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41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418화(418/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146화
146. 마른하늘에 날벼락
[헌터 피터 필즈를 죽였습니다.] [특성 ‘지도자의 권위’를 빼앗았습니다.] [장비 25개를 빼앗았습니다.] [마정석 20개를 빼앗았습니다.] [동화율 52.3%] [죽인 대상의 모습을 복제했습니다.]‘죽었군.’
대영웅을 죽인 소감은 그걸로 끝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최성민은 무심한 눈으로 시체를 내려다봤다.
‘아이템이나 확인해 볼까.’
전설의 투구, 전설의 갑옷부터 각종 S급 장비들까지.
참 다양한 장비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건 EX등급의 무기, 묘르닐이었다.
[묘르닐]-분류 : 무기
-등급 : EX
-공격력 : 6,000~9,000(+3,277)
-효과 : 마력+2,000, 마력만큼 추가 무기 공격력. 무기를 휘두를 때마다 공격 속도+10%(최대 20 중첩)
-내구력 : 무한
-사용 제한 : S급 이상(귀속)
-설명 : 전설의 보검을 강화하여 탄생한 둔기. 휘두를 때마다 스택 1을 얻을 수 있고 100이 모이면 벼락 내리기를 사용할 수 있다. 장비 해제 시 쌓았던 스택은 초기화된다.
‘마력을 무기 공격력으로 바꿔주고 휘두를 때마다 공속 증가에 충전 후 벼락 내리기라…….’
옵션을 본 최성민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마력의 핵이 아무리 사용자에 걸맞은 무기로 변환시켜준다지만 녀석에겐 너무 과분한 무기야.’
피터 같은 쓰레기에게 이렇게 좋은 무기가 쥐어졌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귀속이라 누구 줄 수도 없고…… 난감하군.’
최성민이 묘르닐을 쥐어봤다.
도플갱어의 복제 검과 함께 쥐니 양손에 망치 두 자루가 생겼다.
붕붕붕-
쌍으로 망치를 휘두르자 스택이 빠르게 올랐다.
게다가 좀 전의 전투로 맹공 특성이 10 중첩까지 쌓인 상황.
붕붕붕붕붕!
맹공 버프로 인한 공속 200%에 묘르닐 공속 200%가 더해지니 양손의 망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돌았다.
[스택 100/100] [벼락 내리기의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원하는 대상을 바라본 후 시동어를 외워주십시오.]‘벌써 충전됐네.’
두 개 중 하나의 묘르닐이 얼른 사용해달라는 듯 발광했다.
‘혹시나 쓸 일이 있을지 모르니 위력이나 확인해 볼까?’
최성민이 눈을 돌려 대상을 찾았다.
마침 바로 앞에 좋은 실험 대상이 있었다.
피터의 시체 말이다.
‘벼락 내리기.’
그 순간 하늘에서 번쩍이며 벼락이 쳤다.
콰르릉-!
벼락에 맞은 피터의 시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미친. 이 정도 대미지였어?’
비록 시체라 방어 수준이 일반인과 같다곤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좀 더 써봐야 정확한 대미지를 알 수 있겠지만 일단은 시체 제거용으로 쓰면 딱이겠어.’
벼락이 치는 탓에 시선은 좀 끌리겠지만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멀리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우선 자리부터 피해야겠군.’
최성민이 그림자 이동으로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야, 여기!”
“어라? 여기서 뭔가 번쩍였던 거 같은데?”
벼락을 목격한 사람들이 찾아왔지만, 최성민도 피터 필즈도 찾을 수 없었다.
그저 벼락이 친 자리엔 검게 그을린 자국만 남아 있을 따름이었다.
* * *
바로 어제, 희망의 날개 부단장이 다녀가고 난 뒤.
류종익은 회의실에 남아 턱을 괴며 상념에 잠겨 있었다.
‘동맹이 무사히 체결돼서 다행이야.’
사실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검은 가면이 믿어도 된다고 보증했을뿐더러 직접 만난 부단장은 꽤 좋은 사람 같았으니까.
그것보다 진짜 걱정은 따로 있었다.
‘검은 가면 님이 정말로 대영웅들을 죽여주실까?’
물론 전부는 아니다.
우성재는 이길 수 없다고 못 박았었다.
‘우성재는 바라지도 않아. 말씀하신 대로 피터 필즈까지만 죽여주셔도 더는 바랄 게 없지.’
그런데도 류종익의 얼굴엔 근심이 어려있었다.
다름 아니라 곽민철 때문이다.
‘곽민철만큼은 내 손으로 죽이고 싶어.’
애당초 혁명을 만든 계기도 곽민철이었다.
그가 자신의 딸 은비를 죽였기에 자신의 손으로 복수를 완성해야 한다.
그런데 검은 가면이 곽민철을 죽여준단다.
‘어쩌지? 검은 가면 님께 부탁드려볼까? 곽민철만큼은 내 손으로 처치하게 해달라고?’
하지만 곽민철을 죽이고 싶은 건 검은 가면도 마찬가지일 터.
자신에게 양보해달라는 말을 하기가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검은 가면 님과 연락할 방도가 없으니…….’
저번에 봤을 때 말했으면 좋으련만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어쩐다?’
류종익이 걱정했지만, 그것도 잠시.
“여기 계셨군요.”
저번과 마찬가지로 검은 가면이 벽에 기댄 채로 귀신처럼 나타났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거, 검은 가면 님. 매번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으십니다. 하하…….”
류종익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갑작스러운 등장이 불쾌하거나 하진 않았다.
자기 말로는 동료가 아니라고 했지만 검은 가면은 그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었으니까.
“검은 가면 님, 오늘은 어쩐 일로…….”
“소식을 전해주러 왔습니다.”
“예? 무슨 소식을……?”
“피터 필즈를 죽였다는 소식이요.”
“예?”
류종익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검은 가면의 실력이야 익히 알고 있었기에 피터 필즈가 죽을 거라는 건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죽일 줄은 예상치 못했다.
‘하루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죽였다고?’
놀란 마음을 진정시킨 뒤 류종익이 물었다.
“확실히…… 확실히 죽었습니까?”
“예. 시체는 치워버려서 증명할 순 없지만, 확실히 죽였습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한시름 놨습니다.”
류종익이 깊게 머리를 숙였다.
그로선 커다란 장애물을 치워준 검은 가면이 고맙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우성재를 제외하면 남은 대영웅은 곽민철, 멜리사, 프랭크, 이렇게 셋이네요.”
“그렇죠.”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으나 최성민은 진실을 알고 있었다.
‘사실 남은 대영웅은 우성재뿐이지.’
그러나 그 사실을 아는 건 최성민과 우성재뿐.
다른 이들은 나머지 대영웅들이 멀쩡히 활동하고 있는 줄로 안다.
‘나중에 밝혀야지. 내가 전부 처리했다고.’
그런 생각을 하는데 말하길 머뭇거리고 있는 류종익이 보인다.
이내 생각을 읽은 최성민이 가면 속에서 씩 미소 지었다.
‘왜 그러나 했더니 곽민철을 원하고 있군.’
입술을 달싹이는 류종익을 보며 최성민이 물었다.
“저한테 할 말이 있으신 모양입니다?”
“아, 그게 말입니다…… 곤란한 부탁일 수도 있는데…….”
류종익이 용기를 내어 말했다.
“다른 대영웅은 몰라도 곽민철만큼은 제가 죽이면 안 될까요?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바닥이 닿도록 머리를 숙이는 걸 보니 그만큼 간절한 모양.
“이유는요?”
“그게…… 곽민철에게 깊은 원한을 갖고 있어서요. 물론 검은 가면 님도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녀석만큼은 저에게 양보해 주시면 안 될까요?”
“양보하면? 이길 수는 있습니까?”
물론 옹알이하는 곽민철을 이기는 건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겠지만, 최성민은 짐짓 모른 체하며 물었다.
류종익의 각오를 보고 싶어서이다.
“차이가 크다는 거 압니다. 곽민철은 전투력이 180만이고 저는 고작 102만이니까요. 하지만…….”
류종익이 주먹을 꽉 쥐었다.
“녀석은 어떻게 해서든 제 손으로 끝장내고 싶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죽을지도 모르지만…… 목숨이야 아무래도 좋습니다. 곽민철에게 복수할 기회만 주어진다면…….”
분노로 점철된 류종익의 모습에 최성민은 내심 만족했다.
‘각오는 충분해 보이는군.’
굳이 생각을 읽지 않아도 목숨을 버릴 각오로 임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최성민이 허락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곽민철은 단장님에게 맡기겠습니다.”
“저, 정말입니까?”
“예. 다만 곽민철을 상대할 땐 저랑 같이 있으셔야 합니다. 단장님이 실패하면 곽민철은 제가 처리해야 하니까요.”
“아…… 알겠습니다! 먼저 싸울 기회를 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복수할 기회를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류종익은 기뻤다.
‘곽민철…… 네놈은 반드시 내 손으로……!’
진지하게 다짐하는 류종익의 모습에, 최성민은 그저 가면 속에서 쓴웃음만 지을 따름이었다.
* * *
[여러분,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는 이스트랜드의 속담을 아십니까? 오늘 오전, 펜타곤 인근에서 난데없는 벼락이 쳤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는데요, 당시 시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펜타곤에서 혼비백산하며 나오는 직원들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이에 관해 물어봤지만 펜타곤 측에선 침묵만 지키고 있으며, 아무래도 내부에서 무슨 사건이 터진 것으로 짐작…….]더 볼 것도 없다는 듯, 우성재가 TV를 꺼버렸다.
‘피터가 죽었어.’
통찰력이 아니더라도 짐작할 수 있었다.
마른하늘에 벼락이 쳤다고 하니까.
‘벼락이 쳤다는 건 피터가 묘르닐의 벼락 내리기를 사용했다는 건데…….’
그 강력한 기능을 사용할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검은 가면…… 아니, 최성민과 맞닥뜨린 거겠지.’
최성민과 마주쳤다면 볼 것도 없다.
전투력 400만이 5,000만을 무슨 수로 이기겠는가?
우성재는 피터의 죽음을 확신했다.
‘그래도 벼락을 쓰고 죽다니…… 의외로 꽤 버틴 모양이네?’
벼락 내리기를 썼다고 해도 우성재는 안심하지 않았다.
‘상대는 잠재 전투력 5,000만의 괴물이다. 벼락 따위로 죽일 수 있을 리가 없지.’
장담컨대, 최성민이라면 말도 안 되는 순발력으로 벼락마저도 피했을 것이다.
그것이 우성재의 얼굴에 근심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였다.
‘펜타곤에 연락할 필요도 없겠어. 보나 마나 전부 죽었겠지.’
다른 직원들이 혼비백산하여 뛰쳐나왔다는 걸 보면 짐작할 수 있었다.
펜타곤은 지금 피바다가 되어 있을 거라고.
‘102명의 S급 헌터들 가지곤 어림도 없는 일이었어.’
제대로 대처한다면 혹시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했었지만 역시나.
최성민 한 명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병신 같은 놈들. 그러게 왜 피터 밑에서 일했다가 뒤지고 지랄들인지.’
그 죽음에 자신이 크게 일조했음에도, 우성재는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못했다.
‘그런 벌레들 100여 명보다 내 목숨이 더 소중한 법이니.’
우성재가 고개를 저어 상념을 날렸다.
지금은 그딴 벌레들을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당장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었다.
‘최성민 헌터가 이제 날 노리러 올 거야.’
최성민이 대영웅을 사냥한다는 건 이번 일로 명백해졌다.
이제 남은 대영웅은 자신뿐.
‘무슨 연유로 대영웅들을 죽이려는 진 모르겠지만 당하고만 있을 순 없지.’
우성재는 이런 날을 대비해 대책을 준비해 놨다.
먹힐지는 장담하지 못하겠지만.
물론 최성민이 임무를 얼마나 잘 완수했는지에 따라 살려줄 수 있다고 말하긴 했다.
‘하지만 쓸모가 없어지는 순간이 분명히 온다.’
그때가 되면 최성민은 우성재를 가차 없이 죽일 것이다.
이것만큼은 확실했다.
‘그때 돼서 빌어도 소용없겠지.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이니.’
하지만 그런 괴물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바로 가족이었다.
‘프랭크가 가족을 노린다는 걸 알았을 때, 최성민 헌터는 분명 분노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당시엔 최성민의 가족만큼은 건들면 안 된다고 여겼었지만…….
‘바꿔서 생각해 보면 가족이야말로 최성민 헌터의 아킬레스건이었던 거야.’
즉, 가족만 납치할 수 있다면 최성민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마침 추적 능력이 있는 부하에게 최성민의 가족을 찾으라고 지시했으니 조만간 연락이 올 거야.’
최성민이 숨겨놓은 가족의 위치만 파악할 수 있다면 납치 정도야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
납치만 한다면 최성민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만 한가지 문제는 최성민 헌터에게 귀환하는 특성이 있다는 건데…….’
이에 대한 대책도 세워뒀다.
방법은 간단했다.
‘최성민 헌터가 다른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 가족들을 납치하는 거지. 예로 들면 범죄자 헌터들을 학살하고 있을 때라던가.’
즉, 최성민 헌터를 붙잡아두고 있는 타이밍에 납치를 진행한다면 안전하게 일을 마칠 수 있다.
‘날 죽인다고 협박했지? 큭큭, 두고 봐. 협박당하는 기분이 어떤 건지 느끼게 해줄 테니까.’
우성재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