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418)
특성흡수 헌터사냥꾼-419화(419/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147화
147. 준비는 끝났다.
류종익에게 곽민철을 내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난 뒤.
최성민은 가족들이 있는 안전 가옥으로 돌아왔다.
“성민이 왔니?”
“예. 별일 없으셨죠?”
“이렇게 편하고 안락한 곳에서 호강을 누리고 있는데 별일은 무슨.”
어머니 정희선이 웃음 지었다.
비꼬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만족해서 하는 소리였다.
최성민이 의외라는 듯 물었다.
“저택에서 생활하기 갑갑하진 않으세요?”
“처음엔 그랬지. 온통 산으로 둘러 막혀 있는 데다 인간관계도 쌓을 수 없으니.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하지 않니? 며칠 지내다 보니 오히려 이게 더 편하더라.”
최성민이 그럴만하다는 듯 고개를 주억였다.
‘확실히 사람을 상대하면 쓸데없는 감정 소모에 피곤할 때가 있지.’
그럴 바엔 이렇게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단절된 생활을 하는 게 심신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게다가 식자재며 필요한 물품 등은 전부 최성민이 주문해 주고 있으니 불편하진 않으리라.
“적응하셔서 다행이네요. 아연이도 만족하고 있데요? 그토록 가고 싶어 하던 학교도 못 가게 됐는데…….”
“학교보다는 친구를 못 만나서 아쉬워하는 눈치긴 하더라.”
“친구라면 학교 친구요?”
“그래. 전에 집에도 한 번 찾아온 적 있지 않니.”
“아.”
허솔지를 말하는 모양이었다.
‘생각보다 둘이 많이 친한가 보네.’
자신 때문에 만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동생에게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조금만 더 참아라. 이 생활도 조만간 끝날 테니까.’
어머니와 대화를 마친 최성민이 방으로 돌아왔다.
탁-
방문을 닫은 뒤 침대에 누웠다.
정신없이 싸운 터라 특성들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103개라…… 많이도 들어왔군.’
부하 102명과 피터 필즈를 죽여서 얻은 특성들.
이 중에서 눈에 띄는 특성이라면 단연코 피터 필즈의 특성이었다.
[특성 – 지도자의 권위]-등급 : S
-설명 : 100m 반경에 있는 각성자 한 명당 자신의 모든 스탯이 2% 증가한다. 증가치의 제한은 없다.
주변 헌터 수에 따라 스탯이 뻥튀기되는 특성.
‘한 명당 스탯 2% 증가라니…….’
인근의 헌터가 한 자릿수밖에 없다면 등급에 비해 별로라고 볼 수 있지만.
‘20명…… 아니, 10명만 있어도 상당히 쓸만해 져. 모든 스탯이 20%나 증가하니.’
그런데 만약 그 열 배나 되는 100명이 주변에 있다면?
모든 스탯이 3배로 뛰어버리는 기적을 볼 수 있다.
‘피터가 군사력에 집착하는 것도 이런 이유지. 부하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강해지는 게 녀석의 특성이니까.’
그래봤자 자신 앞에선 아무런 의미도 없었지만 말이다.
최성민은 시간을 내서 찬찬히 특성들을 살펴봤다.
상대가 전부 내로라하는 S급 헌터들이어서인지 못 해도 B급 이상의 특성들이 들어왔다.
인벤토리도 나름 고가의 S급 장비들로 꽉꽉 차 있었다.
‘킬 포인트도 꽤 많이 쌓였어.’
103명을 죽이고 14만의 포인트가 들어왔다.
이걸로 원하는 스탯을 140개 올릴 수 있었다.
근데 막상 악마의 계약으로 흡수한 스탯량과 비교해 보니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었다.
‘악마의 계약으로 들어온 스탯만 1만이 넘어.’
물론 합산 스탯이었지만 그래도 킬 포인트보다는 훨씬 남는 장사였다.
‘수준에 비해 너무 약한 놈들을 죽여서 그런가? 킬 포인트가 그렇게 많이 들어온 게 아니었구나.’
아무래도 프랭크의 학살자 특성은 강한 상대를 잡아야 이득이 높아지는 듯싶다.
‘지금의 나에겐 곽민철의 특성이 더 좋다는 거군.’
사실 이런 식의 분석은 지금의 그에게 의미가 없다.
이미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강해진 데다 마력의 핵이라는 사기 템이 있었으니.
‘특성도 좋지만 템빨도 무시할 수 없지.’
최성민이 마력의 핵을 들고 마지막으로 남은 전설 아이템과 조합했다.
[조합을 시도합니다.] [마력의 핵을 이용하여 전설의 투구의 힘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특성을 분석하여 적합한 힘으로 변환합니다.] [사용자의 특성이 너무 많아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이번에도 역시 시간이 걸린단다.
‘하긴, 전보다 더 많아졌으니.’
이제는 특성이 400개에 육박한다.
[분석이 끝났습니다. 사용자에 걸맞은 옵션을 찾았습니다.] [조합 성공!] [전설의 투구의 진정한 힘을 일깨웠습니다.] [전설의 투구의 이름이 ‘암살자의 그림자 후드’로 변경되었습니다.]‘암살자의 그림자 후드?’
즉시 아이템 정보를 살펴봤다.
[암살자의 그림자 후드]-분류 : 투구
-등급 : EX
-방어력 : 24,000
-효과 : 순발력+15%, 주변 동화, 그림자 조종
-내구력 : 무한
-사용 제한 : S급 이상(귀속)
-설명 : 전설의 투구를 강화하여 탄생한 후드. 전투 시 주변에서 인지할 확률이 대폭 줄어든다. 패시브로 대상의 그림자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 단, 전투력이 높은 상대의 그림자는 조종 불가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옵션은 순발력이었다.
‘순발력이 15%나 오르다니.’
안 그래도 높은 순발력이 또다시 증가했다.
최성민이 갑옷을 착용한 채로 스탯을 확인해봤다.
-근력 : 4, 체력 : 46,759
-순발력 : 295,383, 마력 : 2,178
‘순발력이 30만에 가까워졌어.’
불균형한 힘으로 몰아줬다곤 해도 사기적인 수치였다.
최성민이 투구의 옵션을 살펴봤다.
‘전투 시 인지 확률이 대폭 감소한다라…….’
설명대로라면 풀리지 않는 은신을 쓴 거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보이긴 하겠지만 눈앞에서 단검을 휘둘러도 한발 늦게 인지할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은데 그림자 조종까지 있다니.’
그림자 조종이 뭔지는 모르겠다.
두루뭉술 적혀 있어서 정확히 파악하려면 테스트가 필요할 듯싶다.
‘뭐, 시간이야 많으니까.’
대영웅 대부분이 죽었고 이제 우성재 한 명만 암살하면 목적에 달성하는 상황.
‘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겠군.’
아직 죽이진 않았지만 우성재는 죽은 거나 다름없다.
지금 즉시 그림자 이동으로 날아간 뒤 멱을 따버리면 끝난다.
‘하지만 그럴 수야 없지. 아직은 이용할 가치가 있으니.’
최성민은 기다리고 있었다.
우성재가 먼저 자신을 부르기만을.
‘조만간 내 지시대로 범죄자 헌터들을 모으고 난 뒤 연락이 올 거야. 잔칫상이 준비됐다고.’
하지만 최성민은 그것이 잔칫상이 아닐 수도 있음을 안다.
‘녀석이 가만히 당하고 있을 리는 없어. 범죄자 헌터들을 죽이고 나면 자신의 차례라는 걸 알고 있을 테니.’
우성재는 분명 반격하기 위한 뭔가를 준비해 올 거다.
그런 면에서 잔칫상은 함정이 될 공산이 크고.
‘어떤 함정을 준비해 올까?’
우성재라면 어떤 방법을 생각할까?
전투력 5천만이 넘는 상대를 어떻게 묶어두려고 할까?
역으로 생각해 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아마 내 가족들을 노리려 들겠지. 프랭크처럼.’
이미 우성재 앞에서 가족을 건드렸다고 분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의도치 않게 자신의 약점을 드러낸 셈.
‘내 약점이라면 이것뿐이니 아마 확실하겠지.’
최성민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상대가 뭘 노릴지 안다면 대비하기도 쉽다.
‘녀석이 정말 가족을 건들 생각을 한다면…….’
그땐 곱게 죽지 못하리라.
프랭크나 그 누구보다 더한 고통 속에서 죽게 되리라.
‘안전장치를 마련해야겠어.’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최성민이 움직였다.
‘그림자 이동’이라는 시동어 하나면 충분했다.
* * *
‘준비는 끝났다.’
우성재는 사흘 만에 최성민의 명령을 완수했다.
전 세계의 범죄자 헌터들을 모으라는 명령이었다.
‘피터가 죽기 전에 일을 끝내놔서 다행이야.’
피터에겐 웨스트랜드의 범죄자 헌터들을 모으라는 지시를 내렸었다.
자신은 이스트랜드를 맡았었고.
다행히 피터가 빠르게 처리해두고 죽어서 귀찮은 일은 떠맡지 않아도 된다.
‘웨스트랜드, 이스트랜드, 그리고 내가 있는 중립국까지.’
모든 범죄자 헌터들을 풀어주고 한곳에 모아뒀다.
막상 모아놓고 보니 생각보다 헌터의 수가 많았다.
‘최성민 헌터가 이런 일을 시킨 이유야 뻔하지. 전부 학살해서 특성을 독식할 셈인 거야.’
저번에 통찰력으로 확인했을 때도 어마어마하게 많았는데 범죄자 헌터들까지 독식한다면?
전투력이 지금보다 몇 배로 증가할지 가늠이 되질 않았다.
‘그렇게나 특성이 많은데도 지금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욕심을 부리다니……. 완전 특성에 미친 사이코패스야.’
프랭크나 곽민철 같은 학살자를 보고도 아무런 감흥이 없던 우성재다.
그런 우성재조차 진저리치게끔 할 정도로 최성민이 하려는 짓은 미쳤다.
‘이 녀석들은 알까? 자신들이 한낱 먹잇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것도 모른 채로 모여 있는 범죄자들을 보고 있자니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일 뿐.
‘내가 누굴 걱정할 처지가 아니지.’
우성재는 자신의 안위부터 걱정했다.
자신이야말로 바람 앞에 놓인 등불 같은 처지였으니.
‘그래서 이런 대책을 마련한 거지. 언제 꺼질지 모르는 등불처럼 초라하게 생을 마감하고 싶진 않으니.’
어차피 최성민의 손에 죽을 신세라면 무엇이든 못하리.
최성민의 가족을 노리기로 한 것도 이런 각오 때문이었다.
‘준비는 끝났다. 이제 최성민 헌터에게 연락해서 범죄자들이 모여 있는 장소만 알려주면 되는데…….’
문제는 최성민의 가족들 소재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는 거다.
‘추적 능력도 있는 놈이 이렇게 굼떠서야. 대체 얼마나 기다리게 할 셈이야? 최성민 헌터가 닦달하기 전에 연락이 와야 할 텐데…….’
그때였다.
드으은- 드으은-
마침 우성재의 핸드폰이 울렸다.
일을 맡겼던 추적 능력자였다.
우성재가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물었다.
“찾았습니까?”
-예. 우성재 님. 타깃의 위치를 알아냈습니다.
“어디입니까?”
-이스트랜드 남부에 있는 산속인데…… 꽤 커다란 저택을 지어놓고 살고 있군요.
“남부에 있는 저택이요?”
우성재도 모르는 위치에 있는 저택이라…….
‘설마 최성민 헌터가 짧은 시간 내에 돈을 벌어서 지었을 리는 없고…….’
순간 우성재의 통찰력이 발휘됐다.
‘곽민철이 남몰래 지어놓은 저택인가 보군.’
우성재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거나 가장 중요한 가족의 위치를 알아냈다.
드디어 작전을 수행할 때가 온 것이다.
“지금 저택을 지켜보고 있습니까?”
-예.
“들키지 않게 보고 있겠지요?”
-물론입니다. 충분히 거리를 뒀으니 걱정 놓으십시오.
“타깃은? 안에 있는 게 확실합니까?”
-확실합니다. 제 능력에 의하면 둘 다 안에 있다는군요.
“수고하셨습니다. 보수는 타깃을 제 앞으로 데려오면 즉시 챙겨드리도록 하죠.”
-감사합니다, 우성재 님. 그런데 타깃은 꼭 둘 다 데려가야 하나요?
“웬만해선 그러는 게 좋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한 명만 데려와도 됩니다. 인질이 있다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는 거니까요.”
-그 말은 납치하는 데 방해되면 나머지 한 명은 죽여도 좋다는 뜻이죠?
“예. 단, 두 명 다 살려서 데려올 시 보수를 3배로 지급하겠습니다.”
-흐흐, 그렇다면 무슨 수를 써서든 둘 다 데려와야겠군요.
“그러는 게 좋을 겁니다. 어쨌거나 지금은 지켜봤다가 제가 다시 연락하면 그때 움직이도록 하세요.”
-충성. 명을 받들겠습니다.
통화를 마치자 우성재의 입가가 길게 찢어졌다.
‘이제 진짜로 준비를 마쳤다.’
남은 것은 함정으로 최성민을 끌어들이기만 하면 된다.
우성재가 핸드폰을 들었다.
-최성민 헌터님. 접니다, 우성재.
긴장한 목소리였지만 우성재의 한쪽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
-분부하신 대로 범죄자 헌터들이 준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