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409)
특성흡수 헌터사냥꾼-410화(410/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138화
138. 최성민의 목적
꿀꺽-
우성재가 침을 삼켰다.
침 삼키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대영웅들을 모두 죽이는 게…… 최성민 헌터의 목적이라고?’
“맞아. 내 목적은 8 영웅을 모두 죽이는 것. 당연히 너도 포함이지.”
“…….”
속으로 한 말에도 최성민이 대답한다.
송치현의 생각 읽기 특성 때문이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성재는 본능적으로 머리를 비웠다.
생각이란 걸 하지 않기로 생각했다.
“아, 그렇게 나오시겠다?”
물론 그의 의중이 최성민에게 간파당하지 않을 리가 없다.
“어디 한 번 해봐. 근데 쉽지 않을걸? 너는 머리를 비울 수 있는 타입이 아니야. 그러니까 같은 이스트랜드 사람인데도 송치현과 거리를 두며 지냈지.”
“……그걸 어떻게?”
“조사를 좀 했거든. 암살할 대상을 조사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잖아?”
“…….”
우성재의 말문이 막혔다.
눈앞에서 대놓고 암살에 대해 꺼내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습관적으로 생각하려다가 최성민을 의식하곤 다시 머리를 비웠다.
우성재는 그저 멍한 상태로 있을 뿐이었다.
“생각 비우려고 애쓸 거 없어. 그냥 받아들이면 편하잖아?”
“죽음을…… 말입니까?”
“왜? 죽기 싫나?”
‘그건 전에도 했던 질문인데…….’
“알아. 그래도 확인차 묻는 거잖아. 죽기 싫냐고.”
“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많을걸? 삶이 지옥이라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그런 사람들 말이야. 쓰레기 같은 신분 제도를 만든 너만 모르는 거지.”
“…….”
“그래서, 확실하게 말해. 살고 싶냐?”
최성민의 질문에 우성재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털썩-
그리고 이마를 땅바닥에 갖다 댄다.
“살고 싶습니다. 최성민 님. 부디 자비를…….”
전투력 1,000만의 절대 권력자가 보이기엔 다소 초라한 모습.
훤히 드러난 우성재의 뒤통수를 내려다보며 최성민이 미소 지었다.
“정말 살고 싶어?”
“그렇습니다. 저를 부하로 받아주십시오.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시키는 일은 뭐든 하겠으니 제발 목숨만은…….”
“흐음…….”
최성민이 턱을 매만지며 고민하는 척했다.
마음만 먹으면 이 자리에서 바로 단검을 휘둘러서 죽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러지 않을 거다.
‘아직 녀석을 이용할 가치는 있어.’
아직 피터 필즈도 죽이지 않았을뿐더러 동화율을 쌓으려면 헌터들이 더 필요하기도 하다.
“내가 널 살려주면 나한테 뭘 해줄 거지?”
“뭐든 하겠습니다. 돈이면 돈, 아이템이면 아이템, 말만 하시면 전부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봐. 그래야 널 살려줄지 말지 결정하지.”
“아……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우성재가 허공을 향해 손가락을 움직였다.
줄 만한 게 뭐가 있을지 인벤토리를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이윽고 우성재의 손에서 뭔가가 잡혀 나왔다.
푸른빛을 내뿜는 정사각형의 형체였다.
“마력의 핵입니다. 전설 아이템을 입고 계시길래 골라봤습니다. 조합하시면 한층 강해지실 수 있을 겁니다.”
“호오.”
최성민이 손을 뻗어 마력의 핵을 가져갔다.
그러더니 잠시 우성재를 노려본다.
“뭘 봐? 내 인벤토리 훔쳐보려고?”
“아, 아닙니다.”
대답하던 우성재가 내심 놀랐다.
자신의 특성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기에.
“상대방 인벤토리를 보면 아이템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걸 내가 모를 줄 알고?”
“아, 알고 계셨군요.”
“알면 등 돌려. 특성으로 모자라 아이템까지 훔쳐볼 생각하지 말고.”
우성재가 민망한 얼굴로 등을 돌리자 최성민이 즉시 인벤토리를 열어 마력의 핵을 넣었다.
“됐어. 등 돌려.”
“아, 예.”
“하나 더 없나? 보다시피 전설 아이템이 두 개라서.”
그 뻔뻔함에 우성재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제가 가진 여분은 하나밖에…….”
마력의 핵 하나로도 몇천억의 가치가 있었건만 또 하나를 요구하다니.
살짝 당황하던 우성재가 ‘아!’ 하고 소리를 냈다.
“펜타곤에 마력의 핵이 하나 더 있습니다. 웨스트랜드 대영웅들 소유로 있는 물건인데…… 어떻게, 가져다드릴까요?”
“아니, 됐어. 그건 내가 알아서 챙기지.”
어떻게 챙기겠다는 걸까?
‘습격이라도 할 셈인가……?’
그런 생각이 든 우성재였지만 이내 최성민이 눈앞에 있음을 인지하고 생각을 지웠다.
“뭘 자꾸 생각하다 말아. 그냥 의식하지 말고 평소대로 생각해.”
“아…… 그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저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감추게 되는지라…….”
“마음을 열라고. 마음을.”
최성민이 씩 웃었지만 우성재는 마냥 웃을 수 없었다.
목숨이 저당 잡힌 상황에서 어찌 편하게 생각하고 편하게 웃을 수 있겠는가?
“그나저나 전에 시킨 일은 잘 처리했더군.”
“프랭크에게 전화한 일 말씀이시군요.”
“그래. 덕분에 녀석을 집안으로 쉽게 끌어들일 수 있었어.”
“멍청한 놈이었습니다. 감히 최성민 헌터님의 가족을 건들 생각을 하다니…….”
“아부인가? 아니, 진심이군.”
“…….”
생각이 읽히니 우성재로선 대화하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부담스러워하지 않아도 돼. 나한테 진심으로 충성한다면 생각을 읽히든 말든 두려울 게 뭐가 있지?”
“지,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네가 나한테 하는 행동에 따라서 나도 마음을 바꿀 수 있어. 살려둘 필요가 있으면 지금처럼 살려두겠다는 말이지.”
“이대로 살려주신다면 평생을 충성하며 모시겠습니다!”
우성재가 다시 한번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최성민은 그 모습을 보며 즐거운 듯 웃고 있었다.
“너한테 임무를 주지.”
“말씀만 하십시오.”
“전 세계에 있는 헌터들 중에 범죄자들만 골라서 한곳에 모아둬라.”
“……범죄자들을요?”
“이스트랜드인이건 웨스트랜드인이건 상관없다. 헌터들 중에 범죄를 저지른 놈이라면 예외 없이 전부 잡아서 한 장소에 모아놔. 소년교도소나 일반 교도소에서 만 20세를 넘기고 각성한 녀석들을 찾으면 모으기가 쉽겠지.”
“아…… 알겠습니다. 명에 따르겠습니다.”
우성재는 이유 따윈 묻지 않았다.
어째서 범죄자 헌터들을 모으라고 하는지 알고 있었으니까.
‘특성을 얻기 위해 전부 죽이시려는 거구나.’
쓰레기들을 싫어하는 데다 헌터 사냥꾼이라는 특성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언제까지 모으면 되겠습니까?”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 몇 명이든 상관없으니 최대한 모은 다음 연락해. 내 번호는 알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이번 임무를 얼마나 잘 완수했느냐에 따라 네놈의 생사를 결정할 테니 최선을 다하라고.”
“아, 알겠습니다. 반드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래. 행여나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말고.”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런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는 듯 우성재가 즉답했다.
최성민의 특성을 확인한 그로선 도망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그럼 이제 가봐. 내가 뭘하든 관여할 생각은 하지 말고 범죄자 헌터들을 모으는 데만 집중해.”
“알겠습니다. 헌터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머리를 조아린 우성재가 뒷걸음질을 치다가 집을 나가려 했다.
“잠깐, 스톱.”
“예?”
“창문으로 들어온 주제에 현관문으로 나가려 하네? 다시 창문으로 나가 인마.”
“아…… 죄, 죄송합니다.”
우성재는 침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창문으로 나가야 했다.
참으로 볼품없는 퇴장이었다.
* * *
배관을 타고 아파트를 내려온 우성재가 뒤를 돌아봤다.
비록 쫓겨났지만, 자존심은 상하지 않았다.
절대자 앞에서 챙겨야 할 건 자존심이 아니라 자신의 목숨이었다.
‘살았어. 일단은 살았으니 된 거야.’
집안에서 최성민을 마주쳤을 때 우성재는 간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최성민의 특성을 보다가 대영웅들을 죽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정신이 나가버리는 줄 알았다.
송치현의 특성으로 자신의 생각을 대놓고 읽어버리기까지 하니 더욱 그랬다.
‘생각보다 마인드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네…….’
조금 전까지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른다.
그저 살아야겠다는 생각뿐.
최성민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는 것만 기억난다.
‘단순히 보복하고자 프랭크를 죽인 게 아니었어. 원래부터 죽이려고 계획했던 거야.’
송치현, 코고, 곽민철, 멜리사, 크리스토퍼, 프랭크까지.
여섯 명의 대영웅이 최성민 손에 죽었음을 확인했다.
‘송치현과 코고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랭킹에 변함이 없다.’
그렇다는 건 둘을 뺀 나머지는 전부 이번 달 안에 죽였다는 뜻.
‘나와 피터도 죽이려고 했을까? 피터를 만난 것도 그런 이유고?’
분명 피터 역시 암살할 생각이었을 것이다.
피터가 먼저 최성민을 초대하긴 했지만.
‘젠장…… 애당초 화이트하우스에서 최성민 헌터를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갑자기 후회가 밀려왔지만, 통찰력 특성이 말해줬다.
자신이 찾아가지 않았어도 최성민이 언젠가는 찾아왔을 거라고.
‘나를 암살하기 위해 말이지…….’
암살자가 자신을 노리고 있음에도 우성재는 딱히 방법을 찾지 못했다.
통찰력 특성도 이럴 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 살아날 방법이라곤 없었으니까.
“하아…….”
한숨이 절로 나올 만한 상황.
범죄자들이 사형선고를 받을 때가 이런 기분일까?
‘어쩌면 좋지? 이대로 최성민 헌터에게 끌려다녀야 하나?’
충성을 맹세하겠다고 머리를 조아렸지만 우성재는 알았다.
최성민이 결코 자신을 살려둘 리 없다는 것을.
‘임무가 끝내고 나면 가차 없이 날 죽일 거야.’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버림당하는 건 당연한 수순.
자신이 최성민의 입장이라도 그리할 것이다.
‘내 나름대로 대안을 찾아야 해.’
따로 살길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결국 토사구팽당하여 버려질 것이다.
‘그전에 최성민 헌터의 임무부터 수행해야겠지만.’
우성재가 골머리를 앓는 채로 아파트를 떠났다.
* * *
‘멀어지는군.’
최성민은 우성재가 멀리 떠나는 걸 감각으로 알았다.
암살자의 표식을 건 덕분이었다.
‘어디로 가는지는 몰라도 가는 길이 지루하진 않을 거야. 생각할 게 많을 테니.’
자신 앞에선 생각이란 걸 자제해야 했으니 말이다.
‘아마 지금쯤 머리에 쥐 나도록 생각하고 있겠지. 나한테서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하니까.’
최성민은 우성재가 말처럼 충성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배신할 거라는 걸 확신하고 있었다.
생각을 읽어서가 아니다.
녀석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생을 절대자로 군림하던 놈이 내 밑에 들어올 리가 없지. 게다가 내가 살려주지 않을 거라는 것도 통찰력으로 이미 다 파악했을 거고.’
우성재의 성격을 알고 있으니 어떻게 나올지도 쉽게 예상이 됐다.
‘놈이 어떤 수를 쓰려고 할까? 아무래도 내 약점을 노리려 하겠지?’
가족들이 걱정된 최성민이 이내 아파트를 나왔다.
이참에 귀환 장소를 안전 가옥으로 바꿔야겠다.
‘그전에 조합부터 하고.’
공짜로 얻은 마력의 핵을 조합창에 배치했다.
[전설의 갑옷]+[마력의 핵]조합 버튼을 누르자 메시지가 떠오른다.
[조합을 시도합니다.] [마력의 핵을 이용하여 전설의 갑옷의 힘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특성을 분석하여 적합한 힘으로 변환합니다.] [사용자의 특성이 너무 많아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하긴 시간 좀 걸리겠지. 잡다한 특성들이 300개 가까이 모여 있으니.’
최성민은 잠자코 메시지가 떠오르길 기다렸다.
그렇게 5분 정도 기다렸을까?
기대했던 메시지가 떠오른다.
[분석이 끝났습니다. 사용자에 걸맞은 옵션을 찾았습니다.] [조합 성공!] [전설의 갑옷의 진정한 힘을 일깨웠습니다.] [전설의 갑옷의 이름이 ‘암살자의 그림자 갑옷’으로 변경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