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Absorption Hunter RAW novel - Chapter (429)
특성흡수 헌터사냥꾼-430화(430/447)
특성흡수 헌터사냥꾼 2부 158화
158. 쿠데타 준비
전에 데르키우스에게 물은 적이 있다.
빙의해서 기존의 힘을 발휘할 순 없는 거냐고.
‘그때 그랬지. 신버전의 데이터를 구버전으로 옮겨올 순 없다고.’
하지만 거짓말이었나 보다.
아니면 몰랐다거나.
‘어쩌면 내가 초월자라서 가능한 것일지도.’
최성민의 시선이 깜빡이는 황금빛 메시지에 머물렀다.
[지금 불러오시겠습니까? Y/N]‘신버전의 특성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고민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당연히 예스.’
[데이터 불러오기를 선택하셨습니다.] [사용자의 엘시스에 저장된 신버전 특성 데이터 129개를 찾았습니다.] [지금 즉시 사용자의 신체에 업데이트하겠습니다.]잠깐 최성민의 몸이 발광했다.
몇 시간이라도 기다릴 각오가 있었지만, 업데이트 작업은 금세 끝났다.
[신버전의 특성 데이터 129개를 성공적으로 불러왔습니다.] [업데이트를 완료했습니다.]최성민은 엘시스의 화면을 끄고 각성자 시스템의 명령어를 외웠다.
‘상태창.’
-이름 : 최성민 (만 20세)
-등급 : S
-전투력 : 25,941,837
-세계 랭킹 : 2위
-근력 : 2,075,361, 체력 : 277,239
-순발력 : 166,375, 마력 : 4,248
-특성 : 해석(F), 헌터 사냥꾼(EX), 은신 감지(C), 대거 마스터리(B), 암살자(S), 카운터(A), 선수필승(B), 군생본능(A), 전투 감각(A), 룬 친화력(A) 외 994개.
-스킬 : 절단(S), 단검 투척(S), 질주(S), 목 긋기(S), 그림자밟기(S), 은신(S), 독약 제조(S), 독 바르기(S), 비정한 마음(S), 칼날 뿌리기(S)
129개의 특성이 추가되자 스탯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근력이 200만이라니…… 미쳤군.’
이 근력을 불균형한 힘으로 고스란히 순발력에 몰빵한다면?
‘순발력만 224만이라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온다.’
다른 헌터라면 평생을 사냥해도 달성할 수 없는 경지.
전생에서 모은 특성들이 합쳐졌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복수, 마검사, 강인한 정신, 전장의 화신, 반사, 패러사이트, 치유의 권능, 선둥이, 후둥이의 축복 등등. 정말로 이전의 특성들이 모조리 들어왔어.’
심지어 EX급인 정신 지배 특성까지 들어왔다.
‘미쳤군, 미쳤어.’
일일이 살피기도 어려운 특성의 개수에 최성민이 혀를 내둘렀다.
‘원래 있던 875개에 129개가 합쳐져서 1,004개가 됐어.’
원래 전생에선 130개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129개가 들어왔다.
‘헌터 사냥꾼 특성이 빠진 모양이군.’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영혼에 각인된 특성이라 중복으로 불러올 수 없었겠지.’
아쉬울 건 없었다.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사기적이었으니.
‘잠깐, 내 잠재 전투력이…… 33억이라고?’
통찰력으로 알게 된 잠재 전투력에 최성민이 입을 벌렸다.
‘무려 22배나 증가했잖아?’
1억 5천만이었을 때도 놀라움에 입을 벌렸었는데 33억이 넘는 전투력이라니…….
한계가 없는 헌터 사냥꾼의 힘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근데 전생의 아이템이나 스탯 같은 건 불러올 수 없는 건가?’
다른 건 호환이 안 되는지 특성만 업데이트됐다.
‘어째서 특성만 가져올 수 있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통찰력이 그럴싸한 추론을 도출했다.
‘데이나의 말에 따르면 영혼에 각인된 헌터 사냥꾼 특성이 죽인 상대의 디바인 포스를 채취하고 내 영혼에 흡수된다고 했어. 어쩌면 그때 디바인 포스만이 아니라 빼앗은 특성의 데이터 조각까지 영혼에 저장된 게 아닐까?’
전생의 특성을 누락된 데이터로 인식하는 걸 보면 그럴듯한 가설이었다.
‘이제 와서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었던 것은 초월자가 됐기 때문일 테고.’
어쨌거나 이제는 정말로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강해져 버렸다.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아니, 이제는 인간이 아니지. 초월자지.’
대영웅도 죽이고 동화율도 100%로 만들었다.
초월자가 됐고 데르키우스가 악의 축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신에게 대항할 수단이 전무했었는데 이제는 아니야.’
엄밀히 말하면 신이 아니다.
데르키우스 역시 자신과 같은 초월자다.
엘시스의 전지전능한 기능을 통해 신처럼 행세하고 있었을 뿐.
‘명계에 갇힌 데이나를 구해주고 함께 데르키우스에 맞서면 가족들을 구할 수 있어.’
하지만 그 전에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최성민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차갑게 식어버린 우성재의 시체를 보니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스쳐 지나갔다.
통찰력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말해준다.
‘떠날 땐 떠나더라도 마무리는 짓고 가야지.’
최성민이 인벤토리에서 플라스크 병을 꺼냈다.
* * *
“단장님.”
“아, 강 대장님.”
강민찬이 다가오자 류종익이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함께 생사를 건 전투를 치러서인지 전보다 더 끈끈한 동료애가 느껴졌다.
“어제 이후로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그럼요. 상처도 별로 없었는걸요. 단장님은 어떠세요?”
“저도 크게 다친 곳은 없었습니다. 다만 어떻게 기절했는지 기억이…….”
“단장님도 그러세요? 저도 언제 기절했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바로 어제, 두 사람은 최성민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조왕춘과 싸웠다.
강한 상대였다.
둘이서 몰아붙였는데도 벅찰 정도로.
그랬기에 기절했다는 검은 가면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어떻게 기절했는지 과정이 기억나지 않는다.
치열하게 싸운 기억만 있을 뿐.
“검은 가면 님 말론 기절했다고 하는데…… 정말일까요?”
“무슨 소립니까, 강 대장님. 검은 가면 님을 못 믿으시는 겁니까?”
“그건 아니지만…… 기절했다기엔 주변에 피가 너무 흥건하게 있어서요. 단장님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랬죠.”
류종익도 깨어났을 때 그 부분을 이상하게 여겼다.
피 웅덩이에 앉아 있는 자신을 보고 잠결이 달아날 정도였으니.
“하지만 제 피라기엔 다친 곳이 없었단 말이죠.”
“으음…… 저도 그랬죠.”
“설마 검은 가면 님이 기절했다고 거짓말을 하신 것은…….”
“쉿!”
조용히 하라는 듯 입술에 검지를 붙인 류종익이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왜 그러십니까?”
“혹시 검은 가면 님이 듣고 계실까 봐요. 워낙 신출귀몰하게 나타나는 분이시니…….”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류종익이 다시금 말을 이었다.
“검은 가면 님은 그럴 분이 아닙니다. 뭣 하러 그런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그렇겠죠? 저희 정말 기절했던 거겠죠?”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멀쩡한 몰골로 서 있을 수 있겠습니까? 진즉에 저승사자와 대면하고 있었을 테지요.”
강민찬이 공감하는 듯 고개를 주억였다.
죽다 살아난 기분이 드는 건 자신만의 착각이리라.
“확실한 건 검은 가면 님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저희 둘 다 죽은 목숨이었을 겁니다.”
“그렇죠. 그 점은 저도 인정합니다.”
“그러니 어제 일은 잊어버리시고 일 얘기나 해보죠. 단원들에게 소집 명령은 넣었습니까?”
“네. 분부하신 대로 어제 전원에게 전화와 문자를 보냈습니다. 넉넉하게 오늘 오후 3시까지 집결하라고 했으니 빠지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잘하셨습니다. 역시 강 대장님이 곁에 있으니 든든하네요.”
“하하…… 과찬이십니다.”
류종익이 강민찬을 향해 신뢰의 눈빛을 보냈다.
최근 첩자들에게 배신당해서 그런지 강민찬 같은 믿을만한 단원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단장님. 이제 정말 막바지네요.”
“그러게요.”
현재 두 사람은 멀찍한 곳에서 협회의 건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검은 가면의 명령대로 협회를 칠 준비를 하기 위해 단원들을 소집하는 중이었다.
“단장님. 희망의 날개 부단장에게 지원 요청은 하셨습니까?”
“물론입니다.”
“몇 명이나 온답니까?”
“그쪽 부단장님을 포함해 A급 헌터 스무 명이 지원 오기로 하셨습니다.”
“A급이 스무 명이나요?”
강민찬이 진심으로 놀랐다.
그 정도면 혁명의 전력과 비슷한 수준이었기에.
물론 전투력 천만인 최성민을 제외하고 말이다.
“새벽에 비행기를 탔다고 하니 늦지 않게 도착할 겁니다.”
“다행이네요. 동맹군이 이럴 때 도움이 되는군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두 사람이 씩 미소 지었지만, 다시 굳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평생을 꿈꾸던 거사를 앞두고 있으니 긴장되지 않을 수 없었다.
“슬슬 실감이 나는군요. 쿠데타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게.”
“단장님도 긴장이 되나 봅니다.”
“그럼요. 저도 사람인데.”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아니, 상상은 했지만, 이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강 대장님.”
“예?”
류종익의 자못 진지한 표정에 강민찬이 귀를 기울였다.
“어제 제가 말했지요. 검은 가면 님과 한가지 약속을 했다고.”
“아…… 곽민철과 먼저 싸우기로 하신 거 말씀이십니까?”
“예. 일대일로 붙을 예정이니 혹시라도 대장님은 나서지 말아 주세요. 설사 제가 칼에 찔려 죽더라도.”
“예? 하지만…….”
“개인적인 원한이 있어서요. 다른 사람은 말리게 하고 싶지 않거든요. 반드시 제 손으로 끝내야 하는 일입니다.”
진지한 부탁에 강민찬은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알겠습니다. 곽민철은 단장님 손에 맡기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쿠데타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실패하더라도 검은 가면 님이 곽민철을 처리해 줄 테니까요.”
“그것보다 단장님이 잘못될까 봐 걱정이죠…….”
“저야 이미 예전에 목숨 버릴 각오는 끝냈습니다. 쿠데타만 성공한다면야 이깟 목숨쯤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딸이 죽었을 때 류종익은 다짐했다.
자기 손으로 곽민철을 죽일 수 있다면 목숨 따위야 얼마든지 내던질 수 있다고.
‘은비야, 기다려. 아빠가 곧 만나러 갈게.’
류종익은 애당초 곽민철과의 대결에서 살아남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전투력 차이가 너무도 분명했으니까.
‘그래도 곽민철은 내 손으로 꼭 죽인다.’
다시 한번 다짐하는 와중에 강민찬이 무슨 생각인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왜 그러십니까?”
“아…… 아직 검은 가면 님은 안 오셨나 해서요.”
“때가 되면 오시겠죠. 멜리사와 프랭크를 죽이고 오신다고 하셨으니.”
“아직 안 오셨구나. 그럼 이런 말 해도 좋을지 모르겠네요.”
“네? 어떤?”
“검은 가면 님 말입니다. 솔직히 의심돼서요.”
의심이란 말에 류종익이 즉시 미간을 찌푸렸다.
그 모습에 강민찬이 오해라는 듯 손사래를 쳤다.
“아아, 나쁜 뜻으로 한 말이 아닙니다. 검은 가면 님이 아군이라는 건 의심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죠.”
“그럼 뭐가 의심된다는……?”
“제가 말하는 건 검은 가면 님의 정체입니다.”
“정체……?”
“솔직히 궁금하지 않습니까? 검은 가면 님의 얼굴이.”
“궁금하긴 하죠. 그렇게 위대한 일을 하시는 분이 어떻게 생겼는지…….”
“솔직한 말로 짐작 가는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그 말에 류종익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누구요?”
“최성민 헌터입니다.”