지만 그보다 무서운 건 최성민의 전투력이었다.
‘전투력 1,000만? 나랑 고작 2만 차이밖에 안 난다고?’
역사상 단 한 번도 전투력 500만 이상의 헌터는 나온 적이 없다.
‘아니, 유일하게 한 명 있지. 바로 나.’
그런데 500만을 넘어 1,000만에 이르는 헌터가 나타나고 말았다.
그것도 한 달 사이에 뜬금없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우성재는 궁금했다.
얼마나 강하길래, 얼마나 대단한 특성이길래 이런 폭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던 걸까?
‘설마 내 특성보다 더 대단한 건……?’
통찰력 특성은 모든 사물이나 현상을 꿰뚫어 본다.
그렇기에 우성재는 살면서 단 한 번도 다른 헌터에게 흥미를 느껴본 적이 없다.
궁금해 본 적도 없다.
그냥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대상의 스탯과 특성을 낱낱이 파악할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처음으로 궁금한 헌터가 나타났다.
‘갑자기 나타난 전투력 1,000만의 신입 헌터라……. 녀석의 특성이 어떤 건지 궁금하군.’
마음 같아선 당장이라도 이스트랜드로 달려가 만나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래도 랭킹 1위라는 자존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영웅인 내가 새파랗게 젊은 녀석에게 먼저 흥미를 보일 순 없지.’
우성재는 다른 영웅들 앞에서도 최성민에 관한 얘기를 일절 꺼내지 않았다.
관심은 있었지만 모른 척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아마도 피터 필즈가 최성민 헌터를 탐내겠지. 녀석은 내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니까.’
우성재는 이미 알고 있었다.
언젠가 독립하기 위해 피터 필즈가 자신의 세력을 불리고 있음을.
‘조만간 녀석이 최성민 헌터에게 접촉을 시도할 거야.’
과연,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피터의 비서인 메건에게 몰래 연락해 보니 알 수 있었다.
피터와 최성민이 웨스트랜드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것을.
우성재는 피터에게 연락했다.
“피터. 중히 의논할 일이 있는데 직접 만났으면 합니다. 제가 그리로 가겠습니다.”
-지, 직접 오신다고요?
통화 속 피터가 당황했다.
그럴 수밖에 없으리라.
내일은 피터와 최성민이 만나기로 한 날이니까.
물론 우성재는 둘의 만남을 방해할 생각이 없었다.
피터가 최성민과의 약속을 취소하기라도 하면 곤란하니까.
“예. 내일은 일이 있어서 그렇고 모레쯤에 화이트하우스에서 봅시다.”
-아, 알겠습니다.
피터가 수락하자 우성재가 미소 지었다.
모레에 갈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하루 일찍 간다고 문제 될 건 없겠지.’
다음날, 우성재가 화이트하우스에 도착했다.
당장 최성민을 만나러 갈 수 있었지만,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우연인 척 마주치는 거야.’
물론 언제 마주칠지는 모른다.
최성민이 화이트하우스에 들를 거라는 보장도 없고.
‘어차피 최성민도 웨스트랜드에 하루만 머무를 건 아닐 테니 기회는 있어.’
여기 있는 동안 한 번은 화이트하우스에 들를 거라는 기대감으로 기다렸는데 이게 웬걸.
첫날부터 최성민 헌터와 마주치고 말았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다.
“엇? 우, 우성재 님?”
최성민과 실내를 거닐고 있던 피터가 눈에 띄게 당황했다.
마치 바람피우다 걸린 사람처럼.
“내, 내일 오신다더니 벌써 오셨습니까?”
“예. 마침 일이 일찍 끝나서요. 기다리기 그래서 하루 일찍 도착했습니다. 옆에 있는 분은?”
우성재가 모르는 척 물었지만 이미 얼굴 정도야 숙지하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피터로선 곤란한 상황이었지만 말이다.
‘하, X발. X 됐네. 뭐라고 소개하지?’
피터는 순간 거짓말을 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쳤다.
괜한 거짓말을 했다가 일을 더 키울지도 모른다.
“이, 이분은 이스트랜드에서 오신 최성민 헌터입니다.”
“아, 이번에 랭킹 2위로 올라오신 분이 이분이시군요?”
“그, 그렇습니다. 최성민 헌터님. 인사하시죠. 이분은 중립국의 대영웅이자 랭킹 1위이신 우성재 님이십니다.”
피터의 소개에 최성민이 우성재를 바라봤다.
“반갑습니다. 최성민입니다.”
우성재도 그제야 최성민을 똑바로 바라봤다.
‘드디어 최성민 헌터의 특성을 볼 수 있겠…….’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헉!”
통찰력 특성으로 꿰뚫어 보려던 우성재가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았다.
“괘, 괜찮으십니까? 우성재 님?”
깜짝 놀란 피터가 걱정스레 물었지만 우성재의 귀엔 아무런 말도 들리지 않았다.
‘최, 최성민의 특성이…….’
하나가 아니었다.
셀 수도 없이 많았다.
정확히는 294개였지만.
‘어, 어떻게 이렇게 많은 특성을 가질 수가……?’
놀랄만한 사실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스탯의 총합이…… 4만이라고?’
보통의 S급 헌터가 가지는 스탯의 총합은 5천 정도.
그것도 아이템을 착용했을 때의 얘기지 비무장 시엔 3천도 안 된다.
‘전투력이 400만인 피터의 스탯 총합은 2만이야. 1,000만인 나는 5만이고.’
하지만 이는 아이템을 착용했을 경우.
지금처럼 미착용 시에는 스탯량이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무장하지 않은 상태의 내 스탯량은 2만. 그런데 최성민 헌터는 무려 4만이 넘는다니…….’
자신보다 스탯량이 2배나 높다는 사실에 우성재가 충격을 금치 못했다.
‘미착용했을 때가 이런데 아이템을 착용하면 얼마나 더 세진다는 거야?’
보면 볼수록 놀라웠다.
무엇보다 특성이 수백 개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충격은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우성재의 특성은 상대방의 현재 전투력까지도 알려줬다.
‘전투력이…… 2,500만이라고?’
그뿐만이 아니다.
우성재는 최성민의 잠재된 전투력까지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4, 4천…… 아니, 5천만까지도 올라가실 분이다.’
최성민의 전투력을 알게 되자 자연스레 높임말이 나왔다.
랭킹에 기록되어 있는 1,000만은 실제 전투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주저앉은 채로 멍하니 올려다보고 있는 우성재를 보며 최성민이 쓴웃음을 지었다.
‘내 이럴 줄 알았어.’
하필이면 여기서 우성재를 만날 줄이야.
‘되도록 피하고 싶은 녀석이었는데…….’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보다시피 이런 반응이 나올 줄 예상했으니까.
‘우성재의 특성인 통찰력은 뭐든지 꿰뚫어 볼 수 있어. 내 특성은 물론 스탯과 전투력까지도.’
그 사실을 알았기에 여태껏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특성 때문에라도 우성재만큼은 마지막에 죽이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망칠 줄이야.’
차례대로 죽이려던 계획에 변수가 생겼다.
‘이렇게 된 이상 계획을 변경한다.’
최성민의 눈빛에 살기가 떠올랐다.
‘이 자리에서 둘 다 죽이는 수밖에.’
그때였다.
우성재가 정신을 차렸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괘, 괜찮으십니까? 우성재 님?”
피터의 물음에 우성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빙그레 미소를 짓기까지 했다.
“저는 괜찮습니다. 요즘 잠을 안 자서 그런지 갑자기 정신이 핑 돌았네요.”
“아이고, 저런. 아무리 바빠도 잠은 주무셔야지요. 대륙의 중심이 무너지면 안 되지 않습니까?”
“하하, 그렇지요.”
피터와 대화를 나누던 우성재가 최성민을 쳐다봤다.
살기 어린 시선을 읽었는지 순간 움찔거렸지만 이내 용기를 내어 말했다.
“최성민 헌터님……. 할 얘기가 있는데 잠시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으실까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