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40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408화(408/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136화
136. 프랭크 라슨
“당장 집안에 들어가 가족들을 납치하세요. 최성민 헌터가 없는 지금이 기회입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큭큭.
통화를 끝낸 우성재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시선은 최성민이 떠난 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최성민 헌터가 시키는 대로 말하긴 했다만 정말로 괜찮을지…….’
최성민은 화이트하우스를 떠나기 전 우성재에게 지령을 내렸었다.
프랭크에게 전화해서 자신의 집을 습격하게끔 말하라고.
그렇기에 조금 전의 통화는 순전히 최성민의 지시였다.
우성재의 생각이 아니었다.
‘프랭크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가족들을 납치하게끔 부추기다니……. 집에 가족들이 없어서 그런 지령을 내린 건가?’
집이 비어 있다 해도 프랭크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어떻게 해서든 가족들을 추적할 거다.
녀석은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집요한 구석이 있었기에.
‘그러다 정말 가족들이 납치당하기라도 하면 어쩌려는 건지…….’
최성민이 무슨 의도로 프랭크를 부추긴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통찰력이 있다고 모든 걸 알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아무리 최성민 헌터라도 집에 가려면 12시간이 걸릴 텐데……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군.’
최성민에게서 수백 개의 특성을 본 우성재였지만 그렇다고 일일이 다 확인한 건 아니다.
그렇기에 우성재는 모를 수밖에 없었다.
최성민에게 1초 만에 집으로 귀환하는 특성이 있음을.
* * *
6시간 이상 잠복만 하던 프랭크가 드디어 움직였다.
우성재의 언질 때문이었다.
‘흐흐, 지금 최성민이 웨스트랜드에 있단 말이지?’
웨스트랜드에서 여기까진 빨라도 12시간 거리.
아무리 전투력 1,000만의 최성민이라 하더라도 자신을 막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우성재 님도 확실하게 납치하라고 명령하셨으니…….’
움직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타타탓-!
프랭크가 아파트 외벽의 가스 배관을 잡고 거미처럼 올라갔다.
최성민의 집은 5층.
몇 호인지도 알고 구조도 파악해 놨기에 집을 헷갈리는 일은 없다.
배관에 거미처럼 매달린 프랭크가 창문을 밀었다.
드륵-
쉽게 열린다.
‘창문이 열려있군.’
운이 좋았다.
여차하면 창문을 깨고 침입할 작정이었지만 덕분에 조용히 들어갈 수 있다.
탁-
집안에 들어오는 데 성공한 프랭크가 주변을 둘러봤다.
‘일단 이 방에는 아무도 없고.’
발소리를 죽이며 거실로 나갔다.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직 달빛만이 거실을 비추고 있다.
‘다른 방도 살펴볼까.’
슬쩍 열린 방문으로 고개를 내밀어봤지만 역시나 없다.
모녀가 있을 만한 곳은 안방뿐.
‘둘 다 안방에서 자고 있나 보군.’
안방으로 향하니 예상대로였다.
침대에 두 사람이 누워 있었다.
이불을 뒤집어써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흐흐, 다행히 집에 있었구나?’
프랭크는 안심했다.
감시하는 동안 집을 드나드는 꼴을 못 봐서 불안했던 게 사실.
둘 다 집에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다행이었다.
‘자, 이제 이년들을 어떻게 요리해 볼까?’
어차피 최성민이 집에 도착하려면 12시간이나 걸린다.
납치하기 전에 괴롭힐 시간은 충분했다.
‘우선 한 명씩 맛 좀 봐볼까나? 흐흐.’
헌터 장비는 진즉에 착용한 상황.
단검을 든 그가 불시에 이불을 걷었다.
그러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배게?’
이불로 덮여있던 건 다름 아닌 베개였다.
누군가 베개로 사람이 자는 것처럼 만들어 놓았다.
‘함정이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프랭크가 뒤를 돌아봤다.
웬 남자가 방문을 막고 서 있었다.
이스트랜드에 오기 전에 익히 외워둔 얼굴이었다.
‘최성민 헌터……!’
프랭크가 단검을 겨누며 바짝 긴장했다.
일견 평범해 보이는 상대는 무려 전투력 1,000만의 괴물이다.
‘방심하는 순간 목이 달아난다.’
프랭크와 달리 최성민은 아무런 자세도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시스템이 맛이 간 게 아니라면 상대의 실력은 우성재와 동급이란 소리였으니.
“보기와 달리 상황판단이 빠르네. 날 상대로 긴장을 늦추지 않는 걸 보면.”
최성민의 칭찬에도 프랭크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최성민 헌터……. 당신이 어떻게 여길……?”
“내 집에 내가 있는 게 이상한 일인가?”
“분명 웨스트랜드에 있다고 연락받았는데…….”
“집 앞에 도둑고양이가 잠복하고 있단 소리에 한달음에 날아왔지.”
“…….”
그 말을 들은 프랭크가 뒤늦게 깨달았다.
‘우성재 이 X발 놈이 날 팔아넘겼구나. 이미 최성민과 한패였어……!’
프랭크는 둘이 손을 잡은 것으로 생각했다.
서로 짜고서 자신을 함정에 빠트린 것으로.
‘웨스트랜드에 최성민이 있다는 말은 전부 거짓말이었어. 날 함정에 끌어들이기 위한……!’
프랭크는 최성민이 미리 집안에 잠복해서 함정을 파두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실상은 웨스트랜드에 있다가 귀환본능으로 순간 이동한 거였지만 말이다.
‘설마하니 우성재에게 배신당할 줄이야. 그동안 온갖 비위에 시다 짓까지 하며 충성했건만……!’
빠드득-
프랭크의 이가 갈렸지만 당장은 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없었다.
아니, 있긴 했지만, 상대는 자신보다 전투력이 3배 정도 높은 괴물.
분노보다는 냉정하고 침착해야 할 때다.
한시도 눈을 떼선 안 된다.
조금의 방심이 생사를 가를 테니까.
그 침착한 모습에 최성민이 조금은 감탄했다.
“의외네. 평소 성격을 생각하면 앞뒤 재지 않고 달려들 줄 알았는데.”
“마치 나를 잘 아는듯한 발언이군요.”
“알지. 프랭크 라슨. 대영웅 중 세 번째로 강한 쓰레기. 암살자 타입이고 전투 스타일은 거칠고 투박한 편. 지 X대로 사는 분노조절장애자이며 쓰레기 중의 쓰레기지.”
“…….”
“그런 놈이 지금은 분노를 잘 다스리고 있네? 자기보다 강한 사람 앞에선 분노 조절이 잘 되나 봐?”
“…….”
이죽거리는 소리에도 프랭크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흥분하면 안 돼. 날 도발하려는 거야.’
애당초 흥분도 되지 않는다.
뭐라 하든 상대는 자기보다 강하다.
지금은 자존심 따위를 세울 때가 아니었다.
‘느낌만으로도 알 수 있어. 녀석의 강함은 진짜다.’
싸워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최성민의 눈빛, 분위기, 여유로운 행동 등.
모든 것이 진짜배기 강자라는 걸 말해줬다.
‘싸우면 안 돼. 싸우는 순간 필패다.’
다 떠나서 전투력이 3배나 높은 상대를 무슨 수로 이기겠는가?
‘마음 같아선 살려달라고 빌고 싶을 정도야.’
하지만 남아 있는 자존심이 그것만은 용납지 않았다.
‘뭐라도 해서 이 상황을 타개해야 해.’
대화를 이어가서라도 분위기를 풀어야 한다.
그런 생각에 프랭크가 말을 걸었다.
최대한 공손한 말투와 표정으로.
“우성재 님한테 저에 대해서 다 들으신 모양이군요.”
“안 어울리게 말투가 왜 그래? 헛수고하지 마. 그래봤자 안 살려줘.”
“…….”
프랭크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X빨, 역시 날 죽일 작정이구나.’
하긴 가족을 납치하러 집까지 침입했는데 살려주는 게 이상하다.
‘방법을 찾아야 해. 방법을……!’
짧은 순간 프랭크가 최대한 머리를 굴렸다.
그러자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그럴듯한 방법이 떠올랐다.
“최성민 헌터님. 우성재는 믿을 수 있는 인간이 아닙니다. 그런 인간이랑 협력하기보다 차라리 저를 수족으로 쓰시는 게 어떨까요? 제가 마침 우성재 밑에서 일해봤으니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손가락, 발가락, 팔, 다리, 눈알.”
“……?”
“코, 혓바닥, 귀, 목젖 순으로 잘라버릴 거야. 협상은 없으니 그렇게 알고.”
“…….”
프랭크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농담이 아니야……. 진짜로 죽일 셈이다.’
그 사실을 깨닫자 프랭크가 단검을 들었다.
분위기가 급변했다.
눈빛에선 살기가 흘러나왔다.
프랭크는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않았다.
상대에게 살려줄 생각 따윈 없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발톱을 드러내는 도둑고양이를 보며 최성민이 미소 지었다.
쉽게 굴복하는 상대보다는 반항하는 상대를 죽이는 게 더 재미있는 법이다.
그 시선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프랭크가 까드득 이를 갈았다.
“얕보지 마라. 내가 이래 봬도 랭킹 4위야. 나름 산전수전이랄 것은 다 겪었다고. 네가 생각하는 만큼 쉽게 당하진 않을…….”
순간 프랭크는 말을 잇지 못했다.
뭔가 휙 하더니 왼손가락 두 개가 떨어져 내렸다.
불식 간에 던진 최성민의 단검이 허공에서 자르고 지나간 것이다.
“크윽…….”
방심한 프랭크가 정신을 바짝 차리며 단검을 들었다.
다행히 단검을 든 손은 멀쩡했다.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말이다.
후두둑-
“끄, 끄윽!”
오른손가락 네 개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은신을 써서 접근한 최성민이 단검을 쥔 채로 잘라버린 것이다.
‘칼자루를 노려서 손가락을 베다니…….’
감탄이 나올만한 정확도였지만 그러고 있을 새는 없었다.
타닷-!
질주 스킬로 거리를 벌린 프랭크가 왼손으로 단검을 바꿔 잡았다.
손가락 두 개가 없지만, 어찌어찌 잡을 수 있었다.
‘익숙하진 않지만, 왼손으로라도 싸우는 수밖에.’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아직 희망을 놓기엔 일렀다.
‘일단은 녀석의 은신을 뺐으니 희망은 있어.’
눈을 크게 뜨고 잘 보면 공격을 피할 수 있을 터.
하지만 프랭크는 곧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최성민이 보란 듯이 은신을 쓰며 사라졌으니까.
‘은신에…… 쿨타임이 없다고?’
넋 놓는 순간 손가락에서 통증이 밀려왔다.
그새 근접한 최성민이 손가락을 잘라냈다.
투두둑-
왼손이며 오른손이며 남아 있는 손가락이 없었다.
당연히 무기도 쥘 수 없었다.
“손가락은 끝났고.”
“……!”
“이제 발가락.”
아차 싶을 때는 이미 늦었다.
최성민의 단검이 정확히 발가락만 자르고 지나갔다.
“끄아아악!”
은신 때문에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보지 못했다.
팔다리가 잘려 나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고통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서걱-
“으아아아아악!”
눈알이 베였다.
앞이 보이지 않았다.
코가 베였다.
냄새가 나지 않았다.
고통스러워 비명을 내질렀지만 실수였다.
“혀 내밀어. 옳지.”
혓바닥이 잘리고 귀가 잘렸다.
피범벅이 된 상황에서 프랭크에게 남은 것은 목숨뿐이었다.
“으어어어…….”
“이제 하나 남았지?”
프랭크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그저 무저갱 같은 고통 속에서 죽음을 기다릴 뿐.
스걱-
프랭크의 목젖이 베이며 상체가 뒤로 넘어갔다.
지탱할 팔도 없었기에 쉽게 넘어졌다.
철퍼덕-
전설의 투구를 끼고 있어서인지 프랭크는 바로 죽지 않았다.
그저 서서히 고통을 느끼며 죽어갈 뿐.
‘고통 속에서 천천히 죽어라.’
최성민은 프랭크를 곧장 죽일 수 있음에도 기다렸다.
좀 더 고통을 느끼도록.
그렇게 프랭크는 자신의 핏물 속에서 서서히 죽어갔다.
[헌터 프랭크 라슨을 죽였습니다.] [특성 ‘학살자’를 빼앗았습니다.] [장비 12개를 빼앗았습니다.] [마정석 17개를 빼앗았습니다.] [소모품 1개를 빼앗았습니다.] [동화율 42.0%] [죽인 대상의 모습을 복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